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버매트릭스

빌 제임스, 세이버메트릭스 뜻과 WAR, 세이버 아이돌은?

베이스볼젠 2015. 5. 19. 03:40

야구의 전통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 야구를 새롭게 해석해야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스탯 중 투수의 승수와 평균자책점은 모순된 점이 있습니다. 승수는 투수의 순수한 능력만으로 얻어낼 수 없고 평균자책점으로 모든 투수를 순위 매김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선발 투수가 너무 잘 던졌는데 타자가 점수를 내지 못해 0:0 상황이 9회까지 이어졌고 한계 투구에 도달해 승패없이 마운드를 내려오게 됩니다. 선발 투수가 리드를 한 후 교체되있더라도 불펜 투수가 점수를 허용해 역전되면 선발 투수의 승이 날아가게 됩니다. 


선발 투수가 못하더라도 우리팀 타자들이 잘해 승수를 챙길 수도 있습니다. 승수를 투수 혼자만의 능력으로 평가하기엔 모순이 많은 지표입니다. 


스탯을 잘 알고 있는 분들에게는 쉬운 문제인데요, 야구 입문자를 위해서 두 가지 문제를 내보겠습니다. 


문제 #1 2014년 조니 쿠에토(Johnny Cueto)는 평균자책점 2.25로 20승 9패를 기록했고 데이빗 프라이스(David Price)는 평균자책점 3.26으로 15승 12패를 기록합니다. 어떤 투수가 더 가치있는 투수일까요?

  • 2.25 ERA / 20승 9패 / 삼진 242개 / 243.2이닝 / 조니 쿠에토
  • 3.26 ERA / 15승 12패 / 삼진 271개 / 248.1이닝 / 데이빗 프라이스


문제 #2 2015년 현재 홈런왕은 넬슨 크루즈(Nelson Cruz)입니다. 크루즈는 홈런 15개, 타점 29점, 타율 .346이고 OPS가 무려 1.136로 1위입니다. 다저스 신인 작 피더슨은 홈런 10개, 타점 21개, 타율 .255이고 OPS는 1.015로 상당히 좋은 편이네요. 두 선수는 모두 외야수입니다. 두 선수 중 어떤 선수가 팀에 더 많은 공헌을 했을까요? (2015년 5월 17일 기준)

  • 홈런 15개 / 타점 30점 / 타율 .346 / OPS 1.089 / 넬슨 크루즈 (코너 외야수)
  • 홈런 10개 / 타점 21점 / 타율 .233 / OPS 0.922 / 작 피더슨 (중견수)




1번 문제에서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삼진을 빼놓고 조니 쿠에토에게 뒤져있습니다. 세이버메트릭스의 꽃인 WAR로 평가해보면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WAR 6.1로 WAR 4.6인 조니 쿠에토보다 더 뛰어난 투수가 됩니다. 프라이스의 ERA는 쿠에토보다 높지만 FIP는 2.79이고 쿠에토의 FIP는 3.30입니다. 


투수의 본질적인 가치로 따지면 프라이스가 더 좋은 투수였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네요. 평균자책점이 차이 나는 이유는 조니 쿠에토는 수비에서 엄청난 도움을 받았습니다. 조니 쿠에토의 소속팀 신시내티 레즈는 메이저리그에서 수비로 최상위권 팀이었고 프라이스의 소속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수비로 최하위권 팀이었습니다. 타이거스의 팀 투수 BABIP은 .315였고 레즈의 팀 투수 BABIP은 .277로 많은 차이를 보였네요. 


빌 제임스, 세이버메트릭스 뜻과 WAR, 세이버 아이돌은?


2번 문제를 다루어 볼까요? 공격면에서는 넬슨 크루즈가 뛰어납니다. 얼마전까지 공격력에서는 넬슨 크루즈를 능가하는 선수가 없었어요. 요즘 브라이스 하퍼가 아주 잘 나가네요. 넬슨 크루즈는 수비에서 좋지 못해 WAR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그 결과 WAR 1.6을 기록했습니다. 


작 피더슨은 타율이 .233로 매우 좋지 못하지만 준수한 출루율과 뛰어난 장타율로 좋은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고 수비까지 플러스급으로 균형적인 공수 스탯을 기록하였습니다. 그 결과 WAR 1.9를 기록했습니다. WAR는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준 넬슨 크루즈보다 공수 양면에 뛰어났던 작 피더슨이 팀에 공헌도가 더 높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이버메트릭스에 관련된 문제 2개를 풀었습니다. 그러고보니 WAR만 중심적으로 이야기했네요. 전통적인 가치관과 다르게 평가하는 세이버메트릭스에 대해 감이 잡히셨나요? 그럼 세이버메트릭스 뜻을 알아 볼까요? 


빌 제임스, 세이버메트릭스 뜻과 세이버 아이돌은?



세이버메트릭스란?

세이버메트릭스는 야구에 대한 실증적인(empirical) 분석을 말합니다. 야구의 통계적인 분석, 수학적 분석 또한 세이버메트리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베이스볼젠 또한 야구에 대한 분석을 하니 세이버메트릭스를 다루는 공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이버(Saber)라는 말은 SABR라는 머리글자에서 왔습니다. SABR는 'Society for American Baseball Research'의 약자입니다. 


SABR은 빌 제임스(Bill James)에 의해 만들어진 말입니다. 빌 제임스는 세이버메트릭스 선구자 중 한명입니다. 세이버메트릭스를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죠. 빌 제임스는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습니다. 


the search for objective knowledge about baseball 
야구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을 추구


빌 제임스, 세이버메트릭스 뜻과 세이버 아이돌은?


빌 제임스는 야구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것을 세이버메트릭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저스에서 어떤 선수가 공격면에서 가장 공헌도가 높은 선수인지, 올해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몇 개의 홈런을 칠 것인지, 등 객관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추구하는 것이 세이버메트릭스입니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주관적인 것은 다룰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주관적인 질문은 당신이 다저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인가하는 물음이 되겠네요. 세이버메트릭스가 바라보는 시각은 객관적으로 야구를 보려고 합니다. 세이버메트릭스는 타율이 높은 팀이 전부가 아님을 말하고 싶어합니다. 


2015년 5월 17일 기준 현재 타율이 가장 높은 팀은 캔자스 시티 로열스입니다. 로열스는 팀 타율 .287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다저스는 타율 .267로 7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로열스가 다저스와 공격적인 더 낫다고 볼 수 있을까요? 


단순 타율에서는 다저스가 로열스보다 좋지 않지만 출루율 1위, 장타율 1위로 OPS까지 1위에 올라있습니다. 다저스의 OPS는 .819로 로열스 OPS .774보다 뛰어납니다. 공격지표 Off로 살펴보면 다저스는 39.0이고 로열스는 20.1로 다저스의 공격력은 약 2배 정도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빌 제임스, 세이버메트릭스 뜻과 세이버 아이돌은?


세이버메트릭스에서 다루는 공격지표로는 OPS, OPS+. wOBA, wRC+등이 있고 수비지표로는 DSR, UZR 등이 있고 주루지표에는 BsR 등이 있습니다. 투수를 위한 지표로는 FIP, WHIP, LOB%등이 있습니다. 세이버메트릭스에서는 BABIP이라는 중요한 지표가 있습니다. 


WAR

세이버메트릭스 지표 중 꽃이라고 볼 수 있는 WAR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WAR는 대체 가능한 선수 기준 즉 땜빵 선수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많은 승수에 도움이 되는지를 평가하는 종합 지표입니다. 모든 공식이 전부다 들어가 있어요. 타격, 주루, 수비 이 세가지 스탯이 모두 하나의 스탯에 녹아 있습니다. 게다가 포지션별로 보정된 값이 들어가 있어 선수들을 평가하는 것이 매우 용의합니다.  


WAR는 Wins Above Replacement 약자로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혹은 승수로 해석됩니다. 재미있는 게 투수와 타자를 함께 하나의 지표로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투수와 타자를 함께 평가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참고할 만한 자료가 됩니다. 류현진 선수가 2014년 WAR 3.8이었다면 대체선수 대비 3.8승을 더 기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빌 제임스, 세이버메트릭스 뜻과 세이버 아이돌은?


우리는 숫자만으로 어떤 선수인지 평가내릴 수 있는데요, 평가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이버메트릭스의 꽃 WAR 평기 기준

  • 0-1 WAR 후보선수 Scrub 
  • 1-2 WAR 핵심선수 Role Player 
  • 2-3 WAR 나름 괜찮은 선수 Solid Starter 
  • 3-4 WAR 좋은 선수 Good Player 
  • 4-5 WAR 올스타 All-Star 
  • 5-6 WAR 슈퍼스타 Superstar 
  • 6+ WAR MVP 


강정호 선수를 연봉 기준 WAR를 2.7정도로 계산했어요. WAR 기준으로 평가하자면 강정호가 나름 괜찮은 선수로 평가됩니다. 류현진 선수는 Good Player였네요. 추신수 선수는 2013년 WAR가 5.5였으니 슈퍼스타급 활약을 펼친 것이지요. 




세이버 아이돌은?

세이버메트릭스 아이돌은 클래식 스탯으로는 아주 큰 주목을 못받지만 세이버 스탯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를 말하는데요, 한번 찾아 볼까요? 


2014년 알렉스 고든은 타율 .266를 기록했고 타율 순위는 83위입니다. 슬래시 라인으로 보면 .266/.351/.432/.783으로 대단한 활약을 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WAR관점에서 보면 6.6으로 3위에 올랐습니다. 타율은 높지 않지만 알렉스 고든은 공수주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2014년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서 3번째로 가치있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2014년 투수 중에서 전통적인 스탯 평균자책점보다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 가치있는 투수를 찾아볼까요? 3.52 ERA로 순위가 42위인 필 휴즈는 WAR 5.7로 5번째로 가치있는 선수였습니다. 필 휴즈는 볼넷 비율이 0.69로 급격하게 낮았고 미네소타 트윈스의 수비가 좋지 못해 BABIP이 .324로 높아 ERA가 높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저스를 떠나 트윈스로 이적한 리키 놀라스코는 2013년 3.70 ERA에서 2014년 5.38ERA로 매우 높아졌습니다. 트윈스는 수비가 좋지 못했고 트윈스 소속 필 휴즈는 좋지 못한 수비로 인해 ERA에서 많은 손해를 봤던 거죠. 필 휴즈는 ERA로 보면 뛰어난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WAR 관점에서 보면 아주 뛰어난 활약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세이버메트릭스는 ERA가 평가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류현진 이야기를 안할 수 없는데요, 2013년 류현진은 클래식 스탯이 우수한 투수였다면 2014년 류현진은 세이버메트릭스 스탯이 높은 선수로 바뀌었습니다. 2014년을 평가하자면 다소 운 나쁜 한 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2015년 류현진이 없는 다저스 야구는 앙꼬없는 찐빵같은 야구네요.


빌 제임스, 세이버메트릭스 뜻과 WAR, 세이버 아이돌은?


2015년을 주목해보겠습니다. 2015년 현재 세이버 아이돌은 작 피더슨입니다. 타율 .233를 치고 있는데 WAR가 무려 13위입니다. 얼마전까지 2할5푼정도 타율을 기록했던 작 피더슨은 같은 팀 애드리안 곤잘레스를 제치고 WAR 4위를 기록했지만 현재 순위가 조금 떨어졌네요. 이 글은 이러한 작 피더슨의 엽기적인 세이버 스탯에 영향을 받아 적게 되었습니다. 작 피더슨 같은 말도 안되는 스탯은 정말 처음입니다.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는 타율 .333를 치고 있는 미구엘 카브레라와 폴 골드슈미트보다 타율 .233를 치고 있는 작 피더슨의 가치가 더 있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작 피더슨의 자리를 내주기 위해 트레이드 되었던 맷 캠프는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맷 캠프는 현재 타율 .273로 평균 이상이지만 WAR는 -0.2를 기록했습니다. 세이버메트리션 관점에서는 맷 캠프를 트레이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작 피더슨은 클래식 스탯 타율 .233로 순위 142에 올라와 있습니다. 앤드류 맥커친과 똑같은 타율인데 맥거친은 WAR 0.5로 순위 97위를 기록했네요. 반면 작 피더슨은 13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왜 이런 걸까요? 두 선수는 공격적인 부분에서 출루율과 장타율에서 차이가 납니다. 맥거친은 수비에서 마이너스 수치를 보였다면 작 피더슨은 수비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습니다. 


빌 제임스, 세이버메트릭스 뜻과 WAR, 세이버 아이돌은?


타율대비 WAR가 좋은 타자는 토드 프레지어(타율 .250/ WAR 1.9), 케빈 키어마이어(타율 .243/ WAR 1.3), 조지 스프링어(타율 .190/ WAR 0.9)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작 피더슨이 엽기적인 스탯으로 최고네요. 타자들을 살펴봤으니 이번에는 투수쪽을 살펴볼까요?


올해 투수쪽에는 유독 세이버 아이돌이 많이 보이네요. 평균자책점 4점대 투수 코리 클루버, 클레이튼 커쇼, 카를로스 카라스코 등이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 좋은 투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클레이튼 커쇼는 BABIP이 .349로 급격하게 높아졌습니다. 같은 팀 잭 그레인키의 BABIP은 .217인 것을 비교해 보면 정말 믿겨지지 않는 수치이네요. 


다저스의 수비력은 Fangraphs Def 기준 로열스, 레즈 다음으로 3위에 올라 있습니다. 다저스 팀 투수 BABIP이 .289이고 BABIP이 높은 순으로 17위에 해당합니다. 커쇼만 유독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원인은 커쇼의 제구력, 볼배합 문제, 프레이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ERA대비 WAR가 좋은 투수는 코리 클루버(ERA 4.27/ WAR 1.5), 클레이튼 커쇼(ERA 4.24/ WAR 1.3), 카를로스 카라스코(ERA 4.98/ WAR 1.1)가 있습니다. 2014년 사이영상 수상자였던 코리 클루버와 클레이튼 커쇼가 놀랍게도 유사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실제 좋은 투수고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 좋은 투수라고 인정하고 있네요.

이전 글에서 올해 주목할만한 투수로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선정했는데요, 그 뒤 김형준 칼럼에서도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언급했더군요.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빌 제임스, 세이버메트릭스 뜻과 WAR, 세이버 아이돌은?


마지막으로 불펜 투수 중에서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는 좋은 투수이지만 평균자책점이 좋지 못한 투수는 크리스 해처입니다. 크리스 해처는 평균자책점 33.75까지 올랐고 계속해서 자신의 평균자책점을 낮추고 있습니다. 한때 평균자책점과 FIP의 차는 매우 컸습니다만 현재 평균자책점 5.54까지 떨어뜨리며 그 차이를 낮추고 있습니다. 그래도 ERA와 FIP 차이는 매우 큽니다. 


크리스 해처는 FIP 1.92로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 매우 좋은 투수입니다. 크리스 해처는 5.54 ERA로 불펜투수 중 141위입니다. FIP는 16위, WAR는 0.4로 24위를 기록했네요. 크리스 해처는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 BABIP이 .371로 다소 운이 나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BABIP안에는 상대 타자가 잘 친 것도 있고 또 타자가 칠만한 타이밍에 가운데 몰리는 실투를 한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입문자를 위해 세이버메트릭스 뜻과 세이버 아이돌이라는 주제로 다루어보았습니다. 현시점 다저스 마무리 투수 켄리 젠슨은 2경기 2이닝에 나와 WAR 0.3이라는 경이적인 스탯을 만들어 냈고 강정호 선수는 WAR 1.0으로 팀내 1위에 올랐습니다. 강정호 선수가 백업 선수인 것을 감안하면 너무 큰 활약을 해주고 있습니다. 세이버메트릭스의 꽃 WAR는 강정호 선수가 팀내 가장 공헌도가 높은 선수라고 이야기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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