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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

다저스에게 희귀하고 진귀한 역전승

다저스에게 희귀하고 진귀한 역전승이 나왔네요, 다저스가 경기 후반에 역전승을 언제 했던가요?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이번 경기는 흐름상 다저스가 무난하게 지는 경기였어요. 자이언츠 상대 6이닝 무실점 투수 그레인키는 1회부터 안타, 볼넷, 안타로 2점을 허용하며 좋지 못했습니다. 시카고 컵스 타자들이 잭 그레인키 상대로 잘치더군요. 그레인키는 5회에도 점수를 2점 허용하며 그레인키다운 모습이 아니였습니다. 


다저스는 4회 안타를 3개나 쳤으나 디 고든이 1루와 2루 사이에서 협살을 당해 1점도 뽑지 못하고 말았네요. 위기를 탈출한 와다 츠요시의 투구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1사 1, 3루 상황에서 맷 캠프 상대로 바깥쪽 유인구를 던졌고 맷 캠프는 볼 3개를 잘 골랐습니다. 와다는 볼 카운트 3-0에서 와다는 스트라이크를 벨트 높이로 2개 던졌습니다. 홈런을 칠 수 있을만한 코스의 공이었죠. 


맷 캠프는 와다가 던진 스트라이크 2개를 헛스윙과 파울로 만들었고 볼 카운트는 3-2가 되었습니다. 와다는 일본 투수 스타일대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않고 낮게 깔리다 못해 땅바닥에 쳐박는 슬라이더를 던졌습니다. 캠프는 체크 스윙했고 그 좋은 찬스에 아웃되고 말았어요. 



맷 캠프 체크 스윙 아웃



다음 타자 핸리 라미레즈에게는 89~90마일대 볼만 5개 던졌는데요, 2-2 볼 카운트에서 라미레즈는 몸쪽으로 들어간 패스트볼에 꼼짝 못하고 루킹삼진 당했습니다. 라미레즈가 그 전 타석에서 바깥쪽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는데요, 라미레즈는 바깥쪽 공을 기다렸던 것 같고 와다는 역으로 몸쪽을 간 것 같네요. 


라미레즈 첫번째 타석 헛스윙 삼진, 두번째 타석 루킹 삼진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분명히 쳤어야 했던 볼인데 라미레즈는 그렇지 못했어요. 1회 시카고 컵스 4번 타자 호르헤 솔러 (Jorge Soler)는 그레인키 상대로 득점권 상황에서 몸쪽 패스트볼을 안타로 연결 시켜 컵스가 득점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반면 라미레즈는 솔러보다 반개 정도 아래로 거의 같은 코스의 몸쪽 공이었는데요, 안타깝게도 루킹삼진 당하고 말았어요. 와다의 여우같은 투구에 다저스 타자들이 제대로 말려들었습니다.  


다저스는 5회에 1점을 얻는 과정에서도 좋지 못했습니다. 5회 선두 타자로 나온 스캇 반슬라이크가 안타로 출루했고 유리베가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와다의 체인지업 실투를 놓치지 않고 호쾌한 스윙을 했어요. 맞는 순간 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유리베는 홈런인줄 알고 처음부터 전력질주하지 않았어요. 타구는 펜스를 넘기지 못하고 맞았고 유리베는 2루에서 아웃되고 말았어요. 무사 주자 2, 3루가 되어야할 상황이 1사 3루가 되고 만 것입니다. 다행히 다저스 구멍 A.J. 엘리스는 병살타를 치듯 내야 땅볼을 쳤고 3루 주자가 득점하며 스코어 1:2가 되었어요. 동점 이상은 갔어야 했는데 오늘따라 왠지 경기가 꼬였습니다. 


그레인키가 투구수가 많아 5회정도 밖에 던질 수 없었는데요, 매팅리 감독의 특성상 그레인키가 밥이 되던 죽이 되던 무조건 5회까지 맡길 것 같았습니다. 그레인키가 5회를 무실점으로 잘 넘겨주면 다저스에게 기회가 올 것 같았습니다. 5회도 안타까운 일들이 또 벌어졌는데요, 수비 범위가 넓은 디고든이 1루쪽으로 치우친 땅볼 타구를 따라갔으나 아쉽게도 잡지 못해 실책성 안타를 내주고 말았어요. 그레인키는 2점을 내줘 스코어 1:4가 되고 맙니다. 



와다 츠요시 활약상, 캠프, 라미레즈 삼진 포함


다저스 타자들은 여우 같은 왼손 투수 와다 츠요시 상대로 고전했어요. 다저스가 오른손 투수에게 강하고 시카고 컵스가 불펜이 강한 팀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약간 기대하게 만들었죠. 핸리 마리레즈의 안타 후, 매팅리 감독은 오른손 투수 상대로 반슬라이크 대신 왼손 칼 크로포드를 올렸습니다. 크로포드의 타격감이야 최근 다저스에서 가장 뜨거운데요, 역시나 안타를 만들어 주자 1, 3루를 만듭니다. 


3할 타자 유리베 타석입니다. 유리베는 늘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내는데요, 안타깝게도 코스가 나빴습니다. 병살하기에 좋은 위치에서 2루수에게 타구가 갔어요. 이 중요한 순간 2루수가 실책을 한겁니다. 컵스에서 다저스로 온 2루수 다윈 바니 같으면 아주 쉽게 처리했을 타구였는데 실책을 범하고 말았네요. 1아웃 상황이라 병살타로 처리했으면 이닝이 끝났는데 다저스 입장에선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매팅리 감독은 타율 1할대 포수 타석에 대타를 사용하지 못한 점이 늘 지적되곤 했었죠. 모두가 대타로 저스틴 터너를 원할 때 매팅리 감독은 안드레 이디어를 대타 카드로 사용합니다. 올해 이디어는 중견수 자리에서 푸이그와 좌익수 자리에서 캠프 그리고 크로포드에게 밀렸고 왼손투수 나올 땐 백업 스캇 반 슬라이크한테도 밀려 대타나 대수비 말고는 출장 기회가 힘들었습니다. 최근에는 심지어 유망주 작 페더슨에게 대타 자리를 내주었어요. 이디어는 푸이그가 부진할 때 마저 기회를 얻지 못했어요. 이디어는 정말 갈 곳이 없었습니다. 


안드레 이디어 초코송이 Andre Ethier Chocolate

한국 과자 초코송이를 사랑하는 남자 안드레 이디어, 셋이 먹다 둘이 죽어도 모른다는 초코송이

초코송이 밭으로 간 이디어는 정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디어의 초코송이를 탐하지 말라.


하지만 이디어에게도 없을 것 같은 기회가 찾아옵니다. 산동네를 평정한 캡틴 아메리카 작 페더슨은 18타수 3안타 8삼진으로 좋지 못했어요. 피더슨은 찬스에서 빈번히 삼진 당하며 과대 평가된 유망주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죠. 피더슨은 트리플 A 앨버커키 아이소톱스 팀에서 쿠어스 필드의 해발 고도와 비슷한 홈구장을 쓰는 덕에 타격 스탯 자체가 부풀려져 있습니다. 


매팅리 감독은 작 페더슨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 콜업된 첫날 승패를 바꿀수 있는 만루 상황에서 페더슨을 대타로 올리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페더슨의 기용은 늘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다저스에서 계륵 같았던 존재 안드레 이디어가 2루타를 치며 전세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게임 스코어 3:4에 1사 주자 2, 3루가 되었습니다. 


다저스 천둥의 신 저스틴 터너가 투수 타석에 대타로 나섰습니다. 터너는 병살타될만한 땅볼을 쳤으나 주자가 2, 3루였기 때문에 1아웃과 동시에 1득점을 하게 됩니다. 매팅리 감독이 만약 이디이와 터너의 타순을 바꾸었다면 병살로 이닝이 종료되었을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만약이라는 건 없네요. 분명 터너라면 이디어 타석을 대신했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왔을 지도 모릅니다. 




다저스 천둥의 신 저스틴 터너 God Justin Turner Dodgers

다저스 천둥의 신 저스틴 터너, 에이스는 내게 맡겨라!


매팅리 감독은 좌우놀이 신봉자인데요, 늘 하던대로 한겁니다. 매팅리 감독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좋았고 작전도 무난하게 좋았습니다. 매팅리 감독의 불펜교체도 깔끔했어요. 8회 브라이언 윌슨이 늘 불안합니다. 이번 경기에서 패스트볼 구속은 여전히 90마일대로 좋지 못했어요. 윌슨이 살아났다고 보기엔 여전히 물음표를 달고 있습니다. 


매팅리 감독의 작전이 잘 맞아 떨어진 반면 시카고 컵스 감독 릭 렌티리아의 작전은 좋지 못했어요. 상대팀 감독의 삽질은 고마운 일이지만, 칼 크로포드가 대타로 들어 왔을 때 왼손 투수로 응수해줬어야 했어요. 특히 좌투수에게 약점이 있는 안드레 이디어에게도 오른손 타자를 그대로 기용했어요. 계속 안타를 맞고 있는데 시카고 감독이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시카고 감독 때문에 다저스가 이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카고 감독은 오른손 투수 네일 라미레즈(Neil Ramirez) 대신 왼손 투수 웨슬리 라이트로 빨리 교체했어야 했어요. 감독은 라미레즈를 너무 믿었습니다. 그럴만도 한 것이 라미레즈는 왼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76이었고, 오른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67로 매우 좋았네요. 기록상으로 보면 왜 계속 왼손 타자를 상대하게 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다저스로 따지면 페드로 바에즈(1.77 ERA) 같은 선수가 네일 라미레즈입니다. 바에즈 상대로 왼손 타자 나왔다고 바꾸나요? 렌티리아 감독도 마찬가지였어요. 네일 라미레즈는 다저스에게 털리기 전까지 1.35 평균자책점으로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구위만 보면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과 상승 무브먼트가 매우 뛰어나네요. 슬라이더의 빠른 구속과 수직움직임도 매우 뛰어납니다. 2가지만 던져도 불펜 투수로 충분할텐데 커브까지 던지는 군요. 


Pitch Type

Count

Freq

Velo (mph)

pfx HMov (in.)

pfx VMov (in.)

H. Rel (ft.)

V. Rel (ft.)

Fourseam

504

70.99%

95.43

-2.82

11.53

-1.05

6.46

Slider

130

18.31%

87.98

2.78

3.22

-0.98

6.44

Curve

76

10.70%

80.34

2.97

-3.54

-0.8

6.46

2014년 네일 라미레즈(Neil Ramirez) PITCH/FX 


네일 라미레즈의 투구를 살펴보니 맷 캠프와 핸리 라미레즈를 상대할 때만 실투성 공이 있었고 나머지 타자들에게는 낮게 잘 제구되었고 좋은 공을 던졌습니다. 네일 라미레즈의 낮은 공은 구종을 가리지 않고 다저스 타자들이 미친듯이 때려냈습니다. 다저스 타자들이 낮은 공에 강점이 있습니다. 다저스 타자들이 평균자책점 1점대 좋은 투수 상대로 정말 잘 쳤어요. 어쩌면 네일 라미레즈는 타자스 타자들에게 96마일짜리 스트라이크존 낮게 걸치는 배팅볼을 던져준 셈이네요.


아래는 네일 라미레즈의 이번 경기 PITCH/FX 자료인데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6.8마일에 최고 구속 98.1마일까지 던졌네요. 한가지 아쉬운 것은 네일 라미레즈의 패스트볼 수직 움직임이 9.69인치로 떨어졌습니다. 최근 라미레즈의 경기 기록을 살펴보니 수직 움직임이 11인치 이상을 모두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수직 움직임이 좋을 때는 12인치 이상도 기록하기도 했어요. 평소보다 수직 움직임이 2인치 정도 떨어진 셈인데, 안타는 구위를 알아보니 봅니다. 


네일 라미레즈(Neil Ramirez) PITCH/FX


한가지 아쉬운 것은 네일 라미레즈의 패스트볼 수직 움직임이 9.69인치로 떨어졌습니다. 최근 라미레즈의 경기 기록을 살펴보니 수직 움직임이 11인치 이상을 모두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수직 움직임이 좋을 때는 12인치 이상도 기록하기도 했어요. 평소보다 수직 움직임이 2인치 정도 떨어진 셈인데, 안타는 구위를 알아보니 봅니다. 



경기 하이라이트


이번 경기에서 홈런될뻔한 타구가 3개 나왔습니다. 하지만 미수에 그치고 말았네요. 리글리 필드(Wrigley Field)는 미시간 호 옆에 자리 잡고 있어 습도가 높은 편입니다. 이번경기에서는 습도가 87%였어요. 습도가 많은 날은 배트의 탄성력을 잃어 잘 뻗어 나가지 않습니다. 게디가 바람 방향은 북풍이나 북동풍으로 외야에서 내야 방향으로 12mph 속도로 불었다고 합니다. 12mph면 25.7km/h가 되는데요, 정말 엄청난 강풍이죠. 계산상으로는 비거리 14m나 손해 봤습니다. 참고로 월드스타 전준우는 10m 손해 봤습니다. 


리글리 필드(Wrigley Field)

시카고 컵스 홈 구장, 리글리 필드


1차전 승리로 다저스가 한숨 돌렸습니다. 시카고 컵스와 2차전인 커쇼 선발 경기가 새벽 3시 20분에 있고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 경기가 오전 11시10분에 있습니다. 커쇼 경기에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동남풍이 붑니다. 그것도 13mph로 아주 강하게 부네요. 외야로 날아가는 공이 3루 방향으로 많이 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습도는 53%로 높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