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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이야기

다저스 유망주 출신 애드리안 벨트레와 작 피더슨

애드리안 벨트레는 박찬호 다저스 시절 팀내 촉망받는 유망주였습니다. 벨트레는 만 17살 1996년 시즌을 마치고 베이스볼 아메리카에서 1997년 유망주 30위에 뽑했고, 만 18살 1997년에는 타율 .317를 치며 1998년 유망주 3위에 랭크 되었죠. 1998년 6월말 벨트레는 만 19살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며 다저스의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벨트레의 첫해 1998년 성적은 정말 형편없었죠. 거포들이 즐비한 3루자리에서 거둔 벨트레의 첫해 타율은 .215였어요. 다음해 벨트레는 타율 .275와 홈런 15개 타점 67개로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만 21살인 2000년도에는 타율 .290 홈런 20개, 타율 80개를 기록하며 다음해 전망을 더 밝게 했습니다. 


하지만 벨트레는 2001년부터 기량이 떨어져 대체 선수 정도의 기량을 보였습니다. 그 후 2004년 메이저리그 7년차 FA시즌을 앞두고 잭팟이 터진겁니다. 벨트레는 홈런 48개로 1위, 타율 .334, wRC+, fWAR 9.7, bWAR 9.5로 MVP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합니다. 그해 MVP 1위는 약물쟁이로 밝혀진 배리본즈였죠. 벨트레도 정황만 본다면 FA를 앞두고 약물을 하지 않았나 의심되지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애드리안 벨트레 연도별 타율 변화

애드리안 벨트레 연도별 타율 변화



벨트레는 그 뒤로 시애틀에서 다저스 시절 타율로 복귀했고 만 31살 보스톤 시절부터 타격에 눈을 떠 지금은 텍사스에서 없어서는 안될 3번타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벨트레가 리그 정상급 타자로 우뚝설지 다저스 유망주 시절에는 정말 예상할 수 없었어요. 수비만 잘하는 만년 유망주 같은 느낌이었죠. 평범한 선수 생활을 할 것 같았던 벨트레가 현재 3000안타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명예의 전당 후보로 거론되기도 합니다. 



adrian beltre dodgers 애드리안 벨트레 다저스

애드리안 벨트레, 만 19살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데뷔


현재 다저스 3루수인 후안 유리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올해 타율 .311을 치고 있는데요, 후반기에 3할 타율을 유지하지 못한채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어요. 유리베는 루키시즌을 제외하고 13년 만에 3할 타자로 등극하였습니다. 규정타석을 채운 3할타자는 아니지만, 그는 나이 만35세에 3할을 치며 전성기가 찾아왔습니다.  



후안 유리베 연도별 타율 변화

후안 유리베 연도별 타율 변화



다저스 최고의 유망주 작 피더슨은 벨트레와 행보가 비슷한데요, 그는 올해 베이스볼 아메리카 유망주 34위로 출발했고 내년 2015년도에는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10위권 안에 들어갈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벨트레와 다르게 다저스에서 백업으로도 들어갈 자리게 없어보이네요. 작 피더슨이 다저스 외야수 백업으로 들어가려면 이디어와 크로포드 중에서 한명은 트레이드되어야 합니다. 


Joc Pederson Coffee 작 피더슨 커피

작 피더슨, 지금은 커피나 나르지만, 

먼 훗날 애드리안 벨트레 같은 선수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아닐 확률이 더 크다.


올해 다저스 최고의 유망주 작 피더슨은 마이너리그를 씹어먹고 있을 시절 맷 캠프, 안드레 이디어, 칼 크로포드가 부진할 때마다 트레이드 해버리고 작 피더슨을 올리라고 정말 난리도 아니였어요. 특히 미국 다저스 팬들 사이에서 아주 심했습니다. 거의 신앙처럼 작 피더슨을 떠받들었어요. 


9월 작 피더슨의 뚜껑 열어보니 팬들의 큰 기대만큼 잘해주지 못하고 있어요.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실망이 클 수 있지만, 사실 많은 유망주들은 메이저리그의 높은 수준에 적응 할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안드레 이디어(2006 데뷔 타율: .308)나 야시엘 푸이그(2013 데뷔 타율:.319)처럼 데뷔때 부터 잘하는 선수가 드뭅니다. 


다저스 트리플 A 앨버커키 팀에서 작 피더슨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선수가 스캇 반 슬라이크입니다. 우타 거포인 반 슬라이크는 통산 트리플 A 기록은 .330 /.425 /.584 /1.009 (AVG/OBP/SLG/OPS)입니다. 반 슬라이크는 현재 백업으로 나와 .293/,385/,527/.912라는 좋은 공격 스탯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12년 성적은 27 경기에 나와 .167 /.196 /.314 /.511으로 유망주 다운 성적을 보여주었어요. 


스캇 반 슬라이크 타율 변화

2012년 54타석 타율 .167 / 2013년 129타석 .240 / 2014년 205타석 .293


작 페더슨은 어떤가요? 올해 30타석에 나와 .143 /.379/.143/.522을 기록하고 있네요. 스캇 반 슬라이크와 비슷합니다. 유망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메이저리그 수준의 투수와 대결하면서 경험을 쌓아나가야 합니다. 작 피더슨의 트리플 A 경험은 메이저리그에 진입하는데 오히려 독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다저스 선수앨버커키메이저리그리그차이
칼 크로포드 0.4550.2970.158
엘리스 0.4000.1910.209
미구엘 올리보 0.3680.2170.151
에리스벨 아루에바레나 0.3330.2000.133
알렉스 게레로 0.3290.1250.204
팀 페드로위츠 0.3280.1160.212
작 피더슨 0.3030.1300.173
미구엘 로하스 0.3020.1840.118
숀 피긴스0.2860.2170.069
바니0.2570.292-0.035
평균0.3360.1970.139


올해 마이너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타자들 성적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다저스 선수들의 리그간 타율은 0.139나 차이가 났습니다. 다저스 포수 엘리스, 올리보, 페드로위츠의 타율을 보세요. 3할 이상을 기록했어요.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멘도사라인입니다. 고지대에 있는 홈구장을 쓰고 있기 때문에 타자들의 성적에는 거품이 많이 끼어있습니다. 

앨버커키 아이소톱스 홈구장이 해발 1,600m로 쿠어스필드 위치와 거의 동일합니다. 쿠어스필드에서 커브를 던지면 10cm(약 4인치) 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커쇼의 커브  수직 움직임이 다저스 홈구장에서 10.03인치를 기록한 날이 있었던 반면 쿠어스필드에서는 -5.64인치를 기록날 도 있었습니다. 커쇼가 쿠어스 필드에서 커브를 던지면 다저스 홈구장보다 4.39인치가 덜 떨어지게 되는 거죠. 이렇게 많은 차이가 나는 이유는 고지대라 공기의 밀도가 적어 마그누스 효과가 적고 공이 보다 빠르게 지나가 중력의 영향을 받을 시간이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고지대에서 1년간 수련한 작 페더슨은 특히나 메이저리그 수준의 변화구가 정말 낯설수 밖에 없습니다. 작 페더슨은 메이저리그에서 아직까지 변화구를 쳐서 안타를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피더슨은 패스트볼과 상대적으로 각이 작은 싱커, 커터를 안타로 만들어 냈습니다. 자신이 경험했던 변화구 타이밍으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변화구를 상대한다면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없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면 그에 맞는 조율이 필요합니다. 

작 피더슨 효과 때문인가요? 다저스는 앨버커키를 떠나 2014년 9월 18일 경 오클라호마 시티 레드호크스로 트리플 A팀으로 옮겨간다고 발표합니다. 옮긴 이유는 앨버커키 구장이 타자에게 너무나 유리해 스탯에 거품이 끼어있어 선수들을 평가하기 힘든 점과 투수들이 자신감을 잃어 성장이 더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작 피더슨은 트리플A에서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부적절한 곳에서 수련을 해왔습니다. 앨버커키 출신 타자들은 자신들의 약점을 모른체 근거 없는 자신감만 늘어난 셈입니다. 앨버커키에서 좋지 못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승승장구하는 반면 타자들은 전혀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못하네요. 

다저스 선수

앨버커키

메이저리그

리그차이

이미 가르시아

3.10

1.13

-1.970

파코 로드리게스

4.40

3.38

-1.020

페드로 바에즈

4.76

1.93

-2.830

스캇 엘버트

4.91

2.25

-2.660

카를로스 프리아스

5.01

6.75

1.740

레드 패터슨

5.79

1.93

-3.860

스테판 파이프

7.01

6.00

-1.010

평균

5.00

3.34

-1.659


다저스 트리플 A팀의 새로운 홈구장은 치카소 브릭타운 볼파크(Chickasaw Bricktown Ballpark)입니다. 치카소 브릭타운 볼파크는 해발고도 400m로 알려져 있으며 앨버커키 홈구장보다 1,200m가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수적으로 LA로 가는 항공편도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4 all-prospect team


MLB.com 컬럼리스트 조나단 마요는 2014년 유망주 팀 외야수에 작 피더슨을 선택했습니다. 30-30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가 작 피더슨이고 33홈런, 30도루, 1.017 OPS를 달성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피더슨의 뱃 스피드를 보면 좋은 선수가 될 자질은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빠른 발에 좋은 수비력을 자랑합니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좋은 유망주로 손꼽히는 피더슨은 과연 얼마나 성장할까요?

2014 all-prospect team


많은 분들이 작 피더슨의 현재 타율 .130에 적지 않은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디 고든도 마이너리그에 올라오기 전 앨버커키 팀에서 타율 .333로 트리플A를 씹어먹고 2012년 주전 유격수로 한해를 시작했지만 타율 .228로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2013년 백업 유격수와 대주자로 활용되었고 2014년에는 주전 2루수로 거듭나며 리그 최고 리드 오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늦은 나이에 만개한 애드리안 벨트레와 후한 유리베의 경우도 있고 메이저리그 경험을 3년 정도 하고 나서야 어느 정도 성적을 내는 스캇 반 슬라이크와 디 고든의 경우도 있습니다. 작 피더슨의현재 메이저리그 성적을 가지고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현재 AL리그 사이영상 후보에 근접해 있는 코리 클루버의 2012년 성적은 12경기 선발로 나와 2승 5패 5.14 ERA로 메이저리그 선발로 살아남기 힘든 성적이었죠. 피더슨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메이저리그 경험입니다. 

다저스는 피더슨이 메이저리그 경험을 쌓게 기회를 줄 수 있을까요? 다저스는 외야수 빅5를 잡음없이 쓰는 것도 힘든데요, 푸이그같이 주전을 밀어낼만한 성적을 바로 보여주지 않은다면 현실적으로 외야수로 기용되는 것이 힘들어 보입니다. 유망주들에게는 다저스만큼 환경이 좋지 못한 곳도 없죠. 스몰 마켓팀에서는 FA 똥차들이 자리를 비워주지만 다저스에서는 어림없죠.

다저스가 외야수 교통정리를 하지 못한다면 현실적으로 피더슨은 기회조차 받기 힘들어 보입니다.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변수일뿐이죠. 피더슨 자신에게는 메이저리그의 기회를 줄 수 있는 구단으로 트레이드 되는 편이 더 좋을 것으로 보이네요. 다저스에서는 정말 자리가 보이질 않네요. 피더슨이 내년에 포수 연습을 해서 백업 포수로 데뷔하는 것이 외야수 백업자리를 차지하는 것보다 더 빠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