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에서 야구 대표팀의 1차 목표는 3승, 8강 진출이었습니다. 미국과 경기에서 아쉬운 오심때문에 패하고 말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쿠바와 이겨 4강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야구 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김인식 감독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단기전에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을 논할 수 없지만 50%라고 가정하면 김인식 감독은 100%에 해당하는 게 아닐까요?
김인식 감독이 국대 감독을 맡게 되면 코칭스태프를 어벤져스급(?)으로 꾸릴 수 있습니다. 투수 코치 선동렬, 송진우, 타격 코치 이순철, 배터리 코치 김동수, 1루 주루 코치 김평호, 3루 주루 코치 김광수가 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메이저리거 추신수, 류현진(부상), 강정호(부상)가 빠졌지만, 메이저리그에 진출을 앞두고 있는 박병호, 이대호, 김현수, 손아섭 등이 있어 타격에서는 해볼만 합니다.
대표팀 8강 쿠비전 승리 (사진: 김현수)
투수력은 확실히 빈약합니다. 윤석민, 양현종, 오승환이 부상으로 빠졌고 도박 스캔들로 인해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까지 제외되었습니다. 위기가 기회라 어쩌면 세대교체를 위한 절호의 찬스일지도 모릅니다.
투수 부분에서 최약체로 평가받은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고 김인식 감독은 지옥의 조였던 B조에서 살아남았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B조에 편성된 4팀이 모두 A조를 꺾고 4강에 올라 간 것을 생각하면 분명 쉽지 않은 상대였습니다.
김성근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선전하고 있는 김인식 감독에게 "역시 김인식 감독이다. 대단한 결과다"라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1차전 일본 경기와 2차전 미국 경기에 패했습니다. 1차전 이야기를 하면요, 대표팀은 쿠바와 연습 경기를 2차례 가졌지만 강속구 투수가 없어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1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일본팀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를 맞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고 그 때문에 힘들어했습니다.
야구 대표팀 김인식 감독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1차전 외에는 다 해볼만한 경기였고 김인식 감독의 전략 및 전술이 돋보였습니다. 언론에서 김인식 감독의 찬사가 끊이지 않네요. "투수 교체 매의 눈을 가졌다", "신들린 투수교체", "작두 불펜", "SUN 매직에 춤추는 마운드", "아귀 딱딱 맞는 계투 운용", "명불허전, 국민 감독의 현란한 마운드 운영", "무조건 4강 보장, 김인식 감독은 국대야구 '미다스의 손'"
선발 투수가 흔들릴 경우 과감하게 교체했습니다. 멕시코 경기에 나선 이태양이 점수를 내주며 흔들리자 주저하지 않고 임창민, 차우찬, 정대현, 이현승으로 불펜 경기를 했습니다. 1점 승부였던 경기라 불펜 교체는 매우 중요했습니다.
패하긴 했지만 미국전에서 김인식 감독의 선수 기용은 빛났습니다. 7회 선두타자 이대호가 바뀐 투수 상대로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포수 양의지 대신 손아섭을 기용합니다. 손아섭은 자신의 할일이 무엇인지 잘 숙지 했고 왼손 타자 상대로 좋지 못했던 투수 처치 상대로 볼넷으로 걸어나갑니다.
김인식 감독은 2루에 있던 이대호를 대주자로 바꾸고 희생번트로 주자 2,3루를 만듭니다. 민병헌의 싹슬이 안타로 2점을 얻어 동점을 만들게 됩니다. 어쩌면 뻔해보이는 전략일 수 있지만, 정말 적절한 교체였고 승부수였습니다.
쿠바전을 돌이켜보면 빠른 선발 투수 교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1아웃만 잡으면 이닝이 종료되고 선발 투수 장원준이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투수 교체를 단행했습니다. 임창민, 차우찬, 정대현, 이현승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을 가동했고 무실점으로 쿠바 타선을 잘 막아주었습니다.
상대가 익숙해질만한 타이밍에 다른 유형의 투수를 올려 상대가 흐름을 탈만한 상황에서 제대로 끊어주었습니다. 왼손 기교파 투수에 타이밍이 맞춰져 있다가 오른손 강속구 투수가 나오고 또 왼손으로 교체했다가 다시 오른손 언더핸드 투수가 나오니 타이밍 잡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쿠바 1번 타순부터 시작하는 8회가 중요했습니다. 차우찬이 2루타를 맞자 김인식 감독은 바로 정대현으로 교체합니다. 3번 타자 유니에스키 구리엘(Yunieski Gurriel)은 7년만에 정대현을 또 만나야했습니다. 김인식 감독이 의도한 대결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묘한 교체였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피와 살이 떨리게 했던 마지막 승부, 정대현은 가운데 살짝 몰리는 실투를 던졌고 다행스럽게도 병살타가 되어주었습니다. 정대현과 구리엘의 7년만의 승부 또한 똑같은 유격수 앞 땅볼이 되고 말았습니다. 정대현은 8회 무사 2루 상황에서 나와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습니다.
김인식 감독이 쿠바전에서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선발 포수로 양의지를 선택한 것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2008년 강민호가 국대 마스크를 쓸 당시에 2015년 정도에는 박경완, 진갑용 같은 포수가 되어있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강민호는 많은 국대 경험을 뒤로하고 수비와 공격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양의지를 주전 포수로 앉힌 것이 공수에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경기였던 쿠바전에서 주전 포수 강민호를 벤치로 돌리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김인식 감독은 과감하게 양의지를 주전 포수로 올렸습니다.
대한민국은 일본과 4강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상대는 메이저리그 1선발급으로 100마일 투수 오타이 쇼헤이가 나옵니다. 모든 일정이 일본 위주로 맞추어져있고 일본에서 하는 경기라 분명 어려운 경기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있을 일본 경기의 승패로 인해 김인식 감독이 이룬 성과가 묻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김인식 감독의 투수 교체는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2006년 WBC 미국과 2라운드 경기에서 절묘한 투수 교체 타이밍으로 미국 올스타로 구성된 막강 타선을 막아내기도 했습니다. 김인식 감독이 보여주는 야구는 마치 단기전에서 좋지 못한 패를 들고 승리하는 타짜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김인식 감독에게 진짜 특별한 것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선수들의 동기 부여입니다. 병력 혜택이 있다면 마음이 절실할텐데요, 명분이 약한 프리머이12는 친선 야구 경기로 분류되며 동기 부여가 잘 되지 않습니다. 스포츠조선에 기재된 익명의 야구인 인터뷰는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프리미어12에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런 분위기에서 기존 엔트리에 들어가 있는 선수는 물론 새로 뽑힌 선수들도 대회 참가가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프리미어12 대회는 특히 동기 부여가 크지 않다. 단지 애국심을 내세워 국가와 한국 프로야구를 위해 뛰어달라고 주문한다면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 부여를 심어주고 있습니다. 2009년 WBC 감독 선임 당시 아무도 대표팀 감독을 맡지 않으려고 했고 결국 김인식 감독은 "국가가 있어야 야구도 있다."한다는 말을 남기며 독이 든 성배를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강이라는 신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김인식 감독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생각하고 움직여 달라는 것입니다. 이 상식만 지켜진다면 아무런 문제 없이 좋은 결과가 만들어질 거라고 말이죠. 김인식 감독은 우리가 갖고 있는 실력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달려있는데 선수들에게 이런 부분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고 합니다.
8강에서 쿠바를 넘어선 선수들은 이제 도쿄로 향했습니다. 대표팀은 개막전에서 일본팀에게 패한 것이 강한 동기 부여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내친김에 숙적 일본을 꺾고 프리미어12 우승까지 해내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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