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전반기 10승을 거두었습니다. 10승을 앞두고 아홉수가 발목을 잡는 건지 3전 4기 만에 드디어 꿈에 그리던 10승을 거두었습니다.
앞서 미국 팬 및 언론에서 트레이드 이야기가 흘러나오게 했던 류현진의 우려를 한 번에 불식시키는 기가 막힌 호투를 펼쳤습니다. 팬들은 환호했고 언론에서도 난리가 났습니다.
다저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을 커쇼, 그레인키에 가려 간과되고 있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고, 주전 포수 A.J. 엘리스는 류현진이 다른 팀에서는 1선발이라며 추켜세웠습니다.
류현진의 호투 배경에는 날카로운 커터, 낮게 제구한 점, 평소보다 빨랐던 패스트볼 구속, 다양한 볼배합 등을 있었는데요, 예전과 달라진 더 새로워진 커터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커쇼의 장점을 닮고, 그레인키의 냉철한 분석력을 흡수했으면...
상상만 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커쇼는 왼손투수 류현진도 왼손 투수입니다. "류현진이 커쇼처럼 던질 수는 없을까?"라는 막연한 상상을 해왔어요. 어쩌면 말도 안 되는 상상일지 모르지만, 류현진이 커쇼의 슬라이더를 익히고 커쇼처럼 커브를 떨어뜨린다면 체인지업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어요.
좋은 선수가 한 팀에 있으면 보고 배울 수 있습니다. 패스트볼과 커브볼을 던지는 투 피치 투수였던 커쇼는 구로다의 명품 슬라이더를 자연스럽게 흡수했고, 커쇼는 자신의 커브를 구로다에게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좋은 선수들이 한 팀에 있으면 서로의 장점을 공유할 수 있는데요, 같은 왼손 투수이기 때문에 구종 및 볼 배합 등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류현진 커터 vs 커쇼 슬라이더 비교 분석
이번 경기는 마치 류현진이 커쇼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커쇼의 커브처럼 낙차 큰 류현진의 커브가 타자의 밸런스를 흩트려 놓았습니다. 또 타자들은 낙차 큰 커브를 쳐내는 데 힘들어했습니다. 류현진의 커브는 타자를 현혹했고 낮게 제구되어 삼진이나 범타를 유도했습니다.
류현진의 커터는 더 기가 막히게 좋았는데요, 커쇼의 슬라이더처럼 패스트볼처럼 날아오다 홈플레이트에서 꺾여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기에 충분한 공이었습니다. 또 커쇼의 슬라이더처럼 류현진은 오른손 타자 상대로 몸쪽 슬라이더를 찔러넣어 타자를 완벽히 제압했습니다. 커쇼가 다저스에 2명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류현진에게서 클레이튼 커쇼의 향기가 납니다. 류현진의 커터가 커쇼의 슬라이더와 많이 닮았습니다. 여기서 잠깐 커쇼의 슬라이더를 잠깐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커쇼의 슬라이더 위력을 간접 체험하면 류현진의 커터의 위력을 알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최근 커쇼가 더 향상된 이유는 모든 구종의 제구력이 좋아졌는데요, 특히 올해 커쇼의 슬라이더는 예전보다 더 빨라졌습니다. 콜로라도 로키스 감독 마이클 커다이어는 올해 커쇼가 달라진 점을 슬라이더로 꼽았고 다른 구종도 모두 좋다고 인터뷰했었죠. 로키스 중견수 드류 스텁스는 예전부터 커쇼의 슬라이더를 치기 어려웠는데 슬라이더의 구속이 더 빨라져 패스트볼처럼 보이다가 사라진다면서 하소연하고 있어요.
콜로라도 로키스 감독 마이클 커다이어
올시즌 커쇼가 다른 점은 슬라이더에 있습니다. 슬라이더가 너무 훌륭해서 안타를 만들 수도 없고 점수 낼 수도 없습니다. 커쇼는 패스트볼과 함께 슬라이더와 커브볼을 던집니다. 예전에는 세 구종 중 하나만 불이 켜졌어요. 지금 현재 커쇼의 변화구가 둘 다 좋네요
참조 : 2014/07/08 - [MLB 이야기] - 역대 최강 좌우 선발 듀오 커쇼와 그레인키
콜로라도 로키스 중견수 드류 스텁스
지금 현재 커쇼 슬라이더는 누구에게나 최고의 공입니다. 에전에 상대했던 슬라이더보다 더 빨랐어요. (콜로라도 로키스가 커쇼를 마지막으로 상대했던 노히트 경기와 비교해 슬라이더 평균속도가 1.1마일 빨랐습니다.) 슬라이더가 87마일에서 90마일 정도였죠. 패스트볼처럼 보이다가 그냥 사라지는거여요. 정말 치기 힘든 공인데요, 떨어지면서 오른손 타자 안쪽으로 파고 들어오죠.
클레이튼 커쇼 구종별 구속 변화
2013년도 커쇼의 슬라이더는 85마일이었으나, 2014년도에는 3마일 빨라져 88마일에 이르고 있다.
커쇼의 슬라이더를 언급한 이유는 류현진이 커쇼의 좋은 슬라이더를 닮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요, 류현진은 커쇼의 슬라이더와 흡사하게 커터를 던졌습니다. 류현진의 커터는 낮게 제구되었고, 커쇼의 슬라이더처럼 타자를 농락했었습니다. 심지어 타자들은 실투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간 류현진의 슬라이더에 헛스윙하고 말았어요. 정말 바라고 바랬던 커쇼의 슬라이드를 류현진이 그대로 재현해내며 타자들을 삼진 잡으며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류현진의 커터는 정말 엄청났습니다. 류현진은 투 스트라이크 이후 체인지업이 더 이상 제 역할을 못하면서 결정구가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그 문제점을 커터가 해결해주었습니다. 류현진이 이날 경기에서 6이닝에 기록한 10개의 삼진 중 5개를 커터로 만들어 냈어요. 그냥 서서 멀뚱멀뚱 지켜보는 루킹 삼진이 아니라,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을 만들어 냈습니다. 타자는 패스트볼인줄 알고 쳤으나 헛스윙 삼진을 당한 것입니다. 류현진의 새로운 구종 커터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대변해주는 대목이네요.
류현진의 커터가 어땠길래 타자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는 것일까요? 류현진이 현재 던지는 공은 커터의 특성보다는 빠른 슬라이더, 강한 슬라이더로 보이네요. 사이영상을 받은 왼손 투수 클레이튼 커쇼의 슬라이더와 데이빗 프라이스의 커터를 비교해보겠습니다.
포수가 바라보는 시점
수평차: 패스트볼과 커터(슬라이더)의 수평(가로) 움직임 차이를 나타낸다.
수직차: 패스트볼과 커터(슬라이더)의 수직(세로) 움직임 차이를 나타낸다.
속도차: 패스트볼과 커터(슬라이더)의 속도(구속) 차이를 나타낸다.
속도: 커타나 슬라이더의 속도(구속)을 나타낸다.
위 그림에서 류현진의 예전 커터와 이번 경기에서 던진 커터를 비교해 보면 크게 달라진 것은 예전 커터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수평 움직임은 1인치 차이로 좋아졌고, 수직 움직임은 2.3인치 차이로 아주 좋아졌습니다.이번 커터는 예전 커터와 비슷한 구속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워진 커터는 커터의 움직임보다 슬라이더에 가까운 수평, 수직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어요. 정말 커터가 메이저리그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그런 위력적인 공으로 바뀐 겁니다.
류현진의 새로운 커터는 예전 커터와 구속이 비슷하지만, 더 많이 휘고 더 많이 아래로 떨어진다.
류현진의 커터는 커쇼의 슬라이더가 생각 날 만큼 빠르고 낙차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수치를 보면 류현진의 커터와 패스트볼의 거리는 9.3인치로 커쇼의 수치 8.5인치보다 더 좋습니다. 차이 나는 것은 패스트볼과 커터(슬라이더)의 수직 움직임 차이인데요, 커쇼의 수직 움직임 차이가 7.7인치로 류현진의 6.6인치보다 좋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의 커터는 커쇼의 슬라이더보다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움직임이 더 좋습니다.
커쇼는 패스트볼의 수직 움직임이 높고, 커브의 수직 움직임이 낮아 상하 차이가 아주 많이 나는 반면, 프라이스는 커브의 수직 움직임이 낮지 못해 상하 차이가 크지는 않네요. 류현진은 커쇼만큼 상하 차이가 크게 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흡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네요.
2014년 3월 30일 LAD vs SD 류현진의 커브참조 : 2014/04/03 - [코리안 메이저리거] - 류현진, 그의 커브는 커쇼의 명품 커브였다
류현진은 가끔 커쇼만큼 좋은 커브를 던지기도 합니다. 2014년 3월 30일 류현진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경기에서 커브 수직 움직임이 -8.82로 2014년 커쇼 평균 커브 수직 움직임 -8.66보다 더 좋았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류현진 커브의 수직 움직임은 -7.83으로 2014년 평균 -7.41보다 좋은 수치를 기록했네요.
앞서 했던 내용을 정리하면 Pitch/fx 상으로도 류현진의 커터(하드 슬라이더)는 커쇼의 슬라이더에 견줄만큼 좋은 커터로 발전시켰습니다. 삼진 10개 중 커터로 잡은 삼진은 무려 5개나 차지합니다. 타자가 패스트볼로 착각하고 스윙할 수밖에 없는 아주 좋은 커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결정구 부재에 시달리던 류현진에게 커터가 아주 좋은 결정구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위기에 빠졌고, 이 위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류현진은 바깥쪽 위주 벗어나 몸쪽 공으로 승부했고, 볼 배합에 다양한 변화를 주었고 체인지업과 반대 방향인 커터를 추가합니다. 이런 위기 상황이 류현진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놓았습니다. 류현진은 명품 커터의 서막이 알리며 후반기 전망을 더욱더 밝게 하고 있습니다.
1부는 여기서 마칩니다. 2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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