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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이야기

강정호, 프로야구 홈 충돌 규정 이대로 안전한가?

프로야구 홈 충돌 규정이 수면 위에 올랐습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강정호는 홈 플레이트를 터치하는 과정에서 블로킹하고 있던 포수 최경철과 충돌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강정호 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하기도 전에 불상사가 일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강정호 선수는 한동안 누워서 꼼짝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부상 정도가 아주 심각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강정호의 상태가 괜찮다며 이야기했습니다. 강정호 본인은 어깨가 아프다고 이야기했지만 몸에 큰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14년 주자와 포수 간에 충돌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홈 충돌 규정(링크)으로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홈 충돌 규정 룰 7.13은 포수가 공을 받기 전에는 홈플레이트를 막을 수 없고 주자는 홈플레이트를 커버하려는 포수와 주로를 벗어난 충돌을 금지합니다. 고의적인 홈 충돌을 금지하기 위해 만든 룰입니다. 

강정호 홈 충돌



많은 포수가 부상으로 실려 나갔고 MVP 출신 포수 버스터 포지 또한 홈 충돌로 인해 1년간 선수생활을 할 수 없었습니다. 버스터 포지의 에이전트는 선수 보호를 하지 않난다고 맹렬히 비난했지만 큰 반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2013년 ALCS 5차전에서 무리한 홈 쇄도가 이루어졌고 많은 비난을 받으면서 홈 충돌 문제가 이슈화되기 시작했어요. 현재 한국처럼 언론이 이 문제에 대해 수면 위로 올려 놓았습니다. 

예전에는 홈 충돌 문제로 정말 문제가 많았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미식축구에서 하던 바디체크가 홈에서 늘 빈번하게 일어났어요. 한국에서는 가르시아가 홈쇄도 할 때 메이저리그식 바디체크를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나라 정서상 가르시아는 많은 비난을 받았었죠.


위 동영상은 새로운 홈 충돌 규정이 생기기 전에 일어났던 2013년 홈 충돌 영상입니다. 

첫 번째 영상은 포수가 먼저 공을 받고 주자를 태그하려는 상황에서 주자는 달려오던 힘을 이용해 그대로 포수에게 바디체크를 합니다. 어차피 늦었으니까 공을 떨어뜨리게 할 목적으로 강하게 밀어붙입니다. 비난을 많이 받았던 플레이입니다. 

두 번째 영상은 포수가 홈 플레이트에 발을 걸쳐 놓았어요. 주자가 홈 플레이트로 슬라이딩하면서 포수의 발을 그대로 밀쳤고 포수의 발은 뒤틀리고 맙니다. 큰 충돌은 없었지만 슬라이딩을 해야 하는 주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죠. 

세 번째 영상은 포수가 공이 오기 전에 홈 플레이트를 막았고 공을 잡으면서 주자를 태그하려고 합니다. 주자는 아웃되고 맙니다. 포수가 홈 플레이트를 막지 않고 홈 플레이트를 밟을 수 있게 공간을 내주었다면 타이밍상 주자는 세이프가 될만한 타이밍이었어요. 

세 번째 영상처럼 포수가 홈플레이트를 공을 받기도 전에 막아 놓으면 주자 입장에서는 밀쳐내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주자 입장에서는 저렇게 밀쳐내야 다치지 않습니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저런 상황이 되면 주자들은 대부분 소극적으로 대응합니다. 


홈으로 들어오는 주자는 포수가 막고 있는 홈플레이트를 돌아서 들어가기도 하고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단단한 포수 장비에 부딪혀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주자가 다치지 않으려면 달려오던 관성을 줄이지 말고 어깨와 팔꿈치를 포수 목 쪽으로 갖다 대면서 밀어버려야 합니다. 

하지만 선후배 사이가 깍듯한 국내 프로야구의 현실상 심한 충돌은 피하고 다소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포수보다 주자들이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포수들을 위한 룰이었다면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주자들을 위한 룰이 개정되어야 합니다. 포수는 공을 잡기 전에 홈플레이트를 막아서는 안되고 또 주자가 홈으로 들어 갈 수 있게 공간을 남겨 놓아야 합니다.

2009년도 상반기 포수와 주자 충돌 일지

2009년도 상반기 포수와 주자 충돌 일지


때마침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충돌이 있었던 LG와 넥센 두 팀이 2차전에 앞서 양 팀 감독은 홈 충돌에 대해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합의를 보았다고 합니다. 메이저리그 홈 충돌 규정처럼 공이 오기 전에 미리 포수가 홈플레이트를 블로킹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네요. 양상문 감독은 인터뷰에서 내년부터 홈 충돌 규정이 새롭게 바뀔 것으로 본다고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두 팀 간의 경기를 지켜보니 역시 몸에 베인 습관은 고치기 힘들어 보이네요. 실점 위기에 몰리니 포수 몸이 먼저 반응하나 봅니다. 결국 아무리 합의하고 권고한다고 해도 잘 지켜질 것 같지 않네요. 역시 강제성을 가지는 규정이 바뀌어야 하나 봅니다. 무엇보다 선수의 부상 및 생명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홈 충돌 규정이 개정되어야 합니다. 

찬조 출연: 손혁



포수들은 큰 부상에 노출되어 있어요. 세계적 흐름에 맞게 룰이 바뀌어야 합니다. 선수를 보호하는게 먼저고 야구 본토 미국에서도 하지 않는 야구를 이제는 할 필요가 없습니다. 선수들에 생명에 관련된 로컬 룰은 있어도 좋다고 봅니다. 리즈 빈볼 문제처럼 룰에 명시되어 있으면 논란의 여지도 없고 빈볼 문화가 사라지는 것처럼 홈 충돌 규정도 바뀌어야하죠. 


공을 받기 전에 홈을 블라킹 하면 가르시아처럼 밀어 붙이면 할 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게 정당한 플레이니까요. 1점 막자고 선수 죽이겠습니까? 규정이 고쳐지지 않는 이상 주자 포수 모두 위험에 빠트리게 됩니다. 한 팀만 수비하는 것도 아니고 양 팀 다 불리하니까 문제 될 게 전혀 없습니다. 더이상 소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올해 반드시 개정되어야 합니다. 또다시 선수를 죽음으로 몰아간 뒤에 고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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