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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메이저리거/류현진

류현진 체인지업 코스별 변화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계속 지켜보고 있습니다. 살펴보니 한가지 문제가 아니라 여러 부분이 좋지 않더군요. 그래서 어떤 한 부분이 문제라고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전부 망라해서 종합적인 글 하나로 쓰려고 시도했으나 너무 방대해서 엄두가 안 나더군요. 그래서 개별적인 글을 적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한 부분 떼어서 짧게 여러 편 쓰는 걸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최근 PITCH/fx 위주로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최근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요, 무엇이 문제인지 다른 선수의 체인지업과 비교를 해보았습니다. 


A선수는 류현진의 체인지업보다 수직 움직임이 훨씬 좋았는데요, 이 선수와 비교해 차이가 나는 것은 가속도였습니다. 


예를 들어 류현진의 가속도 수치가 az = -25였다면 A선수의 가속도 수치는 az = -30이었습니다. 가속도의 마이너스 수치가 큰 체인지업이 더 큰 수직 움직임을 보였어요. 즉, 아래로 더 낮게 떨어졌죠. 무엇이 가속도의 변화를 가져다주는지 아직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네요.



류현진 체인지업 코스별 변화



PITCH/fx 부분은 다음 글에서 다루어 보기로 하고, 코스별 체인지업 변화부터 다루어 보겠습니다. 


아래는 체인지업 코스별 투구인데요,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습니다. 2013년도에는 26.35%가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갔다면 2014년도에는 29.24%가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갔네요. 약 3%가 차이 납니다. 



2013년 체인지업 코스별 투구 비율  2014년 체인지업 코스별 투구 비율

체인지업 코스별 투구 비율, 왼쪽: 2013년, 오른쪽: 2014년 7월말까지


아래는 체인지업 피안타율 비교인데요, 스트라이크존 안에서 피안타율 증가가 돋보이네요. 2013년도에는 가운데와 높은 공을 제외하고 피안타율이 낮았습니다. 2013년도 스트라이크존의 피안타율은 0.154인 반면, 2014년도 스트라이크존의 피안타율은 0.388을 보이고 있네요. 2014년도 스트라이크존 밖 피안타율은 0.229이고 2013년도에는 0.182를 기록했네요. 


2013 스트라이크존 피안타율 0.154 / 스트라이크존 밖 피안타율 0.182

2014 스트라이크존 피안타율 0.388 / 스트라이크존 밖 피안타율 0.229


2014년 스트라이크 존이 피안타율의 증가는 구위 저하로 보입니다. 스트라이크존뿐만 아니라 스트라이크존 밖에서도 피안타율이 증가가 되었습니다. 구위 저하로 설명되지 않는다면 운으로 볼 수 있는데요, 운으로 보기에는 코스별로 골고루 피안타율이 올랐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사항은 바깥쪽 낮은 코스죠. 2014년도에는 피안타율 0.583를 기록했는데요, 이 수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비정상적인 수치입니다. 흐름상 저 부분은 2할대 근처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게 정상적인 수치입니다. 저 코스는 치기 힘든 코스인데도 불구하고 피안타율이 섬처럼 홀로 크게 올라와 있네요. 한가운데 스트라이크인 마냥 저 바깥쪽 낮은 코스를 쳤다는 겁니다. 해석하면 류현진이 좋은 공을 던졌는데 운이 나빴거나 타자들은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류현진이 결정구로 쓰는 체인지업을 대비했고, 저 코스를 집중 공략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2013년 체인지업 코스별 피안타율  2014년 체인지업 코스별 피안타율

체인지업 코스별 피안타율. 왼쪽: 2013년, 오른쪽: 2014년 7월말까지


타자들이 바깥쪽 낮은 코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한 흔적은 헛스윙 비율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헛스윙은 타자가 속을 때 흔히 나오는데요, 바깥쪽 낮은 코스를 속지 않고 있어요. 재미있는 게 바깥쪽 낮은 코스에 헛스윙 비율이 10%인데요, 위로는 40%고 아래는 54.55%의 헛스윙 비율을 기록하고 있네요. 해석하지만 바깥쪽 낮은 코스만 노린 것 같습니다. 바깥쪽 낮은 코스 주변이 헛스윙 비율이 작년보다 더 높아요. 


2013년 체인지업 스윙 중 헛스윙 비율   2014년 체인지업 스윙 중 헛스윙 비율

체인지업 스윙 중 헛스윙 비율. 왼쪽: 2013년, 오른쪽: 2014년 7월까지 


작년 류현진은 체인지업으로 위기 탈출을 해왔는데요, 삼진을 잡아내거나 필요할 때 더블 플레이를 만들어 냈습니다. 류현진이 낮게 던지는 체인지업은 타자들의 땅볼을 유도해내게 좋은 볼입니다.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이 라인드라이브로 맞아 나가고 있어요. 즉 중심에 맞아 나갔다는 이야기입니다. 바깥쪽 낮은 볼의 라인드라이브 비율이 63.64%입니다. 또 그 코스의 장타율이 .667(2013년 .205)입니다. 타자들이 딱 저 코스를 노린 거죠. 작년보다 아무리 구위가 하락했다지만, 저 코스를 노리지 않고서야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없습니다. 아니면 운이 나쁜 거겠죠.



2013년 체인지업 라인드라이브 비율  2014년 체인지업 라인드라이브 비율

왼쪽: 2013년 체인지업 라인드라이브 비율, 오른쪽: 2014년 체인지업 라인드라이브 비율


마지막으로 류현진의 체인지업 BABIP을 살펴보겠습니다. 


BABIP은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약자인데요,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을 나타냅니다. 타자가 친 공이 페어 지역 안에 떨어진 경우만 계산합니다. 인플레이와 무관한 홈런과 삼진은 제외합니다. 페어 지역 안에 떨어지는 희생타는 포함합니다. 안타 중에서 홈런은 빼고, 타수 중에서 홈런 친 타수와 삼진 당한 타수를 뺍니다. 희생타는 인플레이 된 타구이므로 타수에 더해 줍니다.


BABIP = (안타 - 홈런) / (타수 - 삼진 - 홈런 + 희생타)


BABIP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팬그래프스 칼럼니스트인 스티브 슬로윈스키(Steve Slowinski)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합니다.


첫째, 수비수의 능력이다.

둘째, ‘운’이다. 텍사스성 안타 같은 경우가 여기 해당된다.

셋째,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동안 선수 개개인이 겪는 ‘변화’다. 시즌 도중 타격이나 투구폼을 바꿀 수도 있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구속이나 파워가 늘어날 수도 있다. 또 약점이 노출되거나 보완되면서 성적에 변화를 겪을 수도 있다. [참조: BABIP란 무엇인가, 신명철]


류현진의 BABIP을 피안타율과 비교하면 바깥쪽 낮은 코스의 수치가 단연 돋보입니다. 돌이켜보면 빗맞은 타구가 안타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었죠. 수비수들 도움 못 받은 적도 있었고, 또 구위 저하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상대 타자들이 노림수를 보였죠. BABIP으로도 바깥쪽 낮은 코스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려주네요.


2014년 체인지업 코스별 피안타율   BABIP

왼쪽 피안타율과 오른쪽 BABIP의 비교 


류현진의 체인지업 코스별 변화를 살펴보았는데요, 구위 저하의 흔적이 있었고, 타자들이 바깥쪽 낮은 볼을 노렸던 흔적을 찾을 수 있었고, 약간 운까지 없었다는 것을 BABIP이 보여주고 있네요. 


구위 저하: 피안타율, 라인드라이브 비율, BABIP

타자 노림수: 피안타율, 라인드라이브 비율, 헛스윙 비율 

운 없음: BABIP


다음 편 2부는 류현진의 체인지업 부활의 열쇠라는 주제로 체인지업 피안타율과 볼 배합 패턴을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