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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이야기

불가능해 보였던 커쇼의 사이영상, 상상을 초월한 결과

사이영상 때문인가요? MLB.com이 문을 닫았습니다. 서비스 접속이 되고 있지 않고 있네요. 커쇼의 사이영상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클레이튼 커쇼가 부상 복귀 후 한달이 지난 시점 6월초까지만 해도 커쇼의 사이영상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다들 사이영상은 입밖에 꺼낼 필요가 없었어요. 커쇼가 호주 개막전 후 부상에서 45일만에 돌아왔습니다. 올해 본토 개막전이 3월 30일부터 시작하니 정확히 37일만에 돌아왔네요. 한달하고도 1주일입니다. 


한달 하고 1주일을 비웠는데 어떻게 사이영상을 노릴 수 있겠어요? 적은 이닝수 때문에 승수와 삼진수가 다른 후보들에게 밀릴 것으로 보았습니다.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죠. 5월17일에는 1.2이닝 7실점하는 수모도 당했고 커쇼가 혼자만의 스프링캠프를 시즌 중에 겪고 있었어요. 



Dodgers' Clayton Kershaw wins 3rd Cy Young in past 4 years 커쇼 사이영상



커쇼는 서서히 페이스를 찾아가더니 6월 18일에 퍼펙트에 근접했던 노히트 노런을 기록합니다. 그것도 삼진을 15개 잡으면서 안타와 볼넷 없이 말이죠. 핸리 라미레즈의 에러가 퍼펙트 경기를 방해하고 말았어요. 그전에 핸리 라미레즈 대신 대수비를 기용하지 않았던 매팅리 잘못이 큽니다. 매팅리는 핸리 라미레즈를 뛰어 넘지 못한다면 진정한 퍼펙트로 생각하지 않았나 봅니다. 


그 무렵 커쇼는 8승을 달성했고 글쓴이는 사이영상을 향해 진격해 간다고 설레발을 쳤습니다. 그 때가 6월 25일이네요. 그 당시 내린 결론은 커쇼가 1점대 평균자책점만 지켜낸다면 사이영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어요. 많은 분들이 커쇼의 이닝 수를 지적했습니다. 


사실 커쇼에게 제일 부족한 것은 이닝수였으니까요. 호사가들은 2002년 사이영상을 이야기하며 200이닝이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사이영상을 받지 못한 건 200이닝을 넘기지 못해서라고 주장합니다. 지나고 나면 스탯 밖에 남지 않지만 그 당시 상황은 이닝이 아니라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함께 작용했죠. 그 이야기는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그 후에도 200이닝 미만의 후보자가 사이영상을 타는 일은 없었고 그런 성적들이 누적되어 자연스럽게 컷트라인 성적이 형성되었습니다. 역대 수상자들을 비교할 수밖에 없고 또 그 때 선정 기준이 관습적으로 지속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커쇼는 암묵적으로 존재했던 200이닝의 벽을 깨고 198.1이닝으로 사이영상이 수상합니다. 패러다임의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6월25일과 8월 11일에 예상한 커쇼의 성적을 토대로 얼마나 뛰어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Player

Team

W

L

ERA

G

GS

IP

H

R

ER

HR

BB

SO

AVG

WHIP

 Wainwright, A

STL

10

3

2.08

15

15

108.1

78

25

25

4

21

98

0.200

0.91

 Kershaw, C

LAD

8

2

2.24

11

11

72.1

57

18

18

4

9

94

0.211

0.91

 Cueto, J

CIN

7

5

1.86

16

16

116

71

31

24

9

27

119

0.173

0.84

6월25일 커쇼 성적




커쇼는 쿠에토와 43 2/3이닝 차이가 났습니다. 1경기를 7이닝 기준으로 6경기 정도 차이가 났어요. 평균자책점도 쿠에토가 좋았습니다. 커쇼가 탈삼진 부분만 따라 잡으면 사이영상이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였죠. 그 때 예상한 성적은 다음과 다음과 같습니다. 


[1] 2014년도 커쇼 예상 성적  - 172이닝, 16승, 1점 후반대 ERA, 탈삼진 195개

[2] SO9 = 11.7이 유지 - 172이닝, 16승, 1점 후반대 ERA, 탈삼진 225개 

[3] SO9 = 9.0이 유지 - 172이닝, 16승, 1점 후반대 ERA, 탈삼진 17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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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 최종 성적 - 198.1이닝, 21승, 1.77, 탈삼진 239개


172 이닝은 2013년 커쇼가 기록한 성적을 참조해서 계산한 결과입니다. 커쇼 최종 성적과 비교해보면 예상 성적을 훌쩍 뛰어넘고 이닝 소화 능력은 작년보다 훨씬 더 향상되었습니다. 그 결과 예상 이닝보다 26 1/3이닝이나 많았습니다. 또 탈삼진은 최대 225개를 예상했는데 최대치보다 14개나 더 많은 탈심진 기록을 세웠네요. 작년보다 향상된 삼진율과 더 낮아진 볼넷허용율이 이런 좋은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2013 SO/9 = 8.85, BB/9 = 1.98 -> 2014 SO/9 = 10.85, BB/9 = 1.41


커쇼가 구위면에서는 2013년도 거의 흡사한데요, 달라진 부분은 슬라이더와 피안타율이 .198에서 .153으로 더 낮아졌습니다. 그 대신 패스트볼(.227 -> .248)과 커브볼(.106 -> .125)은 소폭 증가했네요. 



2013년 커쇼의 성적을 토대로 계산된 최고 성적인 [3]번이 나왔다면 20승을 거둔 조니 쿠에토가 사이영상을 받았을 것입니다. 커쇼는 예상 결과를 뛰어 넘었습니다. 그리고 만장일치로 사이영상을 수상하게 되었네요. 커쇼보다 사이영상을 더 많이 수상한 투수는 그렉 매덕스(4회), 스티브 칼튼(4회), 랜디존슨(5회), 로저 클레멘스(7회)로 역사상 4명이 존재하네요. 


8월 11일에 예측한 커쇼의 삼진 개수가 215~230개였어요. 커쇼가 남은 7경기에 8이닝 정도를 소화한다고 계산을 했죠. 커쇼는 삼진 개수는 239개로 8월 예상한 최대 삼진 개수보다 9내나 더 많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네요. 



커쇼가 사이영상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을 뛰어넘어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역대급 성적으로 만장일치를 이루어냈습니다. 커쇼의 사이영상 수상은 배팅사이트에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항목이 빠질 정도로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였습니다. 


우주 최강 커쇼이었기에 포스트시즌이 너무나 아쉽게 느껴집니다. 커쇼가 사이영상을 수상했는데 그다지 기쁘지가 않네요. 씁쓸한 수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올해 위로가 되는 유일한 동영상이라 생각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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