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서 특별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전날 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되는 바람에 더블헤더 경기가 열렸고 오승환은 2경기에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오승환은 더블헤더 1차전과 2차전에 모두 9회 마무리 상황에 나와 삼자 범퇴 시키며 하루에 2개의 세이브를 연속해서 기록했습니다.
더블헤더 2세이브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 역사상 2004년 제이슨 이슬링하우젠이 기록 한 이후 오승환이 12년만에 처음 거둔 기록입니다.
오승환이 더 놀라운 것은 더블헤더 2차전 9회 마지막 타자였던 라이언 쉼프 상대로 6구째 구속 97마일(정확하게 96.5마일, 155.3km/h)을 찍었다는 점입니다.
DH 2차전 9회 오승환 VS 라이언 쉼프
1구: 96마일 패스트볼, 파울
2구: 96마일 패스트볼, 볼
3구: 95마일 패스트볼, 스트라이크 판정
4구: 97마일 패스트볼, 파울
5구: 81마일 체인지업, 볼
6구: 96마일 패스트볼,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오승환은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패스트볼 93.3마일과 슬라이더 86.5마일을 기록했고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올해 가장 높은 구속인 패스트볼 95.5마일과 슬라이더 87.8마일을 기록했습니다.
7월 21일 오승환 PITCH/fx
한국 프로야구 시절 오승환은 남다른 악력으로 높은 회전수를 기록했습니다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오승환의 패스트볼 회전수는 조금 평범해졌습니다.
메이저리그 기준 오승환의 패스트볼의 구속 및 구위가 평범해 보일지라도 성적만큼은 아주 특별합니다. 오승환은 불펜 투수 중 패스트볼 구종 가치 6위에 올라있습니다.
불펜 투수 패스트볼 구종 가치 및 피안타율
1위 10.8 브랜든 비치 .147
2위 10.8 라이언 덜 .147
3위 10.0 아담 리베라토어 .129
4위 9.9 에디슨 리드 .204
5위 9.4 아롤디스 채프먼 .165
6위 9.2 오승환 .181
오승환의 돌직구에 가려져 평가절하된 구종이 바로 슬라이더입니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 매우 특별한 슬라이더를 던집니다. 오승환은 87마일대 빠른 슬라이더와 83마일 대 느린 슬라이더를 던져 구속 변화를 줍니다.
오승환의 슬라이더는 커터의 회전각과 유사합니다만, 커터처럼 많은 회전수를 가지지 않고 매우 적은 것이 특징입니다. 커터와 같은 회전각에서 회전수가 적으면 수직 움직임이 깊어집니다. 오승환의 슬라이더는 커터보다 수평 움직임이 더 적으나 수직 움직임이 깊은 것이 특징입니다.
슬라이더를 던지는 메이저리그 투수 중 약 8.6%만이 분당 회전수 500rpm 이하의 슬라이더를 던지고 있으며 오승환과 비슷한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수는 뉴욕 메츠 선발 투수 스티븐 마츠가 있고 애리조나 불펜 투수 대니얼 허드슨이 있습니다.
오승환은 이번 경기에서는 평소 슬라이더 회전수보다 더 적은 회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더블헤더 2차전에서 오승환의 슬라이더는 분당 회전수 평균 270 rpm을 기록하며 수직 움직임이 0에 가까웠습니다.
오승환은 9이닝당 삼진 개수(K/9)가 12.10으로 불펜 투수 중 1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승환의 삼진 중 패스트볼에서 33개, 슬라이더에서 26개가 나왔습니다.
오승환이 던진 504개의 패스트볼 중 6.5%, 214개의 슬라이더 중 12.1%의 비율로 삼진이 나오고 있습니다. 슬라이더가 패스트볼보다 약 2배 정도 많은 비율로 삼진을 잡아내고 있습니다.
오승환은 50타수 이상 기록한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에서 패스트볼 피안타율 10위, 슬라이더 피안타율 7위에 올라 있습니다. 오승환의 슬라이더 구위가 특별할뿐만 아니라 뛰어난 제구력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슬라이더 피안타율 (기준: 50타수 이상)
1위 .076 스티브 시섹
2위 .099 카일 바라클로프
3위 .100 켄 자일스
3위 .100 타일러 라이온스
5위 .108 로비 데 라 로사
6위 .109 루크 그레거슨
7위 .119 오승환
오승환의 슬라이더는 국내 프로야구 시절부터 돌직구에 가려 부각되지 못했습니다. 오승환의 명품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에서 돌직구만큼 뛰어난 가치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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