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이야기

스프링캠프는 저스틴 터너처럼

베이스볼젠 2015. 2. 28. 23:50

2014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다저스는 투수 2명과 야수 2명을 배출하였습니다. 투수는 커쇼와 그레인키고 야수는 푸이그와 디 고든이었습니다. 특히 푸이그는 5월 성적은 타율 4할에 가까운 .398를 치며 독보적이었고 디 고든의 도루 열풍도 대단했습니다. 이들이 주전으로서 화려하게 돋보였다면 주전이 빠졌을 때 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저스틴 터너입니다. 


푸이그와 디 고든 덕분에 2014년 전반기가 즐거웠다면 후반기 즐거움은 저스틴 터나가 가져다주었습니다. 저스틴 터너는 주전 선수보다 더 성적이 좋았던 백업 선수였는데요, 백업 선수로서 메이저리그 전체 162경기 중 109경기에 출전했으니 67%로 주전 선수 같았던 선수였죠. 3루수 주전 선수인 후안 유리베는 103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저스틴 터너가 얼마나 요긴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네요. 


저스틴 터너가 주전보다 더 뛰어난 기량으로 주전 선수의 구멍을 메웠으니 다저스에게는 이보다 더 값진 선수가 없었습니다. 1, 2, 3루 그리고 유격수까지 저스틴 터너가 소화해주었습니다. 물론 유격수로서는 1경기에 3개의 실책을 범하며 문제를 보여주었습니다만 다른 곳에서 수비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3루수로서 아주 좋은 기량을 발휘했어요. 공격에서는 저스틴 터너가 다저스 팀 내 1위 아닙니까? 저스틴 터너는 타율 .340를 치며 정말 대단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2014년 다저스 타자 타율


다저스 소식을 접하려면 MLB.com 꼴통 기자 켄 거닉의 기사를 볼 수밖에 없는데요, 켄 거닉이 이번에 저스틴 터너에 대해 재조명하는 기분 좋은 기사를 썼네요. 류현진이 늘 저평가 받는 이유는 켄 거닉이 한몫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어의 장벽 때문에 켄 거닉과 관계가 꽉 막혀있는 듯합니다. 다저스에 류현진이 얼마나 복덩입니까? 사실 전적으로 켄 거닉이 문제죠. 


다저스 스프링 캠프에 40인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한 선수들은 모두 보험용입니다. 다저스에 40인 로스터에 들지 못하고 스프링캠프에 초대받은 마이너리그 투수는 꽤 많았는데요, 윌슨 알베레즈(Wilson Alvarez), 일본인 투수 사이토 타카시(Takashi Saito), 가아에서 폭망했던 호세 리마(Jose Lima), 제프 위버(Jeff Weaver) 등이 있었습니다. 


스프링캠프는 저스틴 터너처럼


투수들은 인상적인 활약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길이 비교적 열려있는 반면 야수는 어렵습니다. 단적인 예로 2013년 야시엘 푸이그는 시범 경기에서 타율 .517 OPS 1.328을 남겼지만 마이너리그에 머물러야 했죠. 생각해보니 푸이그는 어차피 메이저리그로 올라올 예정인 선수라 적절한 예가 되지 못하겠네요. 


다른 선수 에를 들면요, 히로시마 카프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브라이언 바든(Brian Barden)은 2013년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였고 꽤 많은 경기에 참여하여 20경기에 푸이그와 똑같은 타율 .517를 쳤으나 마이너리그에 계속 머물러야 했고 올해도 역시 스프링캠프 초정 선수로 참가했네요. 


저스틴 터너 미안! 발로 만들었어! 다음엔 멋지게 합성해줄께!


다저스로서는 저스틴 터너가 굉장히 복덩이인데요, 2014년 최고의 활약을 했던 터너를 작년 2월 6일 스프링 캠프를 코앞에 두고 계약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계약이었습니다. 저스틴 터너의 역할은 내야 백업으로 경쟁자 숀 피긴스, 저스틴 셀러, 알렉스 게레로가 있었습니다. 터너는 이들을 제치고 결국 경쟁에서 살아남았습니다. 


다저스 팀 역사상 최근 35년 동안 100경기 이상 전체 시즌을 겪으며 타율 .340 이상을 기록한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출신은 저스틴 터너뿐입니다. 매팅리 감독은 중요한 순산 저스틴 터너를 내보냈고 매팅리를 명장으로 만들어 준 선수가 저스틴 터너이기도 했습니다. 매팅리 감독은 저스틴 터너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네요. 


우리는 항상 저스틴 터너가 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좋아도 너무 좋았죠. 


작년으로 돌아가 보면요, 우리는 그가 매일 뛰게 되면 좋지 않은 성적을 낼 거라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그걸 알아냈죠. 하지만 이번 해는 아마 터너가 더 많은 것을 다룰 수 있을 겁니다. 저스틴 터너는 운동을 매우 부지런히 합니다. 거의 날마다 다저 스타디움을 찾아요. 그는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고 또 그렇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터너는 작년 계약이 늦게 이루어져 체력적으로 주전을 뛸만한 그런 몸을 만들지 못했나 봅니다. 터너는 트레이닝(strength-and-conditioning) 코치 브랜든 맥다니엘을 신뢰하고 있다고 합니다. 터너의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브랜든이 모든 것을 다했어요. 그는 일당백(one-man wrecking crew)이었습니다. 그와 그의 가족은 정말 신뢰할 만 했어요. 나는 체계적인 훈련을 꾸준히 해올 수 있었습니다. 1년 전 계약하기 전에는 24시간 헬스장에서 혼자 모든 것을 조절해야만 했죠. 


저스틴 터너는 더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 18파운드(약 8kg) 체중 감량을 하였습니다. 터너는 다이어트하는데 맥다니엘의 와이프이자 영양사 안드레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나는 어떤 것을 해야 합니다. (체력적으로 보강해야 해요) 나는 162경기 모두 소화해내고 싶어요. 작년에는 그럴 수 없었어요. (체력적으로 준비가 덜 되었다)


다저스와 계약하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팀에게 모두 외면받았던 저스틴 터너가 왜 이리 잘하는 걸까요? 저스틴 터너는 캘리포니아 롱 비치(Long Beach) 출신이라 고향팀에 와서 잘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2013년 타율 .280을 기록해 타격 부분에서 원래 재능을 보인 선수였다고 평가를 합니다. 그래서 2014년 저스틴 터너가 고향팀 LA로 와서 타격 포텐이 터졌다고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자 그럼, 어떤 점이 좋아졌는지 살펴볼까요? 


왼쪽부터 2012년, 2013년, 2014년 저스틴 터너 핫 존(Justin Turner Hot Zones)


저스틴 터너의 핫 존을 보니 2014년에 와서 기량이 만개한 것으로 보이네요. 저스틴 터너는 큰 약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저스틴 터너가 구종별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저스틴 터너 연도별 구종 타율

하드 = 포심패스트볼, 싱커, 커터

브레이킹 = 슬라이더, 커브볼, 슬로우 커브볼, 너클볼

오프스피드 = 체인지업, 스플리터, 스크류볼



저스틴 터너는 패스트볼 계열(Hard)의 타율이 상승하여 좋은 모습을 보였고 변화구(Breaking) 대처 능력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타율 .220~.230에 머물던 변화구 타율이 .380을 기록하였습니다. 저스틴 터너의 대활약의 핵심은 바로 변화구 대처 능력 상승에 있었네요. 


저스틴 터너 연도별 구종 타율


저스틴 터너는 변화구인 슬라이더와 커브의 대처 능력이 두드러지게 상승하였습니다. 무엇 때문에 실력이 급성장하였을까요? 우연히 좋아졌을까요? 아니면 다른 변화가 있었을까요? 저스틴 터너는 좋았던 것은 바로 지난겨울에 타격 스윙을 가다듬었다고 합니다. LA에서 타격 전문가인 Doug Latta에게 교정을 받았다고 하는군요. 그러는 동안 터너는 우연히 다저스 벤치 코치인 팀 월락을 대학 동문 기념 경기에서 만났고 월락에게 자신이 아직 FA 상태로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1주일 안에 다저스로부터 계약 제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저스틴 터너를 영입하는 데 팀 월락 코치의 도움이 컸나 봅니다. 


저스틴 터너 가을 매드범 상대로 최고의 홈런


저스틴 터너는 다른 팀 에이스 투수 상대로 기가 막히게 잘 쳤습니다. 특히 저스틴 터너가 활약한 신들의 전쟁을 잊을 수 없네요. 6월 26일(현지 기준) 경기는 2014년 최고의 경기였습니다. 



God dodgers

2014년 다저스 최고의 경기, 신들의 전쟁


다저스 전담 기자 켄 거닉은 작년에 다저스가 노인정이라고 곱씹었는데요, 올해 내야 주전 선수 나이가 평균 33.5세입니다. 애드리안 곤잘레스가 32, 하위 켄드릭이 31, 지미 롤린스가 36, 후안 유리베가 35이네요. 그들은 반올림해서 평균 34살입니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저스틴 터너가 많이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팅리 감독은 이 4명을 쉬게 하고 터너를 코너 즉 1,3루를 맡길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가능하다면 2루수와 유격수를 맡길 수도 있다고 하네요. 


저스틴 터너는 경쟁자 중에 가장 앞서있는데요, 내야 백업 요원으로는 다윈 바니와 알렉스 게레로 그리고 엔리케 에르난데스(Enrique Hernandez)가 있습니다. 엔리케 에르난데스는 디 고든과 댄 하렌 트레이드 때 마이애미에서 온 선수입니다.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저스에서 알렉스 게레로에게 너무 기대를 안 하는 건지 소식이 거의 없습니다. 현재 다저스는 내야에 저스틴 터너와 다윈 바니를 백업 요원으로 보고 있고 게레로는 안중에 없는 것으로 보이네요. 




재미있는 영어 표현 #4

위 트위터 내용에 주목해 볼까요? 애드리안 곤잘레스와 저스틴 터너가 수비 연습하는 동영상을 소개하고 있네요. flashing the leather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스포츠 용어라 생소할 수 있습니다. 야구 글러브가 가죽으로 되어 있으니 the leather는 야구 글러브를 뜻하는 말이고 flash가 번쩍이다는 뜻이니 번쩍거리는 글러브를 말하는 것이지요. 수비가 뛰어난 선수에게 번쩍거리는 Gold Glove 상을 수여하지요. 수비를 잘하면 글러브가 빛이나 보이지 않습니까? flashing the leather는 아주 뛰어난 수비 플레이를 말합니다. 위 트위터에서는 "와! 수비 진짜 쩐다!"라고 소개하는데요, 동영상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Flashing the leather


이 글은 MLB.com "Turner looks to keep turning heads with Dodgers" 기사를 참조하고 있는데요, 쉬운 단어밖에 없습니다만 해석이 잘 안될 수 있어요. 바로 turning heads 때문이지요. 고개(머리)를 돌리라고? 이런 생각이 들 텐데요, 그렇습니다. 고개를 돌려야 해요. 어떨 때 고개가 돌아가나요? 아니 시선이 향하게 되나요? 당구 여신 한주희같이 아주 예쁘게 생긴 여성이 지나가면 눈 돌아 갑니다. 야구를 아주 잘하면 시선이 쏠리겠죠. 그 이야기입니다. 


이쁜 여자가 나타나면 turn heads 하죠?


페라리가 나타나도 turn heads 하죠?


저스틴 터너가 홈런을 쳤어요! turn heads 하죠?


앞서 저스틴 터너가 브랜든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습니다.

Brandon did everything. He's been a one-man wrecking crew,


wrecking은 구난(건물 해체) 작업에 종사하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wrecking crew 하면 구조대, 구난대 혹은 철거반원이라는 뜻이 되지요. one-man(혼자하는)이 붙어 1인 구조대가 되는데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당백이라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2013년 5월 15일 추신수 경기를 살짝 들여다보면요, 추신수가 5타수 4안타 2타점에 홈런 1개를 치며 혼자 다 해먹었습니다. 신시내티 레즈가 4:0으로 이기는 데 승리의 1등 공신이었죠. 그래서 추신수가 혼자 다했다는 뜻으로 one-man wrecking crew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올해 추신수 기사에 이런 표현 자주 볼 수 있겠죠? 


Shin-Soo Choo was a one-man wrecking crew for Cincinnati in a 4-0 victory Wednesday at Marlins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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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1] Turner looks to keep turning heads with Dodgers, Ken Gurnick / MLB.com

[2] Glossary of baseball (L), Wikipedia

[3] Definition of “turn heads”, Collins English Dictionary, collinsdictionary.com

[4] Choo too much for punchless MarlinsBy Craig Davis, Sun Sentin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