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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

클레이튼 커쇼의 진화론

클레이튼 커쇼(Clayton Kershaw)의 평균자책점이 계속 내려가고 있습니다. 부상 복귀 후 5월 17일 애리조나 디백스 경기에서 1.2이닝 7실점 한 후부터 평균자책점 4.43이 계속 떨어져서 현재 평균자책점 2.0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류현진을 보면서 메이저리그에서 평균자책점 내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는데요, 커쇼의 평균 자책점은 멈추지 않게 계속 떨어지네요. 커쇼가 4.43 ERA라는게 믿기세요? 당연히 내려가야 할 커쇼의 ERA는 평균 회귀의 법칙이 따르는 것 처럼 무섭게 평균을 수렴해가고 있네요. DTD 이론처럼 내려갈 ERA는 내려가나 봅니다.


다저스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투수 샌디 쿠팩스(Sandy Koufax)는 19세부터 메이저리그 선수생활을 시작합니다. 커쇼는 쿠팩스보다 1년 늦은 20세부터 메이저리거 선수생활을 하게 됩니다. 쿠팩스의 최절정 전성기가 사이영상을 받은 1963년(24W-5L, 1.88 ERA)부터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 때 나이가 27입니다. 쿠팩스가 27살부터 30살까지 3번의 사이영상을 수상합니다. 또 사이영상을 3번 수상한 페드로 마르티네스(Pedro Martinez)는 25살에서부터 28살까지 3번의 사이영상을 수상합니다. 사이영상을 2번이나 받은 커쇼의 현재 나이는 아직 26밖에 되지 않았어요. 


Kershaw ERA

2014년도 클레이튼 커쇼 평균자책점 변화 그래프


쿠팩스 기준으로 보자면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고, 마르티네스의 기준으로 보자면 분명 최고의 전성기를 현재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커쇼의 최절정 전성기가 벌써 시작된 것일까요? 아니면 현재 오고 있는 걸까요? 커쇼의 최절정 전성기가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커쇼가 노히트 경기를 경험한 이후부터 껍질을 깨고 나온 것처럼 한층 더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글을 쓰고 온라인으로 게시를 했으면 적어도 그 글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는데요, "한층 더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말은 어떤 측면에서는 무책임한 말 처럼 보이네요. 커쇼가 작년에 비해 어떤 부분이 진화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스탯이기에 스탯으로 작년과 비교해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Season

K/9

BB/9

HR/9

BABIP

LOB%

GB%

HR/FB

ERA

FIP

xFIP

2013

8.85

1.98

0.42

0.251

80.60%

46.00%

5.80%

1.83

2.39

2.88

2014

12.14

1.25

0.5

0.306

79.50%

61.40%

10.30%

2.04

1.60

1.57

통산

 9.34

2.89

0.55 

0.272 

77.9% 

44.9% 

10.3% 

2.57

2.58 

3.21 

클레이튼 커쇼의 주요 스탯 비교 


이닝

79 1/3

   180   

   190   

   200   

   210   

   220   

   230   

탈삼진

107

243

256

270

283

297

310

이닝별 클레이튼 커쇼의 탈삼진 개수


커쇼의 2013, 2014년 주요 스탯인데요, 언뜻 봐도 세부 스탯이 올해가 더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살펴볼 부분은 삼진율인데요, 현재 79.1이닝에 107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기록은 1이닝당 1.35개의 탈삼진으로 표현할 수 있고, 9이닝당 탈삼진 12.14개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커쇼가 2014년 올해 180이닝에서 최대 230이닝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는데요, 이 삼진 수치대로만 간다면 180이닝만 소화한 상태에서 243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13년 작년 커쇼의 삼진 수가 232입니다. 탈삼진율에서 보듯이 커쇼의 삼진 능력은 분명 한층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커쇼는 삼진율뿐만 아니라 볼넷 허용 수치도 상승하였습니다. 이닝당 홈런허용률, LOB%는 작년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고, BABIP 부분이 작년에 비해 높습니다. 커쇼의 통산 BABIP이 0.272인 것을 고려하면 시즌 말미가 되면 평균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땅볼 비율(GB%)가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무려 61.4%나 되네요. FIP는 작년 2.39보다 낮고 1.6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커쇼의 FIP를 볼 때 지금의 평균자책점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Cy Young Clayton Kershaw


커쇼가 이번 경기 승리로 벌써 9승이 되었네요. 작년 전반기를 6승으로 마친 커쇼는 후반기에 10승을 하며 16승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생각하면 9승은 매우 빠른 승수네요. 트리플 크라운을 구성하는 평균자책점, 승수, 탈삼진 중 승수는 내셔널리그 1위인 10승과 겨우 1승 차이가 나네요. 커쇼의 평균자책점은 곧 1점대에 들어갈 추세입니다. 이전 글에서도 커쇼가 사이영상이 가능하겠냐라는 주제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커쇼가 사이영상을 타기 위해서는 누적 스탯인 탈삼진을 얼마나 잡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내셔널리그에서 현재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는 쿠에토가 122개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커쇼와 쿠에토의 평균 추세로 보면 두 선수다 탈삼진이 240개 이상 가능한 추세로 가고 있어요. 즉 시즌 말미가 되면 커쇼가 탈심진 부분에서 쿠에토와 비슷한 수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커쇼 쿠에토 삼진 예상


커쇼가 올해 이닝을 얼마나 소화하느냐에 따라 탈삼진 수가 좌우할 텐데요, 커쇼의 4경기 평균 추세로 예상하면 탈삼진 300개가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반면 커쇼의 최저 추세로 보면 탈심진 178개 정도로 예상되네요. 커쇼가 지금처럼만 잘해나간다면 충분히 쿠에토의 탈심진 성적을 따라 잡을 수 있습니다. 


커쇼 쿠에토 삼진 예상

커쇼의 탈삼진은 최소 178개에서 최고 300개까지 예상해볼 수 있다.


커쇼가 올해 뭐가 좋아졌길래 9이닝당 탈삼진 비율이 8.85개에서 12.14개로 높아졌을까요? 다들 짐작하고 계셨겠지만, 슬라이더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탈삼진 비율이 올라가게 된 요인을 한층 더 좋아진 슬라이더로 꼽았습니다. Pitch/fx 자료로 커쇼의 슬라이더의 구위를 비교해보지 않았습니다만, 구위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구위가 차이 나지 않는다면 작년보다 슬라이더의 커맨드가 더 향상되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커쇼의 슬라이더가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선구안(Plate discipline) 자료로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Season

Pitch

O-Swing%

Z-Swing%

Swing%

O-Contact%

Z-Contact%

Contact%

Zone%

SwStr%

AVG

2013

커쇼 슬라이더

45.20%

69.80%

55.90%

39.60%

77.80%

60.30%

43.50%

22.20%

0.197

2014

커쇼 슬라이더

52.80%

79.60%

61.70%

29.80%

71.40%

47.60%

33.10%

32.30%

0.149

2014

다나카 스플리터

55.20%

80.70%

62.90%

39.90%

78.00%

54.70%

30.20%

28.50%

0.109

2014

달빗슈 슬라이더

43.80%

53.50%

48.40%

35.30%

81.30%

59.10%

46.70%

19.80%

0.155

2014

펠릭스 체인지업

44.10%

73.60%

54.40%

47.40%

80.00%

62.80%

34.80%

20.30%

0.167

2013

류현진 체인지업

42.30%

76.00%

56.20%

67.10%

74.00%

70.90%

41.30%

16.40%

0.164

2014 커쇼의 슬라이더 비교 (다나카의 스플리터 피안타율이 너무 좋군요.)


커쇼의 슬라이더는 2013년에 배해 O-Swing%(스트라이크 존 밖 스윙 확률)가 높아졌습니다. 즉 볼을 던졌는데 따라 나 올 확률이 더 높아졌습니다. O-Contact%(스트라이크 존 안 컨택 확률)이 낮아졌습니다. 즉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로 던져도 맞출 확률이 낮아졌네요.  전체적인 Contact%(컨택 확률)이 작년보다 약 13%정도 낮아졌습니다.  헛스윙 확률(SwStr%)도 10%나 높아졌습니다. 피안타율은 약 5푼정도 떨어져 0.149를 기록하고 있네요. 정리하면, 커쇼가 슬라이더를 던졌을 때 작년 결과치보다 더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향상된 슬라이더가 커쇼의 삼진율을 높게 만들었습니다.


앞서 클레이튼 커쇼의 진화론이라는 제목을 썼는데요, 커쇼의 삼진율은 분명 진화했습니다. 레젠드만 남긴다는 300개 탈삼진 시대가 커쇼에게도 분명 열렸습니다. 커쇼가 이닝만 많이 채울 수 있다면 올해 아니면 내년에는 300개의 탈삼진을 분명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카디널스와 4차전에 출전한 커쇼는 7이닝 동안 5안타 2볼넷을 내주며 다소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습니다. 커쇼는 위기가 여러 번 있었는데요, 어려울 때마다 삼진을 잡으며 위기 상황을 탈출해 나갔습니다. 커쇼는 7이닝 동안 무려 삼진 13개를 잡았고, 그중 8개를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았습니다. 나머지는 패스트볼 3개, 커브 2개로 삼진을 잡았어요. 커쇼에게는 슬라이더가 정말 강력한 무기입니다. 



클레이튼 커쇼 vs 카디널스 4차전 10K 동영상


이번 경기의 백미는 클레이튼 커쇼를 마지막까지 괴롭혔던 카디널스의 1번 타자 맷 카펜터스(Matt CarpenterMatt)와 승부였습니다. 카펜터스는 작년 한해 내셔널리그 득점부분 1위, 안타부분 1위 2루타부분 1위 등 정말 좋은 기록을 세웠던 타자입니다. 이런 카펜터스가 커쇼 상대로 3타수 3안타를 치며 커쇼를 실점위기까지 몰고 갔습니다. 커쇼가 커펜터스 상대로 실투를 던졌던건 아닙니다. 3타석 중 첫 번째 타석과 세 번째 타석에서 낮게 제구된 패스트볼을 안타로 만들어 냈습니다. 



kershaw vs carpenter

카펜터스 상대 볼배합


7회 2사 2루 상황에서 맞이하여 카펜터스는 커쇼와 마지막 대결을 하게 되었습니다. 카펜터스의 안타하나면 커쇼가 공들인 7이닝 무실점이 날아가버리게 되는거죠. 커쇼와 엘리스 배터리는 마지막 타자가 될 카펜터스에게 정말 신경을 많이 써서 볼배합을 가졌갔죠. 커쇼는 좌우상하 사각형 모서리를 찍는 경계선 피칭을 했습니다. 커쇼는 낮은 공을 잘쳤던 카펜터스 상대로 더 낮게 들어가는 슬라이더를 던져 마무리 지었습니다. 정말 환상적이었죠.


카디널스 타선은 커쇼를 맞이해서 1점도 뽑지 못했습니다. 카디널스는 9번의 득점기회를 맞이해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커쇼에게 삼진으로 물러나야겠습니다. 반면 다저스 타선은 6번의 득점기회에서 3안타를 치며 득점권에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였습니다. 다저스는 득점 기회를 살려 무려 6점을 뽑았습니다. 


Scott Van Slyke Fire shoe

스캇 반 슬라이크 뒷모습


다저스는 중심타선의 활약이 뛰어났는데요, 곤잘레스와 켐프가 2안타를 쳤고, 이디어가 오랜만에 홈런을 기록하며 3타점을 올렸네요. 이번 경기에서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겼는데요, 곤잘레스가 쉬프트 수비에 맞서 3루 빈공간에다 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들었고, 스캇 반 슬라이크에게 한 짓궂은 장난은 정말 큰 볼거리였습니다.


불타는 스캇 반 슬라이크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