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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메이저리거/류현진

류현진 자이언츠전 호투 요인 분석

류현진고국을 위해 던졌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너무 분통스럽고화가 납니다. 야속한 봄날, 아직 꽃 피워 보지도 못한 어린 친구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그 세월을 등에 지고 묵묵히 자신의 투구를 한 류현진이 자랑스럽습니다외국에 계신분들은 잘 아시겠지만외국에서 고국의 소식을 듣게 되면 왜곡되거나 부풀려져서 전해지곤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전쟁이 곧 날 것 같은 영상을 편집하여 보여주곤 하더군요류현진도 이국 땅에서 충격이 더 클것으로 생각됩니다나라 밖에 있으면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클수 밖에 없습니다 




류현진 세월호


류현진은 이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복수전을 확실히, 그것도 제대로 해줬습니다. SF전에 2이닝 8실점 6자책한 경기를 완벽하게 잊게해준 멋진 투구를 보여줬습니다. 지난 애리조나 디백스부터 팀 페드로위츠와 호흡을 맞추었고, 2경기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번 경기에서 좋았던 볼배합이 그대로 샌프전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류현진의 피칭을 돋보이게 했던 페드로위츠의 볼배합도 칭찬도 하고 싶습니다. 



류현진 투구 기록표 (FF = Four Seam Fastball, SL = Slider, CU = Curve, CH = Chang-up)류현진 투구 기록표 (FF = Four Seam Fastball, SL = Slider, CU = Curve, CH = Chang-up)



저번 애리조나전에서 호투 요인을 3가지로 분석했는데요, 이번 샌프전에도 이런 좋은 호투 요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구종을 같은 코스로 던지지 않았구요, 좌우 공략, 높낮이 공략, 대각선 공략이 좋았습니다. 이번 샌프전에는 애리조나전보다 체인지업을 더 많이 던졌습니다. 커브의 구사율이 조금 올라왔고, 애리조나전에 효과적으로 사용했던 슬라이더가 줄어든 반면 패스트볼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왼쪽: 2014-04-17 샌프전, 오른쪽: 2014-04-11 애리조나전


이번에는 다른 각도로 호투 요인을 2가지로 분석해봤습니다. 


1. 몸쪽 승부가 좋았습니다. 

2. 좌우 컨트롤이 높은 공의 실투를 상쇄시켰습니다. 


몸쪽 승부가 많았던 경기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들은 대부분 몸쪽 승부를 즐겨하는 편입니다. 몸쪽 승부를 하게 되면 타자가 치게 되더라도 먹히는 타구가 많이 나오는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또 몸쪽으로 위협해서  타자의 밸런스가 흐트러지게 만들어 바깥쪽 승부를 합니다.  하지만 몸쪽 승부를 잘못하게 되면 홈런이나 장타로 이어질수도 있는 위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몸쪽을 쓰지 않으면 지난 샌프전처럼 타자들이 바깥쪽만 노리게 되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수 밖에 없습니다. 류현진처럼 컨트롤이 뛰어난 투수는 몸쪽 승부를 자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이미 애리조나전에서 보여주었습니다. 


왼쪽: 좌우코스, 오른쪽: 높낮이


위에 표는 류현진의 투구를 좌우 위치와 상하 위치를 구분하여 분류하였습니다. 류현진은 이번 샌프전에서 바깥쪽 볼을 31개 몸쪽 공은 훨씬 많은 42개를 던졌습니다. 이 몸쪽 공은 이번 샌프전의 호투를 가능하게 했던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류현진은 징크스가 될만큼 1회에 부진한 모습을 보여줘 왔는데요, 이번에도 1회에 위기상황이 있었습니다. 산도발 타석때 몸쪽 승부한 공으로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 내며 2아웃을 잡습니다. 이 때 똑같은 코스에 똑같은 공을 던지지 않았습니다. 전부 다른 구종의 공을 던졌다는 것이 얼마나 산도발과의 대결에 배터리가 집중했냐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지난 경기에서 왼손 투수 JP하우웰이 산도발이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 공을 잘 받아쳤습니다. 5구째 류현진이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을 던졌고, 산도발이 반응하여 파울로 걷어 내던 시점에 중계진이 묘하게도 산도발이 JP 하우웰이 던졌던 바깥쪽 낮은 볼을 안타로 연결 시키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바깥쪽만 생각하던 산도발은 6구째 몸쪽으로 오는 높은 볼을 치는데요, 산도발의 배트 안쪽에 맞으면서 먹힌 타구가 나와 유격수 터너쪽으로 데굴데굴 굴러갑니다. 마음 먹은대로 제구가 아주 잘 된 결정구였습니다. 


5번째 공과 6번째 공은 거리의 차이가 대각선으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고, 구속차이도 8마일(12키로)이나 납니다. 포수가 6번째 높은 몸쪽 공을 요구했었는데요, 원했던 그 코스로 정확하게 던진 류현진의 제구가 정말 돋보였던 기막힌 장면이었습니다.


1회 파블로 산도발 


여전히 2아웃 주자 2루에 두고 강타자 버스터 포지를 맞이하게 되는데요, 바깥쪽 슬라이더와 몸쪽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 2개를 잡은 후에 승부구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이 너무 빠져 볼이 되고 맙니다. 여기서 다른 구종 커브를 선택하여 중견수 플라이볼을 이끌어 냅니다. 결과는 좋았지만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커브라서 굉장히 위험했던 코스였습니다. 좀 더 커브가 낮게 들어오거나 몸쪽 패스트볼이 더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포지의 타격 타이밍을 흔들어 놓았던 것 중 하나가 한번도 똑같은 구종을 던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1회 버스트 포지 


좌우 컨트롤이 높은 공의 실투를 상쇄시키다.


이번 경기에서 낮은공이 21개, 높은공은 39개로 낮은 볼의 거의 2배를 기록합니다. 높은공 너무 많이 던졌습니다. 의도적으로 높게 던지지 않은 이상 실투로 높은 공이 들어가게 되면 장타로 이어져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합니다. 2회 2아웃 상황에서 블랑코가 친 공을 푸이그가 서커스 쇼를 하며 뒤로 겨우 잡아냅니다. 이 공은 높낮이가 조절 안된 실투였는데요, 포수가 낮은볼을 원하는 상황에서 몸쪽 높게 들어간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을 걸치며 각도도 밋밋하게 들어가 배팅볼로 되어버렸습니다. 운이 좋아 푸이그가 겨우 잡아내긴 했지만, 류현진은 다음 경기때부터 반드시 높게 제구되는 공을 줄어야합니다.


같은 코스로 들어 오는 볼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타자가 감잡지 못할때는 일부러 같은 코스를 던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타자가 적응하게되면 오히러 당할수도 있습니다. 3회 헌터 펜스와 상대할 때 패스트볼 다음, 같은 코스로 7마일 느린 슬라이더가 들어오니 헌터 펜스가 안타로 연결시킵니다. 헌터펜스가 류현진 상대로 애리조나에게 준 4안타중 절반인 2안타를 쳤는데요, 헌터 펜스가 어려운 공을 잘 치긴 잘 쳤습니다. 류현진이 5회 블랑코 상대로 던진 공은 류현진이 정말 던졌나 싶을 정도로 높게 형성된 패스트볼만 던졌습니다. 결과는 좋았지만 분명 류현진답지 못한 투구였습니다.


헌터 펜스 같은 코스로 상대블랑코에게는 패스트볼만 던짐


늦게 나마 류현진 경기를 기쁜마음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다음 경기때 더 바랄것도 없고 7이닝 2~3실점 안으로 막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사이영은 아니더라도 욕심 조금만 더 낸다면 올스타 정도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




웃음이 저절로 나오는 류현진 선수, 3승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