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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TCH/fx & STATCAST

류현진 베스트&워스트 피치 LAD vs SFG Sep 12, 2014

메이저리그 일정이 참 깁니다. 한국프로야구는 128경기 하는데 LA 다저스는 현재 147경기 소화했네요. 아직 15경기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와일드카드에서 월드시리즈까지 간다면 최대 20경기가 포스트 시즌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경기 일정이 한국프로야구 일정과 비교하면 참 길고 험난합니다. 


류현진이 자이언츠 경기에서 최악의 투구와 함께 부상 소식을 전해왔네요.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참 안타깝습니다. 올해 벌써 부상이 3번째네요. 금강불괴 같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은근히 유리 몸이 된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합니다. 


류현진이 7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엄청난 투구를 해왔다는 것을 이전 글에서 알려드렸습니다. 슬라이더의 구위가 커쇼만큼 좋았고, 커브의 수직 움직임은 커쇼보다 더 뛰어났죠. 두 구종은 리그 최상급 구위를 저 기간 동안 보여주었습니다. 



류현진은 애리조나 디백스 상대로 올해 가장 뛰어난 패스트볼을 선보였어요. 하지만 7회 100구를 넘긴 상태에서 짜내는듯한 투구를 펼쳤고, 109구부터 패스트볼을 5개나 던졌습니다. A.J. 폴락 상대로 평소보다 더 빠른 94, 93, 93, 95, 94마일 패스트볼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폴락에게 던진 4, 5구는 구속은 빨랐지만, 손 악력이 떨어졌던 것으로 보였고 평균 이하의 공 회전수를 보였습니다. 


이상 징후라고나 할까요? 최근 변화구가 그렇게 좋았는데 최악의 변화구 구위를 보였고, 패스트볼은 메이저리그에 통산 경기 중에서 최고의 패스트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좋은 패스트볼을 던졌어요. 평소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죠. 아무튼, 100구 이상에서 짜내는 투구를 한 것이 부상의 원인이 되지 않았나 추측합니다.



ryu giants 류현진 자이언츠

류현진의 안타까운 부상 소식과 또 한번의 자이언츠 경기 최악의 투구 



류현진이 부상을 당했던 경기라 베스트 피치와 워스트 피치를 선정한다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는데요, 그래도 몇 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네요. 류현진이 투구하는 동안 답답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류현진 투구를 해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결과론적으로 애리조나 A.J. 폴락을 상대로 변화구 하나 없이 패스트볼만으로 승부하며 좋지 않은 볼 배합을 가져갔는데요, 자이언츠 조 패닉 상대로도 패스트볼을 무려 5개나 던졌습니다. 작년 푸이그 같은 모습을 보이는 신인 조 패닉은 포심 패스트볼과 싱커(투심)의 타율이 매우 높았는데요, 각각 .364와 .350를 기록할 만큼 패스트볼 계열을 매우 잘 쳤습니다. 패스트볼을 잘 치는 타자 상대로 패스트볼 5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볼 배합이었습니다. 


류현진은 자이언츠 상대로 조 패닉뿐만 아니라 패스트볼 위주로 볼 배합을 가져갔는데요, 패스트볼 구속은 메이저리그 통산 경기 중 최악의 구속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매우 좋지 못했습니다. 류현진 통산 최악의 패스트볼을 최근 메이저리그 최고팀 상대로 던졌으니 결과는 명약관화하네요. 보는 내내 정말 답답했습니다. 


류현진이 자이언츠 타자들이게 안타를 맞았던 5안타가 모두 패스트볼이었고 구속은 88, 88, 89, 90, 90마일 순이었습니다. 커브볼로 1아웃, 체인지업으로 2아웃, 투수 범가너 상대 92마일 패스트볼로 3아웃 시켰습니다. 류현진의 구속이 나오지 않은 것은 어깨 부상 때문이었지만, 너무 쉽게 무너져 버린 것 같아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ryu giants 류현진 자이언츠

엘리스는 왜 패스트볼 싸인만 냈을까?


다저스 4선발 댄 하렌은 느린 패스트볼 구속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13승이나 거두며 생존하고 있습니다. 댄 하렌의 2014년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87.4마일이고 최고구속은 88.4마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구속이 느린 패스트볼을 던지는 댄 하렌의 생존 방법은 88마일 패스트볼 사이에 변화무쌍한 변화구를 마구마구 섞는 것입니다. 댄 하렌이 지난 샌디에이고 알렉시 아마리스타를 상대한 볼 배합은 너클 커브 - 커터 - 스플리터 - 패스트볼 - 커터 순이었죠. 


자이언츠 타자들이 류현진 상대로 집중력이 높았고 잘 쳤던 것은 분명하지만, 류현진은 배팅볼 수준의 공으로 너무 쉽게 승부했습니다. 류현진의 장점이 상대 타이밍을 잘 뺏는 오프스피드 피칭에 있는데요, 이날 경기에서는 장점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장점이 나오지 않았던 결정적인 이유는 부상으로 패스트볼의 구속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 가장 컸죠. 류현진은 패스트볼을 던질 타이밍에 날카롭지 못한 패스트볼을 던졌고 상대 타자들은 어렵지 않게 느린 패스트볼을 안타로 만들었습니다. 


류현진이 그날 좋지도 못한 패스트볼 위주의 볼배합을 했다고 지적했는데요, 알 것 다아는 프로 중의 프로 류현진이 왜 그랬을까요? 한 가지 이유는 자이언츠 타자들이 볼카운트 초반에 패스트볼을 노렸습니다. 그러니까 변화구를 던질만한 타이밍이 없었던 거죠. 


3번 타자 버스터 포지는 2구째 패스트볼을 노렸고, 4번 헌터 펜스도 2구째 패스트볼을 노렸습니다. 5번 파블로 산도발은 1구 체인지업을 노렸네요. 6번 타자 아리아스는 3구째 패스트볼, 8번 브랜든 크로포드는 3구째 패스트볼을 노렸습니다. 다른 이유는 변화구 제구가 좋지 못해 패스트 위주의 볼 배합을 가져가지 않았나 추측해봅니다. 


류현진의 이날 공 구위는 아주 나빴던 것은 아닌데요, 문제는 구속이었습니다. 류현진의 패스트볼 구속은 다저스 폴 마홀름이나 샌디에이고 에릭 스털츠의 패스트볼 구속이었어요. 다저스 케빈 코레이아보다 패스트볼 구속이 덜 나왔습니다. 류현진의 최근 구위 7/21~8/31 기간과 비교해보면 모든 구종이 2~3마일 정도 구속이 적게 나왔습니다. 


슬라이더는 구속이 느린데도 불구하고 커터 같은 움직임의 공이 되어버렸고 체인지업도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커브 구위만 살아있었습니다. 커브는 오히려 구속이 2마일 정도 늘었네요. 릴리스 포인트는 평소보다 더 높게 올라왔네요. 팔각도를 좁혔네요. 체인지업마저 평소보다 약간 높았습니다. 


Pitch Type

Count

Freq

Velo (mph)

수평움직임(in.)

수직움직임(in.)

H. Rel (ft.)

V. Rel (ft.)

Fourseam

19

70.37%

88.93

7.27

8.92

2.67

6.18

Change

2

7.41%

80.93

8.54

6.71

2.8

6.08

Slider

3

11.11%

84.96

-0.52

4.87

2.46

6.22

Curve

3

11.11%

70.79

-5.94

-8.23

2.29

6.28

류현진 9/12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경기 


Pitch Type

Count

Freq

Velo (mph)

수평움직임(in.)

수직움직임(in.)

H. Rel (ft.)

V. Rel (ft.)

Fourseam

279

48.10%

92.14

6.22

8.54

2.45

6.1

Change

95

16.38%

82.7

8.2

6.42

2.73

5.93

Slider

109

18.79%

87.33

-0.95

3.37

2.25

6.2

Curve

97

16.72%

72.61

-5.6

-8.96

2.2

6.14

류현진 7/21~8/31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경기 


Best Pitch


류현진의 베스트 피치는 호아킨 아리아스에게 던진 70.3마일 커브볼입니다. 커브볼의 구위는 류현진이 평소 보여주던 평균적인 구위였는데요, 수평 움직임이 평소보다 많았네요. 전체적으로 커브볼의 움직임이 좋았는데요, 이 좋은 커브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더라면 결과가 다르게 나오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1회초 류현진 vs 호아킨 아리아스

커브 / 구속 70.3 / 수직 움직임 -8.99 / 수평 움직임 -6.86 / 공 회전 각도 322 / 분당 회전수 1690


1회초 류현진 vs 호아킨 아리아스 

2구: 커브볼, Called Strike


Worst Pitch


류현진의 워스트 피치는 패스트볼입니다. 부상이라 큰 의미는 없지만, 평균 구속 88.9(143km)마일인 패스트볼이 메이저리거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주는지 생생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패스트볼을 50% 이상 던지는 류현진에게 구속저하는 정말 치명적이었네요. 


류현진 상태가 호전되어 한 경기만 건너뛰면 자이언츠 경기에 복귀할 수 있습니다. 류현진의 빠른 쾌유를 바라며 그때 꼭 날카로운 공으로 제대로 된 승부를 펼쳤으면 좋겠네요. 류현진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조차 장담하기 어려운데요, 제발 건강하게 다시 돌아와 본연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류현진 푸이그 자이언츠 ryu puig giants

류현진을 위로하는 푸이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