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리안 곤잘레스(Adrian Gonzalez, A-Gon, 애곤)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함의 대명사입니다.
2007년도부터 2013년까지 7년 연속 99타점 이상을 거둔 선수는 딱 2명 있습니다. 한명은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MVP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미구엘 카브레라(Miguel Cabrera)이고, 나머지 한명은 LA 다저스의 애드리안 곤잘레스입니다.
여기서 타점을 언급한 이유는, 타점이야 말로 중심타자의 능력과 역할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인데요, 많은 선수들이 중요할 때 타점을 올려 팀 승리에 공헌하고 싶어 합니다.
꾸준하게 타점을 거두기는 힘든 일인데요, 이런 꾸준한 성적을 내는 선수는 슈퍼스타 말고는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2013년만 빼면 2001년부터 2012년까지 12년 연속 99타점 이상을 기록한 슈퍼스타 앨버트 푸홀스(Albert Pujols)가 있고, 약물로 얼룩진 알렉스 로드리게스(Alex Rodriguez)가 1998년부터 2010년까지 13년 연속 99타점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또 약물로 얼룩진 배리 본즈(Barry Bonds)도 기본 10년 이상 연속으로 기록 했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는 연속 4년 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이만큼 꾸준한 타점을 올린 선수는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로 활약해왔습니다.
애드리안 곤잘레확인스 통산 성적, 2014년도 1할로 바닥치던 타율이 0.280까지 올라왔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앨버트 푸홀스보다 더 좋아라하는 마이크 트라웃(Mike Trout)의 경우 99타점 이상 기록한 시즌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2013년도 내셔널리그 MVP인 앤드류 맥커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선수들도 기록하기 힘든데요, 꾸준함의 대명사 곤잘레스는 그 기록을 연속 7년 동안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꾸준한 곤잘레스가 시범경기 타율 .316로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 시즌 첫 10경기 동안 부진하면서 1할대 타율을 보여 왔습니다. 애리조나와의 시즌 11번째 경기부터 껍질을 깨고 나오듯 미친 듯이 안타와 홈런으로 타점을 쓸어 담고 있습니다. 올 시즌 10번째 경기까지 4타점에 불구했던 곤잘레스는 이번 애리조나와의 3연전에서 무려 10타점(홈런 3개 포함)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에 공헌하고 있습니다. 현재 타점이 14점으로 메이저리그 타점 부분 3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왼쪽: 추신수 타격 위치, 오른쪽: 애드리안 곤잘레스 타격 위치
도대체 뭐가 달라졌을까요?
먼저 왼손타자인 곤잘레스와 추신수의 타격 위치부터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그림을 보면 추신수는 홈플레이트 가까이 위치해있고, 곤잘레스는 조금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추신수와 곤잘레스는 서로 다른 타격 위치를 보여주는데요,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경우 몸 쪽으로 오는 공을 강하게 받아칠 수 있는 강점이 있는 반면 바깥쪽으로 오는 볼을 커버하기에는 물리적인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타격 위치가 히팅 핫존에 그대로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홈플레이트 가까이에 서 있는 추신수는 바깥쪽 공에 강점이 있고, 곤잘레스는 몸쪽 공에 강점이 있습니다.
왼쪽: 추신수 타격 핫존 오른쪽: 애드리안 곤잘레스 타격 핫존, 추신수는 바깥쪽 공에 강점이 있는 반면 곤잘레스는 몸쪽 공에 강점이 있다. 타격 위치에 따라 핫존이 달라진다.
곤잘레스는 어퍼컷 스윙으로 당겨 치는 스타일의 타자입니다. 특히나 몸쪽에 강점이 있는 곤잘레스 같은 타자는 장타 및 홈런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당겨 쳐야합니다. 상대 투수는 곤잘레스의 강점을 피해 약점을 공략해야하는데요, 곤잘레스는 바깥쪽 공에 약점을 보이고, 스윙 매카니즘 때문에 높은 공에 좋은 타구가 대체로 나오지 않습니다. 또 당겨 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상대는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로 곤잘레스를 맞이합니다. 곤잘레스의 타구 분포도를 보면 땅볼 중에서 대부분이 1루와 2루 사이에 위치합니다.
곤잘레스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강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야하는데요, 요즘 곤잘레스가 성적이 좋은 이유는 자신의 강점인 낮은 볼을 좋은 타구로 만들어 내고 있고, 약점으로 지적된 바깥쪽 공의 대처를 굉장히 잘하고 있습니다. 예전 10경기에서는 바깥쪽에 무리하게 당겨 치려고 하는 모습이 많이 포착됐고, 감을 못 잡은 것인지 자신의 강점인 낮은 볼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타구를 만들지 못했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낮은 볼을 너무나 잘 쳐내고 있습니다. 아래로 떨어지는 싱커성 볼은 곤잘레스의 스윙궤적과 잘 맞아떨어지는데요, 싱커볼을 잘 던지는 브랜든 맥카시(홈런 때린 구종: 싱커)와 트레버 케이힐(홈런 때린 구종: 체인지업)에게 홈런이 나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곤잘레스의 약점인 바깥쪽 공을 당겨 치면 좋은 타구가 나올 확률이 적은데요, 최근 몇 경기에서는 곤잘레스는 바깥쪽 공을 기술적으로 밀어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극단적인 수비 쉬프트 때문에 좌측 공간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바깥쪽 공에 대한 대처를 잘하면 넓어진 좌측 공간에서 안타가 나올 확률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지 중계진에서 제공한 화면입니다. 왼쪽: 당겨치는 홈런, 오른쪽: 밀어치는 홈런
원래 장점인 당겨쳐서 홈런을 만드는 장면
밀어쳐서 홈런을 만드는 장면
상대 투수는 싱커볼을 스트라이크를 벗어나는 낮은 볼로 형성시켰는데요, 곤잘레스의 강점인 이 낮은 볼을 안타로 만들어 냅니다.
상대투수 브랜든 매카시(Brandon McCarthy)
곤잘레스의 경우 낮은 공은 잘치는 반면, 높은 공은 치더라도 좋은 질의 타구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높은공을 잘 받아쳤지만 애리조나 1루수 골드슈미트에게 잡히는 모습
바깥쪽 공을 무리하게 당겨치는 경우 허리가 빠지면서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호주 개막 2번째 경기
극단적인 수비 쉬프트가 걸려 있지 않고, 1루에 주자가 있어
1,2루간으로 빠지는 안타를 만들려고 일부러 당겨치는 것으로 추측
곤잘레스가 최근 3경기에서 바깥쪽 공을 잘 대처하고 안타도 쏠쏠하게 만들어 냅니다.
MBC에서 메이저리그 해설을 하고 있는 허구연 위원은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타격 때 다음과 같이 기술적인 부분을 이야기 합니다.
바깥쪽 낮은 볼을 칠 때
“지금은 큰 스윙 안하고 스윗 스팟(sweet spot)에 짧은 스윙으로 단타로 잘 만들어 냈어요”
“큰 스윙을 안 하면서 편안하게 받아치고 있어요, 타이밍 포착을 굉장히 편안하게 하고 있어요.”
바깥쪽 빠지는 공을 밀어 칠 때
“확 돌리는 게 아니고 확인하면서 마지막 추진을 한번 더하는 스윙이여요.”
꾸준함의 대명사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대폭팔로 애리조나와의 3연전에서 기분 좋게 3연승을 가져갔습니다. 7연속 99타점 이상 기록했지만 받는 연봉(팀내 연봉 1위 그레인키 26m, 2위 애곤 21m, 3위 캠프,칼크 20m)에 비해 성적이 부족하다고들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작년 2013년도에 100타점을 기록한 팀내 유일한 선수는 곤잘레스 혼자였고, 그 뒤로 핸리 라미레즈가 57타점을 기록했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정말 꾸준하게 중심타자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명이 바로 애드리안 곤잘레스라는 것은 부인할수가 없네요. 언제나 꾸준한 그이기에 올해도 변함없이 99타점 이상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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