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메이저리거/류현진

류현진, 그의 커브는 커쇼의 명품 커브였다

베이스볼젠 2014. 4. 3. 00:18

류현진은 커브를 잘 던질 줄 아는 투수입니다.


한국에서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연마하기 이전에 류현진의 커브가 그의 세컨드 피치였습니다


2006년도 신인으로 첫 해 데뷔하자마자 패스트볼과 커브의 조합으로 최다승리, 최다탈삼진, 평균자책점 1위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에 오르며 신인상과 시즌 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한국 야구를 평정했습니다


그 후 체인지업을 필살기로 익혔고, 한국무대에서는 체인지업으로 충분했기 때문에 커브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국내에 있을때 안썼을뿐, 류현진은 커브가 훌륭했던 투수였습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후 다양한 변화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고, 가다듬은 무기가 슬라이더와 커브였는데, 메이저리그 공인구로 커브를 던질 때 미끄러지는 현상을 극복 못한 채 시즌에 임하게 됩니다


작년 메이저리그에서 던진 류현진의 커브는 마이너스 구종으로 평가 받았고, 던지면 던질수록 손해보는 구종이 되었습니다. 


2013월 10월 14일 내셔널리그 챔피언쉽시리즈 NLCS STL vs LAD 류현진 등판 경기


2013월 10월 14일 내셔널리그 챔피언쉽시리즈 NLCS STL vs LAD 류현진 등판 경기



작년에 NLCS 에서 커브를 던졌던 모습인데요, 둘다 0-1 유리한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커브를 던지는 모습입니다. 첫번째 사진에서는 높게 제구 되는 반면 두번째 사진에서는 낮게 커브를 제구하는 모습입니다. 


작년에 던졌던 커브에 어떤 문제점이 보이시나요?  


먼저, 류현진의 지난해 커브가 어땠는지 현 메이저리그 커브 달인들과 비교 해 보겠습니다. 그 비교 후 작년 류현진의 커브가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보고, 샌디에이고 개막전에서 펼친 명품 커브가 작년에 비해 무엇이 달라졌는지, 또  커브가 향상된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에서 현재 가장 커브가 뛰어난 투수를 뽑자면 아담 웨인라이트를 꼽을 수 있습니다아담 웨인라이트는 현재 세인트루이스의 1선발이고, 올스타 2회 사이영상 2위만 2번을 기록했고, 작년 2013년도 ERA 2.94, 199패를 기록했습니다


웨인라이트의 커브 구종가치는 너클커브를 던지는 A.J. 버넷을 제외하면 1위에 해당되지요. 그 다음 커쇼를 들수 있는데, 패스트볼의 구종가치가 가장 뛰어난 투수이기도 하지만, 커브볼도 뛰어납니다. 100구를 던졌다는 가정하에 보정하면 커쇼의 커브볼은 구종 가치 1위가 됩니다. (팬그래프 기준) 이 뛰어난 두 투수의 명품 커브와 류현진의 작년 커브의 평균 궤적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3년도 류현진, 커쇼, 웨인라이트의 커브 평균 궤적, 수직 움직임 (Vertical Movement)의 그래프



그래프를 통해 보면 커쇼와 웨인라이트의 궤적은 거의 비슷한데 웨인라이트가 커쇼와 수직 움직임(Vertical Movement)1.04 차이가 나고, 류현진과 웨인라이트의 무려 2.46 차이가 납니다. 그 만큼 류현진의 커브 궤적은 메이저리그에서 통하는 커브의 궤적에 벗어 나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 그래프가 보여주는 것은 류현진이 명품 커브로 나서기 위해서는 붕붕 치기 좋게 띄우지 말고 낮게 낮게 커브를 떨어뜨려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왜 커브가 낮게 제구 되어야하나면 예를 들어 타자가 커브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 커브볼을 치려고 하는데 예상보다 공이 더 떨어지면 자신의 스윙 궤적과 맞지 않게됩니다. 그 커브공을 제대로 받아 치려면 극단적인 어퍼스윙(골프스윙)을 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높게 제구 된다면 자연히 커브의 큰 각이 사라져 타자가 치기 좋은 볼이 됩니다. 의도적으로 던지는 슬로우커브라고 있는데요, 이 슬로우 커브는 타자의 타이밍이나 스트라이크를 잡으로 간혈적으로 던지는 경우는 있습니다. 커쇼도 가끔 슬로우 커브를 던지기도 합니다. 투수가 커브를 던져 타자를 이길려면 타자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떨어져야 이길수 있습니다.

  

작년 류현진이 안 좋았던 경기 중 하나가 10/6 애틀란타와 내셔널리그 디비전때인데, 그 때 류현진의 커브의 궤적은 무척 높게 형성 되었습니다. 커브수가 몇 6개 되지 않지만 그다지 효율적으로 쓰지 못 했습니다. 류현진 평균보다도 훨씬 높은 궤적을 보여주는데요, 6개 중에 2개가 스트라이크로 판정받았습니다. 커브가 살아나지 못하면 다른 구종의 가치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반대로 커브가 살아나면 여러가지 파급 효과가 큰데요, 다른 구종과 시너지 효과를 낼수 있습니다. 직구가 살아나야 변화구가 살듯이 서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입니다. 




2013년도10/6 류현진 커브, 2013 류현진 평균커브, 2013 웨인라이트 평균커브 평균 궤적 비교 그래프


  

류현진의 지난해의 커브의 문제가 커브의 각보다는 커브의 궤적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류현진이 작년과 똑같은 커브의 각을 가지고 밑으로 떨어뜨리면 아주 좋은 커브가 될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작년의 커브를 가지고 커맨드(제구)만 잘 살려도 커브를 효율적으로 쓸수 있습니다. 효율적으로 쓴다는 말은 결정구로 쓸수 있다는 것인데요, 상대 타자에게 커브의 존재를 알려줌으로서 경우의 수가 늘어나게 됩니다


첫번째 GIF그림에서 커브가 높게 형성되는데요, 두번째 GIF 그림속 커브는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할 만큼 괜찮은 커브였습니다. 류현진의 커브가 낮게 낮게 궤적을 이루면 충분히 웨인라이트 같은 좋은 커브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작년 커브와 똑같은 궤적을 회전 및 이동시켜 웨인라이트 커브 궤적과 유사하게 만들어 보겠습니다.이렇게 커브 궤적을 이리저리 옮겨 놓으면,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웨인라이트급, 커쇼급 커브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수정한 류현진 커브


 

여기서 웨인라이트의 커브 궤적이 저것이 아닌데, 커쇼의 커브 궤적이과 다르다고 불평할수도 있습니다. 그런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수치로 측정한 값을 모아 계산한 평균값에서 나오는 궤적일뿐입니다. 그런 값을 가지고 해당 함수를 이용하여 그려주기 때문에 개개인이 가지는 특유의 궤적을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너클볼도 마찬기지입니다.


그럼 그래프에서 표현할수 없는 개개인의 특유한 궤적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2014 3/30 LAD vs SD 경기때 류현진 선수의 모습이고, 두번째 사진은 지금은 고인이 되신 최동원 감독이 1981 8월 14일 아마추어 선수 시절 대륙간컵 대한민국 vs 캐나다 경기때 커브를 던지는 장면입니다. 세번째는 2013 9/27 COL vs LAD 커쇼가 커브를 던져 삼진을 잡고 있네요.

 


2014년 3월 30일 LAD vs SD 류현진의 커브

최동원 감독이 1981 8월 14일 아마추어 선수 시절 대륙간컵 대한민국 vs 캐나다 경기때 커브

2013 9/27 COL vs LAD 커쇼의 커브 던져 삼진



최동원 감독의 커브는 마구입니다. 마구! 실제 동영상으로 보시면 와 하는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는 기가 막힌 커브볼이지요. <한국야구 레전드 불멸의 투투 철완 고 최동원> KBSN Sports (유튜브 동영상 링크


이 세가지 영상의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일단 커브를 던지는게 공통점이고요, 다른 한가지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유인구로 커브를 쓰고 있습니다. 삼진을 시켰으니 유인구이자 결정구가 되어버렸네요! 


작년 류현진의 커브 쓰임은 대부분 결정구가 아니였습니다. 유인구로도 던졌던 기억이 없습니다. 그냥 보여주기 정도 초반 볼카운트 유리하게 잡기 위해 던지는 정도였습니다. 위에서 류현진이 삼진 잡고 있는 모습은 작년에 거의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이번에 샌디에이고와 경기때 삼진 7개 중에 2개를 커브로 잡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건 작년과는 차원이 다른 상전벽해로 봐야겠습니다. 드디어 커브를 유인구나 결정구로 선택할 만큼 좋은 커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난 샌디에이고전에서 쓰인 류현진의 커브는 2가지 역할을 담당 했습니다. 첫째, 지난해와 같이 볼카운트 초반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로 들어깔때 커브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와 다른점은 스트라이크를 잡으로 갈 때 볼이 안뜬다는 겁니다. 작년에는 높게 들어와서 홈런이나 맞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요, 류현진은 커브를 가운데 집어 넣거나, 낮은쪽으로 형성되도록 던졌습니다. 둘째,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나 삼진 잡으로 들어갈 때 유인구 혹은 결정구로 쓰였습니다. 삼진을 커브로 2개나 잡아냈습니다. 이렇게 커브를 결정구로 쓰기 시작하면 타자는 굉장히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겠지요.


타자는 여러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우타자 기준으로, 패스트볼이 올 것인가속도는 얼마나 빠를것인가? 아니면 유인구가 올 것인가? 유인구라면 바깥쪽으로 살짝 빠지는 체인지업이 올것인가? 몸쪽으로 휘는 슬라이더가 올 것인가? 커브가 존재하기 때문에 변화구가 얼마큼 떨어질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변화구가 올 경우에 좌우 뿐만 아니라 상하 높이 그리고 변화구별 속도차까지 생각해야하니 가지수가 더 복잡해 집니다. 참고로 류현진의 작년 구종별 평균구속은 패스트볼 91마일, 슬라이더 82마일, 체인지업 80마일, 커브 72마일이였습니다. 



그래프를 통해서 커브가 이전 경기보다 수직움직임(Vertical movement)이 확연히 차이남을 알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 커브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수치로 보면 수직 움직임(Vertical movement)이 -8.95를 기록합니다. 안좋았던 경기에서는 -4.79를 보일때도 있었는데요, 그때와 비교하면 거의 두배라고 가장해도 될 정도로 수치가 좋아졌습니다.  커쇼의 커브의 평균 수직 움직임 -8.32 보다 더 떨어졌고요, 웨인라이트와 비교해보면 -0.41 밖에 차이도만 날뿐입니다. 보여주는 수치에서는 커쇼급 커브를 던진거고, 앞서 제목에서 이야기 한 것 처럼 "류현진의 커브는 커쇼의 명품 커브였습니다." 


류현진의 커브가 향상된 이유는 2가지라고 봅니다. 


그래프를 통해 작년 류현진 커브의 궤적을 이용하여 웨인라이트 커브 궤적과 유사하게 만든것 처럼, 커브를 높게만 형성 안되겠금 던지면 분명히 커브다운 커브가 됩니다. 류현진의 가장 큰 문제점이 슬로우커브를 던질때처럼 커브가 붕붕 뜬다는 것입니다. 이걸 낮게 떨어뜨리는 연습했고, 이 연습으로 인해 커브의 커맨드가 향상된 것입니다.


다저스에서 커쇼도 커브 잘던지고, 조쉬 베켓도 커브를 예술적으로 던집니다. 류현진은 커브 그립을 끊임없이 고민했었고, 또 주위에 좋은 커브를 가진 사람들에게 엄청난 조언을 들었을 것입니다. 구대성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기사도 있었고, 허니컷 투수코치가 그립을 알려줬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한가지 중요한건 류현진의 커브가 타자 앞에서 빠르고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볼 수 없던 커브의 모습입니다. 분명 여러가지 시도를 하면서 그립의 변화를 주었고, 여러가지 정황을 볼 때 자신에게 맞는 커브의 그립을 찾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류현진 본인 및 포수 그리고 상대 타자들만 알수있는 디셉션(투구시 숨김 동작)이 추가되었다고하는데요, LA 다저스 주전포수 엘리스는 아래와 같이 이야기합니다. 엘리스의 말처럼 디셉션이 있는지 없는지 들여봤지만 찾기가 힘듭니다. 릴리스 포인트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이고, 예전의 커브 던지는 동작과 달리진 모습을 찾아 볼수 없었습니다. 릴리스 포인트는 아래의 그래프처럼 수치상으로는 내려가 있습니다. 몇 경기 더 지켜봐야겠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구종의 릴리스 포인트가 내려 왔음을 알수 있습니다. 낮게 제구함으로써 얻는 효과로 인해 디셉션 기능까지 추가되는게 아닐까 막역한 추측만 할뿐입니다. 붕붕 띄우면 타자가 커브라는것을 미리 알수 있으니깐요. 매일 매일 공을 받는 엘리스의 말이 달라졌다면 분명 그런 것이겠지요. 


새로운 커브는 예전의 커브 궤적과는 다릅니다. 다른 3가지 구종하고 수준이 비슷합니다. 거기다가 디셉션을 더했죠. 디셉션 – 커브 던지는 것을 타자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패스트볼 던지는 것과 유사하게 던지는 행위

"It doesn't have the loop of the old one; it stays on the plane with his other three [pitches]," said Ellis. "It adds deception.“


(보충글) 류현진 MLB 일기를 기다렸는데요, 드디어 커브에 대한 입을 열었습니다. 원래 던지던 커브를 갈고 닦았다고 합니다. 이 글에서 하고 싶었던 야이기가 바로 작년 커브를 낮게만 던저도 좋은 커브가 된다는 것입니다.  


본문 내용에서 발췌

"류현진이 작년과 똑같은 커브의 각을 가지고 밑으로 떨어뜨리면 아주 좋은 커브가 될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작년의 커브를 가지고 커맨드(제구)만 잘 살려도 커브를 효율적으로 쓸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날 던진 커브에 대해 심지어 포수인 A.J. 앨리스조차 지난 시즌의 커브와는 완전히 다른 구종이라고 얘기를 했던데, 제 커브는 지난해와 똑같은 그립으로 던진 커브였습니다. 단, 샌디에이고전에서는 여느 경기와는 달리 각도가 잘 떨어졌던 것이고요. 새로운 구종이나 새로운 그립의 커브를 연습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커브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연습을 했고, 샌디에이고전에서는 그런 노력들이 빛을 발한 것 같네요.



수치상으로 보면 커브의 릴리스 포인트가 분명 밑으로 내려온것인데, 다른 구종의 릴리스 포인트까지 내려 왔음을 알수 있다. 몇경기 더 지키봐야겠지만 릴리스포인트는 분명 전체적으로 낮아졌다.


이제 그래프에서 볼 수 없는 류현진만의 명품 커브를 감상하시겠습니다. 

 

MBC SPORTS 스포츠 캐스터 한명재님이 커브라고 소개하길래 커브인줄 알았는데요, 자세히 보니 커브가 아니라 체인지업입니다. 궤적 자체가 커브 궤적이 아닙니다. 류현진 경기를 수없이 많이 중계 해오셨던 분이 한명재 캐스터인데, 낚였네요. 그 만큼 커브 궤적이 좋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습니다.

류현진의 진화된 커브 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