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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이야기

영화 머니볼 신화와 사이영상

영화 머니볼은 스몰 마켓 구단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연봉 공룡 구단인 뉴욕 양키스와 2001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를 맞붙는 데서 출발합니다. 


스크린 전면에 "양키스 $114,457,768 vs $39,722,689 애슬레틱스"라는 두 팀의 연봉을 비교하는 수치를 보여줍니다. 애슬레틱스는 첫 2경기에서 양키스를 이겼지만, 연속 3패로 리버스 스윕을 당해 포스트 시즌 첫 관문도 통과하지 못한 채 끝이 납니다.


애슬레틱스의 2002년 시즌은 암울한데요, 팀의 간판타자인 제이슨 지암비가 팀에 있을 때도 디비전 시리즈에서 양키스를 이기지 못했는데요, 설상가상으로 지암비는 뉴욕 양키스로 FA 계약을 맺습니다. 


중견수 조니 데이먼은 보스턴과 FA계약을 했고, 34세이브를 했던 마무리 투수 제이슨 이스링하우젠은 세인트루이스와 FA계약을 합니다.


MONEYBALL NYY OAK

영화 머니볼 신화와 사이영상



애슬레틱스는 이 세 명의 구멍을 메워야 했습니다. 제일 급한 것은 제이슨 지암비의 대체선수를 찾는 것이었죠. 지암비는 WAR 부분 1위를 차지했는데요,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9.1이고 팬그래프스 기준으로는 9.2였습니다. 2001년 메이저리그를 지배했던 타자였죠. 2001년 MVP에 지암비가 될만한 성적이었지만, 이치로가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하고 말았죠. 


이치로의 MVP 수상은 두고두고 논란이 되는 투표였는데요, 이치로는 타율 1위, 안타 1위, 도루 1위, 타석 및 타수 1위를 기록했습니다. 지암비는 WAR 1위, 출루율 1위, 장타율 1위, OPS 1위, 2루타 1위, 볼넷 1위, 장타 1위 등을 기록했습니다. 이치로의 안타와 볼넷 개수를 더하면 272개고 지암비의 안타와 볼넷 수는 307개가 됩니다. 


Rank

Name

Tm

Vote Pts

1st

Share

WAR

G

AB

R

H

HR

RBI

SB

BB

BA

OBP

SLG

OPS

1

이치로

SEA

289

11

74%

7.7

157

692

127

242

8

69

56

30

0.350

0.381

0.457

0.838

2

지암비

OAK

281

8

72%

9.1

154

520

109

178

38

120

2

129

0.342

0.477

0.660

1.137

2001년도 MVP 투표 결과


지암비의 스탯을 보면 이치로보다 타율은 8리 낮지만, 출루율(OBP)은 이치로보다 거의 1할이나 높은 .477에 해당합니다. 정말 엄청난 수치입니다. 영화 머니볼 이론에서는 출루율을 중요하게 여기는데요, 출루율이 1할이나 높은 지암비가 이치로보다 저평가 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탯만 보면 지암비가 좋아보이지만, 신인이었던 이치로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공격, 수비, 주루 어느하나 못하는 게 없었죠. 그것도 일본에서 메이저리그에 처음 데뷔한 선수가 첫해 놀라운 성적을 올렸으니 주목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치로가 개인 기록을 넘어 시애틀을 이기는 팀으로 바꾸고 놓았습니다. 


올해 일본에서 활약중인 이대호의 득점권 타율은 .235로 매우 좋지 않은데요, 일본 언론은 소속팀이 선두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대호가 득점권에서 타율이 낮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치로 선수는 당시 득점권 타율이 .445로 엄청났습니다. 이치로가 시애틀에 가세해서 팀을 변화시켰고 시애틀은 그해 메이저리그에서 흔치 않은 승률 .716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합니다. 이런면이 MVP 투표단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죠. 


MONEYBALL

영화 머니볼, 스카우터를 신뢰하지 않는 빌리 빈 (브래드 피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단장 빌리 빈은 지암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빌리 빈: 지암비를 대신할 선수를 찾는 건 불가능하다니까요. 여러 선수를 조합해서 새로운 지암비를 만들어내야 해요.


빌리 빈은 지암비, 데이먼, 올메도를 대신할만한 선수를 찾기 위해 출루율을 적극으로 활용합니다. 이 세 선수의 출루율은 지암비 .477, 데이먼 0.324, 올메도 0.291입니다. 이 선수들의 출루율 합은 1.092이고 평균 출루율은 0.364가 됩니다. 저 출루율을 메우기 위해 출루율이 높은 선수를 기용합니다. 제레미 지암비와 데이빗 저스티스 그리고 스캇 해티버그로 결정합니다. 


제이슨 지암비 1B .477, 조니 데이먼 CF 0.324, 올메도 사엔스 UT 0.291, 출루율 합은 1.092

제레미 지암비 OF 0.391, 데이빗 저스티스 LF 0.333, 스캇 해티버그 1B 0.332, 출루율 합은 1.056


빌리 빈은 세이버 매트릭스에 기반을 두고 저평가되는 선수를 기용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야구를 추구하려 시도했습니다. 빌리 빈은 팀 승리를 위해 선수들에게 출루를 위해 많은 볼넷을 강조합니다. 선발 투수를 지치게 하려고 많은 공을 던지도록 요구합니다. 기대 득점이 떨어지는 번트를 하지 말라고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도루하지 말라고 하죠. 번트 타구를 잡으면 2루 대신 1루로 던지라고 가르쳤고, 상대 팀 실책을 유도하도록 조언합니다. 


빌리 빈은 불펜 투수 리카르도 링컨이 저평가되었다는 이유로 2002년 7월 말 트레이드 사장에서 링컨을 데려오고 좌완 불펜 투수 마이크 벤나프로를 타팀으로 보냅니다. 그리고 영화는 아메리칸 리그 최고 연승 기록인 20연승에 초점을 맞춥니다. 애슬레틱스는 아메리칸 리그 103년 역사상 최초의 위업을 달성한 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2년 아메리칸 리그 서부 지구 우승 후 플레이오프에 진출합니다. 그 해 오클랜드는 팀은 양키스와 같은 103승을 기록하며 저비용 고효율 야구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디비전 시리즈에서 미네소타에게 패배해 머니볼을 한계를 보여주었습니다. 


빌리 빈 : 가난한 구단이 우승하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난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


이 영화에서 2002년의 지구 우승과 20연승 신화는 빌리 빈이 트레이드해 온 선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빌리 빈이 추구했던 출루율로 보면 2002년에 트레이드로 모두 메운 것처럼 보이는데요, WAR를 보면 부족함이 보입니다. 이 부족함을 채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오클랜드 3인방의 엄청난 활약이었습니다. 


출루율 비교 

2001년: 제이슨 지암비 1B .477, 조니 데이먼 CF 0.324, 올메도 사엔스 UT 0.291, 출루율 합은 1.092

2002년: 제레미 지암비 .390 -> 메이블리 .322, 저스티스 .376, 해티버그 .374, 출루율 1.072~ 1.140


WAR 비교

2001년: 제이슨 지암비 war 9.1, 조니 데이먼 war 2.4, 올메도 사엔스 war 0.0,  총 war 11.5

2002년: 제레미 지암비 0.6 -> 존 메이블리 1.9, 데이빗 저스티스 1.6, 스캇 해티버그 3.4, 총 war 7.5
            (지암비 제외)


빌리 빈은 영화에서 추구하는 출루율 가치를 무시하고 제레미 지암비는 팀 분위기를 망친다는 존 메이블리와 트레이드 합니다.


영화에서는 오클랜드 영건 3인방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던 이유는 빌리 빈 중심의 성공 신화를 그린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야구팬들은 2000년도부터 2003년까지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섰던 큰 이유가 팀 허드슨, 배리 지토, 마크 멀더로 구성된 영건 3인방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영건 3인방이 팀을 떠나기 시작했던 2005년도부터 오클랜드의 암흑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영화 머니볼은 모순이 많은 영화입니다. 지암비와 영양가 없던 2명의 선수는 대체할 수 있었지만, 평균 15.6승을 해주던 영건 3명은 대체할 수 없었으니까요. 머니볼 영화는 영건 3인방에 편중된 시각을 빌리 빈의 업적으로 끌고 오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Barry zito tim hudson mark mulder

년도

팀 허드슨

마크 멀더

배리지토

합계

2000

20

9

7

36

2001

18

21

17

56

2002

15

19

23

57

2003

16

15

14

45

2004

12

17

11

40

합계

81

81

72

234

오클랜드 3인방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승수 합계


영화 머니볼에서는 치열했던 2002년 9월 순위 경쟁과 영건 3인방의 활약에 대해서는 상세히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베리 지토는 영건 3인방 중 23승을 거두며 아메리칸 리그에서 다승왕을 차지합니다. 그 해 지토는 각종 지표에서 1위를 했던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제치고 사이영상을 수상합니다. 


2002년 사이영상 후보 스탯

페드로 마르티네즈: 20승 4패, 2.26 ERA

데릭 로우: 21승 8패, 2.58 ERA

배리 지토: 23승 5패, 2.75 ERA


Rank

Name

Tm

 Pts

1st

%

WAR

W

L

W-L%

ERA

G

GS

IP

H

R

ER

HR

BB

SO

HBP

WHIP

ERA+

1

지토

OAK

114

17

81%

7.2

23

5

0.821

2.75

35

35

229

182

79

70

24

78

182

9

1.134

158

2

페드로

BOS

96

11

69%

6.5

20

4

0.833

2.26

30

30

199

144

62

50

13

40

239

15

0.923

202

3

로우

BOS

41

0

29%

7.2

21

8

0.724

2.58

32

32

219

166

65

63

12

48

127

12

0.974

177


2002년 사이영상은 페드로 마르티네즈, 데릭 로우, 배리 지토 3파전이었습니다. 이 세 선수의 스탯이 참 재미있는데요, 마르티네즈는 비율 스탯이 좋고 지토는 누적 스탯이 좋고 로우는 두 선수의 스탯을 나눈 것 같은 성적이었습니다. 투표 결과를 보면 지토가 114점, 페드로가 96점, 로우가 41점으로 지토의 압도적인 승리는 아니었죠.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비록 패했지만, 투표단의 많은 지지를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02년 사이영상의 결과가 최근까지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이영 수상자 중에서 200이닝을 넘기지 못한 건 메이저리그가 파업으로 시즌이 중단된 1981년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의 192.1이닝과 1994년 데이비드 콘의 171.2이닝뿐이고 나머지는 사이영 수상자는 모두 200이닝 이상 채웠기 때문에 200이닝이 사이영상의 최소 요건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2002년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지토보다 비율 스탯에서는 기록이 앞섰지만, 페드로보다 3승과 30이닝이 더 많은 지토가 사이영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페드로가 199.1이닝으로 선발 투수에게 상징성 있는 200이닝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사이영상을 내줘야 했다고 주장하고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이영상의 기본 지표가 200이닝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당시 사이영상의 논란은 200이닝을 달성했느냐가 중심은 아니였습니다.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200이닝을 달성하지 못해서 사이영상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 할 수 있는데요,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함께 작용했습니다. 먼저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 보면 2002년 AL WEST에서는 오클랜드, 시애틀, 에너하임(LAA)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순위 다툼이 얼마나 치열했느냐면요, 8월 20일부터 21일 양일간 승차가 같은 공동 1위 팀이 모두 3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전까지 1위를 고수했던 시애틀은 계속 하락세를 보였고, 에인절스는 주춤거리다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습니다. 오클랜드는 영화 머니볼에서 화려하게 조명받았던 20연승 8월 13일에 시작해서 9월 4일까지 이어졌습니다. 그 기간에 오클랜드는 1위로 올라섰습니다.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뒷심도 무시무시했는데요, 추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에인절스는 8월 29일부터 9월 15일까지 무려 16승 1패를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었지요. 9월 12일부터 오클랜드와 애너하임은 승차 없는 공동 선두가 되었고, 9월 15일 에너하임이 1위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에너하임은 9월 19일부터 2위로 추락하며 오클랜드에 선두를 빼앗기고 말았죠. 


피 말리는 3파전 속에서 결국 오클랜드가 시애틀과 애너하임을 제치고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의 막이 내려졌습니다. 오클랜드가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20연승 때문이었습니다. 위 그래프만 보더라도 20연승의 힘을 잘 알 수가 있습니다. 영화 머니볼에서는 20연승의 중심을 빌리 빈 단장 위주로 그려왔지만, 가장 핵심이었던 선수는 선발 투수 영건 3인방이었습니다. 



2002년 AL 사이영 수상자 배리 지토


20연승 기간에 오클랜드 영건 3인방 팀 허드슨은 5번 선발에 4승, 마크 멀더 4번 선발에 4승, 배리 지토는 5번 선발에 4승를 거두었습니다. 치열했던 9월에는 베리 지토가 6번 선발에 4승, 팀 허드슨이 5번 선발에 3승, 마크 멀더는 6번 선발에 3승을 거두었습니다. 영건 3인방 중에서 배리 지토는 엄청난 커브를 앞세운 23승을 달성합니다. 마크 멀더는 19승, 팀 허드슨은 15승을 기록합니다. 


사이영상 후보였던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소속된 보스턴은 와일드 카드 경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치열한 경쟁이 있던 9월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부상으로 3번밖에 뛰지 못했습니다. 선발투수들은 보통 한달에 5~6경기를 나갈 수 있습니다. 페드로는 경기에 나가려는 의지가 강했지만 코칭 스태프가 허락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선발 투수들이 한 시즌에 보통 33경기 정도 소화하는데요, 페드로는 30경기만 소화했습니다. 이닝 소화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은 평균 7이닝 이상 던지는데요, 페드로는 약 6 2/3 이닝정도만 소화한 셈이죠. 


배리 지토가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제치고 사이영상을 받은 이유는 다음과 같이 해석되고 있습니다. 


1. 페드로보다 3승이 더 많다. 

2. 페드로보다 선발이 5번 더 많고 30이닝 더 많이 던졌다. 

3. 아메리칸 리그 최초 20연승 프리미엄 효과

4. 아메리칸 리그 서부 지구 1위로 포스트 시즌 진출

5. 페드로보다 강팀과 경기에서 5번 더 많이 나왔다. 

6. 페드로가 부상으로 보스턴의 포스트 시즌 진출에 공헌하지 못했다. 


만약 페드로와 지토의 팀 사정이 바뀌었다면 어땠을까요? 보스톤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고 오클랜드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면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사이영상을 수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순수 기록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이영상은 사람이 투표합니다. 강한 임펙트가 사이영상 투표단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합니다. 페드로가 200이닝을 못 채워서 사이영상에 실패했다가 보다 20연승을 포함해서 오클랜드의 영화같은 지구 우승이 더 많은 투표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겁니다. 



PEDRO martinez cy young

페드로 마르티네즈 사이영상 수상연도 1997, 1999, 2000 


보스턴 팬 

3승 3패로 균형을 이룬 월드 시리즈 7차전의 선발투수를 페드로 마르티네즈로 낙점할 것인가, 아니면 배리 지토가 적임자인가? 오클랜드 지역팬을 제외하고, 나머지 야구팬들 중 이 문제의 답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 올해 아메리칸 리그 MVP로 꼴찌팀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선정되는지 한번 두고 지켜볼 일이다.


시간이 흘러 흘러 200이닝 미만의 사이영상 수상자는 메이저리그가 파업했던 비정상적인 기간 외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이영상 최소이닝은 1999년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213.1이닝입니다. 200미만을 기록한 사이영상 수상자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불문율처럼 200이닝 이상이 사이영상 최소 판단 기준으로 보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그리고 2002년 사이영상에서 페드로가 지토에게 밀렸던 이유가 200이닝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났습니다. 당시 오클랜드의 20연승과 포스트 시즌 진출 그리고 보스턴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전혀 언급 없이 말이죠. 


미국 언론은 커쇼를 위대한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찬양하기 바쁩니다. 얼마 전 ESPN에서 "커쇼는 살아있는 역사책이나 다름없다. 만약 커쇼가 이 성적을 유지하며 시즌을 마친다면, 야구 역사상 여러 항목에서 가장 위쪽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라며 극찬을 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커쇼가 200이닝을 달성하지 못할 거라는 이유로 사이영상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오가고 있습니다. 찾아보니 미국팬 중에도 있더군요.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죠. 어차피 사이영상 투표단은 미국 야구 기자 협회의 기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최근 미국 언론에서는 커쇼가 사이영상과 MVP를 둘 다 받아야 한다고 기사들이 마구마구 쏟아지고 있습니다. 


Kershaw deserves NL's Cy Young and MVP <MLB.com>

Why Clayton Kershaw is actually the favorite to win the NL MVP <LA Times>


올해 커쇼가 보여주었거나 앞으로 보여줄 기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4년 8월 30일 기준

노히트 노런 경기 점수 역대 2위에 해당

- 1위 케리 우드 1998년 105점, 1안타, 0볼넷, 삼진 20개

- 2위 클레이튼 커쇼 2014년 102점, 0안타, 0볼넷, 삼진 15개, 핸리 라미레즈 에러 1개

- 3위 맷 케인 2012년 101점, 0안타, 0볼넷, 삼진 14개,  퍼팩트


1점대 평균 자책점 2년 연속 (라이브볼 시대, 1920년 이후)

그랙 매덕스 1994~1995, 샌디 쿠팩스 1963~1964, 할 뉴하우저 1945~1946


연속 무실점 41이닝 다저스 역사상 역대 3위 

- 1위 오렐 허샤이저, 59이닝 1988년

- 2위 돈 드라이스대일, 58이닝 1968년

- 3위 클레이튼 커쇼, 41이닝 2014년


연속 퀄러티 스타트(QS) 

6월 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이후에는 14경기 연속 QS


최근 4년간 사이영상 1위-2위-1위-1위 달성한 수상자

- 랜디 존슨 1999~2002 4연속, 그렉 매덕스 1992~1995 4연속,
   페드로 마르티네즈 1997~2000 4연속 (1위-1위-2위-1위)


현역 선수 중에서 통산 1위하고 있는 것들

승률, ERA, ERA+, WHIP, FIP, 9이닝당 안타, 9이닝당 홈런


메이저리그 전체 스탯 순위 

bWAR 1위 7.4

투수 bWAR 1위 7.0 

ERA 1위 1.73 

다승 1위 16승

승률 1위 .842

WHIP 1위 0.837 

9이닝당 안타 2위 6.248, (1위 쿠에토 6.151)

9이닝당 볼넷 4위 1.283 

9이닝당 삼진 2위 10.822 (1위 다르빗슈 11.349)

삼진 7위 194개 (5위 스트라스버그 202개, 6위 쿠에토 199개)

완투 1위 6번

완봉 3위 2번

EAR+ 1위 207

FIP 1위 1.82 

Adj. Pitching Runs  1위 35점

Adj. Pitching Wins  1위 4.1승

RE24(Base-Out Runs Saved40.34점 1위

REW(Base-Out Wins Saved) 5.0 1위 

WPA(Win Probability Added ) 4.4 1위





사실 커쇼는 시즌 초부터 핸디캡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정상적으로 스프링 캠프를 치르지 못하고 호주까지 날아가 남들보다 더 일찍 개막전을 시작했습니다. 커쇼 상대 투수로 결정된 애리조나 패트릭 코빈은 개막전을 준비하는 과정인 스프링 캠프에서 부상을 당해 한해를 쉬게 되었고, 커쇼도 부상을 당해 6주를 잃어버리게 되죠. 류현진도 부상을 당했습니다. 다저스와 애리조나는 호주 개막전으로 인해 많은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커쇼는 이러한 핸디캡을 이겨내고 1968년 밥 깁슨 이후 46년 만에 역사적인 MVP와 사이영상 동시 수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커쇼가 8월에 보여주었던 것처럼 평균 8이닝을 시즌 말까지 던질 수 있다면 201 1/3이닝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후반부에 더 강한 커쇼이지만 200이닝을 못 채울 수도 있습니다. 만약 커쇼가 200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모든 스탯에서 압도적인 모습으로 사이영상과 MVP를 동시에 석권한다면 분명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커쇼가 MVP에 앞서 있는 것은 훌륭한 기록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커쇼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2014/08/28 - [GameDay] - 커쇼 트리플 크라운 잡힐 듯 말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