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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메이저리거/류현진

류현진 애리조나전 호투 요인 분석

류현진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타자의 타이밍을 제대로 뺐었다는 점입니다. 그 이면에는 기본에 충실한 정석에 가까운 볼 배합이 있었습니다. 류현진은 오늘 같이 던져야합니다. 오늘 류현진이 류현진답게 정말 잘 던졌습니다


호투 요인을 분석하면 3가지로 볼수 있습니다. 


1. 같은 구종을 같은 코스로 던지지 않았습니다.

2. 좌우 공략높낮이 공략대각선 공략이 좋았습니다.

3. 체인지업 타이밍을 역이용하여 몸 쪽 슬라이더 승부가 돋보였습니다.


류현진은 오늘 같이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어 영혼까지 털어버려야 합니다. 지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단순한 바깥쪽 볼 배합을 가져갔던 A.J. 엘리스를 지적했었는데요(류현진 경기 결과 두가지 아쉬움 링크), 류현진을 제대로 지휘한 팀 페더러비치의 볼 배합을 정말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류현진, 포수, 허니컷 투수코치, 마틴킴류현진, 포수, 허니컷 투수코치, 마틴킴 오늘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서로 이야기하고 있다.


류현진 투구 기록표 류현진 투구 기록표 (FF = Four Seam Fastball, SL = Slider, CU = Curve, CH = Chang-up)


안타 2 (패스트볼1, 슬라이더1) 삼진 8 (패스트볼2, 슬라이더2, 커브1, 체인지업3) 

파울팁을 삼진으로 넣지 않은 실수로 수정함. 삼진7->삼진8


저번 SF 경기 때 헬게이트의 시작은 앨리스의 나쁜 볼 배합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지난번 리뷰 글에서 지적했었는데요, 바깥쪽 똑같은 체인지업을 2번 던지지 말고, 몸 쪽으로 슬라이더나 패스트볼을 던져야 했다고 강조했는데요, 이 경기에서는 그런 볼 배합이 거의 없었습니다. 투수 맥카시 상대로 한번 있었을 뿐입니다. 저번 경기에서 수비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한 부분은 분명 있지만 류현진이 잘못 가져간 부분은 볼 배합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바깥쪽으로만 던져 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렇게 해서는 타자가 공에 익숙해질뿐더러 타이밍을 뺏기는커녕 노림수에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SF전 볼배합지난 SF전 볼배합의 문제점


 

지난번 리뷰 글에서 발췌


두 번째 아쉬움

1-2 볼카운트 유리한 상황에서 4번째 공을 바깥쪽 체인지업을 넣었는데 제구가 안 되어서 좀 빠졌습니다똑같은 코스로 체인지업을 던집니다마이클 모스가 진짜 잘 쳤네요노림수 가지고 있었겠지만 그래서 더욱더 아쉽습니다왜 똑같은 코스로 집어넣는지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2-2 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는 슬라이더나 안쪽으로 패스트볼을 던졌으면 좋았을 텐데요.


 

같은 구종을 같은 코스로 던지지 말라. 


볼 배합과 코스를 매번 다르게 가져감에 따라 타이밍과 타격 밸런스를 흐트러뜨렸습니다. 이번 경기 호투 분석 중 세 가지를 요약했는데요, 같은 구종을 같은 코스로 던지지 않았습니다. 좌우 공략, 높낮이 공략, 대각선 공략이 좋았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시계방향으로 던지면서 같은 구종의 볼을 던지지 않습니다. 또 대각선으로 던지면서 같은 구종의 볼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타자 입장에서는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의 패턴ARI 경기 류현진의 투구 패턴 (높낮이, 좌우, 대각선 투구와 같은 구종을 던지지 않는다.)


타자입장에서는 4가지 코스와 4가지이상의 구종을 덧붙여서 생각하게 됩니다.

4가지 코스 (같은 코스, 좌우변화, 높낮이변화, 대각선변화)

4가지 구종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1. 똑같 코스로 공략해올 것인가온다면 다른 구종이 올 것이다.

2. 좌우 공략을 해올 것인가온다면 다른 구종이 올 것이다.

3. 높낮이 공략을 해올 것인가온다면 다른 구종이 올 것이다.

4. 대각선 공략을 해올 것인가온다면 다른 구종이 올 것이다.



타자 입장에서는 찍는다면 1/16(6.25%)의 확률을 가질수 있겠네요! 이 정도 되면 공보고 공쳐야 합니다. 타자는 한쪽 코스로만 노려야합니다. 바깥쪽을 직구를 노리고 타이밍으로 가져가 변화구가 오면 커트를 하며 대처하는 그런 노림수를 가져야합니다. 이 때 몸 쪽으로 들어오면 하면서 삼진을 당하거나, 다음 투구 때 바깥쪽으로 오는 공이 멀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63번째 타자로 나왔던 애리조나의 대표타자 폴 골드슈미트와 대결에서 이번 경기 볼 배합의 백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종을 다르게 가져가면서 좌우 공략, 높낮이 공략이 빛났던 볼 배합이었습니다.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제구력 또한 빛났던 대결이었습니다.


1. 초구 커브볼 던짐.

    2. 비슷한 코스 공격 다른 구종 빠른볼 
        3. 높낮이 공격 바깥쪽 낮게 다른 구종 체인지업 
            4. 좌우로 공격 몸쪽 낮게 다른 구종 슬라이더
                5. 높낮이 공격 몸쪽 높게 다른 구종 빠른볼 


 

류현진 볼배합의 백미류현진 볼배합의 백미, 1번부터 5번까지 같은 코스와 같은 구종이 하나도 없다.

 

 

몸쪽 슬라이더 효과


오늘은 타이밍 뺏기 달인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매팅리가 말하던 커맨드의 장인이었습니다. 류현진은 오늘과 같이 투구해야합니다. 지난번 글에서도 슬라이더를 던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요, 저번 SF와 경기에서는 커맨드가 좋지 않았던 부분과 단순한 볼 배합과 바깥쪽 위주의 단조로운 피칭이 안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오늘 잘했던 부분은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써왔는데요, 바깥쪽 일변도에서 벗어나 오른쪽 타자의 몸쪽에 슬라이더를 구사하여 타자들을 제대로 눌러버렸습니다.



슬라이더 비율 증가슬라이더 비율 증가 (왼쪽: 4/11 애리조나전, 오른쪽 4/4 자이언츠전)


 

지난번과 비교해서 슬라이더를 뺀 다른 구종의 비율은 비슷한데요, 이번 경기에서는 슬라이더 비율이 약 5%에서 약 20%로 대폭 높아졌고, 슬라이더 중 우타자 기준으로 87%를 몸쪽으로 승부하였습니다. 몸쪽 승부가 이번 경기의 핵심입니다. 우타자들은 체인지업을 생각할 때 몸쪽으로 파고들어가는 슬라이더 때문에 타이밍을 뺏겨버리고 머릿속 혼란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구종을 같은 코스로 던지지 말라.”라는 야구 격언이 있는데요, 오늘은 이 격언처럼 야구의 기본기에 가장 충실했던 경기였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변형 패스트볼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하다는 이야기들이 있는데요, 변형 패스트볼을 던졌던 브랜든 맥카시는 오늘 살아남지 못했고, 클래식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류현진은 살아남았습니다. 변형 패스트볼을 많이들 던지니, 타자들 또한 익숙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류현진은 이런 변형 패스트볼 없이 정직한 구위로 승부했는데요, 커맨드와 볼배합으로 일궈낸 승리라 말할 수 있습니다. 스타일은 돌고 도는 것인데, 메이저리그도 이제 복고풍 시대가 오려나봅니다.

 

류현진 선수! 팬들이 바라던 그런 경기를 해줘서 고맙고 너무 사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