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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흑마구 느린공 투수가 제구력을 잃는다면?

베이스볼젠 2015. 9. 12. 20:46

느린공 투수 좋아하세요? 흑마구를 던지는 느린공 투수가 빠른공 투수 못지 않게 매력적이기도 합니다.  


R.A. 디키 패스트볼 81.4마일 

메이저리그에서 진짜 마구 너클볼로 유명한 R.A. 디키는 81.4마일(131km/h) 패스트볼을 던집니다. 너클볼은 76.1마일(122.5km/h)을 던집니다. 이런 느린 공(마구)으로 2012년 클레이튼 커쇼를 제치고 사이영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R.A. 디키가 토론토 블루제이스 이적 이후 평균 자책점이 조금 높아지긴 했지만 타고투저인 알동부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10승 10패 4.01 ERA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너클볼을 던지는 투수는 R.A. 디키는 만 40살로 메이저리그에서 세번째로 나이 많은 투수이기도 합니다. 너클볼로 유명한 팀 웨이크필드는 만 44살까지 메이저리그 현역 생활을 했고 너클볼의 대가 필 니크로는 48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24년간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R.A. 디키 마구 너클볼 GIF



마크 벌리 패스트볼 84.0마일 

꾸준함의 대명사 마크 벌리는 자신의 별명처럼 금강불괴처럼 아프지 않고 이닝 이터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점대 화려한 평균자책점은 남기지 못했지만 2011부터 2014년까지 14년 동안 200이닝 이상 소화해냈습니다. 올해 마크 벌리가 200+이닝을 달성하는데 위태로워 보이는데요, 올해 200+이닝을 달성하면 게일로드 페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1위에 올라섭니다.


200+이닝 연속 기록 

게일로드 페리 Gaylord Perry: 1966-1980 (15년 연속)

돈 서튼 Don Sutton: 1966-1980 (15년 연속)

그렉 매덕스 Greg Maddux: 1988-2001 (14년 연속)

필 니크로 Phil Niekro: 1967-1980 (14년 연속)

마크 벌리 Mark Buehrle: 2001-2014 (14년 연속)


마크 벌리는 패스트볼은 84마일이고 투심, 커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집니다. 마크 벌리는 더 느린 변화구와 더더 느린 변화구로 타자를 괴롭힙니다. 이 투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바로 뛰어난 제구력에 있습니다. 


마크 벌리 기막힌 수비 동영상


댈러스 카이클 패스트볼 89.6마일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댈러스 카이클은 2015년 느린 패스트볼 순위 12위에 올라있는 선수입니다. 댈러스 카이클은 싱커볼을 중심으로  6가지 구종(올해는 커브가 없음)을 섞어 던집니다. 한국에서 댈러스 카이클처럼 89.6마일(144km/h) 정도 던지는 투수들은 많이 있습니다. 


구속으로 본다면 댈러스 카이클은 한국 프로야구 투수들에게 희망을 주는 투수이지요. 저런 구속을 가지고도 메이저리그에서 사이영상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카이클처럼 되려면 변형 패스트볼 싱커볼, 커터를 잘 던져야하고 여러 구종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아야합니다. 


댈러스 카이클처럼 구속이 평범한 투수들은 구위를 최대화할 수 있는 곳으로 공을 제구해야합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 상대로 실투를 줄어야합니다. 문제는 바로 제구력이지요. 제구력이 메이저리그급이라면 한국 프로야구 투수들 또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사이영상 후보 댈러스 카이클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시면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댈러스 카이클처럼 구속이 평범한 투수들은 구위를 최대화할 수 있는 곳으로 공을 제구해야합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 상대로 실투를 줄어야합니다. 문제는 바로 제구력이지요. 제구력이 메이저리그급이라면 한국 프로야구 투수들 또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알렉스 우드 패스트볼 89.3마일

이번 이야기의 주제는 다저스 선발 투수 알렉스 우드입니다. 이 선수 이야기를 하려고 R.A. 디키, 마크 벌리, 댈러스 카이클까지 언급하게 되었네요. 알렉스 우드는 느린 볼 순위 9위로 댈러스 카이클과 구속이 거의 같습니다. 알락스 우드는 댈러스 카이클처럼 싱커볼을 던지는 투수로 유사한 점이 매우 많습니다. 두 투수는 왼손 투수란 공통점이 있네요.


알렉스 우드 vs 댈러스 카이클 PITCH/fx 비교


알렉스 우드는 싱커의 움직임이 댈러스 카이클과 매우 유사합니다. 우드의 경우 상커 수평 움직임이 더 크고 수직 움직임은 카이클이 약간 더 낮습니다. 체인지업 구위는 오히려 알렉스 우드가 더 뛰어납니다. 카이클의 커브는 슬러브로 봐야하고 우드의 커브 또한 슬러브로 봐야하는데요, 두 선수의 슬러브 움직임이 매우 유사합니다. 


댈러스 카이클에게는 알렉스 우드보다 2가지 더 많은 구종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이클은 싱커와 반대 움직임의 커터가 있고 싱커를 보완해줄 수 있는 포심패스트볼이 있습니다. 카이클은 우드보다 타자를 헷갈리게 만들 수 있는 구종이 더 많습니다. 게다가 댈러스 카이클의 제구력은 정말 뛰어납니다. 


알렉스 우드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포심 패스트볼과 패스트볼 구속과 비슷한 빠른 슬라이더를 장착하는 것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싱커볼 투수로 활약하던 브랜든 맥카시는 애리조나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요, 뉴욕 양키스에서 포심 패스트볼을 부활시켜 3승 10패 5.01 ERA였던 투수가 7승 5패 2.89 ERA를 기록하며 다저스와 4년 $48M이라는 대박 계약을 따내기도 했습니다. 


알렉스 우드 Alex Wood, "Don't worry, It will be OK!"


메이저리그 느린공 투수가 제구력을 잃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번 다저스와 애리조나 경기에서 느린공 투수 알렉스 우드는 제구력을 잃었고 1.2이닝 8실점(6자책)을 기록하게 됩니다. 느린공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는 이유가 제구력에 있고 그 제구력이 사라지는 순간 1이닝도 버티지 못하는 투수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지요. 


알렉스 우드는 애리조나 4번 타자 웨링턴 카스티요에게 한가운데 너클 커브를 구사했고 그 대가는 너무 쓰라렸습니다. 쓰리런 홈런을 맞고 말았네요. 알렉스 우드는 후속 타자에게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던져 안타를 맞았고 1회 다저스는 분위기를 완전히 빼았겼습니다. 너클 커브로 몸쪽에 약간 몰린 가운데 공을 던져 3루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줍니다. 


웨링턴 카스티요 홈런 동영상


2회에도 알렉스 우드의 제구력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알렉스 우드는 무릎 높이로 공을 던지지 못하고 가운데 높이로 던졌고 폴 골드슈미트는 받혀놓고 때렸습니다. 투런 홈런이 되고 말았고 다저스는 0:6으로 기선을 완전히 제압당했습니다. 느린공 투수가 제구력이 좋지 못하고 다양한 공을 던져 타자의 타이밍을 뺏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렉스 우드가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폴 골드슈미트 홈런 동영상


다저스는 알렉스 우드가 8실점(2자책), 페드로 바에즈가 0.1이닝 2실점, 이미 가르시아 1이닝 무실점, 짐 존슨 1이닝 1실점(무자책), 조엘 페랄타 1이닝 무실점, 이안 토마스 3이닝 1실점으로 총 14실점했고 공격에서는 9회 4득점해 4:12로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9회초 2사 만루에서 저스틴 루지아노의 만루 홈런이 터진게 위안거리입니다.


저스틴 루지아노 그랜드슬램 동영상


MLB.com 다저스 전담 기자 켄 거닉은 알렉스 우드를 그냥 대놓고 비판하였습니다. 켄 거닉은 커쇼와 그레인키를 제외한 다저스 선발 투수들이 전반기에 이닝을 제대로 소화해주지 못해 데려온 투수가 알렉스 우드인데, 그가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다저스에서 중간 이상은 해줬다고 생각하는데요, 1경기 못했다고 켄 거닉이 기사를 너무 심하게 썼네요. 


이번 경기 다저스 매팅리 감독은 어떤 이야기를 했을가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선발 투수를 일찍 내린 것을 말하는 것 같네요.) 1점차로 지나 대패하나 똑같은 패입니다. 알렉스 우드는 지금까지 우리를 위해 꽤 견고한 피칭을 해주었습니다. 그가 나왔던 경기 대부분 우리를 지켜주었어요. 오늘 밤은 그저 우드의 날이 아니였나 봅니다.


알렉스 우드 인터뷰입니다.


야구가 때로는 재미있는데요, 지난 번 경기에서 아마 올해 들어 최고로 잘 던졌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반대로 최고로 못 던졌어요. 가끔 야구는 잔혹합니다. 


가끔 구종 한 개나 두 개였는데요, 세 개 전부 다는 아니였어요. (이번 경기에서 세가지 구종 다 좋지 못했다는 이야기로 보이네요.)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번 경기에서 세가지 구종 모두 매우 좋지 못했어요. 그냥 오늘 경기를 그런 경기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알렉스 우드에게 나쁜 일이 왔으니 다음 경기에서 좋은 일이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매팅리 감독은 경기 후반에 내일을 위해 주전을 빼고 백업 위주로 경기를 펼쳤습니다. 다음 경기는 알렉스 우드보다 더 느린 공으로 승부하는 마이크 볼싱어가 선발 투수로 나섭니다. 


알렉스 우드가 싱커를 던진다면 마이크 볼싱어는 87.1마일 커터를 던집니다. 싱커와 커터는 서로 반대 움직임을 가지고 있는데요, 왼손 투수의 싱커가 오른손 투수의 커터와 흑마구 꺽이는 방향으로 보면 유사성을 가지고 있네요. 다저스의 또다른 흑마구 투수 마이크 볼싱어는 친정팀 애리조나 상대로 어떤 투구를 하게 될까요? 


2015년 9월 11일 다저스 vs 애리조나 하이라이트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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