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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

류현진 서프라이즈로 가득했던 두번째 시범경기 등판

2015년 3월 17일 시범경기 LAD 11 vs 11 TEX

류현진의 2번째 시범 경기 투구는 평소의 구위와 아주 달랐습니다. 류현진은 86마일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MLB.com 기록상에서는 체인지업으로 표기되었습니다.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평소와 다르게 구속 88.6마일이 나왔고 슬라이더는 84.4마일로 고속 슬라이더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구속이 너무 안 나왔어요. 


하지만 류현진의 커맨드는 첫 번째 시범경기보다 훨씬 나았습니다. 첫 번째 시범 경기에서는 구위는 괜찮았지만 투구가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되었고 류현진답지 못한 제구력이었죠. 두 번째 시범 경기에서는 류현진 투구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다저스와 텍사스 경기는 서프라이즈로 가득찬 경기였습니다.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볼 수 없는 눈쌀 지푸리게 만드는 에러들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유쾌하지 않은 경기였어요. 



류현진 서프라이즈로 가득했던 두번째 시범경기 등판

류현진 서프라이즈로 가득했던 두번째 시범경기 등판




류현진 1회 

1회 1사 상황에서 류현진이 엘비스 앤드루스 상대로 87마일 패스트볼을 높게 던졌습니다. 장타가 나올만한 코스였지만 앤드루스는 유격수와 2루수 사이를 뚫는 땅볼 타구를 만들었습니다. 


1회 류현진 vs 애드리안 벨트레

1회 류현진 vs 애드리안 벨트레

1: 86 패스트볼, 2: 83마일 슬라이더, 3: 87마일 패스트볼, 4: 83마일 슬라이더


류현진은 더블 플레이가 필요했던 상황이었습니다. 류현진은 86~7마일 패스트볼과 83마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애드리안 벨트레를 괴롭힙니다. 지난번 등판과 다르게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쓰고 있고 있습니다. 류현진은 세 번째 패스트볼을 던지고 그보다 더 낮게 슬라이더로 낚습니다. 벨트레는 3번과 비슷한 궤적으로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건들였고 병살타를 치고 말았습니다. 


류현진 2회 

2회 첫 타자부터 아주 재미있는 승부를 펼쳤습니다. 


2회 류현진 vs 카일 브랭스

2회 류현진 vs 카일 브랭스

1: 86 패스트볼, 2: 83마일 슬라이더, 3: 81마일 체인지업, 4: 89마일 패스트볼


류현진은 4번 카일 브랭스 상대로 초구를 패스트볼로 잡고 몸쪽으로 슬라이더, 낮게 깔리는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매우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1-2 변화구 타이밍에서 류현진은 바깥쪽에 걸치는 패스트볼을 던집니다. 류현진이 던지는 패스트볼은 우타자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움직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타자는 생각했던 것보다 바깥쪽으로 빠져나갔고 헛스윙하고 말았습니다. 류현진의 제구가 절묘했어요.  



2회 류현진 vs 라이언 루드윅

2회 류현진 vs 라이언 루드윅

1: 86 패스트볼, 2: 70마일 커브, 3: 88마일 패스트볼, 4: 82마일 체인지업,
5: 84마일 슬라이더, 6: 90마일 패스트볼


류현진은 5번 라이언 루드윅 상대로 바깥쪽에 공이 몰리며 볼카운트 2-1 상황이 됩니다. 패스트볼 타이밍에 류현진은 낮게 깔리는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타자는 반응하지 않았고 3-1 상황으로 몰립니다. 이제까지 던지지 않았던 슬라이더를 꺼내들어 몸쪽 낮게 던졌고 타자는 파울을 만들어 내 3-2 상황이 됩니다. 류현진은 3-2 상황에서 50%넘게 패스트볼을 던졌고 이번에도 패스트볼을 던집니다. 


류현진이 던진 6번째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걸쳤고 타자는 루킹 삼진을 당합니다. 우타자가 보기에는 그 공의 궤적은 몸쪽으로 빠지는 공이었고 볼이라 확신을 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류현진이 던졌던 포심 패스트볼은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휘었고 심판은 스트라이크 존에 걸쳤다고 판정 내렸습니다. 볼넷이라 생각하고 걸어나가려고 했던 라이언 루드윅은 한순간 바보가 되어버렸습니다. 


류현진 3회 

3회 류현진은 서프라이즈 선물세트를 한아름 받게 됩니다. 


3회 류현진 vs 로빈슨 치리노스

3회 류현진 vs 로빈슨 치리노스

1: 86 패스트볼, 2: 83마일 슬라이더, 3: 70마일 커브볼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류현진은 커브볼을 결정구로 사용합니다. 류현진은 0-2 상황에서 커브볼을 9,2%로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낮게 형성되어야했던 커브볼이 가운데 몰렸고 치리노스는 이 공을 놓치지 않고 타격합니다. 3루쪽으로 치우친 깊숙한 땅볼을 잡은 지미 롤린스는 공을 잡고 역동작으로 1루로 송구했으나 안타를 내주고 맙니다. 안드렐톤 시몬스가 아니면 아웃시키기 힘든 코스였죠. 


 

3회 류현진 vs 제이크 스모니스키

3회 류현진 vs 제이크 스모니스키

1: 85 패스트볼, 2: 79마일 체인지업, 3: 86마일 패스트볼, 4: 86마일 패스트볼,
5: 81마일 체인지업, 6: 88마일 패스트볼


류현진은 제이크 스모니스키 상대로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섞어 던졌고 바깥쪽과 낮은쪽을 공략하였습니다. 3-2 상황에서 류현진은 6번째공을 스트라이크로 던졌습니다만 볼로 판정받았습니다. 류현진은 멋쩍은 미소를 보냅니다. 류현진의 불운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류현진은 병살타를 잡기 위해 일부러 체인지업을 초구부터 던졌고 상대 선수는 번트를 성공시켜 1사 2,3루 상황이 되었습니다. 



3회 류현진 vs 레오니스 마틴

3회 류현진 vs 레오니스 마틴

1: 85 패스트볼, 2: 89마일 패스트볼, 3: 91마일 패스트볼


류현진과 제이크 스모니스키의 대결은 평범한 1루수 땅볼로 끝나야했지만 1루수 스캇 반 슬라이크는 바운드를 맞추지 못해 볼을 놓치고 맙니다. 그 사이 2,3루 주자는 모두 홈으로 들어옵니다. 만약에 에러없이 잡았다면 3루에 있던 주자를 묶어 두고 1루 베이스를 밟으면 2아웃이 되는 상황이었죠. 



3회 류현진 vs 엘비스 앤드루스

3회 류현진 vs 엘비스 앤드루스

1: 87 패스트볼, 2: 87마일 패스트볼, 3: 83마일 슬라이더


류현진이 엘비스 앤드루스 상대로 던진 몸쪽 슬라이더는 바운드가 큰 타구가 되었고 3루 저스틴 터너가 점프를 했으나 잡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1사 1,3루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류현진이 받아야할 서프라이즈 선물은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런다운 상황이 걸렸고 3루 주자를 견제하면서 2루나 1루로 던지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이 나오고 말았죠. 2루로 던져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제대로 송구하지 못했고 3루 주자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습니다. 경기 내내 개그 콘서트를 봐야했습니다. 



류현진 서프라이즈로 가득했던 두번째 시범경기 등판 하이라이트 동영상


구속 저하 

류현진은 구속 저하가 있었지만 긴급한 상황에서 91마일 패스트볼을 꺼내들었고 뛰어난 제구력과 볼배합으로 타자들을 농락했습니다. 첫 번째 시범 경기에서는 무실점이었지만 제구력이 아쉬웠고 두 번째 시범경기에서는 구속과 구위가 좋지 않은 것이 아쉬웠습니다. 몸 상태에 문제가 없는 것이라면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므로 큰 의미는 없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이 구속이 92마일 이상이었을 때는 성적이 월등히 좋았습니다. 아래 글에 그 기록이 잘 나와 있습니다. 



류현진 두번째 시범경기 PITCH/fx, 브룩스베이스볼 기준

류현진 두번째 시범경기 PITCH/fx, 브룩스베이스볼 기준


이번 경기에 대한 기사를 살펴보니 송재우 해설 위원의 기사 '[송재우 MLB 엿보기] '류현진표 체인지업'이 안 보인다'가 눈에 띄였습니다. 송재우 해설 위원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보였습니다. 


우타자를 상대로 바깥쪽에 걸치는 듯 들어가다 배트가 나오는 순간 바깥으로 도망가며 ‘툭’ 떨어지던 ‘류현진표 체인지업’을 아직은 보지 못한 느낌이다.

 

류현진이 목표로 삼았던 구속 감소와 함께 낙차 큰 체인지업은 아직 찾을 수 없었습니다. 류현진은 두번째 시범 경기에서 2014년 보여주었던 평균적인 체인지업보다 더 좋지 못한 구위를 보여주었습니다. 수직 움직임도 7.32로 좋지 못했고 회전각도 139로 좋지 못했습니다. 패스트볼과 유사해보였던 체인지업 수치를 제외해도 2014년 평균적인 체인지업 구위보다 좋지 못했습니다. 


2014년 류현진 체인지업 평균 / 수직 6.31 / 수평 8.05 / 회전수 1853 / 회전각 128

시범경기 패스트볼 유사 제외  / 수직 6.45 / 수평 6.43 / 회전수 1625 / 회전각 136

시범경기 패스트볼 유사 포함  / 수직 7.32 / 수평 6.38 / 회전수 1765 / 회전각 139


류현진 두번째 시범경기 체인지업 PITCH/fx, MLB.com 기준,

류현진 두번째 시범경기 체인지업 PITCH/fx, MLB.com 기준,
빨간색 바탕 = 패스트볼과 유사, 파란색 바탕 = 회전각이 128도 이하 


류현진은 체인지업 회전수를 줄이는데 어느정도 성과를 보였으나 볼이 손끝에서 떨어질 때 비트는 감각이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생각해보면 체인지업을 좀 더 다양하게 변화를 주려는 목적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메이저리그 개막일이 4월 초순인 것을 감안하면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류현진 이전 경기가 궁금하시면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재미있는 야구 영어 표현


류현진은 불운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LA Times는 다음과 같이 the bad를 사용해 불운했던 경기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the bad는 나쁜 사람 혹은 일 등을 말합니다. 


But the bad was still to come for the Dodgers.


우리는 이번 경기같은 수비가 나올 때 막장수비라고 부르는데요, MLB.com은 sloppy defense라고 표현했습니다. sloppy는 엉성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Ryu allowed a pair of infield singles and a walk in the third inning, but sloppy defense behind him turned that into three runs.



류현진이 겪었던 불운은 볼판정에서 시작했습니다. 1루수 스캇 반슬라이크는 야구와 축구를 구분하지 못하고 야구공을 외야로 뻥 차버렸습니다. MLB.com에서는 boot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요, boot는 컴퓨터 부팅하다고 쓸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이때는 그 뜻이 아니라 kick hard 즉 세게 차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외야까지 공을 보냈으니 boot인셈이지요. 


After an infield single and a walk that Ryu thought was a strikeout, Martin's grounder plated one run and first baseman Van Slyke booted the ball to allow another to score.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에서는 반 슬라크에 대해 bobble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bobble은 털실모자를 뜻하기도 하지만 공을 놓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Van Slyke bobbled a grounder at first base in the third inning, earning an error as two runs scored off Ryu.


한국 언론들은 류현진이 불운한 경기를 펼쳤다며 소리 높였습니다. 한국 언론은 코리안 타임스도 그 대열에 동참했는데요, 단어 ruin(망치다)을 사용해 스캇 반 슬라이크와 야스마니 그랜달을 노골적으로 비판했습니다. 


Ryu actually cruised through the first two innings giving up only one hit with two strikeouts, but two infield singles and errors by first basemen Scott Van Slyke and catcher Yasmani Grandal in the third inning ruined the outing for Ryu.


다저스 이전 경기가 궁금하시면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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