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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메이저리거/류현진

류현진 9승을 빛나게한 명불허전 체인지업

류현진의 이번 등판은 사실상 9승을 예약해놓은 것 같았습니다. 류현진의 상대 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팀타율 .214를 기록한 메이저리그 공격력 최하위 팀입니다. 류현진은 파드리스 상대로 2경기에 나와 1승 0패 0.68 ERA를 기록하며 9승을 하는데 최고의 재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다저스의 공격력이었고, 최근 최악의 피칭을 보여준 에릭 스털츠를 제대로 공격 못 하고 2득점에 그쳤습니다. 또 최근 불펜진이 좋은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에 게임 스코어 2:1에서 1점 차이를 과연 지켜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 속에서 볼 수밖에 없습니다. 


팀 내 가장 좋은 성적을 보여준 J.P. 하우웰이 7회에 등판해 1.1이닝을 완벽히 틀어막았고, 브라이언 윌슨이 0.2이닝 동안 볼넷을 하나 내주었지만 깔끔하게 8회를 책임지었고, 켄리 젠슨은 커터의 구위를 다시 찾았고, 세 타자를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화려하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날 다저스의 득점은 2점에 그쳤는데요, 에릭 스털츠의 흑마구에 꽁꽁 묶였습니다. 스털츠는 패스트볼이 90마일도 채 안되는 기교파 투수인데요,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선수입니다. 다저스가 스털츠 상대로 다득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스털츠의 기교파 피칭에 묶여 고작 2점에 그치고 말았네요. 



류현진 구종 비율 체인지업 25% 출처: SPOTV


류현진이 샌디에이고 상대로 9승을 거둔 가운데 가장 빛났던 구종은 명불허전인 체인지업이었습니다. 이날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타자들 앞에서 날카롭게 떨어졌고, 타자들은 알면서도 헛스윙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타자들의 타격감을 완전히 흩트려 놓았고 범타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지 않았는데요, 이번 경기에서는 무려 25%에 해당하는 비율로 체인지업을 던졌습니다. 반면 슬라이더의 비중이 8%로 굉장히 많이 줄었네요. 


1회 

1번 체인지업 아웃

2번 체인지업 아웃

3번 커브 아웃

2회

4번 체인지업 아웃

5번 체인지업 아웃

6번 체인지업 아웃 삼진

3회

7번 패스트볼 아웃

8번 패스트볼 아웃

9번 슬라이더 아웃

4회

1번 슬라이더 노아웃

2번 체인지업 아웃

3번 체인지업 볼넷 노아웃

4번 체인지업 아웃

5번 체인지업 아웃

5회 

6번 패스트볼 아웃

7번 체인지업 아웃

8번 패스트볼 노아웃

9번 패스트볼 아웃

6회

1번 패스트볼 노아웃

2번 슬라이더 아웃 

3번 패스트볼 아웃

4번 체인지업 노아웃

5번 패스트볼 아웃

류현진이 타자와 승부했던 마지막 공



류현진의 체인지업 삼진 장면


이번 경기에서 류현진은 23개의 체인지업을 던졌고, 이날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은 0.100이었습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대한 헛스윙 비율은 21.7%였습니다. 타자와의 승부에서 마지막으로 쓰였던 11번의 체인지업 중 8개의 체인지업은 범타로 이어졌고, 1개의 체인지업만 삼진으로 이어졌습니다. 나머지 2개 중 1개는 안타, 1개는 볼넷을 기록했습니다. 체인지업이 삼진보다는 범타를 유도하는 데 더 효과적으로 쓰였습니다. 


류현진의 신무기 커터는 3번 정도 쓰였네요. 3회 에릭 스털츠 상대로 4번째 공을 커터로 던졌고, 5회 제이스 피터슨을 상대로 2구, 4구를 커터로 던졌네요. 이날 잼있는 것은 패스트볼이 대부분 투심 패스트볼로 기록되었다는 점인데요, 기록된 52개의 패스트볼 중 4만 포심 패스트볼로 기록되었고 나머지 48개의 패스트볼은 투심 패스트볼로 기재되었습니다. 



ryu 9 wins



7회 류현진이 교체된 이유에 대해서는 피로감을 느껴 상의 후 교체되었다고 하는데요, 류현진이 낮 경기에 피로감을 상대적으로 더 느끼나 봅니다. 6일 휴식 후 등판이라 93마일 이상의 패스트볼을 던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92마일이 최고 구속이었습니다. 좋지 않은 컨디션 속에서 영리한 피칭을 이어갔습니다. 


류현진은 이날 아찔한 상황에 부닥치게 될뻔했습니다. 4회 크리스 데놀피아(Chris Denorfia) 타구가 류현진의 머리 근처를 강타했고, 류현진은 놀라운 운동 신경으로 매트릭스에 나오는 주인공 니오(Neo)처럼 91마일 타구를 날렵하게 피했습니다. 애리조나 디백스 선발 투수 브랜든 맥카시는 머리에 타구를 맞아 2012년 시즌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구자 알렉산더 토레스(Alex Torres)


이런 이유로 2014년부터 투구용 보호 모자를 쓰도록 권고했는데요, 얼마전 우스꽝스럽기는 해도 샌디에이고 투수 알렉산더 토레스(Alex Torres)가 처음으로 이 모자를 쓰고 투구를 하여 화제거리가 되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겁장이가 아니라 선구자인셈이죠. 



타구를 피한 놀라운 류트릭스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