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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

캔자스시티 로열스, 메이저리그 상식을 파괴하는 야구

포스트시즌 1회 무사 1,2루 상황 타석에서는 3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3번 타자는 정규시즌에 타율 .301, 도루도 28개를 기록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타율 .387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습니다. 상대 투수는 팀내 3선발로 정규시즌 10승 9패 3.23 ERA를 기록한 투수입니다. 여러분이 감독이라면 어떤 작전을 내야할까요?


1. 타자에게 맡김 2. 힛 앤 런 3. 번트


네드 요스트(Ned Yost) 감독은 번트를 3번 타자에게 주문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1회 3번 타자로 번트 시키는 감독 보셨나요? 캔자스시티는 경기 전 3승 무패로 절박한 상황도 아니였어요. 메이저리그 야구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그런 번트였어요. 1회부터 짜내기 하는 감독은 정말 드뭅니다. 하지만 요스트 감독은 상식을 파괴하는 번트를 3번타자에게 주문했고 결과적으로 이번 경기를 이겼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아오키 노리치카 매트릭스

아오키 노리치카 매트릭스



캔자스시티 3번 로렌조 케인이 번트를 성공하고 난 후 1사 주자 2,3 루가 됩니다. 다음 4번 타자가 로렌조 케인보다 더 뜨거운 에릭 호스머입니다. 요스트 감독은 호스머에게 한방을 기대했나 봅니다. 호스머의 타구는 내야를 뚫지 못했고 1루수가 잡아 홈으로 송구합니다. 


포수가 공을 받아 태그하는 과정에서 공을 떨어뜨립니다. 이 바람에 3루에 있던 주자 아오키마저 홈에 들어와 2점을 추가하였습니다. 요스트 감독의 작전은 2점을 불러 들였고 캔자스시티는 그 뒤로 추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로 볼티모어 상대로 승리를 거둡니다. 



 

캔자스시티 1회 2득점 장면 동영상



캔자스시티는 선발 불펜 포함해서 4안타를 맞았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위기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닙니다. 로얄스 선발 제이슨 바르가스는 3회 라이언 플라허티(Ryan Flaherty)홈런을 맞아 2:1이 되고 6회초 선두타자를 출루시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기회가 올 것처럼 보였습니다. 


네드 요스트 감독은 선발 투수가 73개 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투수구와 상관 없이 투수를 교체합니다. 왼손 투수 바르가스가 오른손 타자를 연달아 상대해야 했어요. 그것도 2번부터 시작되는 중심타선이었죠. 6회 주로 나왔던 제이슨 프레이저 대신 100마일 파이어볼러 켈빈 헤레라를 올립니다. 


켈빈 헤레라는 애덤 존스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주며 1사 주자 1,3루의 위기 찬스를 맞이합니다. 홈런 한방이 있는 4번 타자 넬슨 크루즈를 맞이합니다. 99마일 패스트볼이 한가운데 들어갔는데요, 넬슨 크루즈는 타구는 2루수에게 라인드라이브 잡히고 맙니다. 


The Royal Sweeper


7회, 8회, 9회는 캔자스시티 철벽 불펜 켈빈 헤라라 - 웨이드 데이비스 - 그렉 홀랜드 순으로 이어졌고 별 위기 없이 8연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로 진출합니다. 캔자스시티가 못하는 하위팀과 경기를 한 것도 아닌데 포스트시즌에 8연승이 말이 됩니까? 존 레스터가 버티는 오클랜드, 트라웃-푸홀스-해밀턴 최강 타자들이 버티는 에인절스, 메이저리그 거포 군단 볼티모어까지 깨고 올라왔습니다. 8연승이라니요? 정말 상식을 파괴하는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딴지를 좀 건다면 캔자스시티가 내셔널리그에 속했다면 8연승은 어렵지 않았을까 싶네요.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이 버티는 다저스도 있고, 투타 균형이 잘 잡힌 워싱턴도 있고 좀비[각주:1] 야구, 바퀴벌레[각주:2] 야구도 있으니까요. 다저스와 캔자스시티의 번외 경기 한번 치루었으면 좋겠네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참 궁금합니다.


그렉 홀랜드 우승



캔자스시티는 대한민국 대표팀을 연상시킵니다. 2008년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은 무려 9연승을 하며 금메달을 따냈어요. 캔자스시티가 현재 8연승입니다. 지지 않는 야구가 제일 재미있는 야구라고 생각하는데요, 캔자스시티는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야구를 펼쳐보이고 있습니다. 


대표팀이 단기전에서 성적이 좋았던 이유가 수비도 좋고 주루 플레이도 잘하고 점수가 필요할 때 짜내는 능력이 출중했는데요, 캔자스시티가 한국 야구와 너무 닮아 있습니다. 어떤 날은 수비로 이기고, 어떤 날은 도루 및 주루플레이로 이기고, 또 어떤 날은 점수를 짜내서 이기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승엽 선수처럼 홈런으로 승리하기도 합니다. 불펜이 잘 틀어막는 모습도 닮아 있습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챔피언 우승


캔자스시티 철벽 불펜 이야기는 아래의 글을 참조해주세요.


2014/10/15 - [MLB 이야기] - 캔자스시티 로열스 철벽 불펜 소개 (링크)


캔자스시티가 야구가 한국 야구와 닮아 있어 더 정감이 갑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시리즈 우승 동영상


댓글에 로얄스팬님께서 요스트 감독이 중계진과 인터뷰를 했고 이들이 케인의 번트가 감독지시인지 아닌지를 정확히 물어 보았다고 합니다. 요스트 감독의 답변은 로렌조 케인 혼자서 한 결정이라고 했다네요. 이런 마음을 가진 팀이라면 월드시리즈 우승도 가능해 보입니다. 왜 그들이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닌가 싶습니다. 진루가 필요할 때 진루시켜주고 도루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도루하고 몸을 날리며 펜스를 두려워하지 않고 캐치하고 정말 팀다운 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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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야구를 좀비 야구라고 부릅니다. 이유는 죽다가 살아나서 상대팀 발목을 잡습니다. [본문으로]
  2. 자이언츠의 끈질긴 야구를 바퀴벌레에 빗대어 부르는데요, 바퀴벌레가 선캄브리아 시대에서 부터 계속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 좋은 별명은 아닌데요, 상대팀이 정말 징글징글하게 느껴지는 그런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