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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

류현진, 또다시 천사의 날개를 꺾다.

류현진이 압도적인 투구로 L.A. 에인절스 타선을 농락했습니다. 정말 팬들이 미칠 수밖에 없는 그런 기가 막힌 경기였어요. 팬의 입장에서 이번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자면, 1차전에서 필승 카드 그레인키의 패배로 잘해야 2승 2패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2차전에서는 다저스의 자부심이자 자존심인 커쇼가 천사네 강타선을 제압하지 못하고 평소와 다르게 안타와 점수를 허용했죠. 


이번 시리즈에서 최고의 투수 커쇼와 최고의 타자가 맞붙어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메이저리그 넘버원 타자 마이크 트라웃(fWAR 6.0, 1위) 상대로 3타수 2안타를 허용하며 체면을 구겼습니다. 투쟁심이 높은 커쇼는 인터뷰에서 트라웃이 좋은 타자라며 자신의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습니다. 다저스 팬 입장에서는 커쇼가 2안타를 맞아 자존심이 꺾여있었습니다. 


트라웃의 대항마 푸이그는 굴욕적인 경기를 보여줬죠. 푸이그는 워낙 천재성을 가진 선수라 현재보다 더 많이 성장해줄 것으로 평가받고 있죠. 트라웃과 푸이그의 비교 글은 언제나 트라웃 팬의 승리로 귀결되죠. 트라웃은 올스타에 나가 MVP를 먹었지만, 다저스 팬이 기대한 푸이그는 홈런 더비에서 홈런을 0개 치고, 올스타전에서 3타수 3삼진을 당해 푸이그를 투표한 팬을 머쓱하게 만들었어요. 또 푸이그가 작년 한 해 도루 1개를 기록한 알버트 푸홀스 상대로 외야 플라이 타구를 잡고 1루에서 2루 진루를 허용하는 창피를 당했어요. 홈에서 5:0으로 패한 것도 분한데 자기 팀 선수가 창피를 당했으니, 팬들은 어떻게 하든지 이런 굴욕적인 일을 되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푸이그 굴욕 장면, 푸홀스의 놀림에 기분 상했던 푸이그


다저스 5선발인 댄 하렌이 나와 7.1이닝 동안 3안타를 맞고 1실점 하며 천사네 날개를 짓밟았습니다. 다저스가 악의 세력인가요? 써놓고 보니 표현이 참 그렇네요. 만약 엔젤스의 상징이 타락한 천사 루시퍼라면 적절한 표현이 되겠네요. 천사네는 엔젤스이고 타락한 루시퍼를 지칭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글을 써내려가겠습니다. 다저스 팬들은 마음이 조금 풀렸을 겁니다. 하지만 류현진 경기에서 트라웃이 날아다닌다면 심기가 불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죠. 트라웃이 경기를 지배한다면 댄 하렌의 호투가 한낱 신기루일 뿐입니다. 


더군다나 트라웃은 류현진 선발 경기에서 자신의 생일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트라웃은 자신이 태어난 날 홈런을 쳐왔고, 다저스 팬은 트라웃 생일에 절대 안타를 내어주지 않았으면 했죠. 에인절스는 1년 사이에 다저스보다 승률이 더 높은 팀으로 거듭났고 승률 1위 팀 오클랜드를 위협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최강팀 중에 한 팀입니다. 이런 팀과 올해 4경기 중 마지막 경기에 류현진이 나서게 되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3승 1패로 엔젤스에 대한 다저스 자부심을 1년 동안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집니다. 





류현진은 팬들의 눈높이를 너무나 상승시켰어요. 류현진이 스몰 마켓 팀에 있다면 1선발이나 2선발 역할을 맡고 있겠죠. 그 팀에게는 류현진이 절대적 존재이자 자존심 같은 존재가 되어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다저스는 다르죠. 커쇼나 그레인키를 경기를 보면서 비교되는 대상이 류현진입니다. 더군다나 류현진이 좋은 투구를 자주 해왔기에 7이닝 3실점 하면 아쉽다는 평이 주류를 이룹니다. 류현진이 눈높이를 너무 올려놓아 무실점 경기 아니면 큰 감흥이 일지 않네요. 


류현진이 지난 7월 27일 자이언츠 경기에서 6이닝 3실점 하며 승리 투수가 되었는데요, 켄 거닉 mlb.com 다저스 담당 기자는 커쇼와 그레인키는 무실점해서 승리투수 자격이 있었고 류현진이 없었는데 승리했다는 식의 내용을 돌려서 이야기했어요. 류현진의 팬 입장에서는 기사를 갈기갈기 찢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기분 나쁜 기사였어요. 이번엔 두 명의 선수가 7이닝 3실 하고 류현진이 7이닝 무실점을 거두었는데요, 어떤 기사를 쓸지 궁금했는데 켄 거닉 이름의 기사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커쇼가 7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는데요, 7개의 안타가 모두 패스트볼로 만든 안타였죠. 에인절스는 커쇼를 무너뜨리기 위해 패스트볼이 나올 타이밍에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둘렀습니다. 경기 초반 커쇼와 A.J. 엘리스 배터리는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늘렸고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패스트볼을 선택했죠. 패스트볼을 노린 에인절스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고, 그 뒤부터 배터리는 볼 배합 패턴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에인절스 타자는 전형적인 아메리칸 스타일로 공격을 해왔죠. 커쇼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부럽게 느껴집니다. 만약 커쇼가 체인지업까지 완벽했더라면 에인절스 타자들이 패스트볼만 노리지 못했을 겁니다. 에인절스 타자들은 커쇼를 공략하는 방법 중 한 가지를 보여줬던 거죠. 


다저스 그레인키 커쇼 류현진


예전 글에서 류현진의 슬라이더와 커브의 움직임이 강력해져 쉽게 공략할 수 없고, 제구력만 뒷받침된다면 앞으로 좋은 투구가 예상된다고 이야기했는데요, 그 이후 제구가 아주 좋지 못했던 디트로이트 경기를 제외하고는 경기를 쉽게 내주는 일은 없었습니다. 류현진은 매팅리 감독에게 엄청난 신뢰를 받고 있고, 허니컷 투수 코치는 커쇼와 투수 몇 명을 제외하고는 류현진보다 나은 왼손 투수는 없다고 류현진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현재 류현진의 스터프 자체는 정상급입니다. 체인지업은 원래 잘 던졌던 투수이고 하드 슬라이더가 아주 강력하고 커브 또한 구위 자체는 베켓과 커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그래서 제구력만 동반된다면 쉽게 털 수 없는 투수가 바로 류현진입니다. 최근 류현진의 호투가 늘 기대됩니다. 


이번 경기에서 류현진의 볼 배합과 결정구가 새롭게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에인절스 해설진들은 류현진에게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바깥쪽 공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기 전, 1회말, 4회말 총 3번이나 언급했습니다. 올해 류현진을 상대하는 팀이 바깥쪽 승부를 염두에 둔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류현진은 타자들이 바깥쪽을 노리고 온다는 느낌을 받았고 실제로 결정구로 썼던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이 안타로 맞아 나가기도 했죠. 그래서 몸쪽에 예리하게 들어가는 하드 슬라이더를 장착했고, 그 이후 체인지업까지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누렸습니다. 



류현진은 지난 시카고 컵스 경기에서 체인지업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고, 이번 경기에서도 체인지업이 효자 노릇을 했습니다. 류현진과 앨리스 배터리는 구종마다 최소 투구수를 두어 상대가 볼배합을 분석해서 한가지 구종을 노리지 못하게 전략적으로 던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슬라이더가 좋은 날 슬라이더만 던지지 않았습니다. 


체인지업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타자들은 날아오는 공이 무엇인지 그 짧은 시간에 반사적으로 알고 행동합니다. 커브는 각이 커서 쉽게 노출되는 공입니다. 팔각도가 높아지면 커브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어떤 타자들은 공의 실밥을 보고 구종이 무엇인지 파악하기도 합니다. 슬라이더의 경우 회전 방향 때문에 점하나(dot)가 생기기 때문에 슬라이더라고 눈치채는 거죠. 



왼쪽부터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투심 슬라이더, 포심 슬라이더

왼쪽부터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투심 슬라이더, 포심 슬라이더


그럼 체인지업은 어떨까요? 체인지업을 던질 때 미세하게 팔 각도가 밑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만약 2도 정도 차이 난다면 그 짧은 순간에 2도 차이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체인지업 실밥은 어떨까요? 체인지업은 패스트볼처럼 백스핀이 일어나기 때문에 패스트볼인지 체인지업인지 구분해 낼 수 없습니다. 2개 중에 한 개를 찍어야 해요. 커쇼가 류현진 체인지업을 칭찬할 때 같은 투구 폼에서 나오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이 체인지업인지 알 수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다른 구종에 비해 부상 위험도 현저히 적습니다. 다들 잘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이런 이유로 메이저리그에서 오프 스피드 구종 중 스플리터보다는 체인지업이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류현진 선수의 주요 투구 내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회 마이크 트라웃과는 매우 어렵게 승부했는데요, 스트라이크존 근처의 좋은 볼로 유인했습니다. 트라웃은 좋은 선구안을 보여주었고 3-0으로 몰리게 됩니다. 3-0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잘 건드리지 않는데요, 류현진은 여기서 과감하게 한가운데 스트라이크를 던져 3-1을 만듭니다. 여기서 타자는 압니다. 투수가 제구력이 좋지 못해 볼을 던진 게 아니었음을 알게 되죠. 이제 스트라이크로 오는 공에는 스윙을 할 것입니다. 


포수는 가운데 낮게 요구합니다. 그런데 류현진의 공이 한가운데 몰렸습니다. 순간 실투라는 것을 알았는데요, 내야 뜬공이 되고 말았습니다. 타이밍의 싸움에서 거둔 승리였죠. 바로 이겁니다. 트라웃은 투수가 불리한 볼카운트인 3-1에서 패스트볼을 생각했고 패스트볼 타이밍에 배트를 휘둘렀죠. 그래서 정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패스트볼 다음 체인지업을 던져 비록 한가운데 들어갔지만 정말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타자가 노리는 구종이 오지 않으면 한가운데 들어와도 뜬공으로 물러나고 맙니다. 


류현진이 트라웃에게 던졌던 공은 체인지업은 패스트볼 움직임과 거의 똑같은 구위를 가지고 있었어요. 수평, 수직 움직임이 모두 바로 전 투구인 패스트볼과 거의 흡사했습니다. 차이는 구속이었죠. 91마일 패스트볼 다음에 83마일 체인지업을 던졌습니다. 


1회 마이크 트라웃

1회 마이크 트라웃


1회 알버트 푸홀스 상대로 패스트볼 하나, 커브볼 2개를 던졌습니다. 3구째 들어간 커브볼이 가운데에서 조금 낮게 들어갔습니다. 푸홀스의 배트에 맞는 순간 홈런 아니면 장타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결과는 좌익수 플라이 아웃이었죠. 푸홀스에게 던진 커브볼은 수직 움직임 즉 낙폭은 류현진 올해 평균가 비슷했는데요, 수평 움직임이 매우 좋았습니다. 푸홀스가 타이밍이 맞지 않을 정도로 수평 움직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타구가 정타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되네요. 


1회 알버트 푸홀스

1회 알버트 푸홀스


4회 마이크 트라웃 상대로 3-1로 좋지 못한 볼카운트를 가져갔습니다. 포수는 낮은 볼을 요구했으나 5번째 공과 6번째 공이 바깥쪽 높게 형성되는 좋지 못한 공이었습니다. 트라웃이 의외로 그 공에 헛스윙하며 삼진을 당합니다. 류현진은 영리하게도 구속을 높였습니다. 5번째 공이 92마일이었고, 6번째 공이 무려 94마일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마이크 트라웃의 핫존을 보면 바깥쪽 높은 공에 타율이 현저히 낮습니다. 되는 날은 원하는 대로 제구가 되지 않아도 좋은 결과로 이어집니다. 

4회 마이크 트라웃

4회 마이크 트라웃


마이크 트라웃 핫존


4회 알버트 푸홀스 상대로 모든 구종을 골고루 쓰며 상대했습니다. 1-2 상황에서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선택했습니다. 푸홀스는 낮게 제구된 좋은 슬라이더를 좋은 배트 컨트롤로 가져갔고 3루수 키를 넘기며 안타가 되는듯 했지만, 유리베의 살사댄스의 리듬과 함께 정확한 점프로 아웃을 잡아냈습니다. 류현진이 푸홀스 상대로 정말 좋은 공을 던졌는데 푸홀스가 아주 잘 대응하네요. 


4회 알버트 푸홀스

4회 알버트 푸홀스


6회 1사 1루 상황에서 마이크 트라웃 상대로 체인지업, 커브볼, 패스트볼로 볼카운트 2-1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포수는 바깥쪽 낮은 패스트볼을 요구했고, 류현진은 몸쪽으로 쏠린 낮은 패스트볼이었죠. 결과 내야 땅볼이었습니다. 어쩌면 트라웃이 포수가 원했던 대로 바깥쪽을 노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아니면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류현진 공을 더 치기 어렵네요. 최고의 타자는 류현진 손에 3번이나 아웃이 되었습니다. 


6회 마이크 트라웃



6회 2사 1루 상황에서 타격감 좋은 푸홀스를 만났는데요, 주자가 1루에 있기 때문에 장타를 피하고자 바깥쪽 위주의 볼 배합을 가져갔습니다. 푸홀스는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형성된 체인지업을 잘 받아쳤고 결과는 2루타가 만들어졌죠. 문제는 선택의 폭이 좁았다는 것인데요, 몸쪽으로 붙이면 장타를 맞을 것 같고 바깥쪽으로 승부해서 아웃되면 좋고 맞더라도 단타를 허용하자는 볼 배합인 것으로 보입니다. 


6회 알버트 푸홀스

6회 알버트 푸홀스



6회 2사 2,3루 상황에서 류현진은 4번 타자 상대로 볼카운트 3-1로 몰린 상황에서 타자는 노려야 할 타이밍이었습니다. 1루가 비어 있기 때문에 굳이 정면 승부를 할 이유는 없었는데요, 포수는 바깥쪽 낮은 코스를 요구했고, 류현진은 거의 한가운데 공을 던졌어요. 류현진 경기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95마일이 이번 타석에서 2번이나 나왔습니다. 95마일 공을 타자가 쳤고 그 결과는 좌중간 펜스를 향해 날아갔어요. 


푸이그가 중견수가 아닐 때는 저 코스는 늘 펜스 플레이를 해왔던 곳이었죠. 푸이그가 뛰어가서 잡는가 했는데 계속 더 뛰어갔어요. 느낌이 좋지 않은데요, 2점을 헌납할 것 같았어요. 그런데 푸이그가 점프했고 집중력을 잃지 않고 그 공을 잡아 낸 겁니다. 대단한 중견수죠. 다른 팀에서 보아 왔던 중견수 수비 명장면을 다저스 외야에서 목격하고 있네요. 놀랍습니다. 캠프나 반 슬라이크였다면 그냥 2점 헌납하는 거죠. 



푸이그의 미친 수비가 2점을 세이브시켜주었는데요, 유격수 미구엘 로하스 손에서 또 엄청난 수비가 나왔습니다. 처음에 라인업을 보고 살짝 당황스러웠어요. 디 고든이 라인업에 없었고 미구엘 로하스가 보였기 때문인데요, 상대 투수가 왼손인 것을 확인한 뒤에는 정말 수긍이 가는 좋은 라인업이었습니다. 라미레즈가 최근 수비를 잘해주고 있지만, 골드 글러브를 받을만한 수비력은 아닙니다. 미구엘 로하스는 미래의 골드 글러브를 받을만한 수비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정확히 3개의 타구를 건져냈죠. 유리베의 점핑 수비도 일품이었죠.




이런 좋은 수비가 아니었으면 오늘 경기 접전 상황으로 전개되어 쉽지 않은 승부가 되었을 것입니다. 수비의 도움이 없었다면 류현진이 2~3점 정도 내줄만한 경기였죠. 다저스는 현재 아메리칸 리그 스타일인가 봅니다. 천사네와 3차전에서는 외야수 판타스틱4가 한 경기에 모두 들어와 쉬어갈 타자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4차전에서는 지명타자로 들어온 핸리 라미레즈가 결과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미구엘 로하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최강 타선 LA 에인절스 상대로 다시 좋은 팀인 것을 증명했습니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지명타자 제도로 경기를 펼칠 때 보여줄 수 있는 오른손 투수 최강 라인업과 왼손 투수 상대 최강 라인업을 만들어 냈네요. 이번 3차전과 4차전 경기가 정말 팬들을 미치게 하는 그런 경기였는데요, 특히 4차전은 류현진 경기라서 더더욱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류현진의 오늘 공 구위를 살펴보면 패스트볼의 구속이 아주 좋았습니다. 슬라이더의 수직 움직임은 평소보다 하드슬라이더로 위용을 떨쳤던 7월 13일 경기보다 1인치 덜 떨어졌고, 체인지업의 움직임은 패스트볼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최악의 구위를 보여주었습니다. 체인지업과 패스트볼의 구속차는 좋았습니다. 커브볼은 구위가 최고였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체인지업의 구위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제구력과 볼 배합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경기였습니다. 


천사가 지상 세계로 내려왔네요. 왜냐하면, 그들은 류현진에게 두 쪽 날개를 모두 꺾였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