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프리미어12 선수 구성부터 난항을 겪었습니다. 한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40인 로스터 참가 제한에 묶여 추신수가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없었고 부상 중인 강정호, 류현진 또한 경기에 나설 수 없었습니다.
대표팀 최고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마저 부상으로 합류할 수 없었습니다. 2015년 KBO에서 평균자책점 1위였던 양현종과 윤석민, 박선민도 부상으로 제외되었습니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해외 원정 도박 협의로 삼성의 핵심 투수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마저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선발 투수 장원준이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장원준과 함께 임창민과 심창민이 대표팀에 마지막으로 승선하였습니다.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 한국 대표팀이 남긴 것
역대 최약체 팀이 초대 우승국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고 평가를 받을만큼 전력이 약했습니다. 명장 김인식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지만 우승까지 바라볼만한 전력이 아니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WBC 2013년 예선전 탈락 오명을 씻기 위해 이번 대회에서 최소한 8강에는 진출해야했습니다. 병력 면제 등 여러가지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대회에서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습니다. 프리머이12가 최고의 선수들과 맞붙는 최고의 대회도 아니었습니다.
프리머어12는 국가 친선 대항전 성격의 대회였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과 일본의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대회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잔치를 벌였던 일본은 명예롭게 대회 초대우승국이 되기 위해 오타니 쇼헤이 등 최고의 선수를 투입했고 모든 일정을 그들의 입맛대로 이리저리 변경했습니다.
한국 대표팀 태극기 우승 사진
개막전 패배 후 각성
한국 대표팀은 개막전이라는 이유로 샷포르에서 경기를 치루어야했고 오타니 쇼헤이를 공략하지 못하고 아쉽게도 패하고 말았습니다. 한국 타자들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오타니 쇼헤이가 워낙 좋았습니다.
개막전 패배가 오히려 약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일본에게 패한 후 오히려 큰 자극제가 되었고 동기 부여까지 되었습니다. 대표팀은 다시 일본과 맞붙고 싶어했습니다. 그리고 개막전 패배를 돌려주고 싶어했습니다. 앞서 개막전 경기 이후 남긴 글에서도 나타나있듯이 한국 타자들은 오타니 공에 밀려서 그렇지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프리미어 12개 나라 중에 한국 타선의 힘은 강력했습니다. 테이블세터 정근우와 이용규가 밥상을 차리면 국제대회용 김현수는 처음보는 투수들 상대로 정교한 타격을 했고 해결사 이대호와 박병호가 그 찬스를 이어갔습니다. 이외에도 상하위 타선을 가릴 것 없이 막강한 화력을 뽐냈습니다.
일본팀에서 오타니 쇼헤이만 잘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가속화
박병호는 포스팅 이후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 협상 중이고 이대호는 메이저리그행을 선언하였습니다. 완전한 FA 신분인 김현수 또한 메이저리그로 향할 것입니다. 이번 프리미어12 대회는 그들에게 쇼케이스 무대가 되어주었습니다. 박병호는 홈런 2개를 치며 반발력없는 미즈노 공으로 파워를 과시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를 이미 평정하고 재팬시리즈 MVP로 인정을 받고 있는 이대호는 이번 대회에서 클러치 능력은 제대로 보여주며 한국이 우승하는데 아주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이대호의 타격 능력만큼은 명백하게 메이저리거입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있어 박병호만큼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국대 3번 타자 김현수의 이번 대회 활약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김현수는 미국전에서 5타수 3안타 3타점을 치며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습니다. 김현수는 이번 대회에서 33타수 11안타로 타율 .333을 기록했으며 초대 MVP가 되었습니다. 김현수의 이번 대회 활약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프리미어12 초대 MVP 김현수
김인식 국민 감독의 국제 대회 우승
야구 대표팀 국민 감독이라는 호칭이 가장 잘 어울리는 감독은 김인식 감독입니다. 한국시리즈를 2번이나 우승시켰고 2002년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수상한 감독인데요, 2006년 WBC 4강, 2009년 WBC 준우승으로 아직 큰 대회 우승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WBSC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우승 감독이 되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나라를 위해 감독직을 맡았던 김인식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의 명예와 나라의 명예를 걸고 경기를 해달라며 이야기했고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잘해서 이긴 경기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김인식 감독의 전략 및 전술이 극대화되었습니다. 김인식 감독의 라인업, 투수 교체, 대타 기용 등은 최고였습니다. 아니 세계 최고의 감독이었습니다.
국민 감독이자 초대 우승 감독 김인식
대표팀 세대 교체
야구 대표팀하면 박찬호, 김병현, 정대현, 김동주, 이승엽, 박경완 등이 기억나는데요, 이번 대회에서 세대교체를 이루어냈습니다. 조상우, 심창민, 조무근, 허경민, 이대은 등 젊은 선수들이 합류해 대표팀 세대 교체를 이루어냈습니다.
타자 중에서 이대호와 정근우가 최고참 선수가 되었고 터줏대감처럼 정대현은 아직도 굳건하게 대표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마지막 결승전에서 경기를 매조지 했던 투수는 정대현 투수도 아니었고, 이현승 투수도 아니었습니다. 영건 조상우 선수가 결승전 경기를 마무리하며 세대교체를 시사했습니다.
오재원 국민식빵으로
한때 정근우의 안티팬이 많았습니다. 글쓴이 또한 정근우 선수가 얄미웠고 상대편으로 너무나 짜증나게 괴롭히니 정말 싫었습니다. 그동안 국대에서 정근우 선수가 너무 잘해주니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오재원에게 많은 안티팬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오재원 죽창 사건, 병살 비매너 플레이, 타석에서 곁눈질, 과도한 세러모니 후 시원하게 날리는 식빵 등이 있습니다. 게다가 박찬호 해설 위원이 오재원이 몸에 맞지도 않았는데 볼넷으로 걸어나갔다며 발언을 한 후 엄청난 파장이 있었습니다.
오재원은 한일전에서 9회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치며 일본을 침몰시키는데 선봉장 역할일 해주었습니다. 오재원은 국대에서의 활약으로 까방권을 얻게 되었네요. 밉상 오재원이 우리편이 되니 이렇게 좋을수가 없습니다. 이제 오재원은 국민식빵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오재원 국대 활약으로 까임 방지권 획득
초대 챔피언으로서의 매너
한국 대표팀은 실력만 최고였던 것이 아니라 매너에서도 최고였습니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호칭에 걸맞게 체통을 차렸다고 할까요? 우승한 후 대표팀은 세레모니를 자제했습니다. 태극기를 마운드에 꽂고 태극기를 휘날리는 광경은 볼 수 없었습니다.
끝까지 응원한 야구 팬들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아쉬웠고 왜 남의 눈치를 보는 것에 대해 못마땅할 수 있습니다. 주장 정근우를 필두로 대표팀은 태극기 세레모니를 자제했고 상대를 자극하지 행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번 대회 우승 현장을 보니 대표팀이 언제든지 일본, 미국을 이길 수 있다는 그런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대표팀 태극기 세러모니 대신 셀카 세러모니
한국 대표팀은 초대 챔피언으로서 우승의 기쁨을 자제하며 상대팀을 배려하는 대인배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올해 마지막 경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습니다. 너무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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