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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메이저리거/류현진

2014년 류현진의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는 변하지 않았다.

2014년 7월 13일 샌디에이고 경기에서 류현진에게 인터넷 혁명과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커쇼표 슬라이더를 장착이었죠. 류현진 경기를 보는 동안 커쇼가 아닌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공이 아주 날카로웠습니다. 


이날 류현진의 슬라이더는 평균 87.9마일에 형성되었고 수직 움직임은 2.7인치로 커쇼의 슬라이더 수직 움직임 4.34인치보다 더 뛰어났습니다. 오른손 타자는 류현진이 던지는 슬라이더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왼손 투수가 몸쪽으로 공을 던지면 타자 시점에서는 스트라이크 존에 걸쳐서 들어옵니다. 스윙하지 않을 수 없어요.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최고 구속 95마일에 이르는 패스트볼 구위에 놀랐고 최고 구속 90마일에 형성되는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 슬라이더를 접하고 또 한 번 놀라게 됩니다. 이날 상대 투수로 나왔던 쿼터 코리안 타이슨 로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류현진의 호투에 무릎을 꿇고 맙니다. 

류현진은 2014년 구위와 구속을 통틀어 최고의 슬라이더를 던졌습니다. 손혁 해설 위원은 '[손혁의 투수놀음] 류현진, 확실히 변한 릴리스포인트' 칼럼에서 달라진 릴리스 포인트 위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류현진의 달라진 슬라이더 릴리스 포인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손혁 해설 위원은 투수 출신 해설가라 보는 눈이 남달랐습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

왼쪽은 체인지업으로 추정, 오른쪽은 슬라이더로 추정, 출처: 손혁의 투수 놀음



류현진의 슬라이더는 수직 릴리스 포인트가 6.30피트였고 덩달아 체인지업의 수직 릴리스 포인트도 올라갔습니다. 류현진의 평소 체인지업 수직 릴리스 포인트는 5.95피트인데요, 이날은 6.15피트를 기록했고 0.2피트(6.1cm)나 차이가 났습니다. 확실히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는 슬라이더의 영향을 받아 높게 형성되었습니다.


2014년 류현진의 체인지업 어떻게 변했는지 릴리스 포인트를 월별로 분류해보니 다음과 같았습니다. 


 류현진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

류현진 2014년 체인지업 수직 릴리스 포인트 월별 변화, 빨간선 = 평균 


월별로 분류해보니 체인지업 수직 릴리스 포인트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7월 13일 경기 이후 슬라이더 릴리스 포인트가 올라가 체인지업도 덩달아 릴리스 포인트가 증가해 체인지업이 좋지 않았다고 생각해왔는데요, 위 그래프의 결과가 그 이야기를 뒷받침해줍니다. 


아래 경기별 기록되어 있는 류현진의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 변화를 보면 또 다른 해석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류현진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

류현진 2014년 체인지업 수직 릴리스 포인트 경기별 변화, 빨간선 = 평균 



류현진의 체인지업 수직 릴리스 포인트가 고속 슬라이더 영향으로 계속해서 높았던 것은 아니었어요. 류현진의 체인지업 수직 릴리스 포인트의 평균이 5.95피트인데요, 7월 13일 이후 평균 이하가 5번이었고 평균 이상은 4번 나왔습니다. 6.15피트에 달했던 릴리스 포인트가 계속해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7월 13일 이전 수직 릴리스 포인트는 이후는 5.94피트, 이후는 5.97피트로 0.9cm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치와 높은 수치가 있으면 전체를 왜곡시킬 수 있는데요, 우아한(?) 평균값을 찾기 위해 체인지업 최곳값을 기록했던 7월 13일 데이터와 최젓값을 기록했던 3월 30일 데이터를 빼고 계산해보았습니다. 7월 13일 이전과 이후 데이터가 모두 똑같이 5.94 피트를 기록했습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는 2013년 수평 2.71피트, 수직 5.92피트였고 2014년은 수평 2.67피트, 수직 5.95피트로 0.03피트(0.9cm) 올라갔습니다. 2014년 류현진의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가 변했다고 주장할 만큼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릴리스 포인트가 아닌 체인지업 수직 움직임 측면에서 보면 2013년 6.69인치에서 2014년 6.54인치로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체인지업 구속만 제외하면 구위 면에서는 미세하게 좋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년도

개수

비율

구속

수평

수직

H.릴리스

V. 릴리스

2013

728

22.39%

80.18

8.3

6.69

2.71

5.92

2014

441

18.19%

82.82

8.46

6.54

2.67

5.95

류현진 체인지업 PITHC/fx 2013년, 2014년 비교



2014년 우리는 류현진의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가 슬라이더로 인해 높게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류현진의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에는 전체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기마다 조금씩 달랐습니다. 


체인지업을 던질 때 릴리스 포인트가 내려가는 것이 구위 면에서 유리한데요, 릴리스 포인트가 낮은 쪽에서 공을 채다 보면 회전 각이 좋아져 아무래도 공이 아래로 더 잘 떨어집니다. 그럼 류현진의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가 내려갔던 경기와 높았던 경기를 비교해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2014년 류현진의 릴리스 포인트가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2014년 류현진이 총 26경기에 등판했는데요, 릴리스 포인트가 높았던 9경기와 낮았던 9경기를 통계 내어 보았습니다. 


패스트볼

체인지업

패스트볼-체인지업

성적

구속

AB

H

BAA

H.릴

V.릴

구속

수직움직임

AB

H

BAA

구속차

수직차

IP

ER

ERA

91.24

93

29

0.312

2.64

6.04

82.62

7.13

36

13

0.361

8.59

2.48

49.7

20

3.62

92.04

91

23

0.253

2.73

5.87

83.04

6.44

50

10

0.200

8.98

2.64

60.0

15

2.25

류현진 체인지업 PITHC/fx


류현진의 릴리스 포인트가 낮아진 날은 체인지업 수직 움직임이 2014년 평균 6.54보다 0.1인치(0.254cm) 작은 6.44인치를 기록했고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00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반면 릴리스 포인트가 높은 날은 수직 움직임이 좋지 못했고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0.361으로 좋지 못했습니다. 


이전 글에서 2014년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패스트볼과 상관관계가 크다고 이야기했는데요, 릴리스 포인트가 낮았던 경기에서 패스트볼 구속이 높았습니다. 릴리스 포인트를 떠나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체인지업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네요. 위 표에는 체인지업 구속보다 구위가 더 좋은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결과는 이렇게 나왔지만, 통계는 통계일 뿐 모든 것을 말해 줄 수는 없습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둘 다 잘 던질 수는 없을까요? 이 두 가지 구종을 공존해서 잘 던지는 투수를 떠올려보니 크리스 세일과 잭 그레인키가 바로 생각납니다. 그들은 어떤 릴리스 포인트로 체인지업을 던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체인지업을 좋지 않은 클레이튼 커쇼도 함께 다루어보겠습니다. 


2014

구종

개수

비율

구속

수평

수직

H.릴리스

V. 릴리스

릴리스차이

세일

Change

2038

19.24%

84.45

12.61

2.45

3.21

5.01

Slider

2796

26.39%

80.03

-5.01

-2.28

3.19

5.22

0.21

그레인키

Change

548

16.18%

87.85

-7.04

2.11

-1.79

6.14

Slider

659

19.46%

85.61

4.21

0.48

-1.51

6.27

0.13

류현진

Change

441

18.19%

82.82

8.46

6.54

2.67

5.95

Slider

378

15.59%

85.07

-0.81

2.49

2.37

6.13

0.18

커쇼

Change

29

1.02%

88.57

6.06

9.92

1.84

6.32

Slider

818

28.89%

88.18

-2

4.34

1.67

6.36

0.04

키: 류현진 6'2'', 잭 그레인키 6'2'', 클레이튼 커쇼 6'3'', 크리스 세일 6'6''



크리스 세일의 릴리스 포인트를 살펴보면 다른 투수들보다 거의 1피트(30.48cm)정도 내려와 있는데요, 사이드암에 가까운 쓰리쿼터형 투구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슬라이더는 일반적인 슬라이더라기보다 커브의 특성이 있는 슬러브입니다. 류현진은 크리스 세일과 왼손 투수라는 점은 같지만, 지향점이 다른 투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 세일 (Chris Sale)


잭 그레인키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수직 움직임이 매우 뛰어난 투수입니다. 두 구종간에 릴리스 포인트도 다른 투수에 비해 차이가 적은 0.13 피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레인키의 체인지업은 87.85마일로 매우 빠르고 수직 움직임은 2.11인치로 매우 낮습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팔각도도 낮지 않습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보다 더 높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레인카와 류현진의 키가 똑같습니다.


잭 그레인키 (Zack Greinke) 체인지업


그레인키의 체인지업 무브먼트는 나비가 훌쩍 날듯이 날아가는데요, 움직임이 싱커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런 싱커성 공이 체인지업으로 분류되는 것은 그레인키가 투심 써클 체인지업 그립을 잡고 던지기 때문인데요, 류현진이 그레인키 같은 체인지업을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요? 타자와 정말 재미있는 승부가 되지 않을까요? 


커쇼는 어떤 그립을 잡고 체인지업을 던질까요? 커쇼는 도미나카 다저스 아카데미에서 유망주들에게 자신의 체인지업을 소개하며 그레인키와 같은 투심 그립을 보여주었습니다. 커쇼는 그의 체인지업을 terrible이라고 표현하면서 좋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커쇼는 다른 투수보다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 수직 움직임 큰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지는 데는 유리하지만, 체인지업을 던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커쇼 체인지업 그립 Kershaw Changeup Grip

커쇼 체인지업 그립 Kershaw Changeup Grip



체인지업의 달인 류현진이 2015년 체인지업을 살리겠다고 목표를 세웠습니다. 느린 체인지업과 함께 더 잘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했어요. 류현진이 허투로 이야기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올해 체인지업 2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류현진 체인지업 그립 Ryu Changeup Grip

류현진 체인지업 그립 Ryu Changeup G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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