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발전의 걸림돌 KBO 사이트와 스탯의 부정확성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한국 프로 야구 기록을 보기 위해서는 KBO 공식 사이트를 사용합니다. 가끔 WAR를 비롯해 세이버메트릭스 스탯을 보러 kbReport.com을 애용하기도 하지만 KBO 사이트 정보만큼 다양하지 않습니다.
최근 관심 있는 선수가 생겼습니다. 타격 기계이자 사할도 못 치는 타자 김현수입니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온다면 상상해보셨나요? 김현수와 류현진이 함께 찍었던 왕뚜껑 CF가 문뜩 생각납니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온다면 왕뚜껑 CF 2탄이 나오지 않을까요? 생각만 해도 즐겁습니다.
김현수 선수는 올해 FA라 메이저리그로 가는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습니다. 2009년 8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김현수가 한국 프로야구 최고타자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타자다."라고 이야기 남겼습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박병호의 일거수일투족을 찍고 있지만 김현수에게는 소수의 스카우트가 관찰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현재 김현수의 스탯은 타율 .302 (23위), 홈런 7개 (31위) 입니다. 좋은 성적이지만 김현수에게 걸맞지 않은 성적이고 메이저리그가 탐낼만한 성적은 아닙니다. [2015년 6월 13일 기준]
박병호는 홈런 19개 4위, 김현수는 홈런 7개 31위로 파워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잠실 구장을 쓰고 있어서 파워에서는 손해 보는 게 분명 있을 겁니다. 그래서 김현수의 구장별 홈런 개수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럼 함께 KBO 사이트를 둘러볼까요?
2015년 6월 13일 기준
김현수가 구장별로 홈런이 몇 개 쳤는지 연도순으로 알고 싶습니다. 그러면 경기별 기록을 클릭하면 됩니다. 경기별 기록을 클릭하니 2010년부터 기록이 존재합니다. 2010년 이전 기록은 왜 보여주지 않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KBO 사이트에서 2010년 이전 기록은 왜 보여주지 않는 걸까요? 아래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사이트 중 baseball-reference.com에 있는 1927년 베이브 루스 기록입니다. 베이브 루스는 홈런 60개를 기록했고 어떤 구장에서 몇 개의 홈런을 쳤는지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베이브루스 1927년 기록 baseball-reference.com
조선 시대에 열렸던 야구 기록을 원하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KBO 사이트가 부실해도 너무 부실합니다. 그러면 있는 자료는 정확할까요? 2010년 김현수의 경기별 기록을 엑셀로 가져와 보니 충격적이었습니다. 김현수는 2010년 132경기에 출장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별 기록에서는 135경기에 출장했네요. 2경기 차이가 납니다.
김현수는 2010년 132경기에 나섰다.
구장별 홈런 기록을 보니 이대호가 9경기 연속 홈런을 친 2010년 기록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이대호 선수는 현역 선수가 아니다 보니 경기별 기록을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2015년 은퇴한 김동주의 기록 마찬가지입니다. 현역 선수가 아닌 선수들의 기록을 왜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건지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메이저리그는 이런 기본적인 스탯뿐만 아니라 공 하나 단위로 기록이 담겨있는 PITCH/fX의 기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자료를 통해서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이상이 있었는지 아니면 제대로 먹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탯캐스트(STATCAST)라는 선수 추적 기술(player-tracking technology)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스탯캐스트에서 투수가 공을 던질 때 릴리스 타임, 속도, 스핀 등을 측정하고 타자가 공을 칠 때 타구 속도, 각도, 비거리 등을 측정하고 주자가 어떤 속도로 움직였는지 보여주며 야수가 수비할 때 얼마나 효율적으로 움직였는지 보여줍니다. 이 모든 것이 복수의 카메라를 이용해 3차원 공간으로 계산하여 보여주는 것이지요. 게임에서나 즐길만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말 환상적입니다.
메이저리그는 100년이 넘는 야구 역사와 함께 다양한 스탯 사이트가 존재합니다. 야구에 대한 전반적인 기록이 모두 나와 있는 베이스볼레퍼런스가 있고 세이버메트릭스 자료가 풍부한 팬그래프스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ESPN을 비롯해 많은 곳에서 스탯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PITCH/fx를 제공하는 사이트는 브룩스베이스볼넷, 베이스볼서번트 등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메이저리그에서 모든 자료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메이저리그 야구 기자 레너드 코페트가 쓴 『야구란 무엇인가』에 "경기를 즐기려는 대중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가 없다면 프로야구는 아예 존재할 수 없다."라는 글이 생각납니다. 다양한 스탯사이트가 생겨나 많은 매체에서 질 좋은 정보가 쏟아지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관중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메이저리그처럼 훌륭한 스탯 사이트가 존재하기 힘듭니다. 스탯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경기 내용을 수집해야 합니다. 게다가 비디오로 제공되지 않은 과거 기록을 아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게다가 비디오에서 나오지 않는 투수의 구속 및 구위, 타구의 속도, 홈런의 비거리 등을 알려면 위치추적(Tracking)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런 자료들을 KBO가 제공해줘야 하지만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합니다.
프로야구 발전의 걸림돌 KBO 사이트와 스탯의 부정확성
KBO 공식기록업체가 스포츠 투아이로 선정되어 있습니다. 스포츠 투아이는 기본적인 기록뿐만 아니라 투구추적시스템(PTS, Pitch Tracking System)을 사용해 메이저리그 PITCH/fx와 같은 스탯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투아이는 기록을 수집해 가공해서 언론사에 판매하는 업체입니다. 데이터를 팔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는 업체입니다.
KBO가 투구추적시스템 데이터를 원천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추척 카메라를 설치해야 합니다. PTS 장비 및 데이터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KBO 사이트가 이런 미가공 데이터(raw data)를 제공해주지 않는다면 PTS를 이용한 훌륭한 스탯 사이트가 나타나기 힘듭니다.
LA 다저스 홈페이지, 류현진 광고
사실 이 모든 것이 돈과 결부되어 있습니다. KBO 사이트는 운영하면서 수익을 올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를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야구와 관련된 홍보가 우선이겠지만 다른 광고를 유치해서 최대한 수익 사업을 벌여야 합니다. MLB.com에서는 사용자가 불편을 느끼지 않을만한 선에서 광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MLB.com 상단 광고 우측 광고
MLB.com은 수많은 메이저리그 동영상을 제공합니다. 아래 동영상 우측 상단에 배너 광고를 하고 있고 동영상이 시작하기 전 동영상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에게 약간 불편한 감은 있지만, 유료서비스가 불가능하기에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광고를 유치해서 수익을 만들어야 합니다.
MLB.com 동영상 광고
MLB.com은 MLB NETWORK를 통해 야구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현실성 없는 이야기이겠지만, 한국 프로야구만 이야기하는 KBO 자체 방송을 만들어 야구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면 팬들에게도 유익할 뿐만 아니라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창출하는 효과도 함께 누리게 될 것입니다. TV 광고를 유치해 지속적인 수익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수익을 바탕으로 PITCH/fx를 기록할 수 있는 특수 카메라를 도입해서 야구팬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MLB NETWORK
MLB NETWORK 같은 서비스는 야구팬에게 꿈같은 일입니다. KBO 사이트에 바라는 게 있다면 현재 있는 사이트라도 관리를 잘해 야구팬이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정보만으로도 얼마든지 멋진 스탯 사이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KBO 사이트는 1차원적인 원시 스탯에서 벗어나 좀 더 가공해서 제대로 된 스탯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이건 조금만 신경 쓰면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KBO 사이트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야구 발전을 위해 raw data를 세상에 뿌려야 합니다. 게다가 KBO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스탯이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현재 KBO 사이트와 스탯의 부정확성은 프로야구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 글이 많은 분께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KBO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김현수 선수의 스탯 오류는 언제쯤 고쳐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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