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체인지업 반격의 서막을 열다.
류현진이 애틀란타와 경기에서 아쉽게도 패전투수가 되었습니다. 류현진의 부상까지 겹쳐 불운한 날이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패스트볼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습니다.
체인지업은 비교적 좋은 편이었고, 슬라이더도 구위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커브의 구위는 언히터블 수준이었죠.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류현진의 경기가 왜 잘 안 풀렸을까요?
2회 선두타자가 2루타를 쳤고 후속 타자가 번트로 1사 3루를 만든 후 땅볼로 1점을 내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2회부터 번트 작전은 메이저리그에서 정말 의외였는데요, 류현진의 위상과 애틀란타의 급박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4회와 5회 1실점은 2아웃을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실점했기 때문에 좀 더 안타까웠습니다. 올해 유난히 2아웃 이후에 실점이 많네요.
류현진 체인지업 반격의 서막을 열다.
이 글은 체인지업 시리즈물 중 4부에 해당합니다. 전편을 못 보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아래의 글에는 PITCH/fx에서 나온 수치가 대부분입니다. 생소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시면 좋습니다. 특히 마그누스 효과를 설명한 글을 보시면 이 글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4회 크리스 존슨 상대
4회 2사후에 크리스 존슨에게 초구, 2구가 볼이 되며 불리한 볼카운트로 시작합니다.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볼카운트를 3-2로 만든 후에 몸쪽 슬라이더를 던졌으나 한가운데로 몰리며 실투가 되고 맙니다. 상대 타자가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잘 쳤네요. 몸쪽 제구도 좋지 못했고, 낮게 형성되는 공이 없었습니다.
맞았던 슬라이더는 86마일로 7월 13일 샌디에이고 경기 때 보여준 슬라이더보다 2마일 정도 느렸습니다. 수평 움직임은 약 -1.5인치 정도 늘어났고, 수직 움직임은 약 0.5인치 감소했죠. 구속 말고는 흠잡을 곳이 없는 나쁘지 않은 슬라이더였어요. 3-2 상황이라 볼넷을 주지 않기 위해 과감하게 몸쪽으로 붙이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4회 안드렐톤 시몬스 상대
4회 류현진은 다음 타자 시몬스에게 상상도 못 할 체인지업을 컨택하며 안타로 만들었습니다. 구위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체인지업 구위기 평균 이상으로 좋았는데요, 작년 체인지업보다 수직 움직임이 약 1인치 정도 더 아래로 떨어지는 나쁘지 않은 체인지업이었죠.
이전 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체인지업을 2개 연속 던질 때 스트라이크존으로 점점 가깝게 던졌을 때 통계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체인지업의 구위보다는 볼 배합과 코스 선택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이영상과 체인지업으로 유명한 요한 산타나의 경우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패스트볼 사이에 끼어서 던졌습니다. 두 개 연속으로 체인지업을 던질 때는 몸쪽 낮은 공과 바깥쪽 낮은 공을 던지며 시각적으로 분리 시켰습니다. 시몬스가 잘 치긴 했지만, 류현진은 자신의 체인지업 볼 배합에 분명 생각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1번 체인지업 -> 2번 체인지업 (안타 맞을 확률이 높음)
5회 제이슨 헤이워드
5회 류현진은 제이슨 헤이워드에게 안타 맞을 만한 코스로 88.7마일의 패스트볼을 던졌고 1루타를 허용합니다. 류현진이 힘 빼고 던진 패스트볼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평소에 보기 힘든 정말 희한한 패스트볼을 가장한 체인지업이었습니다. 즉, 구속이 88.7마일인 체인지업 같은 성격의 패스트볼이었습니다. 구속도 구속이지만 회전수가 적었고 수직 움직임이 4.99로 메이저리그에서 선보인 평균적인 체인지업(6.65)보다 더 낮았습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통산 패스트볼 회전수가 2,200rpm이 넘었는데요, 이날 포심 패스트볼은 평균 1,680rpm, 투심 패스트볼은 평균 1,811rpm을 찍었습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체인지업의 회전수가 1,841인데요, 류현진이 패스트볼을 구속이 빠른 체인지업처럼 던진 셈이죠.
헤이워드에게 안타를 맞은 패스트볼의 회전수는 더 심각한 수치인데요, 회전수가 1187rpm이었습니다. 류현진은 구속, 회전수, 수직 움직임 이 세 가지 모두 좋지 못한 최악의 패스트볼을 던졌습니다. 그것도 한가운데로 치기 좋게 던졌죠.
5회 저스틴 업튼
5회 저스틴 업튼에게 또 패스트볼을 맞고 점수를 내주어 역전을 허용합니다. 바깥쪽 위주의 볼 배합에서 벗어나 몸쪽으로 슬라이더를 찔러보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문제는 패스트볼 구위였습니다. 릴리스 포인트는 아래로 내려왔고 회전수(1703rpm)는 적었으며 수직 움직임(7.2인치)도 낮았고 구속 또한 90.3마일로 평범했습니다.
Pitch Type | Velo (Max) | 수평움직임 | 수직움직임 | Count | Strikes / % | Swings / % | Whiffs / % |
FA (Fastball) | 90.9 (94.3) | 5.84 | 6.97 | 46 | 33 / 71.7% | 25 / 54.3% | 3 / 6.5% |
CH (Changeup) | 81.9 (85.7) | 7.99 | 4.99 | 21 | 11 / 52.4% | 8 / 38.1% | 2 / 9.5% |
SL (Slider) | 86.1 (88.7) | -2.03 | 2.29 | 10 | 6 / 60.0% | 5 / 50.0% | 1 / 10.0% |
CU (Curveball) | 70.6 (73.0) | -6.07 | -9.79 | 20 | 12 / 60.0% | 8 / 40.0% | 6 / 30.0% |
류현진 2014년 8월 13일 투구 스탯
아쉬운 점
하지만 류현진이 패스트볼이 최악이었다면 커브볼은 최상이었고 체인지업 상, 슬라이더는 상 정도의 구위를 보였습니다. 결과론이지만 패스트볼을 줄이고 변화구 위주로 가져갔으면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바깥쪽 위주의 볼 배합이 결국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시몬스에게 던진 바깥쪽 체인지업도 그랬고, 저스틴 업튼에게 가져간 바깥쪽 볼 배합도 좋지 못했죠.
특히 실점 위기에서 몸쪽 슬라이더를 활용하지 못하고 바깥쪽 위주로 가져간 볼 배합은 1/2 영역은 봉인한 채 최고의 검을 뽑아들지 않고 대결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회 때 4번타자 저스틴 업튼에게 삼진을 이끌어 냈던 공은 몸쪽 슬라이더였습니다. 류현진이 몸쪽과 바깥쪽을 균형 있게 가져갔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5회도 2아웃까지 잘 잡아놓고 1실점 합니다. 올해 2사 이후에 실점 확률이 매우 높은데요, 아래 2014년 기대 득점 매트릭스를 보면 4회 상황은 주자 2사 1,2루로 0.4점에 해당하고, 5회 상황은 주자 1,3루로 0.44점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볼넷을 주지 않으려는 피칭이 2사후 실점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주자 | 0 아웃 | 1 아웃 | 2 아웃 |
000 | 0.46 | 0.24 | 0.09 |
003 | 1.29 | 0.88 | 0.33 |
020 | 1.04 | 0.62 | 0.29 |
023 | 1.88 | 1.26 | 0.53 |
100 | 0.82 | 0.48 | 0.19 |
103 | 1.66 | 1.12 | 0.44 |
120 | 1.41 | 0.86 | 0.40 |
123 | 2.24 | 1.50 | 0.64 |
2014 메이저리그 득점 기대 매트릭스
류현진 FIP 전체 10위
9이닝당 삼진율은 작년 7.22개에서 올해 8.00개로 향상되었고, 볼넷 수치도 2.30개에서 1.77개로 줄었습니다. 홈런 수까지 0.7개에서 0.52개로 감소했어요. 그 결과 FIP가 3.24개에서 2.76으로 낮아졌어요. 평균 자책점만 3.00에서 3.28로 높아진 거죠. FIP만 따지면 메이저리그 전체 10위에 해당합니다.
FIP는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으로 수비가 관여할 수 없는 홈런, 볼넷, 몸에 맞는 공, 삼진을 이닝으로 계산합니다. 류현진이 홈런 개수가 줄었고 볼넷도 줄었고 삼진 개수는 올라갔기 때문에 작년보다 더 좋은 FIP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FIP가 낮은데 ERA가 높을 경우 빗맞은 타구가 많이 나와 운이 좋지 않거나 수비가 좋지 않았거나 타구 억제 능력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FIP = ((13*HR)+(3*(BB+HBP))-(2*K))/IP + constant
올해 류현진이 평균자책점이 좋지 못했던 이유는 득점권에서 실투가 많았는데요, 제구력과 볼 배합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볼넷을 주지 않으려고 경계선 피칭을 하지 못했던 것도 한몫하지 않았나 싶네요.
2013 / 2014
득점권 .067 / .311
만루 .228 / .429
1아웃 .286 / .239
2아웃 .261 / .204
3아웃 .198 / .316
체인지업 반격의 서막
너무 비관적인 이야기만 했나요? 이번 경기 칭찬하고 싶은 구종이 있는데요, 바로 체인지업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가장 돋보이는 구종은 커브였습니다. 또 슬라이더도 좋았죠. 커브와 슬라이더는 이전 글에도 많은 칭찬을 했는데요, 좋아진 체인지업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먼저 오늘 던졌던 체인지업과 올해 던진 체인지업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아래의 표를 보시면 수직 움직임이 4.53인치로 약 2인치 정도 낮아졌습니다. 수평 움직임까지 아주 조금 포수 시점 오른쪽으로 증가하였네요.
비교 | 속도(마일) | 수직움직임(인치) | 수평움직임(인치) | 회전방향(도) | 분당회전수(rpm) |
최고의 체인지업 | 80.6 | 0.38 | 8.95 | 92.7 | 1566 |
08-13 체인지업 | 80.8 | 4.53 | 8.26 | 119 | 1675 |
2014년 체인지업 | 82.1 | 6.32 | 8.09 | 127 | 1860 |
체인지업의 구위가 향상되기 위해서는 이전 글에서 회전 방향을 수평에 가깝게 만들고 회전수를 감소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회전 방향이 127도에서 119도로 90도 가까이 이동하였고, 분당 회전수마저 감소했기 때문에 수직 움직임과 수평 움직임이 함께 향상되었습니다.
최고의 체인지업은 5회 저스틴 업튼에게 2구째 던진 체인지업이었는데요, 최고 움직임의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회전 방향에 있습니다. 90도가 되면 마그누스 효과가 수평 방향으로 힘이 작용합니다. 그래서 마그누스 효과가 수직 움직임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수직 움직임이 최대치인 0.38인치를 기록했습니다. 류현진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제어할 수 없었던 공이었습니다. 다나카가 던졌던 스플리터의 수직 움직임이 1.55인치였는데요, 류현진이 기록한 0.38인치는 스플리터 움직임을 능가합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계약 직후 체인지업이 좋은 날은 스플리터만큼 떨어진다고 했는데요, 이날 류현진은 체인지업의 구위가 들쑥날쑥했지만, 분명 스플리터보다 더 좋은 체인지업을 던졌습니다. 최고의 체인지업이 항상 나올 수 있게 앞으로 잘 가다듬기만 한다면 엄청난 무기가 되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패스트볼 구위 하락
- 원인: 구속 저하, 분당 회전수 1600~1800정도로 감소
커브 최상급 구위
- 수직 움직임 -10.42, 올해 커브 평균 -7.51
슬라이더 상급 구위
- 구속이 더 빨랐으면 최상급 구위
- 7월13일 / 87.6 마일/ 수직 2.34 / 수평 -1.05
- 8월13일 / 85.1마일 / 수직 1.88 / 수평 -1.81
체인지업 상급 구위
- 이상적인 회전방향, 분당 회전수 감소
류현진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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