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입성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투수가 아닌 야수 그것도 유격수 진출이라는 큰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또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다면 아시아 프로야구의 유격수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손꼽힐 만큼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가 없습니다.
일본 프로야구 유격수 출신인 '마쓰이 가즈오(Kazuo Matsui)'와 '니시오카 쓰요시(Tsuyoshi Nishioka)'는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로 도전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두 선수는 일본에서는 알아주는 유격수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로는 수비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실패 사례는 아니지만, 일본 국가대표 유격수 출신 가와사키 무네노리(Munenori Kawasaki)도 있네요.
2004년 마쓰이 가즈오는 일본에서 진정한 파이브툴 플레이어로 손곱히며 뉴욕 메츠로 입성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유격수 마쓰이 수비를 엄청 높이 평가 했습니다.
마쓰이는 일본에서 4차례나 골든 글러브를 수상할 만큼 수비 능력이 출중했어요. 마쓰이는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본 시절 4년 연속 20홈런과 2년 연속 30홈런에 올라 거포 유격수로 각광을 받았어요.
메이저리그 주전 유격수를 기대하며...
메츠는 마쓰이 가즈오를 유격수로 기용했지만 실패로 끝났습니다. 아래의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마쓰이는 강한 송구를 만들기 위해 풋워크에 의존합니다. 대부분 어깨가 약한 내야수들이 풋워크에 많이 의존하는데요, 일본 야구의 영향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한국 유격수와 3루수들도 대부분 공을 던지기 전 예비 동작을 만들어서 던집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여유 부릴 시간이 없습니다. 유격수가 3루쪽으로 치우치는 강한 땅볼 타구를 잡을 경우 주자를 1루에서 아웃시키기 위해 몸 중심을 잡고 던질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글러브로 공을 잡고 다시 공을 빼면서 동시에 바로 송구를 합니다. 백핸드로 잡고 몸 중심은 3루로 쏠려있지만 몸을 돌려 1루로 강한 공을 뿌립니다.
유격수가 3루쪽 깊숙한 타구를 잡고 정확하고 강한 송구를 해도 디 고든이나 빌리 해밀턴 같은 발 빠른 주자는 세이프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마쓰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를 보기엔 어깨가 너무 약했습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마쓰이는 3루쪽 깊은 타구를 포물선으로 던지거나 원바운드로 공을 던집니다. 결국 이런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2루수를 볼 수밖에 없는 거죠.
마쓰이 가즈오(Kazuo Matsui) 수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니시오카 쓰요시는 2011년부터 2년 동안 71경기에 나서 타율 .215을 기록했습니다. 좋지 못한 성적이네요. 니시오카는 유격수로 출전해 마이너스급 수비를 보여주었어요. 아래의 동영상은 어깨 약한 유격수가 살아남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실 주자가 애드리안 곤잘레스만큼 느렸기 때문에 아웃될 수 있었죠. 등번호 14번인 것을 보니 폴 코너코(Paul Konerko)네요. 니시오카의 메이저리그 인생 수비로 볼 수 있겠네요.
니시오카 쓰요시(Tsuyoshi Nishioka) 수비
일본 대표팀 유격수 출신 가와사키 무네노리는 이치로의 광팬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일본에서 거액을 뿌리치고 자신의 우상이었던 이치로가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기 위해 마이너리그 계약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2012년 스프링 캠프에서 무려 .455를 치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합니다. 앞서 언급한 두 일본인 유격수가 마이너스 수비를 선보였다면 무네노리는 수비에서 평균적인 유격수 스탯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타율 .192를 치는 타격이었죠. 2012년 시애틀 유격수로 브랜던 라이언이 주로 나섰고, 그다음 가와사키가 그 뒤를 받쳤습니다.
최근에는 가와사키는 캐나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정착하며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내야 유틸리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로 2루수로 많이 출장하고 3루수와 유격수로 가끔 나오기도 합니다. 올해는 .271를 치며 백업으로는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네요. 아래는 2011년 시애틀 유격수 시절 보여줬던 3루쪽 깊은 타구를 처리하는 영상입니다. 송구가 짧고 풋워크 동작이 보이네요.
가와사키 무네노리(Munenori Kawasaki) 수비
표1은 일본 프로야구 출신 유격수들의 수비 성적을 보여주는데요, 수비 지표 중 UZR/150 기준으로 보면 마쓰이 가즈오와 니시오카 쓰요시는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보다 훨씬 떨어진 바닥권 성적을 보였습니다. 참고로 2011년도 다저스 유격수 핸리 라미레즈의 UZR/150이 -12.0로 57위로 니시오카보다 좋았네요. 니시오카가 라미레즈보다 수비가 안 좋았다니 말 다한 거죠.
연도 |
일본야구 출신 유격수 |
영문명 |
UZR/150 |
순위 |
2004 |
마쓰이 가즈오 |
Kaz Matsui |
-16.2 |
60위 / 61명 |
2011 |
니시오카 쓰요시 |
Tsuyoshi Nishioka |
-14.8 |
59위 / 66명 |
2012 |
가와사키 무네노리 |
Munenori Kawasaki |
3 |
28위 / 72명 |
[표1] 일본 프로야구 출신 유격수 수비 성적
일본 출신 유격수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무엇일까요? 메이저리그 탑 유격수와 비교하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최근 메이저리그 유격수 수비 부분에서 가장 뜨고 있는 선수가 바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안드렐톤 시몬스(Andrelton Simmons)입니다.
2013년 WBC 기억나세요? 한국은 네덜란드와 WBC 1라운드 첫 시합을 가졌습니다. 네덜란드 팀 내야수비가 아주 좋았던 것을 기억하는데요, 그 때 그 팀 유격수가 바로 안드렐톤 시몬스였습니다. 국내 언론이 네달란드 팀은 기본기가 좋지 않고 내야 수비가 엉성하다고 평가 내렸는데요, 헛소리였죠. 그 당시 유격수 수비가 뛰어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그 선수가 성장해서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유격수가 되었습니다.
시몬스가 다른 선수보다 유달리 좋은 것은 바로 어깨입니다. 대학시절 98마일을 뿌리는 강속구 투수였는데요, 자신은 유격수가 좋다며 프로에서는 유격수를 선택했습니다. 시몬스는 2013년부터 애틀란타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는데요, 그해 골드 글러브를 차지했고 베이스볼레퍼런스 WAR 기준 수비 WAR가 무려 5.4를 기록했습니다. 정말 엄청난 수치네요. 공격 WAR는 2.2를 기록했고 공수 합한 종합적인 WAR는 6.9를 기록했네요.
안드렐톤 시몬스(Andrelton Simmons) 유격수 수비란 이런 것이다.
시몬스의 엄청난 수비 잘 보셨나요? 2013년 수비 지표 UZR/150에서 23.9로 1위를 차지했는데요, 2위가 12.2를 기록한 유넬 에스코바(Yunel Escobar)입니다. 시몬스는 이런 선수들보다 무려 2배나 수치가 높았습니다. 표2에서 UZR 스탯을 처음 측정했던 2002년도부터 UZR/150기록을 살펴보면 시몬스의 2013년 UZR/150 기록은 역대 2위에 해당합니다.
RK. |
연도 |
선수 |
소속 |
포지션 |
이닝 |
DPR |
RngR |
ErrR |
UZR |
UZR/150 |
Def |
1 |
2006 |
Adam Everett |
HOU |
SS |
1292.1 |
1 |
16.6 |
7.5 |
25.1 |
25.7 |
31.7 |
2 |
2013 |
Andrelton Simmons |
ATL |
SS |
1352.1 |
1.8 |
19.2 |
3.6 |
24.6 |
23.9 |
31.6 |
3 |
2007 |
Omar Vizquel |
SFG |
SS |
1219.1 |
0.8 |
15.6 |
7.5 |
23.9 |
24 |
30.2 |
4 |
2005 |
Orlando Cabrera |
LAA |
SS |
1240.2 |
-0.3 |
13.9 |
6 |
19.6 |
24.1 |
26 |
5 |
2007 |
Troy Tulowitzki |
COL |
SS |
1375 |
1.8 |
7.3 |
6 |
15.1 |
13.2 |
22.2 |
[표2] UZR/150 역대 성적
위 동영상은 LA 다저스에서 백업 유격수를 맡고 있는 미구엘 로하스입니다. 매팅리 감독은 수비 능력이 시몬스급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로하스의 타격능력은 맨도사 수준(타율 .194)인데요, 메이저리그에서 수비로 먹고 살려면 미구엘 로하스 정도는 해야 합니다.
한국 프로야구 유격수나 일본 프로야구 유격수나 수비 정말 잘합니다. 때로는 맨손으로 타구를 처리하기도 하고 몸을 날려 타구를 잡기도 합니다. 2루쪽으로 향하는 과격한 태클도 잘 피하죠. 땅볼 타구도잘 처리합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유격수와 아시아권 유격수의 근본적인 차이는 바로 어깨입니다.
아시아권 선수는 약한 어깨를 보완하기 위해서 송구를 위한 예비 동작이 필요했고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그 기술이 아주 중요한 기본기라 여겨져 옵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유격수들은 대부분 어깨가 좋기 때문에 잡동작 없이 빨리 공을 빼 강한 송구로 주자를 아웃시킵니다. 이것이 메이저리그 수비와 아시아권 수비에서 볼 수 있는 큰 차이입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 선수도 접전 상황에서 맨손으로 잡아 예비동작 없이 바로 던지기도 합니다.
2013 강정호 하이라이트, 게이는 게이나라에서 야구하는 게 어울린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주는 수비를 이미 한국에서 하고 있습니다. 잡동작 없이 강한 어깨를 이용해 잡자마자 바로 송구하죠. 메이저리그에서 소녀 어깨를 가졌던 일본 야구 출신의 유격수와 강정호의 다른 점은 바로 어깨입니다. 강한 어깨를 가진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수비는 아니더라도 최소 마이너스급 수비는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시아권 야구와 달리 타구의 질이 더 강하고 빗맞은 타구도 더 강한 스핀이 일어납니다.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날 확률마저 더 높습니다. 강정호는 프로에서 수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타구의 질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경험을 많이 하면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강정호는 수비적인 면에서 메이저리그에서 통할만한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어요.
메이저리그에서 수비만 잘하는 유격수는 널려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강정호를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바로 장타력입니다. 강정호를 오랫동안 지켜보지 않았기 때문에 강정호가 수준 높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을 잘 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붙어봐야 압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내년에 꼭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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