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분석

류현진 맞상대 브랜든 맥카시, 그는 누구인가?

베이스볼젠 2014. 4. 11. 05:59


류현진(Hyun Jin Ryu)의 맞상대가 정해졌습니다. 이번 상대는 애리조나의 브랜든 맥카시(Brandon McCarthy)인데요, 여러분은 이 투수를 어떤 투수로 알고 계신가요


맥카시의 작년 평균자책점을 보면 511패에 135이닝 4.53 ERAWAR0.2(베이스볼레퍼런스와 ESPN0.2, 팬그래프스는 1.8) 마이너스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4,5선발 정도의 선발투수구나라고 생각이 드실 겁니다. 하지만 오클랜드에서의 2년간 성적(2011 3.32 ERA, 2012 3.24 ERA)을 보면 분명 4,5선발급 투수는 아니었습니다. 맥카시는 2012년도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기도 했습니다.

 

잠시 스탯창에서 벗어나 구글 검색창에 브랜든 맥카시를 검색하게 되면 ESPNLine drive라는 연관 검색이 뜹니다. 이 투수도 나름 사연도 많고, 이슈도 많이 되었는데요, 이 두 가지 연관 검색을 중심으로 브랜든 맥카시의 이야기를 풀어갈까 합니다.


Brandon McCarthy

브랜든 맥카시 Brandon McCarthy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브랜든 맥카시를 17라운드에 지명합니다. 맥카시는 마이너리그 생활 3년 뒤 2005년도 5월에 메이저리그에 데뷔를 하게 됩니다. 임시 선발에 나선 맥카시는 가능성을 인정받아 다음 2006년에 풀 시즌 불펜으로 한해를 보냈고, 그해 겨울에 텍사스로 트레이드됩니다


2007년도 텍사스에서는 선발기회를 얻어 풀 시즌 선발로 나섰고, 상처투성이인 시즌을 잘 견뎌야했습니다. 어깨뼈의 피로골절로 2달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22선발 경기에 출전하여 5104.87 ERA 실망스런 기록으로 한해를 마감합니다


2008년은 오른쪽 팔꿈치 염증으로 재활하는데 시간을 다 허비하고 5경기에 선발로 나서 114.09 ERA를 기록합니다. 2009년도 어깨 수술로 인해 3달을 또 허비하고 17경기 선발 등판하여 744.62를 기록합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부상에 시달려 왔고 결국 수술 받게 되어 2010년을 통째로 쉬게 됩니다.

 

지겹게도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재미없는 이야기를 늘여 놓았네요! 스탯 자체도 평균이하고, 별 재미가 없네요! 빼먹자니 히스토리가 없을 것 같고, 하자니 스탯만 열거하는 느낌이고, 아무튼 이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신기하게도 맥카시는 5년 동안 별로 보여준것도 없고 성적도 신통치 않습니다. 맥카시는 저비용 고효율의 대명사 오클랜드의 눈에 띄어 1년간 인센티브 포함해서 $1m에 계약을 맺습니다. 2010년까지가 맥카시 인생의 1막이였다면, 2막은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맥카시는 메이저리그 데뷔 년부터 5년 동안 거의 반을 부상으로 보냅니다. 맥카시는 부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자 빈둥빈둥 거리며 인터넷에서 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야구쪽에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죠. 야구 유머 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유머보다는 풍자란 말이 더 어울리긴 하겠네요. 이 사이트에서는 전통적 야구관에 대해서 풍자를 하고 있었습니다. 풍자한 글이 맥카시의 심금을 울렸어요. 그것도 아주 제대로


내가 인터넷에서 본 것 중에 대박! 최고!”


Brandon McCarthy


 못 생긴 남자 친구가 잘생겨보이게 만드는 그런 명약이라고나 할까요? 세이버매트릭스에는 전통적인 스탯과는 달리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이 분명 있습니다. 맥카시는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세이버매트릭스 관련 사이트를 마구잡이 즐겨찾기를 하고, 세이버매트릭스 용어를 하나둘씩 익혀갑니다.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익혔고, GB%(땅볼비율), BB/SO(볼삼비율) 등등을 깨우쳤습니다.



                                                                                                                                                     맥카시는 1년동안 자기 스탯을 보고 이리저리 끼워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평균적인 메이저리그 선수의 WAR2.0으로 표시합니다. 맥카시는 메이저리그 경력 5년 동안 WAR1.4 이상을 가져보지 못한 자신의 기록을 생각하니 처량하기 짝이 없습니다. 자신의 스탯은 투수의 전형적인 성공 모델과는 동떨어져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볼넷, 플라이볼, 홈런이 너무 많고, 땅볼이 적고, 삼진이 충분하지 않은 거죠. 부상 중에 자신의 팀과 함께 경기를 하는 에이스들을 지켜보고 비교도 하면서 서서히 느끼게 됩니다.

 

맥카시는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5년 동안 해왔던 것에 회의를 느꼈고, 분명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난 플러스급 패스트볼이 없는 그냥 막대기 직구인 포심 가이(guy)였지요, 난 각이 큰 커브볼하고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요, 메이저리그에서 아주 좋은 조합은 아닙니다. 그래서 변화를 줘야했어요.”


“로이 정말 멋진데, 로이 할러데이가 하는 것처럼 해보자!” 

     

Brandon McCarthy Two-seam Fastball Grip


2011년부터 Brandon McCarthy Two-seam Fastball, Cutter, 대표 구종, 타자가 투수를 향해 바라보는 시점.


2009년 부상에서 회복된 9월쯤에 그는 로이 할러데이가 되기로 결심합니다로이 할러데이는 땅볼 머신으로 불리는데요, 그 중심에는 변형 패스트볼이 있습니다. 변형 패스트볼에는 커터와 싱커(투심)가 있습니다. 오른손 투수 기준으로 커터는 투수가 바라본 시점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방향으로 움직이고 싱커는 그 반대입니다.

 

“포심은 너의 과거고, 변형 패스트볼은 너의 미래일지니라. 세이버복음 말씀”


 


맥카시는 세이버복음을 전하고, 몸소 실천하기로 굳은 결심을 합니다. 동료와 그립에 대해 토론을 한 뒤 투심과 싱커를 연습합니다. 그와 같이 캐리어 중간에 자신의 것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투수는 정말 찾아보기 힘듭니다. 생각만큼 투심 패트스볼의 각이 안 나오자 릴리스 포인트를 밑으로 내리는 작업을 합니다. 결과는 성공적 이였습니다. 2009년도와 2011년도의 맥카시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되어버렸습니다. 땅볼 비율도 늘고, 볼넷 비율은 내려고 볼삼 비율은 높였습니다. 






PITCH/fx 로 확인해보면 패스트볼 구종이 2009년도 포심패스트볼에서 2011년은 포심 패스트볼가 변형 패스트볼(싱커, 커터)로 완벽하게 대체하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맥카시가 그렇게 원하던 로이 할러데이처럼 이제 그는 땅볼 투수로 완벽히 바뀌었습니다.2010년도를 사이에 두고 완벽히 다른 투수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K/9 삼진비율에서만큼은 향상되지 않았습니다. 

 







평균 이하였던 맥카시는 2011년도에 엄청난 성공을 이룹니다. 3.32 ERAAL리그 13위 기록했고, 그 보다도 더 놀랄 일은 FIP 2.86을 기록하며 AL리그 1위에 등극합니다. 맥카시의 놀라운 변신과 성공으로 인해 ESPN의 표지를 장식하게 됩니다.


“CHICKS DIG THE GROUND BALL”

- 젊은 여성들은 땅볼을 좋아해~!

 

원래 “CHICKS DIG THE LONG BALL(링크)” 이라는 옛날 광고를 패러디한 것입니다. 젊은 여성들이 LONG BALL(장타)을 좋아한다는 광고를 패러디한 것이죠. 사진에 나온 젊고 매력적인 여성은 맥카시의 부인입니다.

 

2011년의 성공으로 맥카시는 영광스럽게도 2012년 개막전 선발로 나서게 됩니다. 호사다마라는 옛날 말이 맞는 건지 2011년도에 이어 2012년도에도 성공적인 한해를 보내는 시점 불운이 찾아옵니다. 투수들은 부상 위험에 제일 많이 노출되어 있는데요, 타자가 친 공이 라인드라이브로 맥커시의 머리에 바로 맞게 되고, 안타깝게도 맥커시는 머리 수술이 필요로 했습니다. 이 일로 인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투수의 특수 보호 모자를 제작하게 되고 2014년부터는 이 모자를 쓰는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맥커시는 제작과정에서 직접 조언도 해주고 개발과정에 일부 참여하였습니다만 경기에서 사용할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경기에 쓰기에는 아직”





머리를 맞은 사고 당시 경기 모습

 


2012년 겨울 맥카시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년에 $15.5m에 계약합니다. 2013년도에도 부상의 악령에 시달리며 어깨와 머리의 후유증으로 고생하며 511패에 135이닝 4.53 ERA를 기록하며 한해를 마감합니다. 2011, 2012년에 보여줬던 에이스다운 피칭에 비하면 2013년도의 성적은 정말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한 Brandon McCarthy


2014년은 맥커시에게 어떤 해가 될지 궁금해집니다. 세이버매트릭스의 표준 모델로 평가받을 만큼 세이버복음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했던 맥커시는  자신의 스탯 중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삼진율인데요, 삼진율을 높이기 위해서 그는 또 다른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현재 부족한 것이 오프스피드 피칭인데요, 부족한 약점을 메우기 위해 체인지업을 가다듬어 삼진율을 높이려고 노력중입니다. 또 그의 약점이자 현재 맥커시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맥커시가 완전체로 날아 날아오르는 날, 그날이 맥커시 인생의 제3막이 될 것입니다.


[다음글] [MLB] 류현진 맞상대 브랜든 맥카시 파헤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