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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

7회 커쇼의 눈물과 트라우마 NLDS #4 LAD 2:3 STL

커쇼가 MVP 모드로 돌아온 줄 알았습니다. 커쇼가 2014 NLDS 1차전 7회에 제구력이 좋지 못했는데요, 그 이유 중 하나가 캘리포니아에 찾아온 35도를 훌쩍 넘는 적도급 더위 때문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피로감이 빨리 찾아온 것이고 극도로 낮은 습도가 홈런을 양산해 내기도 했습니다. 날씨에 이상이 없다면 커쇼가 다음 경기에서 잘 해줄꺼라 믿었습니다.


커쇼는 이번 경기에도 똑같이 7회 선두타자부터 2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상황이 됩니다. 가을좀비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이 마운드 밑에서 잠들어 있다가 땅밑에서 슬며시 올라와 커쇼의 발목을 잡을까요? 3점 홈런입니다. 정말 소름끼치네요. 온 몸에 털이 마구마구 일어섭니다. 안타 2개가 카디널스쪽에 행운이 따랐습니다. 2루수 고든이 간발의 차이로 놓쳤고, 라미레즈가 점핑 수비를 펼쳤지만 안타로 연결되었어요.



핸리 라미레즈 수비

7회 커쇼의 눈물과 트라우마 NLDS #4 LAD 2:3 STL



이건 재앙입니다. 커쇼가 또 무너졌어요. 정말 슬픈일이네요. 2:3으로 역전되었어요. 카디널스 입장에서는 약속의 7회인가요? 정말 단체로 약먹은 것도 아닐텐데 너무 잘하네요. 그들의 묘약은 자신감인가 봅니다. 오늘은 이길 줄 알았습니다. 꼭 그래야 했죠.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으니까요. 한가운데 꽂히는 행잉성 커브를 맷 아담스가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만들었어요. 부시 스타디움에 뜬 보름달이 무섭게 느껴집니다. 


1점차일뿐입니다. 2이닝만 잘 막으면 기회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이젠 타자와 불펜진에게 남아 있네요. 역전을 시키지 못하면 월드시리즈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8회 맷 캠프 뭔가요? 선두타자 출루가 중요한데 헛스윙으로 일관하네요. 맷 캠프는 펫 네섹의 바깥쪽 공에 당했네요. 


그리고 역전은 없었습니다. 카디널스에게는 역전이라는 단어가 있었지만 다저스 사전에는 없었어요. 정규시즌에도 늘 그래왔으니까요. 커쇼가 있기 때문에 다저스가 유리할 것으로 보았는데 커쇼가 2번이나 무너지면 시리즈에서는 이기는 것은 사실상 매우 힘듭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죠. 그날은 날씨가 재앙이었는데요, 모든 것이 두 팀에 똑같이 작용했어요. 커쇼가 첫 게임에 진 것이 디비전 시리즈 전체에 큰 영향을 끼쳤어요. 



푸이그 고개



돌이켜보면 매팅리는 7회 3번 타자부터 승부하는 데 투수교체를 가져가야 했어요. 물론 결과론이긴 합니다만, 3일 휴식후 4일만에 등판이라 체력적으로 분명 떨어져 있을 시기였죠. 카디널스 매써니 감독은 80개 언저리에 있던 투수를 교체하고 말았죠. 사실 그걸 알았으면 돌팅리가 아니라 매갈량이었겠죠. 


매팅리가 커쇼를 신뢰한 것이 패착이었습니다. 매팅리는 어제는 선발을 일찍 내려 7회 사고가 생겼던 것을 생각하고 커쇼를 7회 계속 고집했죠. 아무튼 커쇼는 똑같은 상황에서 극복하지 못했고 팀의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어요. 매팅리와를 별개로 커쇼는 2번이나 아니 3번이나 포스트시즌에서 말아 먹었네요. 올해 포스트시즌 커쇼의 성적은 0승 2패에 7.82 ERA를 기록했습니다. 


정리하면 디비전 시리즈 패배는 커쇼, 감독, 터너의 부재, 타선, 불펜, 포수 몰리나로 요약 할 수 있습니다. 


1. 커쇼 

그는 더 이상 빅 게임 투수가 아니였어요. 사실 빅 게임 투수였던 적이 없습니다. 특히 카디널스한테는 코레리아아니 보다 더 못한 경기력을 보여줬어요. 2013년과 2014년 포스트시즌에서 카디널스 상대로 4경기에 7.15 ERA를 기록했어요. 게다가 0승 4패입니다. 커쇼는 카디널스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어요. 커쇼가 1선발로서 팀 승리를 이끌고 가야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민폐만 끼치고 말았네요. 


커쇼가 존경하는 샌디 쿠펙스는 포스트시즌에서 57이닝동안 0.95 ERA를 기록하며 다저스를 월드시리즈로 견인했어요. 랜디존슨과 커트실링은 2001년 포스트시즌에서 각각 1.52 ERA, 1.12 ERA를 기록하며 월드시리즈를 이끌었죠. 커트실링은 6경기에 나와 4승 무패, 랜디존슨은 6경기에 나와 5승 1패를 기록했네요. 에이스의 존재가 그런 것입니다. 


커쇼는 카디널스 상대로 4번의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커쇼는 7회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7회 무너지는 징크스를 보여주었습니다. 다저스가 강력해 보였던 이유는 바로 커쇼가 있기 때문인데요, 다저스의 강점이 약점이 되고 말았네요. 커쇼가 카디널스에게 당한 트라우마를 딛고 일어서 샌디 쿠펙스같은 투수가 되어줄 수 있을까요? 커쇼가 카디널스를 이기려면 너클볼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네요.


커쇼 눈물 강판



2. 감독 & 터너의 부재

돌팅리는 정규시즌 특히 팽팽한 승부에서 투수 교체를 제대로 못했고, 포스트시즌에 쓰지도 못할 브라이언 윌슨을 8회 매번 꽂아 놓고 믿는 놈만 쓰는 이런 미련한 짓을 계속해 왔습니다. 매팅리는 올 시즌 내내 적절한 작전을 쓰지 못하고 마냥 아끼며 내일을 준비했어요. 매팅리는 내년 스프링 캠프에 쓰려고 저스틴 터너를 포스트시즌 내내 아꼈나 봅니다. 


류현진 경기에서도 투수 교체를 제대로 못해 지고 말았습니다. 왼손타자에 무조건 왼손투수만 내는 무능함을 보여줬어요. 선발 왼손 투수 다음에 또 왼손 불펜으로 교체한 점은 결과론을 떠나서 좋지 못한데요, 류현진보다 더 강력한 공을 던지지 못하는 투수라면 교체한 투수의 공이 더 쉬워 보일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스캇 엘버트는 좋지 못한 슬라이더를 던지다 홈런을 맞고 말았죠. 


라인업부터 잘못되었습니다. 타격감 좋은 애들이 뭉쳐있어야하는데 그러질 못했죠. 특히 테이블 세터 디 고든과 푸이그의 타율은 각각 .176와 .250였어요. 곤잘레스도 타율 .188로 좋지 못했던 건 마찬가지였죠. 출루가 안되니까 찬스가 만들어지지 않고 점수마저 내지 못했네요. 결국 그 감좋던 저스틴 터너는 겨우 2타석만 할당받았네요. 


돌팅리는 저스틴 터너를 활용 못한 것은 정말 비난 받아야 합니다. 백업이라는 이유로 팀내 최고의 타율을 자랑하는 저스틴 터너를 겨우 2타석만 출전시켰습니다. 이런 감독을 가진 팀은 월드시리즈로 올라 갈 수 없습니다. 타격감 좋지 않은 고든을 터너를 기용해야 했죠. 그리고 고든은 중요한 승부처에 대주자로 써야 했어요. 다들 그걸 아는데 왜 돌팅리만 모를까요? 저스틴 터너가 2014년 위기의 다저스를 구했는데 말이죠.


돌팅리는 투수교체 실패, 작전 부재, 이름값 위주의 기용, 라인업 패착, 저스틴 터너의 부재 등입니다. 선수들이 잘 할때는 감독 필요 없죠. 내버려 두면 됩니다. 하지만 안될때는 감독이 개입해야합니다. 매팅리 감독은 어제 경기에서 볼판정이 마음에 안든다고 항의하고 퇴장이라도 당해야 했어요. 상대팀 매써니 감독은 마무리 투수가 위기 상황에서 볼 2개가 나오자 흐름을 끊기 위해 마운드를 재정비하는 등 이길려고  세세한 부분마저 놓치지 않고 노력했어요. 


3루에 디고든, 1루에 크로포드가 있어요. 타율 .188 치는 타격감 좋지 않은 3번 타자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머리에 스쳐 지나가더군요. 크로포드가 2루로 도루하는 거죠. 이때 빈틈을 노려 3루 자주 디고든이 홈스틸해야했어요. 2루로 볼 던지면 무조건 뛰는거죠. 상대 실책을 유발하게 해야했죠. 몰리나가 작전을 눈치채고 아예 2루로 던지지 않을 경우 주자 2,3루가 되어 1루가 비게 되죠. 투수와 포수는 유인구 승부를 할겁니다. 만루가 됩니다. 만루에서는 장타라도 나오면 2점 이상 들어오게 되죠. 한번 시도해봐야 했어요. 


매팅리는 요행만 바랄뿐이죠. 커쇼 얼굴만 쳐다보고 커쇼가 해주길 바라고, 터너를 대타로 올리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되나요? 


3. 타선

다저스 타선 문제 많았습니다. 포스트시즌 다저스 팀타율은 .285입니다. 카디널스 팀타율은 .238였어요. 그런데 졌습니다. 다저스는 4경기에서 15점을 냈고, 카디널스는 18점을 냈기 때문이죠. 커쇼 및 불펜도 문제였지만, 그들이 힘들 때 점수만 내주면 되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2점내고 어떻게 이기길 바라나요? 어제는 1점 냈나요? 정말 한심합니다. 


디비전시리즈 3경기에서 이긴 팀은 3점을 낸 팀이었어요. 포스트시즌에서 팀타율은 1위이지만, 득점권 타율은 .195입니다. 반면 카디널스는 .310네요. 게다가 카디널스의 OPS 1.049네요. 카디널스는 득점권에서 홈런을 3개나 만들었고 득점은 13점을 얻었어요. 다저스는 카디널스보다 1.4배나 많은 타석을 가졌지만, 9점 밖에 만들지 못했어요. 



푸이그 눈물


앞서도 언급했지만, 타선 중심에 있는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부진이 참 컸습니다. 그리고 테이블 세터의 성적이 너무 저조했죠. 상대팀 1번 타자 맷 카펜터 홈런 3개 7타점에 OPS 1.537을 기록한 반면 디 고든은 .263의 출루율을 기록했어요. 대체자가 없으면 모르겠지만, 저스틴 터너라는 보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포스트 시즌 내내 활용하지 못했어요. 저스틴 터너는 에이스급 상대 고타율을 기록한 에이스 킬러입니다. 적어도 3차전부터는 저스틴 터너를 기용해야 했어요. 


2014/09/24 - [GameDay] - 저스틴 터너, 내가 바로 에이스 감별사 (링크)


4. 불펜

다저스가 7월 트레이드 시장에서 괜찮은 불펜을 데려고 올 줄 알았어요. 제일 취약한 부분이 불펜이기 때문이죠. 월드시리즈를 바라보는 팀이라면 그들의 약점을 메우고 갈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쓰지도 못할 5선발 퇴물 투수만 2명 데리고 왔어요. 다른 팀은 포스트시즌을 위해 대형 트레이드가 있어요. 노력 자체도 없었습니다. 


이번 포스티시즌에서 불펜이 약한 팀은 살아 남지 못했어요. 디트로이트가 그랬구요, 에인절스가 그랬습니다. 다저스도 불펜이 약한 팀이라 8회가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8회도 오기 전에 7회에 다 털렸네요. 연봉 1위팀에서 적어도 승리조 불펜은 강해야하는데 2이닝을 맡아줄 불펜 투수가 없었습니다. 다저스는 헛돈만 쓴거죠. 그전에 매팅리의 투수교체가 좋지 못한 것이 1차적인 책임이죠. 


브랜든 리그를 제대로 활용해야 했죠. 7회에 브랜든 리그를 내고 못 막으면 배아즈를 투입해야했어요. 물론 결과론이긴 하지만, 매팅리 감독은 위험할때만 땅볼 유도를 위해 리그를 찾았는데 위기 상황이 오기전에 먼저 막아야 했죠. 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니까요. 


불펜에서 쓰지도 못할 선수들을 잔뜩 모아서 유망주들도 테스트 못해보고 있어요. 현재 불펜 1위를 리고 있는 캔자스시티를 벤치마킹해야합니다. 물론 그들도 언젠가는 털리겠지만 0.75 ERA를 기록하며 현재 1위이죠. 캔자스시티 불펜 대부분이 그들의 팜에서 길러진 자원인 것을 생각하면 다른 팀에서 버려진 선수들을 데려와서 기회를 줄 것이 아니라 다저스 팜에 있는 선수들을 메이저리그로 올려 키워야 합니다. 


5. 포수 야디어 몰리나

야디어 몰리나는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볼배합, 프레이밍을 보여주었어요. 정말 다저스 타선을 잘 요리했죠. 몰리나는 교활한 여우 같았어요. 특히 다저스 타선이 득점권 타율이 저조한 이유는 몰리나의 볼 배합이 빛을 바랬기 때문입니다. 몰리나는 치려고 덤비는 다저스 타선의 욕망을 적절히 가지고 놀았어요. 다저스는 몰리나에게 당했어요.


볼배합도 좋았지만, 낮은 공 프레이밍은 물론이고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마저 스트라이크를 만들어 주었어요. 몰리나는 오른손 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을 포수 미트 가운데로 받는 게 아니라 미트 오른쪽으로 받아 시각적으로 심판에게 빠진 공이 아니였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몰리나는 살짝 미트를 안쪽으로 밀어넣는 프레이밍을 하죠. 




2014/05/20 - [야구 지식] - 경기 망치는 잘못된 볼 판정, 피치 프레이밍 (링크)



프레이밍하기에 어려운 공은 낮은 볼입니다. 프레이밍 못하는 포수는 대부분 낮은 공을 받고 더 밑으로 미트를 떨어뜨리고 다시 위로 올립니다. 이러면 좋은 판정을 받기 힘들죠. 몰리나는 낮은 공을 받자마자 1인치도 미트를 내리지 않은채 바로 끄집어 올리더군요. 반면 A.J. 엘리스는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공도 프레이밍 때문에 볼로 판정 받곤 합니다. 


몰리나는 투수가 몰리고 어려울 때마다 투수를 안정시키고 작전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흐름을 끊지 않았더라면 다저스가 유리해질 것 같았어요. 몰리나는 무너져가는 투수들까지 살려내었습니다. 우승을 위한 5가지 조건 중 포수가 들어가 있는데요, 몰리나를 보면 왜 포수가 끼어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야디어 몰리나 카디널스



우승에 필요한 5가지 조건이 1번타자, 4번타자, 에이스, 마무리, 포수라고 이야기 하는데요, 다저스는 마무리 빼고 좋지 못했네요. 앞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외에도 수비가 중요한데 투수들을 도우는 그런 수비가 나오지 못했죠. 켄자스 시티는 정말 신기에 가까운 수비를 보여주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다저스는 타력빼고 약점이 많아 보이네요. 다저스는 장점인 타력마저도 카디널스보다 못했어요. 결국 단점은 단점대로 들어났고 장점은 전혀 살려보지도 못하고 가을 야구를 접고 말았습니다. 결국 카디널스에게 발목이 잡혀 작년과 똑같은 결과를 현실로 받아들어야하는 처지에 놓였네요. 더 슬픈 것은 내년에도 다저스 감독은 바뀌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다저스팬들은 한해 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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