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말 류현진이 대타로 교체될 때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오늘 이기기 힘들겠구나! 선발 투수가 내려가기 전에 점수를 벌려 놓아야 하는데 다저스는 그러질 못했어요. 후반갈 때까지 점수를 못내면 늘 지는 게 다저스이니까요.
상대 투수 존 래키는 빅 게임 투수이지만, 최근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존 래키는 마지막 두 경기에서 잘 던졌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있어 포스트시즌에서도 잘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했어요. 하지만 다저스 타자들이 타순 한바퀴 정도 돌면 충분히 공략할 것으로 예상했어요.
현실은 다저스 타자와 존 래키 사이에 예상하지 못한 요소가 개입되었습니다. 바로 눈먼 장님 데일 스캇(Dale Scott) 심판이었죠. 아래 그림을 보시면 스트리이크 존이 양옆으로 넓어요. 하지만 오른쪽만 더 넓었을뿐 류현진이 공략한 오른손 타자 몸쪽공은 닫혀있었어요.
[그림1] 눈먼 장님 데일 스캇 스트라이크존
1회초부터 푸이그가 바깥쪽 공에 삼진 아웃당하는 것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아래 PITCH/fx 그림 상으로는 2번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에 빠져 있지만, 홈플레이드 앞에서 급격하게 꺽였고 홈플레이트를 지날때는 걸쳤습니다. 존 래키가 예리한 슬라이더를 던졌고, 포수 몰리나는 스트라이크로 보이기 위해 아주 살짝 안쪽으로 미트를 미묘하게 움직이는 프레이밍을 가져갔어요. 2번 공은 대부분 볼이 되는 공입니다.
[그림2] 1회초 푸이그 타석
1번 패스트볼 파울 팁, 2번 슬라이더 스트라이크,
3번 슬라이더 볼, 4번 패스트볼(94마일) 헛스윙 아웃
6회 맷 캠프에게 빠른 공 승부를 합니다. 1구째는 정상적으로 스트라이크가 들어왔으나 놓쳤죠. 다저스 타자들이 평소에 안하던 짓을 합니다. 평소에는 칠만한 공이 들오면 초구에 바로 타격하는데 이날 따라 다저스는 느린 공격 패턴으로 갔고 몰리나는 다저스의 어프로치와 정반대로 초구 공략을 해왔습니다.
[그림3] 6회초 맷 캠프 타석
1번 패스트볼 스트라이크, 2번 패스트볼 스트라이크
3번 패스트볼 볼, 4번 슬라이더 볼, 5번 슬라이더 스윙 아웃
맷 캠프의 2번 공은 볼입니다. 슬라이더라면 이해를 해줄만한 공이었지만 패스트볼이기 때문에 스트라이크가 되면 곤란한 공이었죠. 오른손 타자들이 저 바깥쪽 볼이 스트라이크로 적용된 관계로 불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한 위치에 섰고 바깥쪽 볼에 루킹 삼진 당하지 않으려면 빠지는 공이라도 쳐야했어요.
[그림4] 3회 랜달 그리척 상대 류현진 투구, 1번공 커브, 볼로 판정
스트라이크 존이 카디널스 선발 투수 존 래키에만 유리하게 적용되었죠. 위 그림에서 1번 공은 류현진이 던진 커브입니다. 위 그림에서 다저스 타자들이 당했던 코스와 똑같죠? 백도어로 들어오는 것 외에는 코스는 정확하게 같아요. 스트라이크로 판정해야 했지만, 볼로 판정이 났습니다. 앞서 1회때 랜달 그리척에게 커브로 루킹 삼진잡던 코스랑 똑같았어요. 류현진은 수많은 공을 더 던져야했죠. 왼손투수가 백도어로 던진 공은 잡아 주지 않는다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입니다. 그럼 존 래키가 던진 백도어 커브볼은 잡아주는지 왼손타자 상대로 알아보겠습니다.
[그림5] 3회 디고든 타석, 존 래키가 던진 백도어 커브볼 1번 스트라이크 판정
위 [그림5]는 존 래키가 던진 백도어 커브볼입니다. 오른손 투수라 던지면 포수시점에서 오른쪽으로 꺾여서 들어 옵니다. [그림4]에 있는 커브블과 비교하면 차별이 너무 심합니다. 왼손 타자에게는 몸쪽공은 어땠을까요? 류현진은 오른손 타자 상대로 몸쪽공을 하나도 잡아주지 않았는데요, 존 래키의 몸쪽공은 어떤 판정을 내렸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그림6] 5회 디고든 타석, 존 래키가 던진 패스트볼 2번 스트라이크 판정
[그림7] 2회 존 제이 타석, 류현진이 던진 체인지업 5번 볼 판정
디 고든은 류현진이 오른손 타자 상대로 잡아주지 않았던 저 몸쪽 공을 존 래키가 왼손 타자에게 던지자 스트라이크로 인정합니다. 다저스 왼손 타자마저 좋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네요. 바깥쪽도 넓은데 몸쪽 마저 넓었습니다. 왼손 타자에게는 존이 태평양존이었어요.
[그림6]과 [그림7]을 살펴보면 류현진이 더 안쪽에 찍혔지만 볼로 판정받았습니다. 다저스에게는 너무 가혹했죠. 류현진이 비록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아주 불리한 심판 존을 극복해 낸 성과입니다. 볼 때는 그러려니 했는지 이렇게 직접 찾아보니 정말 심판이 해도해도 너무했네요. 일관성 자체가 전혀 없었어요. 저런 심판 같지도 않는 심판이 중요한 경기에서 판정때문에 말아 먹다니 정말 마이너리그로 퇴출해야하는 심판입니다.
[그림8] 1회 곤잘레스 타석, 존 래키가 던진 패스트볼 3번 스트라이크 판정
다저스 타자들이 적용받았던 스트라이크 존 주황색
다저스 왼손 타자들은 평소보다 거의 1.5배는 넓은 존에서 싸워야 했죠. 존 래키 상대로 왼손 타자들이 좀 더 분발을 해줘야 했는데 존래키가 아주 잘 던졌다기 보다 볼 되는 공을 다 스트라이크로 잡아줬기 때문에 다저스 타자가 고전할 수밖에 없었네요.
[그림9] 주황색 = 존래키 존, 다저스 타자 존
빨강색 = 류현진 왼손 상대
파랑색 = 류현진 오른손 상대
류현진에게는 정말 가혹했습니다. 높은 공일 경우 존 제이는 잡아주고 류현진은 잡아주지 않았죠. 류현진이 오른손 타자 상대로 던지는 바깥쪽 공은 백도어라 인정받지 못했어요. 오른손 상대 몸쪽은 아시다시피 안잡아줬습니다. 그나마 류현진이 왼손 타자에게는 던질 때는 바깥쪽 공이 인정되었는데요, 그것도 존 래키가 판정 받았던 공에 비하면 좁았습니다.
[그림10] 보스턴 팬이 본 스트라이크 존
심판이 마피아와 연루라도 된건지, 가족이 살해위협을 받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하는데요,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저렇게 불공평하게 볼판정이 내려질 수 있을까요? 보스턴 팬으로 추정되는 야구팬이 경기보다가 도저히 참기 힘들었나 봅니다. 아주 정확하게 지적해 놓았네요.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오른손 타자들입니다. 어디로 들어올지 뻔히 알았어요. 존 래키는 오른손 타자 상대로 거의 90%는 바깥쪽으로 던졌고 10% 정도 홈플레이트 근처로 날아오는 낮은 공이었죠. 바깥쪽을 노려 밀어친다면 승산이 있었어요. 존 래키가 던지는 패턴을 파악해서 바깥쪽을 대비해야 했죠. 그걸 잘했던 타자가 핸리 라미레즈였고 그걸 제일 못했던 타자가 야시엘 푸이그였죠.
[그림11] 왼쪽 그림: 야시엘 푸이그 (노랑선), 오른쪽 그림: 핸리 라미레즈 (빨강선)
위 그림을 보시면 바깥쪽을 공략 잘 했던 라미레즈는 볼이 바깥쪽으로 완전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밀어쳐서 안타를 만들어 냅니다. 이날 무려 4타수 3안타였죠. 왼쪽 그림 푸이그는 94마일 패스트볼을 상대하고 있는데요, 라미레즈보다 더 칠만한 공입니다. 푸이그가 바깥쪽 공 공략을 너무 못했어요. 심지어 몰리나는 오른손 타자에게 몸쪽 공으로 전혀 승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로 오는지 뻔히 아는데도 몸쪽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어요. 1회 공격 후에 공격 패턴을 수정해야 했어요. 아쉬운 부분이죠.
데일 스캇, 도데체 어떻게 부시 스타디움에 온거야?
맷 캠프가 이런 말을 했죠. "최악의 볼판정이고 카디널스와 심판을 상대로 싸워야했다"라고 인터뷰 했어요. 이 글을 적기 전만 하더래도 다저스도 똑같이 넓은 스트라이크 존을 똑같이 받았는데, 다저스 타자들이 스트라이크 존에 너무 연연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했어요. 하지만 차별받았습니다. 철저하게요. 존 래키가 왼손 타자 상대로 던진 몸쪽공은 전부 인정 받았어요. 게다가 바깥쪽도 무지 넓었어요. 존 래키가 7이닝 1실점할 정도로 그렇게 훌륭한 투수였나요? 지금까지는 심판 잘 만나 덕을 봤는데요, 앞으로도 존 래키가 훌륭한 투구를 펼쳐 빅게임 투수로서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선수들에게는 심판 탓만 할 수 없는데요, 당장 경기를 이겨야하니까 이길 수 있는 전략으로 변경해야합니다. 3차전 경기에서 가장 잘못된 선택은 오른손 타자 야디어 몰리나 상대로 스캇 엘버트를 올린 것입니다. 매팅리 감독의 평소 신념처럼 오른손 타자에게 오른손 투수를 내어야 했어요. 그런데 왼손 타자가 나온겁니다. 왜 그랬을까요?
매팅리는 늘 아끼죠. 오른손타자, 왼손타자, 왼손타자순으로 상대해야하는데요, 동점이라 연장전 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른손 투수가 1타자만 상대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죠. 당장 이겨야하는데 1승 2패로 몰리면 더 어려워지는데 아낍니다. 마운드에 서보지 못한 선수가 무려 3명이나 되네요. 스프링 캠프 때 쓰려고 아꼈나봐요.
포수 엘리스는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스캇 엘버트는 초구로 87마일짜리 체인지업을 한가운데 던집니다. 몰리나 눈에는 이 공이 한가운데 들어어는 스트라이크로 판단했고 판단한 후 배트를 과감하게 휘둘렀어요. 체인지업이라 공은 몸쪽으로 파고들지 못했죠. 이 공은 몰리나의 스윗 스팟에 찰지게 달라붙었고 결과는 2루타였어요.
오른손 투수 상대로 87마일 투심 패스트볼을 던진 스캇 앨버트, 옴팡 찰지게 맞았다.
MLB GameDay에 스캇 엘버트가 몰리나에게 던진 공이 체인지업으로 표기되었는데 실제로는 체인지업이 아니였어요. 그냥 87마일 패스트볼이었네요. 체인지업으로 보기보다는 굳이 분류한다면 투심 패스트볼로 봐야하는 공이 들어왔어요. 류현진이 6회 던지는 93마일 던졌는데요, 같은 왼손 투수가 87마일 공을 한가운데로 던졌으니 결과는 안봐도 비디오네요. 정말 체인지업이었다면 떨어졌을 텐데요, 수직 움직임이 10.52인치로 패스트볼이었죠.
최고 구속 90.3마일 던지는 투수가 체인지업을 87마일로 던지나요? 정말 말 안됩니다. 그러나 정말 말 안되는 것은 스캇 엘버트가 로스터에 포함된 것이고 그보다 더 말안되는 것은 평균 구속 89마일 던지는 선수가 정말 중요한 순간에 올라온 것이죠. 그것도 왼손 투수가 오른선 타자 상대로 말이죠. 처음부터 올리는 게 아니였지만, 정타 맞는거 보고 바꿔야 했어요.
몰리나에게 2루타를 맞았기 때문에 희생 번트로 3루에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희생 플라이를 치려고 마음 먹었던 콜튼 웡은 낮게 들어오는 정체불명의 슬라이더를 어퍼스윙으로 갈겼고 옴팡 찰지게 스윗 스팟에 맞아 홈런이 되는 행운을 얻습니다. 콜튼 웡이 왼손 투수 상대로 무려 .315를 쳤고 오른손 투수 상대로 .234를 쳤네요. 존 제이도 마찬가지로 왼손 투수 상대 상대로 무려 .375, 오른손 투수 상대 .283를 쳤네요. 이런 세 타자에게 왼손이라는 이유로 매팅리는 왼손 투수를 내세웁니다. 1
콜튼 윙 / 왼손 투수 .315 / 오른손 투수 .234
존 제이 / 왼손 투수 .375 / 오른손 투수 .283
적어도 프로그램만 돌려봐도 어떤 타자가 어떤 유형의 공에 약하고 어느 코스에 약한지 또 어떤 구속에 좋지 못한지 통계적 분석할 수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제공하는 자료만 분석해도 아주 좋은 자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선수 한명에 몇백억씩 쓰면서 그런 프로그램이 없는 건지 아니면 전력 분석 요원이 구석기 시대 사람인지 알수는 없으나, 결국 매팅리는 자살골을 넣고 만거죠.
1회 주자 3루에 있는 디 고든을 못 불러들이는 타선을 보고 이 경기 잘 안풀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결국 득점권 주자가 나가 있을 때 11타수 1안타를 쳐 1타점 밖에 올리지 못했습니다. 득점권 타율 0.091이네요. 반면 상대 타선은 9타수 3안타 득점권 타율 0.333를 기록했네요. 다저스의 공격력이 묶였던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여우같은 야디어 몰리나의 볼배합과 프레이밍때문입니다. 몰리나는 다저스 타자들이 치고자하는 욕망을 무력화시켰고 다저스 타자들의 약점을 잘 공략했죠.
프레이밍에 대한 정보는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아래의 동영상을 봐 주세요. 3루에 주자가 있고 투스트라이크 노볼 상황입니다. 낮은 공을 요구했지만 공이 높게 옵니다. 메이저리그 포수라면 못 잡을리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일부러 공을 떨어뜨립니다. 3루 주자를 낚기 위해서 어설픈 연기를 한 거죠. NLDS 5차전에 이디어가 아웃당할 때 낚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자 3루에 있을 때만 저렇게 한겁니다. 실수인지 아닌지는 몰리나만 알 것 같은데요, 몰리나의 연기라고 생각이 드네요. 투스트라이크 노볼이라 높은 볼 던지면서 헛스윙을 유도해 1타 2피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거죠. 메이저리그 9년차 안드레 이디어는 순진하게 몰리나의 낚시줄에 걸려들었습니다.
3차전 이야기를 늦게 적었네요. 요약하면 다저스를 벼량 끝으로 몰아 간 것은 심판, 감독, 몰리나였습니다. 그 중 감독의 부족한 역량이 가장 아쉽습니다. 매팅리 감독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한데요, 현역 시절 포스트시즌을 경험이 고작 5경기 밖에 안됩니다. 매팅리가 양키스를 떠난 다음해인 1996년부터 양키스는 밥먹듯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고 또 많은 우승을 차지했어요. 매팅리가 2004~2007년 4년 동안 양키스 코치로 있을 때 월드시리즈 근처에도 못가다가 그가 떠난 뒤 2009년 양키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했어요. 결국 매팅리가 팀을 떠나면 다저스도 잘 풀릴겁니다. 매팅리 감독 내년에 볼 일 없겠죠?
다저스 2014 디비전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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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LB GameDay 표기는 슬라이더이나 실제로는 88마일 투심 패스트볼, 수직 움직임 10.27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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