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TCH/fx & STATCAST

류현진 베스트&워스트 피치 ARI vs LAD Sep 6, 2014

베이스볼젠 2014. 9. 8. 23:30

추석 잘 보내셨나요? 류현진이 6.2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안타깝게도 득점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를 따내지 못했습니다. 그 다음날 잭 그레인키는 6이닝 2실점을 했으나 타선이 6회말에 터져주는 관계로 승리투수가 되어 류현진과 똑같은 14승 투수가 되었습니다. 


2014년 7월 21일 이후 류현진은 사이영상 스터프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했는데요,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구위는 정말 좋지 못했어요. 패스트볼 구위는 좋았지만, 변화구의 구위는 정말 지극히 평범했습니다. 한가운데 던져도 치지 못했던 류현진의 마구 같은 커브가 7회 2루타를 맞고 뼈아픈 1실점을 했어요. 사실 티비 화면으로 봤을 때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류현진의 새로워진 커브는 피안타율이 제로였으니까요.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류현진의 구위가 어땠는지, 위기를 탈출하게 했던 공의 구위와 실점하게 했던 공의 구위를 PITCH/fx를 통해 분해해보려고 합니다. 글 내용이 일반적이지는 않아서 PITCH/fx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면 아래의 글을 추천합니다. 



저번 경기에서는 류현진의 커브가 7개의 삼진 중 5개를 삼진 잡으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그 좋았던 커브가 2013년도 시절로 돌아간 것이죠. 커브가 평소보다 3인치 정도 덜 떨어졌고, 슬라이더도 2인치 정도 덜 떨어졌습니다. 삼진이나 땅볼이 되어야 했던 공이 안타로 둔갑한 것이지요. 


연도

기간

투수

구속
mph

수직 움직임
inch

수평 움직임
inch

회전 각도

angle

분당 회전수
rpm

2014

9/5 

류현진 

 72.1

 -6.50

-5.45 

 319

 1,288

2013

1/1~12/31

류현진

72.1

-6.9

-4.74

326

1,301

2014

1/1~8/31

커쇼 

74.1

-8.96

-3.01

341

1,489

2014

8/31

류현진

73.1

-8.97

-5.27

329

1,611

2014

7/21~8/31

류현진

71.9

-9.18

-5.36

329

1,621

2014

7/21

류현진

72.8

-9.48

-4.35

335

1,614

2014

8/13 

류현진

69.5

-10.42 

-5.72 

331 

1,761 

[표1] 류현진 커브 PITCH/fx, 참조: MLB Gameday Data



류현진의 패스트볼 수직움직임은 약 1.23인치 정도 올라왔습니다. 이날 패스트볼은 공 회전수가 매우 뛰어났습니다. 다른날보다 패스트볼이 좋았음을 알 수 있는데요, 9개 삼진 중 무려 7개의 삼진을 패스트볼로 잡아낼 만큼 좋은 구위를 보였네요. 


좋지 못했던 것은 바로 커브와 슬라이더입니다. 커브의 분당 회전수가 1600대를 형성했는데요, 이날 경기에서는 분당 회전수가 1288rpm으로 매우 좋지 못했습니다. 슬라이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날 피안타율이 무려 .500이나 되었네요. 평소보다 2인치 높았던 슬라이더는 4개의 결정구 중 2개의 안타로 이어졌네요. 애리조나와 경기를 해석하자면 구위는 좋지 못했는데 6회까지 정말 잘 이끌고 왔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7회 터지고 만거죠. 


구종

개수

구종분포

평균구속
마일

수평움직임 인치

수직움직임 인치

수평릴리스 피트

수직릴리스 피트

 공 회전각도

공 회전수 

Fourseam

279

48.10%

92.14

6.22

8.54

2.45

6.1

 150

2116

 9/6

64

56.14%

91.91

5.73

9.77 

2.38 

6.11 

 155

2199

Change

95

16.38%

82.7

8.2

6.42

2.73

5.93

 127

1851

  9/6

 16

 14.06%

82.34 

7.45 

6.90 

2.51 

6.03 

 138

1803

Slider

109

18.79%

87.33

-0.95

3.37

2.25

6.2

197

689

  9/6

 11

9.65%

87.16 

-0.29

5.28

2.22 

6.22 

 193

1090

Curve

97

16.72%

72.61

-5.6

-8.96

2.2

6.14

 329

1621

  9/6

23

20.18% 

72.43 

-4.58 

-6.76 

2.07 

6.21 

 319

1288

[표2] 2014년 7월 21일부터, 하드 슬라이더와 신커브 장작 후와 

2014년 9월 6일 구위 비교 (9월 6일은 파란색), 참조: BrooksBaseball


최근 들어 변화구의 구위가 정말 좋지 못했던 경기였는데요, 공 회전수가 많아야했던 커브는 적은 회전수를 기록했고, 공 회전수가 적어야했던 슬라이더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회전수를 기록했습니다. 한마디로 떨어져야했던 커브볼은 회전수가 적어 덜 떨어졌고, 슬라이더는 평소보다 회전수가 많아 커터가 되어버리고 만겁니다. 



Pitch Type

Count

AB

K

BB

HBP

1B

2B

3B

HR

BA

SLG

ISO

BABIP

Fourseam

64

16

7

0

0

2

2

0

0

0.250

0.375

0.125

0.444

Change

16

1

0

1

0

0

0

0

0

0.000

0.000

0.000

0.000

Slider

11

4

1

0

0

2

0

0

0

0.500

0.500

0.000

0.667

Curve

23

5

1

0

0

0

1

0

0

0.200

0.400

0.200

0.250

2014년 9월 6일 류현진 구종별 스탯 참조: BrooksBaseball



Best Fastball


2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 2점까지 주는 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타선이 하위타선 7,8,9번이라 조금만 더 집중하면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습니다. 류현진은 패스트볼로 2개의 삼진을 잡았고 체인지업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 냈습니다. 놀란 레이몰드 상대로 던졌던 패스트볼은 94.6mph을 기록했고 타자는 루킹삼진 당하고 말았어요. 한가운데 패스트볼이 들어갔는데요, 타자가 왜 반응을 안 한건지 정말 알 수가 없네요. 


2회초 류현진 vs 놀란 레이몰드

포심 / 구속 94.6 / 수직 움직임 11.43 / 수평 움직임 4.96 / 공 회전 각도 156.6 / 분당 회전수 2532.6



2회초 류현진 vs 놀란 레이몰드

7구: 한가운데 패스트볼 루킹 삼진


류현진이 실점 상황이 되자 최고의 패스트공을 던졌는데요, 수직 움직임이 무려 11.43인치를 기록했습니다. 분당 회전수도 2500대를 기록했네요. 류현진에게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패스트볼의 움직임입니다. 이날 패스트볼이 좋았기 때문에 삼진을 7개나 패스트볼로 잡아낼 수 있었죠. 삼진 수와 구위는 정말 정비례하는 것 같네요. 변화구는 좋지 못했지만 패스트볼 하나 만큼은 6회까지 정말 좋았습니다. 


아래는 포심 패스트볼 평균 수직 움직임을 비교하고 있는데요, 류현진이 던졌던 최고의 패스트볼을 커쇼는 평균적으로 던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네요. 패스트볼 구종 가치(누적)에서 커쇼가 1위이고 그 다음 2위가 크리스 틸만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수직 움직임 비교 

1 Drew Smyly - - -         12.0

2 Chris Tillman Orioles 12.0

3 Jake Odorizzi Rays         11.6

4 Travis Wood Cubs         11.3

5 Clayton Kershaw Dodgers 11.1


Best Changeup


2회 2번째 아웃카운트는 체인지업으로 잡았습니다. 체인지업이라기보다는 느린 패스트볼이었죠. 그러니까 구속만 줄인 순수한 체인지업이네요. 체인지업의 평소 수직움직임은 6인치 정도 되는데요, 이 체인지업은 무려 수직움직임이 11인치로 형성되었습니다. 패스트볼만큼의 회전수를 기록하기도 했어요. 체인지업이 떨어지지 않으면 컨택만으로도 안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컨택은 잘 이루어졌지만 크로포드의 좋은 수비로 아웃되고 말았죠. 아무튼 2회 만루 위기를 탈출하게 해준 이 고마운 체인지업을 베스트 체인지업으로 선정했습니다. 


2회초 류현진 vs 터피 고스비쉬 Tuffy Gosewisch

체인지업 / 구속 83.6 / 수직 움직임 11.43 / 수평 움직임 5.6 / 공 회전 각도 156 / 분당 회전수 2242


2회초 류현진 vs 터피 고스비쉬 

1구: 94마일 패스트볼. 2구: 84마일 무늬만 체인지업



Best Slider


3회 클리프 페닝턴(Cliff Pennington)에게 던졌던 슬라이더는 홈런이나 장타를 맞기 쉬운 코스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페닝턴은 이 슬라이더에 꼼짝없이 헛스윙하며 삼진을 당합니다. 왜 이런일이 일어났나면 류현진은 4번째 공을 높은 패스트볼을 던졌고, 같은 궤적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졌습니다. 그러니까 타자는 패스트볼이라 생각하고 앞서 익힌 패스트볼 궤적으로 공을 휘둘렀는데 공은 뚝 떨어지고 만 것이죠. 이 날 슬라이더는 대체로 좋지 못했는데 페닝턴에게 던졌던 슬라이더는 평소보다 좋았습니다. 이 경기에서 슬라이더로 잡은 유일한 삼진이었는데요, 삼진 당한 이유가 분명 있었네요. 


3회초 류현진 vs 클리프 페닝턴

슬라이더 / 구속 86.1 / 수직 움직임 2.99 / 수평 움직임 -2.26 / 공 회전 각도 216.6 / 분당 회전수 700.6



3회초 류현진 vs 클리프 페닝턴

4번째 공: 패스트볼, 5번째 공: 슬라이더



Worst Curveball


류현진의 커브볼의 구위가 리그 최상급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는데요, 이날 경기에서 커브볼은 아주 평범했습니다. 장타로 맞아 나가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로 구위가 좋지 못했습니다. 이전 경기에서 샌디에이고 타자들이 커브볼을 건들일 수 없을 정도로 구위가 좋았는데요, 애리조나 타자들은 달랐습니다. 류현진의 커브를 연신 파울로 만들어냈죠. 


경기를 지켜보면서 좀 의아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설자는 애리조나가 류현진의 커브볼을 대비했다고 설명했었죠. 구위가 좋으면 대비한다고 맞출수 있나요? 류현진의 커브 구위는 평소와 다를바 없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고, 류현진의 커브볼이 파울이나 플라이볼로 맞아 나가는 것이 정말 이상했어요. PITCH/FX를 통해 커브볼의 구위를 살펴보니 최상급이 아닌 리그 평균정도에 머물러 있었어요. 


류현진의 커브볼은 전체적으로 좋지 못했는데요, 7회 코디 로스에게 맞았던 6구째 커브볼은 1실점하며 너무 뼈아팠습니다. 경기를 볼 때는 류현진의 커브는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봤는데 7회 커브볼이 2루타가 되는 것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랬습니다. 커브볼이 들어간 순간 삼진 아웃 당할꺼라고 예상했었어요. 맞아봐야 뜬공 정도로 생각했죠. 티비를 볼 때는 코디 로스가 잘쳤구나라고 생각했는데, PITCH/fx 기록을 보니 류현진이 구위 떨어진 커브볼을 던진겁니다. 구위가 떨어져 맞았어요. 


7회부터 구위가 급속도로 떨어졌습니다. 손의 악력이 떨어졌거나 실투였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1200rpm 정도로 유지되던 커브볼의 공 회전수가 코디 로스 상대로 935rpm을 기록했어요. 그러니 당연히 수직움직임이 줄어들어 타자가 치기에 만만한 커브볼이 되고 만겁니다. 안타되었던 공을 찾아보면 하나같이 다 구위가 좋지 못했어요. 


7회초 류현진 vs 코디 로스

커브 / 구속 74.3 / 수직 움직임 -4.06 / 수평 움직임 -4.45 / 공 회전 각도 311.9 / 분당 회전수 936



7회초 류현진 vs 코디 로스

6번째 공: 커브볼, 구위가 정말 좋지 못했다.





Worst Fastball


마지막으로 소개할 워스트 공은 A.J. 폴락에게 던졌던 마지막 114공을 장식한 패스트볼입니다.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먹혔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는데요, 유격수나 3루수가 잡기를 원했지만 코스가 좋아 안타가 되고 말았습니다. 1회부터 그렇게 잘 던졌는데 물거품이 되고 만겁니다. A.J. 폴락에게 던졌던 5개의 패스트볼 중 3개의 패스트볼은 엄청나게 위력적이었습니다. 4번째 공부터 공의 회전수가 1800대로 줄어들었어요. 5번째 공은 코스가 매우 좋아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네요. 


류현진이 A.J. 폴락 상대로 변화구를 섞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네요. 결과론적으로 좋지 못한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왜 패스트볼을 5개를 연속으로 뿌렸을까요? 7회 2아웃 상황에서 마무리 짓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었나봅니다. 경기 내내 회전수가 좋을 때는 2500+rpm정도 상향하던 위력적인 패스트볼이 5번째 공에서는 1840rpm을 기록하며 안타를 허용했네요. 정말 안타까운 공이었죠. 이날 변화구가 제대로 먹히질 않아서 패스트볼로 간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차리리 커브라도 섞어 던졌으면 했는데 너무 아쉽네요. 


티비 화면상으로는 류현진이 5번째 공을 94마일로 매우 좋은 공을 던진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우리가 티비 화면상으로 볼 수 없는 수직움직임이 떨어졌고 그게 안타로 이어졌습니다. 구위가 떨어지자 귀신같이 범타가 될 것이 안타가 되어버렸네요. 


7회초 류현진 vs A.J. 폴락

1번째 공: 패스트볼 93.9 mph / 2458rpm / 수직움직임 11.19

2번째 공: 패스트볼 93.4 mph / 2312rpm / 수직움직임 10.19

3번째 공: 패스트볼 93.9 mph / 2614rpm / 수직움직임 11.9 

4번째 공: 패스트볼 94.7 mph / 1912rpm / 수직움직임 7.97 

5번째 공: 패스트볼 94.3 mph / 1840rpm / 수직움직임 7.86




류현진이 7회 실점하는 과정은 좋지 못했는데요, 애초에 선두타자를 내보내지 말아아했습니다. 아마 하위타선이었기 때문에 매팅리 감독이 믿고 맡긴 것 같네요.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패스트볼이 긁혔다면 변화구는 정말 좋지 못했어요. 한 때 3.05까지 평균자책점이 떨어지며 2점대 진입을 밝게했는데요, 7회 2실점으로 물거품되고 말았습니다. 팀이 승리해서 그나마 위안이 되지만, 타자들이 원망스럽네요. 


안타는 구위는 알아본다. 어떤 공이 좋고 어떤 공이 나빴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