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 로열스가 월드시리즈 6차전을 쓸어갔습니다. 월드시리즈 6차전을 뭐라고 표현할까요? 수마, 쓰나미, 폭풍우가 한차례 할퀴고 간 것 같았어요. 정말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었고 거침없이 안타를 쏟아부었습니다. 자이언츠 투수들이 도저히 그들을 잠재울 방법이 없어 보였어요.
자연재해가 오면 인간이 나약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처럼 폭풍우가 한차례 지나가길 넋 놓고 바라만 봐야 했어요. 자이언츠가 딱 그 심정이었습니다. 자이언츠가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캔자스시티의 기운에 완전히 압도당한 느낌이었죠. 2회 캔자스시티 타자들은 초자연의 힘을 등에 업고 싸우는 것 같았어요.
1회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점수를 줄듯 말듯 위기 상황을 맞았고 두 팀 모두 장군 멍군 하듯이 위기 상황을 잘 극복했어요. 문제의 2회로 넘어가겠습니다.
2014 월드시리즈 2, 6차전 선발 투수 제이크 피비
문제의 2회
이닝의 선두타자가 가장 중요합니다. 선두타자가 출루하게 되면 점수가 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제이크 피비는 선두타자 알렉스 고든 상대로 움직임이 좋은 82마일 체인지업을 2개 던집니다. 첫 번째 체인지업은 바깥쪽으로 낮게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좋은 공이었어요. 알렉스 고든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공 한 개 빠지는 체인지업을 던졌어요.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아주 좋은 움직임의 체인지업이었죠. 코스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고든은 이 공을 걷어 냈어요. 잘 맞은 정타는 아니었지만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쳐냈습니다.
7번 타자 살바도르 페레즈 캔자스시티 포수죠. 제이크 피비는 낮게 낮게 좋은 공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볼카운트 2-0가 되고 말았습니다. 피비는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했고 페레즈는 타격찬스를 맞이하죠. 피비는 낮게 형성되는 패스트볼을 던졌습니다. 페레즈는 2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안타를 쳐냈습니다. 하위타선에서 왜 이렇게 잘하나요? 지명타자 제도라 쉬어갈 타선도 없습니다. 순식간에 무사 1,3루가 되었죠.
8번 타자 마이크 무스타커스가 나왔네요. 제이크 피비는 볼카운트 1-1 상황에서 몸쪽으로 커터를 붙입니다. 왼손타자 무스타커스는 이 몸쪽 공을 가볍게 잡아당겼고 1루 쪽 선상으로 흘러나가는 안타가 되었습니다. 줄 점수 줬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자이언츠 입장에서는 최소 점수로 이닝을 막아야 합니다. 1실점 했고 무사 2, 3루 상황이 되었네요.
9번 타자 오마 인판테 상대로 싱커와 커터를 던져 삼진을 잡아냅니다. 이제 1아웃이네요.
1번 타자 알시데스 에스코바르가 볼카운트 1-2로 몰렸고 4번째 바깥쪽으로 빠지는 커터를 엉덩이 빠진 채 건드렸으나 1루수 브랜든 벨트가 땅볼을 잡습니다. 이제 재앙이 시작됩니다. 제이크 피비는 홈을 가리켰고 3루 주자는 뛰려다가 다시 3루로 귀루했죠. 1루 주자를 잡아야 합니다. 2루수 조 패틱이 1루 커버를 들어갔어요. 하지만 브랜든 벨트는 그 사실을 모르고 1루 주자를 태그 시키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러기엔 주자가 너무 빨랐어요. 올해 도루는 6개밖에 못했지만 명색이 1번 타자가 에스코바르입니다.
자이언츠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다름없었어요. 이 실책은 늘 그 대가를 치르기 마련입니다. 주자를 아웃시키지 못하고 1사 만루 상황이 되었습니다. 분위기가 캔자스시티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자이언츠가 그 후 맞이하는 재앙은 어마어마했습니다.
2번 타자 노리치카 아오키 상대로 제이크 피비는 아주 좋지 못했습니다. 제이크 피비는 멘붕이 온 것처럼 제구력이 흔들리고 있었어요. 유리한 0-2 볼카운트를 만들어 내었고 그 후 삼진 내지는 범타를 만들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에 볼이 높게 형성되었습니다. 아오키는 좋은 코스로 안타를 만들었죠.
게임 스코어 0:2 1사 만루 상황 제이크 피비는 제구력이 흔들렸고 이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투수를 바꿔야 했죠. 자이언츠 부르스 보치 감독은 제이크 피비를 유스메이로 페티트로 교체합니다. 페티트는 정규 시즌 때 5선발을 담당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롱릴리프를 담당하며 12이닝 동안 한점도 주지 않은 채 3승을 기록한 그야말로 불펜에 범가너 같은 존재였죠. 페티트가 있었기에 제이크 피비의 빠른 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페티트는 다저스 댄 하렌 정도의 구속을 가졌고 포심 체인지업 커브 커터를 던지는 투수였죠.
3번 타자 로렌조 케인은 패티트가 던진 패스트볼을 받아쳤고 평범한 뜬공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중견수가 잡을 수 없는 위치에 떨어졌고 행운의 여신은 캔자스시티에 미소를 보냈습니다. 2점이 추가로 들어왔고 게임 스코어 0:4가 되면서 승부가 캔자스시티 로열스 쪽으로 기울었어요.
4번 타자 에릭 호스머는 바깥쪽 낮은 패스트볼을 쳤고 평범한 땅볼이 되는 듯했으나 공이 높게 바운드되었고 전진 수비해 있던 유격수 키를 훌쩍 넘어가는 행운의 안타가 또 만들어졌어요. 2점이 추가로 또 들어왔고 게임 스코어 0:6이 되면서 캔자스시티가 승리의 쐐기를 박았습니다.
한가지 웃지 못할 일이 있었는데요, 에릭 호스머가 타임을 외쳤고 주심이 타임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에릭 호스머는 관중 소리 때문에 주심의 소리를 들을 수 없었고 투수 페티트는 그냥 볼을 던집니다. 그게 안타로 이어질 뻔한 코스로 굴러갔죠.
5번 타자 빌러 버틀러는 지명 타자로 그가 없는 캔자스시티 타선은 팥 없는 찐빵이나 다를 바 없었습니다. 타점 가이 그가 돌아왔습니다. 캔자스시티의 타점 머신답게 우중간을 가르는 클린 히트가 나왔고 게임 스코어 0:7이 되고 말았습니다.
2014 월드시리즈 2, 6차전 선발 투수 요다노 벤추라
그렇게 한차례 수마가 할퀴고 지나갔고 자이언츠가 할 수 있는 건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선발투수 요다노 벤추라가 7회에도 100마일을 던지는 진귀한 풍경을 감상해야 했죠. 캔자스시티는 꾸준히 3점을 더 올려 게임 스코어 0:10으로 마무리합니다.
월드시리즈 7차전을 너무너무 기대했었는데 드디어 가을 야구의 마지막 승부를 볼 수 있게 되었네요. 캔자스시티 철벽 불펜 삼대장이 3이닝씩만 봉쇄하는 그런 야구가 펼쳐질지 범가너가 중간에 올라와 캔자스시티 타자들을 잠재울지 마지막 승부가 너무 기대됩니다.
7회 마이크 무스타커스 홈런, 카우프먼 스타디움
글쓴이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월드시리즈 우승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어느 팀이 우승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데요, 과연 가을의 전설은 어느 팀이 될까요? 팀 허드슨과 제레미 거스리의 선발 대결로 정해졌는데요, 지난번 3차전에서는 캔자스시티가 3:2로 승리하였습니다. 월드시리즈 6차전 분위기를 보면 캔자스시티가 7차전도 쓸어담을 듯한 그런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성우씨가 캔자스시티의 승리 요정이 될지 내일 경기가 정말 정말 기대가 됩니다. 미국 야구인들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라면 못 하는 게 없죠. 염소의 저주를 풀겠다며 염소를 야구장으로 데려오는 사람들이니까요. 6차전까지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경기를 지켜보았는데요, 이제는 캔자스시티가 너무 좋아졌습니다. 글쓴이의 예상과 반대로 캔자스시티가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월드시리즈 7차전 리뷰 제목 정했습니다.
"월드시리즈 7차전 가을의 전설로 남은 캔자스시티 로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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