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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지식

지명할당, 지명양도, 방출대기, DFA, 웨이버, 트레이드

2014년 다저스의 가장 큰 고심거리는 불펜이었습니다. 그 중 핵심 멤버는 기대했던 브라이언 윌슨의 부진이었죠. 브라이언 윌슨은 2013년 산타클로스같은 수염으로 맑은 눈에 천사같은 모습이었다면 올해는 오사마 빈라덴과 똑같은 수염을 기르고 나와 LA를 불 질렀습니다. 


브라이언 윌슨, 브랜든 리그는 2015년에도 함께 합니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죠. 브라이언 윌슨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선수옵션을 들이 밀며 다저스와 내년도 함께 하자며 산타모니카 해변을 오렌지빛으로 물들여 놓고 갔습니다. 아! 마치고 환장할 노릇이네요. 


불펜의 원흉 저 두 선수는 마이너리그로 내보내지도 못하고 정말 답답한 노릇입니다. 내보내기 위해서는 방출 밖에는 없는데요, 방출할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명 할당 (Designated for Assignment, DFA) 

지명 할당이라는 번역이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데요, 지명 할당이라는 말만 들으면 개념적으로 이해가 전혀 가지 않습니다. 행여나 지명 할당이라는 뜻을 이해하고 나서도 지명 할당이라는 표현이 참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Assignment를 할당으로 번역했기 때문에 이해가 잘 가지 않는데요, Assignment가 양도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Assignment는 권리, 재산, 소유권 등을 이전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Assignment: The transfer of a claim, right, interest, or property from one to another.


Designated[각주:1]는 지명되었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DFA는 양도를 위해 지명된 상태를 말합니다. 다시 풀어서 말하면 양도할 선수로 지명되어 있는 상태라는 이야기지요. 뉴스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살펴보니 지명할당이 가장 많았고 방출 대기라는 표현도 있었고 지명 양도라고 최근에는 표현을 많이 하네요. 방출 대기라는 표현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인데요, 지명 할당보다 더 황당한 용어가 방출 대기[각주:2]입니다. 용어가 정립되기 전까지 DFA라는 용어로 대신하겠습니다. 


DFA 기간은 10일입니다. 이 상태가 되면 40인 로스터에서 빠지게 됩니다. 양도를 위해 선수를 내놓았으니까 양도해야지요. 양도할 방법 중 하나가 트레이드입니다. 다시 말해서 트레이드하기 위한 절차가 바로 DFA입니다. 이 때 양도 지명된 선수를 원하는 구단과 트레이드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트레이드를 논웨이버 트레이드(Non-Waiver Trade)라고 하는데요, 기간은 7월 31일까지입니다. 7월말까지는 포스트시즌 향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괜찮지만, 그 후에는 특정 팀이 몰락한 팀들의 좋은 선수들을 다 빼오면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에입니다. 8월 1일부터 시즌 끝까지 트레이드를 하기 위해서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공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전년도 성적 역순으로 트레이드할 기회를 줍니다. 


DFA에 올렸는데 트레이드가 되지 않습니다. 방출이나 마이너리그로 이관하는 수순 밖에 없군요. 방출이나 마이너리그로 이관하기 이전에 밟아야 하는 수순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웨이버 공시(Waiver)입니다. 트레이드가 안 됐는데 웨이버 공시한다고 해서 트레이드가 될리 만무한데요, 메이저리그 계약(40인 로스터)을 제거하는 일종의 확인 절차 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웨이버 공시가 되면 이 선수에 대해 전년도 성적 역순으로 클레임[각주:3](Claim)을 걸 수 있습니다. 클레임을 건 구단과 협상 시간은 48.5 시간을 가집니다. DFA 상태에서 아무도 트레이드를 원하지 않았는데 클레임을 걸어 주니 고마울 수도 있습니다. 원하는 조건이 나오지 않으면 협상을 철회할 수있습니다. 클레임을 건 구단에게 아무 조건 없이 그 선수를 내줄 수 있습니다.


클레임 걸린 선수가 아깝다고 생각하면 좋은 조건에 트레이드하려고 할 것입니다. 클레임 건 구단은 아무 조건 없이 내주길 바라겠죠. 그러면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그냥 내주기에 아깝다고 생각하면 철회해야해요. 하지만 선수가 아깝다고 생각들지 않는다면 조건 없이 선수를 내주면 됩니다. 클레임 건 구단은 그 선수의 잔여 연봉을 떠앉게 되는거죠. 



클레임이 걸리게 되면 클레임을 건 바로 그 구단과 48.5시간 안에 협상한다.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한다. 

    1. 조건 없이 선수를 내 준다. $20,000를 받을 수 있다.

    2. 협상을 철회한다. 시즌 끝날 때까지 그 선수를 트레이드 하지 못한다.


클레임을 건 팀과 협상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다른 팀과 협상을 가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클레임 걸린 선수는 적어도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웨이버 공시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트레이드를 웨이버 트레이드(Waiver Trade)라고 합니다. 


웨이버 공시는 3가지 정도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선수에게 메이저리그 신분을 끝까지 보장해주려는 성격이 강합니다. 모든 구단에 확답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어느 한팀이라도 클레임을 걸어 데려가면 메이저리그 신분이 계속 유지되니까요.


둘째, 8월 이후 트레이드 시 투명성을 제공합니다. 그 전에는 해당 구단끼리 서로 조건만 맞으면 트레이드가 가능하지만 8월 이후부터는 웨이버 공시를 통해 트레이드 해야하기 때문에 상대팀 전력 강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8월 이후 웨이버 트레이드는 좋은 선수가 나올 확률이 매우 적습니다.


셋째, 웨이버 공시를 통해 방출 전 마지막 재고 정리를 할 수 있습니다.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구단에서 협상을 철회하지 않는 한 해당 가격에 그 선수를 받아야합니다. 한마디로 선수의 남은 연봉을 떠넘기는 형태입니다. 그 리스크를 부담하고 클레임을 거는 걸게 되는 거죠. 클레임을 거는 쪽에서는 최소 그 선수를 정가에 받거나 아니면 받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가 됩니다.


2014년 다저스 웨이버 트레이드 

2014년 8월 7일

로베르토 에르나나데스 영입, 빅터 아라노와 제스무엘 발렌틴을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

2014년 8월 7일

케빈 코레이아 영입, 현금 처리(금액 밝혀지지 않음)



웨이버 공시 후 47시간 이내 어떤 구단도 클레임을 걸지 않았다면 아무 팀에 트레이드 시켜도 상관 없습니다. 다른 구단에 전부 승인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구단에 트레이드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3일 중에 25시간이 자유로운 트레이드를 위해 할당되어 있는 셈이네요.


2016년 8월 31일 Fox 로젠탈 기사를 보면 "Greinke, 32, cleared waivers, sources said, making him eligible to be traded to any team." 잭 그레인키가 승인된 웨이버라고 쓰여져 있고 어느 팀과도 트레이드할 수 있다고 쓰여지 있습니다. 

돈값 하지 못하는 선수일 경우 모두들 최소 정가로 받기를 원하지 않을 겁니다. 그레인키에게 클레임을 건다면 애리조나가 벌인 최고가 연봉을 모두 그레인키에게 줘야 하니까요. 


지금 다저스가 그레인키에게 관심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애리조나에게 그레인키의 연봉 보조를 받길 원할 겁니다. 다저스가 그레인키와 5년 계약으로 거의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애리조나의 6년 계약에 밀려 잡을 수 없었습니다. 


다저스와 애리조나 간의 잭 그레인키 트레이드는 결렬되었고 겨울 트레이드 시장에서 그레인키에 대해 트레이드 논의가 있게 될 것입니다. 


웨이버 공시 후 3일이 지났는데 어느 구단도 클레임을 걸지 않았다면 웨이버(소유 포기[각주:4])를 승인[각주:5]한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두가지가 남았는데요, 구단이 이 선수가 아직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마이너리그로 계약을 이관(outright)할 것입니다. 이 때 계약 자체는 그대로 가져 갑니다. 윤석민 선수를 생각하면 되는데요, 주는 돈은 똑같은데 신분만 달라지는 것이지요.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인 40인 로스터 밖으로 빠져 나와 마이너리거가 된다는 뜻입니다. 메이저리그 팀은 마이너리그 팀을 대부분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마이너리그 팀과 제휴(affiliate)를 맺는 형식이고 서로 법인 자체가 달라 계약을 이관하게 되는 것이지요.


서비스 타임 3년차 이상 선수들은 마이너리그로 이관되는 것에 대한 거부권[각주:6]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선수가 거부한다면 구단은 이 선수를 방출(release)해야합니다. 구단 입장에서 쓸모없는 선수라 생각되면 방출합니다. 구단은 방출한 선수에게 계약기간 남은 연봉을 일체 지급해야합니다. 방출된 선수는 FA 신분이 됩니다. 


FA 신분이 되지만 실제로 다른 구단에서 방출한 선수를 메이저리그로 데려갈리 만무한데요, 메이저리그 신분 선수로 데려갈려고 했으면 그 전에 손을 썼겠죠. 이런 선수들은 대부분 다른 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게 되지요. 다저스는 뉴욕 메츠에서 방출된 저스틴 터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습니다. 그리고 터너는 스프링 캠프에서 실력으로 살아 남았고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습니다. 



지명할당 지명양도 방출대기 웨이버 완벽 정리

DFA 개념 정리를 위한 다이어그램



정리하면 DFA를 하는 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트레이드 

2. 마이너리그 이관

3. 방출


마이너리그 이관 또는 방출이 목적이라면 DFA 발동과 동시에 웨이버 공시를 할 수 있습니다. 웨이버 트레이드를 위한 목적도 마찬가지입니다. DFA가 걸리는 기간은 10일이지만, 대부분 7일 이내 결과가 나온다고 합니다. 


앞서 DFA의 개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트레이드, 웨이버 공시를 한 흐름안에 두었습니다. 실제로는 DFA 발표 후 두가지 형태로 진행될 것입니다. 

1. 트레이드를 위한 절차

   1.1 논웨이버 트레이드 - 7월31일 이전 

2. 웨이버 공시가 필요한 절차 

    2.1 웨이버 트레이드 - 8월 1일 이후

    2.2 마이너리그 이관 

    2.3 방출 


앞서 7월 31일가지 하는 일반적인 논웨이버 트레이드와 8월 31일부터 시즌끝까지 하는 웨이버 트레이드 두가지로 구분했는데요, 절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논웨이버 트레이드 

DFA 발표 -> 트레이드 완료 끝 


웨이버 트레이드 

DFA 발표 -> 웨이버 공시 ->  클레임 -> 트레이드 완료 끝 



지명할당 지명양도 방출대기 웨이버 완벽 정리


DFA 실제 과정 다이어그램


DFA말 자체가 참 힘듭니다. 한글로 번역된 말이 DFA를 이해하는데 더 어렵게 만들어 놓았네요. 사구(四球, 死球)라고 표현하면 볼이 네개라는 뜻인지 몸에 맞는 공을 말하는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최근 야구계에서는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구분해서 쓰고 있어 더이상 혼란을 주고 있지 않습니다. 아주 명확해졌죠. 


용어만 잘 선택해서 우리말로 고쳐써도 정말 이해하기 쉬운 야구 용어가 되는데요, DFA는 지명할당, 지명 양도, 방출대기, 웨이버 등 너무 어려운 말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DFA를 "몸에 맞는 공"처럼 쉽게 풀어서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양도하기 위해 지명된 상태", "양도를 위해  지명", "양도할 선수로 지명" 등 원뜻을 살리면서 쉽게 풀어서 쓰면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덜어 줄 것입니다. 


어려운 이야기 자세히 풀어서 쉽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더 큰 어려움을 주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다음 글은 정말 마지막 글이 되어야할텐데요, FA 계약과 유망주 보호, 룰5 드래프트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Reference

[1] MLB.com

[2] Baseball-Reference.com

[3] Designated for Assignment - Wikipedia

[4] Designated for Assignment (DFA) - Bizball baseball

[5] Designated for Assignment (DFA), Service Time - Cot's Baseball Contra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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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signated는 우리가 흔히 잘 아는 지명타자를 가리켜 DH(Designated Hitter)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본문으로]
  2. 방출이라고 하면 영어로 Release라고 쓰는데 방출 대기라는 용어는 없다. 기자들이 DFA 개념을 모르고 쓰는 말이다. 추후에 설명하겠지만 DFA인 상태에서 트레이드를 할지 마이너리그로 이관을 할지 방출을 할지 정해져있지 않다. 방출 대기라는 표현이 방출되지 전 기다리는 상태라는 뜻인데 DFA와 너무 다른 개념이다. [본문으로]
  3. 명단에 올라 온 특정 선수의 계약을 사겠다고 요청하는 것 [본문으로]
  4. 웨이버, 소유 포기, 권리 포기 다 같은 말 [본문으로]
  5. 웨이버를 승인 받았다는 말은 영어로 the player clears waivers라고 표현된다. 이때 clear 동사형으로 승인을 얻다라는 뜻이 되고, cleared waivers라고 표현하면 승인이 된 허가가 난 웨이버라는 뜻이 된다. cleared는 형용사로 "허가된, 인가된,. 승인된" 뜻으로 쓰인다. [본문으로]
  6. 위키피다아(영문)에서는 5년이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서비스 타임을 적어 놓은 문서(http://www.baseballprospectus.com/compensation/cots/transactions-glossary/)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되어 있다. 요약하면 3년차이상 선수는 40인 로스터에서 빠지는 것에 대한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 "In addition, a 3-year player may not be removed from the 40-man roster without his permission. The player may choose to be released immediately or at the end of the season."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