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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분석

필립 험버 메이저리그 퍼펙트 투수에게 부족한 것

필립 험버(Philip Humber)는 기아의 새 외국인(용병) 투수가 되었습니다. 필립 험버는 이름부터 집고 넘아가야할 것 같습니다. 필립 험버의 정확한 발음은 필립 엄버입니다. 위키피다에서도 명시적으로 /ˈʌmbər/라고 발음기호를 넣었고 베이스볼레퍼런스에서도 /Um-ber/라고 기재하고 있습니다. 필립 엄버가 정확한 발음입니다. 


기아 홈페이지에서 필립 엄버 대신 필립 험버로 기재한 것으로 보아 등록 이름이 험버로 가지 않을까 예상되네요. 밴덴 허크를 밴덴 헐크라고 부르는 것처럼 필립 엄버를 필립 험버로 부르겠습니다. 미국 해설자들 대부분이 엄버라고 발음하기보다 험벌이라고 발음하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2012년 지금으로부터 2년전 메이저리그에서 퍼펙트를 달성했던 투수가 바로 필립 험버입니다. 이런 투수가 한국에 다 오는 군요. 이런 선수들을 보면서 한국 프로야구에 정말 아무나 오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트리플 A와 메이저리그 경계선 상에 놓여있는 선수들의 한국 러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필립 험버의 퍼펙트 경기일 것입니다. 그럼 동영상을 통해서 필립 험버의 퍼펙트 경기를 감상해 보겠습니다. 



필립 험버의 퍼펙트 경기



퍼펙트 경기 후 필립 험버의 인터뷰입니다. 당시 포수였던 A.J. 피어진스키를 언급했네요.


A.J. 피어진스키가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외야에서 2개의 멋진 수비가 있었습니다. 경탄하고 있어요. 뭘 말해야할지 도데체 모르겠어요. 필 험버가 퍼펙트 리스트에 올라갈 줄은 몰랐어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필립 험버는 2012년 메이저리그에서 21번째 퍼펙트 투수가 됩니다. 사실 퍼펙트를 할만큼 그런 압도적인 구위를 가진 선수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는 가장 완벽한 투수가 되었죠. 그리고 포수 A.J. 피어진스키를 믿었다고 합니다. 필립 험버는 A.J. 피어진스키의 볼배합이 좋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필립 험버의 변화구는 정말 예술이었죠. 87마일 체인지업이 포크볼 떨어지듯이 떨어졌어요. 어떤 공이 슬라이더고 커브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현란하게 던졌습니다. 그 중에는 날카로운 하드 슬라이더도 있었고 커브보다 짧게 떨어지는 84마일 슬러브도 있었고 낙차큰 80마일 커브도 보여주었죠. 패스트볼로 기록되었지만 필립 험버의 패스트볼은 거의 싱커에 가까웠습니다.




안타칠만한 실투도 있었지만 시애틀 타자들은 전날 잘 못 먹기라도 한건지 제대로 필림 험버의 공을 때려내지 못했어요. 잘 맞은 타구가 수비 근처로 가는 등 운적인 요소도 따라 줬어요. 수비에서 실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비까지 완벽하게 그를 도왔습니다. 특히 외야에서 어려운 타구를 잘 잡아 퍼펙트 경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필립 험버의 최악의 경기

퍼펙트를 달성한 날로부터 1년 후 필립 험버는 1회를 채우지 못한채 1아웃만 잡은 후 0.1이닝 동안 8안타 1홈런으로 8실점을 합니다. 그날 이후 2.89 ERA가 6.63 ERA로 치솟았고 올라갔던 평균자책점은 떨어질지 모르고 9점대까지 치솟습니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옮겼지만 좋지 못한건 마찬가지였어요. 



최악의 경기 후 필립 험버의 인터뷰입니다. 


투구 조절해 나가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들은 1회부터 달려들었습니다. 내가 매번 공을 던질 때 마다 그 공을 세게 쳐내는 겁니다. 어떻게 말해야할지 나도 잘 모르겠어요. 나는 좋은 투구도 몇개 했어요. 하지만 안타를 맞았네요. 오늘 정말 힘들었어요. 

2013년 필립 험버는 7.90 ERA로 좋지 못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운 마저 따라주지 못 했습니다. 분명 코스가 좋았고 잘 던진 공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안타를 맞아 나갔고 공이 몰리기만 하면 여지없이 안타로 맞아나갔습니다. 필립 험버가 퍼펙트 하던 날은 모든 운이 다 쏠렸다면 이 경기에서는 지독히도 운없는 경기를 치루었습니다. 



두 경기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구위를 살펴보겠습니다. 


2012년 4월 21일 - 퍼펙트 경기, 왼손 타자 7명

구종

개수

비율

구속

수평

수직

릴리스H

릴리스V

BAA

SLG

ISO

BABIP

Fourseam

38

40.00%

92.42

-6.19

9.74

-1.94

6

0

0

0

0

Change

9

9.47%

86.51

-7.28

4.03

-2.04

6.09

0

0

0

0

Slider

33

34.74%

84.35

2.34

1.85

-1.87

6.04

0

0

0

0

Curve

15

15.79%

80.25

7.06

-5.94

-1.83

6.13

0

0

0

0


2013년 4월 20일 - 최악의 경기, 왼손 타자 7명

구종

개수

비율

구속

수평

수직

릴리스H

릴리스V

BAA

SLG

ISO

BABIP

Fourseam

15

51.72%

91.82

-7.16

7.02

-1.76

5.88

0.833

1.333

0.500

0.833

Sinker

3

10.34%

92.9

-9.78

5.3

-1.96

5.77

1.000

2.000

1.000

1.000

Change

3

10.34%

85.39

-7.73

2.97

-1.86

6

1.000

1.000

0.000

1.000

Slider

2

6.90%

84.56

1.67

1.6

-1.8

5.88

1.000

4.000

3.000

0.000

Curve

6

20.69%

79.76

10.17

-7.23

-1.74

6.08

0.000

0.000

0.000

0.000


필립 험버 구종 소개

포심 패스트볼 - 91~92마일 사이에서 형성되며 불펜으로 나올 때는 최고 구속 96.2마일까지 던집니다. 선발로 나올 때는 최고 구속이 93~94마일 정도 나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플러스급 구종은 아닙니다. 

싱커 - 포심 패스토볼의 구속과 비슷하거나 약 1마일 정도 느립니다. 2012년에는 싱커가 좋았습니다. 옆으로 휘어 들어가는 움직임과 떨어지는 움직임이 괜찮은 편이라 한국 프로야구에서 꽤 쓸만한 구종입니다. 

체인지업 - 상당히 좋은 체인지업을 던집니다. 86~88마일로 날아오던 체인지업이 포크볼처럼 갑자기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수직 움직임이 아주 뛰어납니다. 잘 먹히는 날은 펠릭스 에르난데스 못지 않은 체인지업을 던지죠. 평소에도 체인지업의 구위는 수준급입니다. 체인지업을 던지는 테크닉이 아주 이상적입니다. 왼손타자 상대로 아주 유용하게 쓸수 있는 구종입니다.

슬라이더 - 83~84마일에 형성되는 슬라이더는 대부분 슬러브입니다. 보통 슬라이더보다 수직 움직임이 훨씬 더 큽니다. 옆을 많이 휘어들어가지는 않는데요, 오른손 타자 기준으로 살짝 바깥쪽으로 빠져 나갑니다. 우타자 상대로 아주 좋은 공이죠. 이 슬라이더를 낮게 제구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삼진을 가져다 줄 겁니다. 80마일 후반대 커터같은 슬라이더도 던집니다. 한국에서 필립 험버의 슬라이더는 꽤 까다로운 구질이 될 것입니다.

커브 - 필립 험버는 상당히 수준 높은 커브볼을 던집니다. 특히 수평 움직임이 매우 좋아 오른손 타자들에게는 거의 언터처블 수준입니다. 오른손 타자는 바깥쪽으로 휘어져가는 험버의 커브를 조심해야합니다. 험버의 볼카운트가 유리해졌다면 험버는 바깥쪽 커브로 유인해올 겁니다.

최근 2014년 스프링 캠프에서는 불펜으로 옮기고 나서 1~2마일 정도 구속이 올라왔습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구위적인 문제는 없어 보이고 특히 변화구 구위 수준은 메이저리그 정상급입니다. 퍼펙트 투수 필립 험버가 메이저리그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칼날 같은 제구력이 필요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 없는 패스트볼 
퍼펙트 경기와 최악의 경기의 구위를 살펴 보면 패스트볼에서 0.42마일 떨어진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최악의 경기에서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의 구위는 오히려 더 좋습니다. 어떤 부분이 차이가 났을까요? 최악의 경기에서는 볼 배합이 너무 단순했습니다. 패스트볼을 너무 많이 던졌죠. 퍼펙트 게임에서는 패스트볼 비율이 40%입니다. 최악의 경기에서는 무려 62%를 기록했어요. 필립 험버의 패스트볼은 메이저리그 수준에서는 큰 경쟁력이 없는데 말이죠. 게다가 볼 카운트가 불리하면 패스트볼을 주로 던졌습니다. 

볼 배합의 중요성
경기마다 상대팀마다 볼배합을 다르게 가져가야합니다. 어떤 팀은 낮은 볼을 잘쳐서 높은 볼 위주로 볼 배합을 가져가야하는 팀도 있고 또 어떤 팀은 너무 공격적으로 덤비는 팀이라 유인구를 많이 던지는 볼 배합을 가져가기도 합니다. 달라야하는 것은 인정합니다. 

변화구와 오프스피드 피칭
하지만 필립 험버는 변화구가 참 좋은 투수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변화구를 숨기고 패스트볼 위주로 볼 배합을 가져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타자에게 타이밍을 뺏어내기 위해 적절한 오프스피드 피칭이 필요했지만 영리한 볼 배합을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득점권 상황에서 볼 카운트 0-2 상황에서 패스트볼을 던집니다. 아마 포수가 요구했겠죠. 변화구로 최대한 유인해야했지만 그러질 못했습니다. 필립 험버는 낮게 제구된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상대는 이 공을 노렸다는 듯이 쳤고 실점을 하게 되었죠. 

필립 험버 메이저리그 퍼펙트 투수에게 부족한 것 시카고



볼 카운트의 중요성
최악의 경기에서 볼배합 문제도 있었지만 필립 험버는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고 가지 못했습니다. 볼 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이 되자 스크라이크를 넣기 위해 던지다 보니 공이 몰려 안타로 이어졌습니다. 반대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필립 험버의 변화구로 유인구를 던졌으면 아마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을 겁니다. 

MLB에서 살아남으려면 실투를 줄이자
최악의 경기에서 볼 카운트가 매번 좋지 않았지만, 좋았을 때도 안타로 이어졌어요. 어떤 날은 실투가 되어도 타자가 못 치는 날이 있지만 이 날은 네모 박스 근처에 있기만 하면 타자들이 거침없이 쳐냈습니다.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으로면 실투를 줄어야합니다.  운 없는 날과 실투가 많은 날이 동시에 진행되면 그야말로 최악의 경기가 되고 맙니다. 

전망
필립 험버 수준이라면 70만달러정도 계약이 성사되었을 것으로 예상했어요. 그 이상으로는 비합리적으로 보였습니다. 험버가 50만달러 수준이라면 정말 괜찮은 영입이 될 것 같았어요. 기아는 필럽 험버와 6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하는데요, 기아가 좋은 계약을 맺었습니다. 

필립 험버의 변화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경쟁력이 있었습니다. 험버는 수준급 변화구를 던지는데요, 한국 타자들에게 굉장히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되네요. 체인지업이 좋고 슬러브와 커브볼도 위력적입니다. 게다가 평균 구속 91마일(146km/h) 패스트볼은 국내 기준에서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2014년 스프링 캠프에서 여전히 좋지 못했지만 그의 구위만큼은 변함없었습니다. 그의 능력을 끄집어낼 좋은 포수를 만나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한국 무대에서 정상급 투수로 거듭날 것입니다. 필립 험버의 공 구위로 판단하면 한국 무대에서 성공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메이저리그 퍼펙트 투수인 필립 험버가 한국 무대에서 필요한 것은 첫째도 적응, 둘째도 적응, 세째도 적응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외 제구력만 버텨준다면 성공적인 한해를 보낼 것으로 평가합니다. 


필립 험버 메이저리그 퍼펙트 투수에게 부족한 것 휴스턴 애스트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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