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후반기 성적이 너무 좋지 않다. 먼저 이대호의 전반기 성적을 살펴보면 타율 .288, OPS .844, wRC+ 129로 홈런 12개, 타점 37개를 기록했다.
이대호의 전반기 성적은 시애틀 팀내 타율 2위를 기록할 정도로 훌륭했다. 이대호가 주전 선수의 1/2 정도를 소화한 상태에서 올린 타점과 홈런 수는 놀라운 수치다.
하지만 이대호의 후반기 성적은 타율 .115, OPS .457, wRC+ 29로 부진해도 너무 부진하고 방망이가 식어도 너무 식었다.
이대호의 부진은 손목 부상이 그 시작이었다. 손목 부상 탓이었는지 제대로 맞아도 공이 뻗지 않았고 운이 없게도 잘맞은 타구가 수비수에게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대호 후반기 부진한 진짜 이유는?
이대호의 후반기 BABIP은 .147로 6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에서 2위에 올라있다. 이대호의 후반기 BABIP은 메이저리그 타자 전체 BABIP .294와 이대호의 전반기 BABIP .307과 비교해도 너무 낮은 수치다.
무엇이 이대호의 후반기 BABIP을 낮게 만들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먼저 BABIP이 높은 선수를 찾아보자. 크리스티안 옐리치(BABIP .370 타율 .296), 스탈링 마르테(BABIP .360, 타율 .290), 조나단 비야르(BABIP .358, 타율 .264)가 타율에 비해 BABIP이 높은 선수들이다.
이 세명의 선수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이 선수들은 도루 20개 이상은 충분히 할 수 있는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BABIP이 높은 타자는 위 열거한 선수들처럼 빠른 발을 가지고 있고 직선타의 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다.
이대호는 발이 느려 BABIP이 낮을 수밖에 없는 타자다. 발이 느린 이대호가 더 낮은 BABIP이 나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땅볼을 치면 된다. 빌리 해밀턴과 디 고든처럼 발빠른 선수들에게 땅볼은 내야 안타로 이어질 확률이 높지만, 이대호나 데이빗 오티즈 같이 느린 선수의 땅볼은 곧 아웃으로 연결된다.
발 빠른 선수 땅볼 타율
빌리 해밀턴 .387
조나던 비야르 .358
디 고든 .325
발 느린 선수 땅볼 타율
이대호 .183
데이빗 오티즈 .139
프린스 필더 .093
이대호는 후반기 성적이 좋지 못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전반기보다 많은 땅볼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의 땅볼 비율은 전반기 51.1%에서 후반기 60%로 약 9% 늘어났다. 안타 확률이 높은 직선타는 전반기 23%에서 후반기 17.1%로 약 6% 감소했다. 홈런이 나오는 뜬공은 전반기 25.9%에서 22.9%로 3% 감소했다.
이대호 월별 타구 유형별 분포
이대호는 8월 땅볼 비율이 64.7%로 상대하는 투수들 모두 땅볼러인 볼티모어 마무리 투수 잭 브리튼 급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이대호는 타격 조정을 통해 타구 각도를 높여 땅볼 타구는 줄이고 직선타와 뜬공 비율을 늘여야 한다.
땅볼을 제외하고 이대호의 다른 타구에는 문제가 없을까?
[표 1] 타구 각도별 타율과 타구 속도별 타율
(2016년 메이저리그 기준)
위 표1에서 타율이 3할이 넘는 타구 각도는 0~30이고 타구 속도는 95마일 이상일 때이다. 본고에서는 편의상 타구 각도가 0~30도 이내에 있고 타구 속도가 95마일 이상일 때 "좋은 직선타"라고 정의한다. 이대호는 좋은 직선타가 나왔을 때 전반기 타율과 비교해서 후반기 타율이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자.
이대호 타구 분포도, x축: 타구 속도, y축: 타구 각도, 파란색: 전반기, 빨간색: 후반기
먼저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직선타가 나왔을 때 타율은 .674이다. 이대호는 전반기 좋은 직선타가 나왔을 때 타율 .636를 기록했고 메이저리그 평균과 크게 차이가 없다. 하지만 후반기 좋은 직선타가 나왔을 때 타율 .333로 메이저리그 평균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중에서 이대호의 타구 몇 개는 매우 날카로웠으나 정말 아쉽게 야수 정면으로 가 불운하게도 아웃되고 말았다.
이대호 전반기 땅볼 안타
이대호는 후반기 땅볼을 많이 쳤는데 이 때는 운이 좋았을까? 본고에서는 편의상 타구 각도 -10~0도 사이, 타구 속도 95마일 이상일 때 "좋은 땅볼"이라고 정의한다. 메이저리그 좋은 땅볼 타율은 .367이고 이대호의 전반기 좋은 땅볼 타율은 .286였다. 이대호의 후반기 좋은 땅볼 타율은 .000이다.
이대호는 후반기 좋은 땅볼을 쳤을 때 수비수 정면으로 가거나 좋은 수비에 걸려 안타가 될만한 타구가 모두 아웃되고 말았다. 후반기 이대호는 좋은 직선타일 때도 운이 없었고 좋은 땅볼일 때도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후반기 바빕신에게 철저히 버림받은 이대호
정리하면 이대호가 땅볼 타구의 비율이 높은 것이 후반기 부진한 주된 이유이고 설상가상으로 운까지 따라주지 않아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후반기 이대호를 철저히 외면했던 BABIP신이 이대호에게 자비를 베풀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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