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리안 메이저리거/오승환

오승환 2002년 김병현 넘어설까?

현재 오승환의 활약을 지켜보면 마무리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김병현이 떠오른다. 김병현의 전성기는 짧았지만, ESPN 선정 8대 마구로 회자될 정도로 김병현의 임팩트는 어마어마하다. 


2000년대 초반 약물 복용으로 메이저리그에 홈런 타자가 즐비하던 시절 김병현이 마구로 불리웠던 업슛과 프리즈비 슬라이더로 삼진잡았을 때 통쾌함과 짜릿함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김병현이 메이저리그에 뛰던 그 시절 메이저리그는 외계 행성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리그였다. 김병현은 그런 리그에서 만화에서나 등장할법한 마구를 현실 세계에서 던졌다. 


2000년 김병현의 삼진 능력은 K/9이 14.14(20이닝 이상)로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였다. 랜디 존슨은 김병현의 삼진잡는 능력이 자신보다 더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했으며 그해 랜디 존슨은 K/9=12.56를 기록했다. 


오승환 2002년 김병현 넘어설까?


김병현의 마구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메이저리그에서 던져서는 안되는 반칙이었고 퇴출의 대상이었으며 현재 전설로 남아있다. 


김병현은 젊은 나이인 20대 초반에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다면 오승환은 만 33세인 나이에도 불구하고 BK에 버금갈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 큰 활약하고 있다. 


오승환이 얼마나 멋진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 2002년 김병현과 비교해보자. 


[표1] 오승환 최종 예상 성적, 김병현 2002년 성적


오승환은 현재 64.1이닝, 3승 2패, 1.82 ERA, WHIP 0.85, 12세이브 14홀드를 기록 중이다. 이 성적을 늘려보면 [표1]과 같은 최종 예상 성적이 나온다. 


오승환과 김병현의 스탯을 비교해보면 참 많이 닮아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도 비슷하고 오승환의 세이브와 홀드를 합치면 김병현의 세이브 숫자와 비슷해진다. 평균자책점 또한 유사하다. 동시대 활약하지 않은 오승환과 김병현의 평균자책점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는 최근 몇 년간 투고타저시대였다. 2014년(3.74 ERA)을 기점으로 리그 평균자책점은 매해 조금씩 올라 올해는 4.21 ERA를 찍고 있으며 투고타저라는 말이 무색하게 2000년대 시절로 되돌아 왔다. 2002년 리그 평균자책점은 4.28로 올해와 비슷해 오승환과 김병현의 기록을 동일 선상으로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메이저리그 새로운 타고투저의 시대 오승환의 기록은 의미가 크다. 시대를 초월해 김병현과 오승환을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는 스탯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런 용도의 스탯에는 ERA+와 ERA-가 있다. 


ERA+와 ERA-는 스탯은 ERA처럼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이다. ERA+는 한 투수의 평균자책점이 리그 평균자책점보다 얼마나 좋은지 혹은 나쁜지 보여주는 지표이고 ERA-는 ERA+의 반대 개념의 스탯이다. 여기에 파크팩터가 적용된다. 



ERA+ = lgERA / ERA * 100

ERA- = ERA/ lgERA * 100


ERA+ = 100*100 / ERA-

ERA- =  100*100 / ERA+


같은 평균자책점라도 타고투저에서 나온 결과라면 더 의미를 가진다. 1930년 이후 타고투저가 가장 극심했던 2000년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기록한 1.74 ERA는 리그 평균자책점이 4.77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큰 가치를 가진다. 이것을 ERA+로 계산하면 291로 라이브볼 시대 최고 기록이다. 


[표2] 오승환 2016년, 김병현 2002년 성적


오승환은 2002년 김병현의 ERA+와 ERA-를 아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ERA+는 100이 리그 평균 자책점을 의미하며 오승환 ERA+는 227로 리그 평균보다 2.27배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3] 오승환 2016년, 김병현 2002년 성적


불펜 투수에게 잘 어울리는 스탯인 WPA(Winning Probability Added)를 살펴보자. WPA는 상황별 기대 승률 변화를 누적한 지표이다. 김병현이 오승환보다 1.78배 높다. WPA에서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WPA가 누적스탯이기 때문이다.  


WPA가 높은 김병현은 마무리로서 터프한 상황에 많이 올라 승리를 지켜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승환은 처음부터 마무리 투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발생한다. 오승환은 불펜 투수 중 WPA 부분 11위에 올라있다. 


[표4] 오승환 vs 김병현 구종 가치


오승환과 김병현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잘 던진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표4]에서 오승환의 구종 가치를 보면 시즌을 다 마친 성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김병현만큼 좋은 공을 던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승환은 불펜 투수 중 패스트볼 구종가치 5위, 슬라이더 구종가치 9위에 올라있다. 


[표5] 오승환 2016년, 김병현 2002년 성적 

WAA(Wins Above Average), bWAR(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fWAR(팬그래프 기준), eWAR(ESPN 기준)


[표]5에서 두 선수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살펴보자. FIP 기반인 fWAR에서 오승환은 김병현의 fWAR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bWAR와 eWAR에서 김병현의 기록을 넘어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의 bWAR 4.1은 불펜 투수로서 매우 높은 수치이며 2008년 마리아노 리베라 bWAR 4.3을 기록 한 후 4.1 이상 넘는 불펜 투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오승환은 마구를 던졌던 김병현만큼 센세이션하지 않지만 새로운 타고투저 시대에 김병현만큼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시즌 후 오승환의 성적표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Copyright ⓒ 베이스볼젠 BaseBallG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