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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분석

WAR가 똑같은 커쇼와 그레인키, WAR 속에 숨은 진실은?

잭 그레인키가 5승을 거두며 메이저리그 최다승 투수가 되었고 평균자책점은 1.56으로 소폭 떨어뜨렸습니다. 그레인키는 그동안 팀이 연패를 할 때마다 그 연패를 끊어주었고  이번에는 새로운 연승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클레이튼 커쇼는 밀워키 상대로 비교적 좋은 투구를 했지만 패전 투수가 되었습니다. 커쇼의 공 구위는 정말 좋았습니다. 패스트볼은 94.9마일로 수직 움직임까지 뛰어났고 슬라이더의 구위는 평소보다 더 낮게 떨어졌고 커브 또한 엄청난 낙차의 수직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잭 그레인키는 평범한 패스트볼 평균인 구속 91.4마일을 던졌으나 나머지 싱커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가 준수했습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함께 잘 던지기가 힘든데 그레인키는 이 둘을 보유했습니다. 타자 입장에서는 똑같은 구속에 하나는 오른쪽으로 휘고 또 하나는 왼쪽으로 휘는 구종을 상대해야했어요. 



WAR가 똑같은 커쇼와 그레인키, WAR 속에 숨은 진실은?



밀워키와 1차전 커쇼의 제구력이 다소 아쉬웠다면 잭 그레인키의 제구력은 아주 뛰어났습니다. 중견수 작 피더슨이 공을 제대로 잡았다면 무실점 경기가 되었을 정도로 그레인키는 좋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커쇼는 6경기에서 커쇼답지 못하게 1승만 거두었고 그레인키는 똑같이 6경기에서 5승을 기록했습니다.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의 WAR(Fangraphs 기준)는 0.9로 똑같습니다. WAR가 똑같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상이하게 다릅니다.  



삼진, 볼넷, 홈런 부분부터 먼저 살펴보면 커쇼가 그레인키보다 삼진 허용률이 좋고 볼넷 허용률까지 좋습니다. 커쇼가 그레인키에게 뒤지는 것은 홈런 허용률입니다. 그레인키는 2014년 0.85였던 홈런 허용률을 거의 절반 수준인 0.45로 떨어뜨리면서 굉장히 좋은 성적을 내는 반면 커쇼는 현재 그렇지 못합니다. 


그레인키의 BABIP은 극도로 낮습니다. 그레인키의 통산 BABIP이 .304이고 2014년 BABIP .276와 비교해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지금까지 그레인키는 BABIP의 힘으로 비정상적인 기록을 작성 중입니다. 잔루율(LOB%) 또한 높은 편입니다. 반면 커쇼는 그레인키와 반대입니다. 그레인키는 득점권 상황에서 피안타율 .200, WHIP 0.86으로 비교적 성적이 좋았고 커쇼는 피안타율 .333, WHIP 1.56으로 성적이 좋지 못했습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그레인키는 ERA, FIP, xFIP 순이 1-2-3이라면 커쇼는 3-2-1순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반대 결과가 나온 이유는 바로 홈런 때문입니다. FIP만 보면 두 선수가 매우 흡사해요. FIP 공식에서 피홈런 개수가 많으면 수치가 높아집니다. 커쇼는 피홈런 개수가 많았지만 삼진이 많고 볼넷이 적어 그레인키보다 더 좋은 FIP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xFIP에서는 커쇼의 편이고 ERA에서는 그레인키 편입니다.




커쇼가 던진 다음날 똑같은 밀워키 상대로 그레인키가 던졌습니다. 그래서 좀 더 비교하기 편한데요, 커쇼의 제구력이 들쑥날쑥했다면 잭 그레인키의 그레인키는 살아있었습니다. 잭 그레인키는 스트라이크 같은 볼을 잘 던졌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것이 스탯에 반영되어 있는지 커쇼와 그레인키의 Plate Discipline 살펴보겠습니다.


커쇼 & 그레인키 Plate Discipline


그레인키는 볼을 잘 던지는 선수입니다. 따라서 타자들은 그레인키가 던지는 볼에 손을 많이 될 것입니다. O-Contact%은 존 밖에 있는 공을 얼마나 컨택을 했는지에 대한 퍼센테이지입니다. 그레인키는 통산 O-Contact% 60.9%이고 2015년 현재 64.4%로 올라갔습니다. 타자들이 그레인키의 유인구에 배트가 조금 더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류현진의 Plate Discipline을 살펴보면 다른 스탯은 비슷한데 O-Contact%만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2013년 O-Contact%이 68.8%에서 60.6%로 낮아졌어요. 류현진이 체인지업으로 유인하던 공에 타자들의 배트가 덜 나왔다는 이야기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O-Contact%가 늘어난다고 꼭 성적이 좋지는 않습니다. 2009년 사이영상을 받을 당시 그레인키의 O-Contact%은 59.6%로 그의 통산 기록과 비슷했습니다. 2010년 O-Contact%가 64.3%로 2009년보다 늘었고 올해 2015년 64.4%과 거의 흡사하지만 그해 평균자책점은 4.17로 올라갔습니다. 사이영상을 받은 2009년 평균자책점은 2.16이었습니다. O-Contact% 상승이 꼭 좋은 성적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커쇼의 O-Contact%에 주목해 봅시다. 커쇼의 통산 O-Contact%는 56.6%이고 2015년 올해 45.9%로 약 10% 정도 떨어졌습니다. 이 사실을 통해 우리는 2가지를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한가지는 통산 삼진율보다 올해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고 또 한가지는 타자들이 커쇼의 볼에 손을 덜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커쇼의 제구력이 예전보다 좋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커쇼의 통산 삼진율은 9.50이고 2013년 K/9=8.85에서 점점 더 증가해 2014년 K/9=10.85, 2015년 K/9=11.87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삼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공 구위가 그만큼 증가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커쇼의 공 구위는 PITCH/fx 상의 수직 움직임을 보면 작년보다 더 좋아졌습니다. 분명 구위가 더 좋아졌습니다. 



제구력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항목은 아직 없습니다. 커쇼의 여러 스탯을 살펴보면 그의 제구력이 좋지 못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O-Contact%가 커쇼의 제구력과 맞물려 감소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커쇼가 100승 투수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제구력인 셈이지요. 


WAR가 똑같은 커쇼와 그레인키, FIP가 똑같은 두 투수가 한 명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고 또 한 명은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입니다. 시즌 1/6을 소화한 경기 기록이 시즌 끝까지 지속되지 않을 것입니다. 커쇼의 평균자책점은 적어도 2점대로 진입할 것이고 그레인키의 평균자책점 또한 2점대로 진입할 확률이 높습니다. 두 선수의 평균자책점은 서로 언제쯤 만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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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1] Stats: Fangraph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