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이야기

굴욕적인 포스팅, 손아섭 메이저리그 도전 실패한 이유

베이스볼젠 2015. 11. 24. 16:43

손아섭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무산되었습니다. 최악의 포스팅 결과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선수 보호를 위해 미공개하고 싶어도 미공개할 금액조차 없었습니다. 


손아섭 포스팅에 응찰한 메이저리그 구단이 아예 없었습니다. 너무나 굴욕적인 포스팅 결과가 나왔습니다. 메이저리그 도전 기회마저도 박탈당하고 말았습니다. 


데뷔 때부터 손아섭을 경기 현장에서 지켜보았던 관계로 애정이 남다른데요, 그 당시 떠올리면 손아섭은 배트 스피드가 매우 돋보였고 컨택 능력도 뛰어났으며 하고자 하는 의욕 열정 또한 남달랐습니다. 


저 선수 물건이다 싶었어요. 손아섭의 신인 시절 큰 선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KBO에서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해줘서 매우 흐믓합니다.


굴욕적인 포스팅, 손아섭 메이저리그 도전 실패한 이유



손아섭이 장단점이 있는 선수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아오키 노리치카 정도의 활약을 해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손아섭이 필요한 구단을 있을 것이고 액수는 낮겠지만 포스팅에 응찰하는 구단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손아섭 포스팅 결과는 너무 참혹하네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포스팅 결과가 나왔습니다. 손아섭은 FA가 되었을 때 다시 도전해도 되니 힘내길 바랍니다. 손아섭이 포스팅 응찰을 받지 못했다고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을 할 수 없는 선수는 아닙니다. 결과를 놓고 해석해보면 상황이 좋지 못했습니다. 


굴욕적인 포스팅, 손아섭 메이저리그 도전 실패 이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첫번째, 손아섭 포스팅 시기와 FA 신분 차이

메이저리그 구단은 큰 바위로 먼저 채운 후 작은 돌맹이를 그 사이를 메웁니다. A급 선수들이 계약이 이루어진 후에 B급 선수들의 계약이 이루어집니다. 원했던 선수가 다른 구단과 계약을 하게 되면 차선책으로 그 다음 선수를 생각하는 것이지요. 


2015년 FA가 된 메이저리그 선수 157명 중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 3명 맷 위터스(Matt Wieters), 콜비 라스무스(Colby Rasmus), 브렛 앤더슨(Brett Anderson)와 2년 단기 계약을 한 마크로 에스트라다, 1년 단기계약을 한 리치 힐(Rich Hill) 이렇게 5명이 전부입니다. FA 최대어 데이빗 프라이스 잭 그레인키 등 메이저리그는 아직 시작도 안했습니다.


박병호처럼 주전급으로 생각하는 선수가 아니라 애매한 상황에서 손아섭 포스팅 시기는 너무 빨랐습니다. 올해 특히 출중한 실력을 갖춘 외야수 FA가 제법 나왔습니다. 제이슨 헤이워드, 저스틴 업튼,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알렉스 고든 등 아직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왼쪽부터 제이슨 헤이워드,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알렉스 고든

최근 일본 야수들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했던 시기를 보면요, 1월 초중반이었습니다. 앞서 손아섭이 아오키 노리치카 정도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아오키는 일본 통산 8년 동안 .329 /402/.454/.857 기록을 남겼고 손아섭은 KBO 통산 9년 동안 .323/.398/.462/.860 기록을 남겼습니다. 상위리그에서 활약한 아오키는 2012년 1월 17일 밀워키와 계약했습니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윈터 미팅을 통해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합니다. 올해 12월 7일에서 10일까지 네쉬비에서 열립니다. 트레이드와 많은 계약이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메이저리그 외야수 FA 계약이 아직 없다는 점과 일본 야수들의 계약 시기와 윈터 미팅은 시작하지도 않았던 점을 놓고 보면 손아섭 포스팅 시기가 12월 중순 이후가 되어야했습니다. 손아섭은 포스팅을 할 수밖에 없는 신분이므로 FA 선수들처럼 1월, 2월, 3월까지 전력을 보강하고자 하는 팀과 계약을 맺을 수 없습니다. 



손아섭은 롯데 구단이 소속이므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일정을 옮길 수 없습니다. 넥센 히어로즈 구단 같이 배려 많은 구단이 아닙니다. 롯데 입장에서는 능력되면 보내줄 수 있는데 그게 안된다면 구단의 일정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한 개인에게 맞추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황재균 선수가 있다고 해도 손아섭 포스팅을 왜 이렇게 빨리 한 건지 이해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두 번째, 손아섭은 검증된 것이 없다. 

이대호, 오승환,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대호와 오승환의 기량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검증받았습니다. 김현수는 쇼케이스가 될 수는 국제 대회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여 자신의 진가를 드높였습니다. 김현수는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초대 MVP가 되었습니다. 


손아섭은 한국 프로야구 성적말고는 검증된 것이 없습니다. 구매를 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일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강력한 장타툴을 가지고 있다면 모를까 투자를 하는 고객 입장에서 보면 손아섭이 검증이 된 부분이 없습니다. 손아섭이 오타니 쇼헤이 공을 아주 잘쳤으면 어필할만한 요소가 있었을텐데요, 프리미어12에서 손아섭은 특출나지는 못했습니다. 



세 번째, 손아섭의 장타툴 부재 

KBO 출신 첫번째 메이저리그 야수가 된 강정호를 왜 데려갔겠습니까? 타격이 취약한 유격수 자리에서 장타력을 겸비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팀들이 탐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좌익수, 우익수 자리는 거포들이 즐비한 자리입니다. 중견수도 아닌 코너 외야수를 봐야하는 손아섭에게 메이저리그 구단은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네 번째, 손아섭의 견고하지 못한 수비력

손아섭은 내야수 출신이었습니다. 손아섭은 프로에 와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로이스터 감독 재임 당시 수비가 좋지 못했습니다. 양승호 감독 시절 조원우 코치가 손아섭의 수비를 수준급으로 끌어 올렸습니다. 손아섭은 어깨는 좋지만 아직까지 이승화처럼 수비를 잘하는 선수는 아닙니다. 


수비를 뛰어나게 잘하면 반쪽 선수가 될 수 있지만 수비를 못하는데 공격마저 물음표라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오르는 게 어렵습니다. 손아섭의 공격력을 보고 데려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손아섭이 적응을 못해 메이저리그에서 통하지 못할 경우 대수비라도 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 메이저리그에 남겨 두기 어렵습니다. 


오래전부터 손아섭이 메이저리그에 뛰기를 간절히 희망해왔습니다. 손아섭이 메이저리그 뛴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손아섭의 포스팅 결과가 굴욕적이라고 해서 그의 실력마저도 폄하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손아섭에게 메이저리그 도전을 실패한 것이 아니라 포스팅 결과만 좋지 않았던 것이라고 위로해주고 싶네요. 손아섭은 진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원한다면 FA 신분을 획득해 그때 꿈을 이루어나가면 됩니다. 이번 포스팅으로 보아 앞으로 손아섭이 FA가 된 후에 메이저리그를 진출하려고 한다면 스프링캠프 초청 자격의 마이너리그 계약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거의 대부분 마이너리그 검증 절차를 거쳐서 메이저리그로 올라갑니다. 메이저리그 실력이 된다면 마이너리그 검증을 뚫어낼 것입니다. 손아섭은 어쩌면 메이저리그 행을 기대하지 않고 스플릿 계약 정도를 예상했을 겁니다. 손아섭은 마이너리그에서 경쟁해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면 된다고 기대했을 겁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도전마저 박탈당한 것이 매우 가슴 아픈 일입니다. 


손아섭 포스팅 결과에 주눅들지 말아야 합니다. 손아섭이 FA가 되면 다 해결되는 문제였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왔을 때 꼭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하기를 기원합니다. 아름다운 도전에 누가 돌을 던지겠습니까? 실패할까 두려워 도전조차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돌을 던져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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