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4차전 자이언츠 쿵푸펜더의 역습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타자들이 특유의 배트 컨트롤을 선보이며 캔자스시티 로열스 철벽 불펜 3대장이 나오기 전에 큰 점수차이로 달아나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자이언츠가 4차전에서 패하면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몰리기 때문에 불리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4차전 승리로 월드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려놓았습니다. 

두 팀 모두 사이 좋게 2승 2패를 기록 중입니다.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는 두 팀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와 제임스 쉴즈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승부는 6회에 갈렸습니다. 6회 승부에 앞서 양팀 모두 선발이 좋지 못했습니다. 라이언 보겔송은 가을 야구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그대로 이어갔고 제이슨 바르가스도 자이언츠 타선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먼저 선발부터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제이슨 바르가스 PITCH/FX

제이슨 바르가스는 캔자스시티 4선발입니다. 정규시즌에는 4.20 ERA로 4~5선발 다운 기록을 보여주었는데요, 포스트시즌에는 2경기에서 2.45 ERA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어요. 공 구위로만 보면 언제 털려도 이상할 것이 없는 투수인데 가을 야구에서는 선전하고 있습니다. 위기에 올라온 불펜이 잘 막았던 부분도 간과해서는 안되겠죠. 올해 바르가스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 87mph(140km/h)로 여전히 느린 패스트볼을 던지고 있고 평범한 체인지업에 투심과 너클커브볼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무기는 체인지업이고 비중이 30%이나 됩니다. 

자이언츠 타자들은 제이슨 바르가스의 체인지업에 상당히 효과적으로 대처했어요. 특히 헌터 펜스가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공격했었죠. 헌터 펜스는 1회 바르가스의 던진 제구 잘된 체인지업을 엉거주춤하게 끌어 당겨 3루 땅볼을 만들어 냈으나 더블 플레이를 만들지 못했고 그 틈을 탄 3루 주자는 득점하며 자이언츠는 선취점을 얻었습니다. 3회 바르가스는 득점권 상황에서 버스터 포지에게 패스트볼로만 승부했습니다. 바르가스는 포지 상대로 볼 배합 자체도 좋지 못했고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던져 안타를 맞고 실점합니다.

 

헌터 펜스 

보겔송은 3회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는 찬스에서 자신의 실책으로 뼈아픈 실점을 하고 맙니다. 1루수가 공을 잡았고 보겔송이 1루 수비 커버를 들어가야 했어요. 공을 건네 받고 1루로 달려갔지만 세이프가 되고 말았습니다. 보겔송은 자신 옆으로 빠지는 타구를 잡으려고 했고 그 바람에 1루 베이스 커버가 늦어진 거죠. 그렇게 1아웃을 잡지 못해 결국 3회 4실점을 하고 맙니다. 자이언츠 타자들이 이 점수를 극복해내지 못했다면 여기가 바로 큰 승부처였죠. 브루스 보치 감독이 화를 참지 못하고 모자를 집어 던지네요. 

자이언츠의 뼈아픈 실점, 라이언 보겔송의 꼬여버린 스텝

5회 자이언츠는 조 패닉의 2루타로 찬스를 잡고 반대로 로열스는 위기를 맞습니다. 요스트 감독은 과감하게 투수교체를 합니다. 6회에 주로 활약했던 제이슨 프레이저를 마운드로 올립니다. 프레이저는 버스터 포지를 아웃시켰지만 헌터 펜스에게 안타를 만들어 줍니다. 펜스가 받아친 공은 몸쪽 패스트볼이었는데요, 어떤 코스든 문제 없이 잘 때려내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타자네요. 이로써 게임스코어 4:3이 되었죠. 

캔자스시티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든지 막아야 합니다. 또 빠른 투수교체를 단행 합니다. 믿고 올린 대니 더피, 하지만 쿵푸펜더 파블로 산도발에게 안타를 맞고 브랜든 벨트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더 만듭니다. 더피는 후속 타자의 희생플라이로 1실점을 하고 맙니다. 

쿵푸 펜더 파블로 산도발

이제 6회로 접어듭니다. 6회에는 캔자스시티가 낼 수 있는 카드는 3가지였어요. 5회 던졌던 왼손 투수 대니 더피로 계속가느냐? 6회 주로 등판했던 제이슨 프레이저 대신 다른 투수를 올리느냐? 7회 써야할 100마일 투수 켈빈 에레라를 올리느냐? 에레라를 올리는 것은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라고 볼 수 있고 어제 에레라가 제구가 잡히지 않아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로열스 네스 요스트 감독은 더피 대신 브랜든 피네건(Brandon Finnegan)을 올립니다. 브랜든 피네건은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서 7이닝밖에 던지지 않은 투수입니다. 정규시즌에서 1.2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어요. 피네간은 싱커볼을 주로 던지고 체인지업 슬라이더도 섞어 던집니다. 

브랜든 피네건 PITCH/FX

브랜든 피네건은 싱커볼 투수인데요, 다른 싱커볼 투수와 비교를 해서 구위가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아래를 보시면 비교가 잘 되어 있는데요, 브랜든 피네건은 수평 움직임은 상당히 좋은 반면 수직 움직임이 뛰어나지 못합니다. 낮은 볼 잘치는 타자들에게 오히려 당할 수도 있는 구질이네요. 

싱커볼 PITCH/FX 비교

브랜든 피네건 / 구속 93.50 / 수평움직임 -9.52 / 수직움직임 7.30

브랜든 리그     / 구속 94.50 / 수평움직임 -9.58 / 수직움직임 1.73

팀 허드슨        / 구속 89.64 / 수평움직임 -8.35 / 수직움직임 2.68

제레미 거스리 / 구속 92.98 / 수평움직임 -6.61 / 수직움직임 8.27

6회 브랜든 피네건이 선두 타자 호아킨 아리아스에게 바깥쪽 낮게 꽉 찬 코스로 싱커볼을 던집니다. 좋은 코스로 들어온 싱커볼이었지만 공략당합니다. 다음타자 그레고르 블랑코에게 바깥쪽 낮은 싱커볼을 던졌지만 또 공략당하네요. 자이언츠 타자들이 특유의 배트 컨트롤로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낮게 들어오는 싱커볼을 능숙능란하게 안타로 만들어 냅니다. 투수교체 시점입니다. 하지만 투수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밀어 붙입니다.그 이유는 싱커볼 투수였기 때문이죠. 

버스트 포지에게 고의 사구를 내주고 1사 만루 상태에서 헌터 펜스를 상대합니다. 헌터 펜스는 낮게 들어오는 싱커볼을 놓치지 않고 받아쳤어요. 하지만 땅볼이 되었고 공을 잡은 유격수는 홈을 선택합니다. 포수가 공을 받은 뒤 다시 1루로 던지면 병살타가 됩니다. 하지만 자이언츠에게 행운이 따라 주는 걸까요? 포수는 공을 빼기 힘들었는지 1루로 던지지 않았습니다. 유격수가 6-4-3 더블 플레이로 만들어도 충분했을텐데 이 병살을 처리하지 못한 것이 결국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병살로 처리 하지 못해 패배로 이어짐

유격수 위치에서 홈으로 던지게 되면 포수가 1루로 송구하는 데 시간적인 여유가 없습니다. 6-4-3으로 이어지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일부러 버스트 포지에게 고의사구로 만루를 만들고 브랜든 피네건이 싱커볼 투수라 투수교체 없이 그냥 갔는데 말이죠. 싱커볼 투수 피네건이 내야 땅볼만 만들면 되는 상황이었죠. 

앞서도 말했지만 로열스가 기대했던 내야 땅볼이 나왔습니다. 1사 상황에서 병살로 만들면 이닝이 종료가 됩니다. 그런데 로열스는 그러지 못했어요. 결국 동점이 되었고 쿵푸펜더 파블로 산도발이 배드볼 히터답게 스트라이크에서 벗어난 바깥쪽 빠지는 싱커를 안타로 만들며 4:4 균형을 깨고 맙니다. 자이언츠 타자들의 집중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파블로 산도발은 쿵푸펜더라도 되는 것처럼 오늘 경기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경기는 그렇게 자이언츠 쪽으로 흘러갔죠. 

쿵푸 펜더 파블로 산도발의 활약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대니 더피를 좀 더 길게 가져가지 못했는지 아쉽게 느껴집니다. 대니 버피는 자이언츠 유스메이로 페티트 같은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데 요스트 감독은 그에게 너무 기회를 주지 않네요. 야수 선택이 결국 6회 3점을 만들어 주었고 7회 올라온 팀 콜린스도 자이언츠 타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혀를 내밀고 괴물스러운 표정을 하는 헌터 펜스 하지만 자이언츠 캡티이자 정신적 지주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캔자스시티가 이기게 되면 3승 1패로 월드시리즈를 거의 손안에 넣은거나 마찬가지였는데요, 자이언츠는 2승 2패를 만들어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글쓴이의 예측은 1차전에서는 들어맞았으나 3차전과 4차전에서는 틀렸습니다. 2차전은 예상을 하지 않았네요. 5차전 예상은 1차전 예상과 똑같습니다. 범가너를 믿어보겠습니다. 가을에는 전어가 맛있고 가을야구에는 범가너가 제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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