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터너의 쇼를 보셨나요? 정말 기분 좋은 승리였어요. 저스틴 터너는 자이언츠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 상대로 1회 선두타자로 나와 홈런으로 반기더니 8회 범가너 상대로 다시 홈런을 치며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터너의 1회 솔로 홈런 후 맷 캠프의 2점 홈런으로 기분 좋은 1회 3득점으로 출발합니다. 잭 그레인키가 자이언츠 상대로 올해 워낙 강했기 때문에 쉽게 가지 않을까 예상했는데요, 3회 범가너가 투런 홈런을 쳐 게임 스코어 2:3이 되어버렸습니다. 범가너의 홈런은 손목힘만으로 넘긴 실로 대단한 홈런이었습니다. 범가너가 올해 홈런을 4개나 기록하며 거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저스는 1회말 이후 범가너의 슬라이더에 막혀 별 다른 안타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자이언츠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레인키 상대로 제대로 된 찬스를 만들지 못했죠. 경기 스코어 그렇게 그렇게 8회까지 3:2로 흘러갑니다.
매팅리 감독은 8회초 투구수 100개를 넘겼던 그레인키를 마운드에 올립니다.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게 8회 믿고 맡길만한 마땅한 불펜 투수가 없습니다. 매팅리 감독은 그레인키의 투구 내용이 좋았기 때문에 믿고 올렸습니다. 자이언츠 감독 브루스 보치도 범가너를 똑같이 8회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달랐죠.
투수 그레인키는 자신을 상대로 홈런을 쳤던 타자 범가너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범가너는 자신에게 홈런을 쳤던 저스틴 터너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중요한 순간 홈런을 내주고 말았네요. 범가너가 터너 상대로 좋은 볼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터너는 제구 잘된 커브볼을 홈런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저스틴 터너, 내가 바로 에이스 감별사
8회말 터너는 낮게 들어온 커브를 퍼올리는 듯한 타격을 했어요. 터너가 친 타구는 멀리 뻗지 못해 외야수에게 잡힐 것으로 보였어요. 타구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졌는데요, 다행히도 좌측 펜스를 살짝 넘겼습니다. 구장 환경은 비거리가 늘어나기에 적합하지 못했어요. 습도(67%)는 보통이었고, 기온(22도)도 보통, 바람 도움도 없었습니다.
타구가 생각보다 뻗어나간 것은 마그누스 효과 덕분이었죠. 범가너가 던진 커브볼은 타자쪽으로 공이 갈 때는 정회전(탑스핀) 때문에 마그누스 힘이 아래로 향하지만 타자가 커브볼을 치면 정회전이 역회전(백스핀)으로 바뀌게 됩니다. 역회전이 먹힌 타구는 마그누스 힘이 위로 향하기 때문에 비거리가 늘어나게 됩니다. 같은 속도의 볼이라면 커브볼을 칠 경우 홈런이 될 가능성이 제일 높아지는 거죠.
다저스는 불펜 부하가 눈덩이처럼 쌓였습니다. 매팅리 감독은 젠슨을 3일 연속 던지게 했네요. 9회 등판이 마무리 상황이고 다음 경기를 커쇼가 9회까지 마무리한다고 생각하고 젠슨을 이번 경기에 투입시켰나봅니다. 터너가 1점 달아난 점수 덕분에 2점차이로 여유가 있었고 젠슨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불펜 피로도, 150 이상이면 좋지 않다.
야시엘 푸이그는 늘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이슈 메이커인데요, 1회 범가너가 야시엘 발등을 저격하며 몸에 맞는 공으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습니다. 매디슨 범가너와 야시엘 푸이그는 서로 관계가 좋지 않습니다. 예전에 푸이그가 범가너 상대로 홈런을 치는 과정에서 감상하듯 천천히 베이스를 돌았고 범가너는 푸이그에게 화를 낸거죠. 결국 매디슨이 몸에 맞는 공 던졌으니 서로의 빚은 청산했네요. 메이저리그에서 보복구는 수년을 잊지 않고 행해지는데요, 어떤 투수는 모자에 그 선수 이름을 새겨 놓는다고 하죠.
재미있는 메이저리그 불문율이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2014/06/02 - [야구 지식] - 그림으로 보는 야구 불문율 (Baseball's Unwritten Rules)
辛이그 vs 범가너 벤치 클리어링, 빨리 안가면 벌금이다. 뛰어!
2014년 다저스를 논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복덩이같은 선수가 저스틴 터너입니다. 터너는 팀이 어려울 때 환상적인 활약을 펼쳐 팬들에게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저스틴 터너는 주전보다 더 잘하는 백업이라 주전이 빠질 경우 더 좋은 활약을 펼치니 올해 다저스가 더 강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저스틴 터너의 인상적이었던 활약상을 되돌아 보겠습니다.
1. 5/26 류현진 vs 조니 쿠에토
당시 류현진은 퍼펙트 7회까지 퍼펙트 중이었고 1:0이라는 살얼음판의 접전을 이어갔습니다. 터너는 쿠에토는 상대로 선두타자로 나와 16개의 공을 던지게 만들었고 결국 볼넷으로 출루합니다. 쿠에토는 7회 들어서가 전에 78개를 던졌습니다. 이닝당 15개 정도 던진다고 생각하면 8회까지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터너는 16개를 던지게 만들어 쿠에토를 강판시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됩니다. 매팅리 감독이 터너의 타격 어프로치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이 때부터 터너를 유심히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5월 26일 터너의 타율은 .231밖에 되지 않았어요.
2. 6/26 조쉬 베켓 vs 아담 웨인라이트
사이영상 후보였던 아담 웨인라이트 상대로 잊을 수 없는 경기를 만들어 줬습니다. 다저스 경기 중 올해 최고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베켓은 점수를 줄듯 말듯 어렵게 무실점을 이어갔으나 웨인라이트는 아주 단단했습니다. 도무지 깰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8회 찬스가 찾아오죠. 매팅리 감독은 저스틴 터너를 대타 카드로 꺼내 들었고 터너는 다저스에게 절실했던 1점을 안겨다 주었어요.
3. 8/21 타이슨 로스 vs 클레이튼 커쇼
사이영상 경쟁으로 뜨거웠던 클레이튼 커쇼와 샌디에이고 에이스 타이슨 로스의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앤드류 캐쉬너가 없던 시절 실질적인 에이스였던 타이슨 로스는 다저스 상대로 무실점 투구를 하였습니다. 반면 커쇼는 7회 1실점하여 패전 위기에 몰렸죠. 필요한 점수는 단 2점. 8회 칼 크로포드는 안타로 1루로 진루합니다. 터너는 한가운데 들어오는 로스의 실투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2점 홈런을 만들어 냈어요. 이로써 커쇼는 15승을 올릴 수 있었고 물 올랐던 파드리스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저스틴 터너는 에이스 상대로 뛰어난 활약을 펼쳐왔습니다. 에이스들 상대로 뛰어난 활약을 한다는 게 사실일까요? 그냥 각인효과일까요? 그래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0위에 든 선수 상대로 터너와 맞대결 성적을 찾아보았습니다.
내서널리그 ERA 기준 상대 통산 타율
1위 클레이튼 커쇼 1.80 ERA / 타율 .083
2위 조니 쿠에토 2.29 ERA / 타율 .400
3위 아담 웨인라이트 2.38 ERA / 타율 .400
4위 콜 해멀스 2.47 ERA / 타율 .385
5위 핸더슨 알바레즈 2.70 ERA / 타율 없음
6위 랜스 린 2.74 ERA / 타율 .333
7위 잭 그레인키 2.74 / 타율 .000
8위 알렉스 우드 2.78 ERA / 타율 .133
9위 조던 짐머맨 2.78 ERA / 타율 .667
10위 타이슨 로스 2.81 ERA / 타율 .500
기타
앤드류 캐쉬너 2.21 ERA / 타율 1.000
매디슨 범가너 2.98 ERA / 타율 .333
류현진 3.38 ERA / 타율 .333
저스틴 터너의 내셔널리그 ERA 기준 상대 타율 결과는 위와 같은데요, 다저스 투수 2명과 알렉스 우드 말고는 상대 통산 타율이 아주 훌륭하네요. 커쇼와 크레인키는 만날 일이 없다고 보면 수준급 투수 상대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네요.
저스틴 터너는 비정상적인 득점권 타율 .410을 계속 유지해나가고 있고, 홈런 2개를 추가하면서 .401로 치솟았던 BABIP을 .397로 소폭 낮추었네요. 어떤 관점에서 보면 터너의 내년 전망이 어둡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터너는 풀타임 기준으로 2년 정도 활약을 해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아직 기록으로서 안정화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기록으로 판단하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더 지켜봐야할 문제죠.
포스트 시즌에는 최고의 투수들만 계속해서 나오게 되는데요, 에이스 킬러 저스틴 터너의 포스트 시즌 활약이 더더욱 기대되네요. 터너는 서비스 타임이 많이 남아 있어 다저스가 방출 및 트레이드만 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다저스에서 뛰게 됩니다.
잭 그레인키
오늘 정말 잘 던졌습니다. 오늘은 정말 팀의 노력(공)이었어요. 내가 그걸 느낀다고 하더라도 선발 때마다 말하지는 않습니다. 오늘은 말했네요.
맷 캠프
이 경기는 라이벌전입니다. 두 팀 다 격앙된 감정을 가지고 있어요. 벤치 클리어링 잘 알자나요. 끝나고 나면 그것에 대해서 정말로 생각하지 않아요. 푸이그가 경기에서 퇴장당하지 않도록 노력한겁니다. 팬들까지 포함되는 건 재미있는데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내일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가 등판합니다. LA를 위한 위대한 날이 될겁니다.
야시엘 푸이그
범가너: (노려보면서) "뭘 꼬라 봐?(What are you looking at?)", 그 말을 남긴 후에 반응했어요.
돈 매팅리
(푸이그 vs 범가너) 지금 그것을 확대 해석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여기서 성사시키고 싶어요. 자이언츠 상대로 그러길 희망합니다. 어제 경기 이후로 모먼텀이 찾아 왔어요.
매디슨 범가너
끔찍하네요. 모든 것이 다요. 로케이션이 좋지 못했어요. 충분히 잘 해낼만큼 운이 없었네요.
저스틴 터너
범가너는 정말 잘 던졌어요. 오늘밤 정말 좋은 투구를 했어요. 하지만 그레인키는 더 좋은 투구를 했어요. (8회 홈런) 굉장했죠. 베이스 위를 뚱뚱 떠다녔죠. 팬들이 미쳐가는 겁니다. 팬들도 오늘 엄청났죠. 어제도 팬들이 엄청났어요. 내일은 오늘보다 더 시끌벅쩍할 겁니다. 바라는거지만 우리는 내일밤 끝낼 수 있습니다.
'경기 결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머니볼 2탄은 없었다. 연장 혈투 캔자스시티 로얄스 승리! (2) | 2014.10.01 |
---|---|
다저스 NL 서부지구 우승 2014 (0) | 2014.09.25 |
실책 하나가 발목을 잡은 LAD vs SF 라이벌전 (0) | 2014.09.23 |
다저스 불펜 포스트시즌의 마지막 퍼즐 (6) | 2014.09.21 |
바람의 도시 시카고 리글리 필드와 커쇼 20승 (0) | 2014.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