강정호의 WAR가 0.3이었던 시절(2015년 5월 4일), 강정호에 대한 기사를 하나 쓰게 되었습니다. 모 언론사의 모 기자로부터 요청받아 갑자기 강정호에 대한 기사를 쓰게 되었어요.
딱히 좋은 주제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자 모 기자는 현재 강정호가 선발로 뛸 때와 대타로 뛸 때의 성적이 확실히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에 대해 주제로 써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다루었던 주제라 신선함이 없어서 거절할까 했지만, 핫이슈가 된 주제라 일단 한번 써보는 걸로 받아들였습니다.
처음 써보는 기사라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했습니다. 국뽕 느낌으로 최대한 강정호를 아름답게 꾸며 포털 사이트 스포츠 메인 기사로 채택될 수 있게 쓰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베이스볼젠에서도 늘 그렇듯이 별 생각없이 그냥 글을 써 나갔습니다. 글의 구성은 다음과 같았어요.
강정호 WAR 피츠버그 팀 내 1위 등극의 의의
1. 강정호 WAR 소개
2. 강정호 WAR 팀내 순위
3. 선발, 대타 스탯 비교
4. 강정호, 조디 머서, 조쉬 해리슨 비교
5. 강정호 클러치 상황 해결 능력 엄청나다.
6. 결론: 선발&클리치 상황에서 뛰어난 강정호를 쓰지 않을 수 없다.
"통계는 비키니를 입은 젊은 여자와 같다. 많은 것을 보여주지만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사에서 강정호를 비키니 입은 아가씨처럼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지금으로부터 보름 전 2015년 5월 4일 강정호는 35타석에 WAR가 0.3이었습니다. 주전 선수에 비해 1/3정도 출장 기회로 만들어낸 기록이었습니다. 당시 주전 선수들이 100타수 정도 되었는데, 100타수로 단순 보정하면 WAR가 0.9가 되고 그 당시 WAR 0.9는 메이저리그 32~44위에 해당했습니다. 피츠버그 내에서는 1위에 해당하는 수치였어요.
국뽕 느낌으로 강정호를 추켜세웠습니다. 보정 WAR는 메이저리그 1~2위에 해당하는 순위라고 썼어요. 또 피츠버그 내에서 그레고리 폴랑코와 더불어 1위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글쓴이는 네티즌들이 이러한 국뽕 기사를 좋아할 줄 알았어요. 반응은 글쓴이의 생각과 완전히 반대였어요.
네이버에서는 조용히 넘어갔고 다음에서는 스포츠 Top 기사로 떠서 사람들이 댓글을 달기 시작했는데 정말 의외였습니다.
강정호 WAR 피츠버그 팀 내 1위 등극의 의의
네티즌 반응
0.3 X 3 배 = 0.9 는 야구의 산술일뿐, 적절한 데이터는 아님 = Moon Jane 같은 돌(石) 생각.
1타수 1안타 1홈런 친 대타요원....100타석으로 환산하면 타율 10할에 100홈런... 전무후무한 메이저 최고 레전드 맞죠? 기레기님??
기레기들 설레발은 ㅉㅉ 하여간 정호야 이대로 박차를 가하자 화이팅
안타치기 전의 기록으로 따지면 많이 떨어질껄..30타수를 100타수로 늘려 생각한다는게 넌센스..
이런 기사를 보고 흐믓해할줄 알았는데 정 반대였어요. 욕먹을 줄 모르고 썼어요. 예상과 다르게 욕이 난무했어요. 아주 심하게 xxx 욕한 것도 있었는데 그건 누군가 신고로 지워졌나 봅니다. 하지만 관심가져 주는 게 참 고마웠어요. 반응 없는 것보단 훨씬 좋았습니다.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강정호의 WAR가 그때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겁니다.
강정호 WAR 피츠버그 팀 내 1위 등극의 의의
강정호 WAR, Fangraphs 기준
2015년 5월 3일 35타석 WAR 0.3
2015년 5월 17일 79타석 WAR 1.0 실제 (44타석만에 WAR 0.7 달성)
2015년 O월 O일 100타석 WAR 1.0 예상
12일 전에는 100타석일 때 WAR 1.0이 되는 페이스였습니다. 강정호가 35타석에서 WAR 0.3을 기록했고 그뒤 44타석에서 WAR 0.7을 달성했습니다. 12일 동안 강정호는 엄청난 활약을 해왔네요. 그 기간 동안 슬래쉬 라인은 .316/.409/.474/.883을 기록했습니다.
조디 머서와 조쉬 해리슨의 WAR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디 머서는 WAR -0.4 => WAR -0.7 (-0.3)
조쉬 해리슨 WAR -0.5 => WAR -0.2 (+0.3)
5월 5일부터 17일까지 12일 동안 강정호는 11번의 경기에 출장했고 44타석만에 WAR 0.7을 달성하며 피츠버그에 큰 공헌을 하게 됩니다. 타석수에서 강정호보다 약 2배 정도 되는 닐 워커를 제치고 강정호가 WAR 1위에 올랐습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전체 70위에 올랐고 팀 야수 중에서 3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 그것도 주전 선수의 1/2 정도 소화한 선수가 엄청난 활약을 해주고 있습니다.
강정호 WAR 피츠버그 팀 내 1위
아이러니하게도 팀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의 성적은 23명의 선수 중에서 최악의 기록 중이고 내야 유틸리티 자원인 강정호는 WAR 1위를 기록하며 최상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연봉으로 따지면 조디 머서의 연봉보다 강정호의 연봉은 약 5배 정도 많습니다.
메이저리그 주전들은 150~170타석 정도 소화하고 있습니다. 강정호를 160타석으로 단순 보정해보면 WAR 2.03에 해당합니다. 한 네티즌의 말처럼 글쓴이의 말이 바보같이 들리겠지만, 보름 전 강정호의 WAR를 단순 보정한 결과가 32~44위였다면 현재 강정호의 WAR 수치는 현재 메이저리그 기준 7~9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그러니까 WAR 6위 애드리안 곤잘레스 바로 한 단계 밑에 강정호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강정호는 유격수 중에서 WAR 순위 11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지난 겨울 강정호를 노리는 팀들이 꽤 있었지만 물음표를 달았고 여러가지 이유로 그들은 강정호를 영입하지 않았습니다. 예상하지도 않았던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영입했습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에게 도박을 걸었고 현재까지는 순항하고 있습니다.
강정호 WAR 피츠버그 팀 내 1위 등극의 의의
지난 겨울 강정호 영입으로 이름이 거론되었던 자이언츠는 산도발이 떠난 3루수 공백을 케이시 맥기히로 메우고 있으나 WAR -0.6으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뉴욕 양키스는 데릭 지터 후계자 자리에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트레이드해왔으나 타율 .204와 WAR -0.1로 좋지 못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뉴욕 메츠는 외부에서 봤을 때 강정호의 영입이 필요한 구단이었지만 유격수 윌머 플로레스를 고집했습니다. 윌머 플로레스는 타율 .250에 WAR 0.8로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데이빗 라이트의 부상으로 인해 내야 뎁스가 많이 약해졌습니다.
오클랜드 애슬래틱스는 한때 닉푼토가 유격수를 봐야할 정도로 내야 뎁스가 좋지 못했습니다. 오클랜드는유망주 마커스 세미엔을 화이트삭스로부터 트레이드해왔고 타율 .314에 WAR 1.2를 기록하며 순항 중입니다. 오클랜드가 신인 보는 눈은 정말 남다르군요.
2014/12/15 - [MLB 이야기] - 강정호 포스팅 메이저리그 관심 구단과 평가, 예상 금액
강정호 WAR 피츠버그 팀 내 1위 등극의 의의
강정호의 영입은 마케팅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면 부수적인 효과가 아주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뉴욕팀들이 강정호를 영입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피츠버그 수준의 구단이 강정호에 대해 배팅해볼 만한 금액이었고 그들의 판단이 옳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스토브 시즌 쿠바산 야스마니 토마스를 두고 많은 구단의 경쟁으로 쿠바 출신 역대 최고 평균 금액으로 애리조나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야스마니 토마스의 계약 금액은 6년에 $68.5M이고 그의 평균 연봉은 $11.42M에 해당합니다. 강정호는 옵션을 제외하면 4년에 $11M로 야스마니 토마스에게 지출하는 1년 연봉 밖에 되지 않습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피츠버그가 알찬(solid) 투자를 했다며 피츠버그 구단의 안목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또 일제히 강정호가 유격수 자리를 접수했다며 'take over'라는 단어를 사용해 인수했다고 보고 있고 주말 경기에 강정호가 나선 것이 그를 뒷받침한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들 눈에 1할 타자 조디 머서보다 3할 타자 강정호에게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2015년 5월 18일자 기사
NBCSports.com
Hot-hitting Jung Ho Kang takes over as Pirates' shortstop
뜨거운 타자 강정호 해적의 유격수로 인계받고 있다. 혹은 장악하고 있다.
CBSSports.com
Pirates' Jung Ho Kang earning more time at SS
해적 강정호는 유격수로 더 많은 시간을 부여받고 있다.
Pittsburgh Sun Times
Jung Ho Kang looks like the Pirates shortstop of the future
강정호가 미래의 피츠버그의 유격수로 보인다.
Post-gazette.com
Pirates notebook: Mercer gives way to Kang at shortstop
유격수 자리에서 머서는 강정호로 대체되고 있다.
현재 강정호에 대한 호의적인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클린튼 허들 감독은 늘 그랬지만 강정호가 못할
때도 차갑지 않았고 잘할 때도 뜨겁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최선의 라인업이 무엇인지 재검토해볼 예정입니다. 우리는 강정호와 함께 할 때 다이내믹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가 잘 어울릴지 그저 지켜볼 것입니다.
강정호를 봤을 때 비교하자면 조니 펠라타같은 선수가 되어 줄 것으로 믿고 있었어요. 조디 머서는 좌우 수비 범위가 넓습니다. 머서와 강정호는 송구가 정확해요.머서는 유격수로서 빅리그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어요. 강정호가 자리를 차지하는 방법은 나가서 반복적인 것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지요.
WAR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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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1] Hot-hitting Jung Ho Kang takes over as Pirates' shortstop
[2] Pirates' Jung Ho Kang earning more time at SS
[3] Jung Ho Kang looks like the Pirates shortstop of the future
[4] Pirates notebook: Mercer gives way to Kang at short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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