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메이저리거/박병호

분석당한 박병호 반격이 필요한 시점

베이스볼젠 2016. 6. 2. 13:35

박병호의 부진이 매우 심각합니다. 성적이 좋지 못한 미네소타 사정으로 인해 박병호의 부진이 덜 심각해보이긴 하지만, 5월 7일(현지 기준) .268이었던 타율이 현재 .211으로 멘도사 라인까지 떨어졌습니다. 


최근 상대 투수들의 볼배합을 살펴보면 박병호를 분석한대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5월 3일 "메이저리그에서 진화 중인 박병호"라는 제목으로 박병호에 대해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박병호의 홈런 비거리가 1위, 타구 초속이 메이저리그 2위(6개 이상)였으며 변화구와 오프스피드 구종의 타율이 향상되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분석력이 뛰어난 메이저리그 팀들은 앞으로 박병호의 약점으로 보이는 빠른볼로 승부해올 것입니다.  변화구에 대해 적응을 마친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수준의 빠른 공에 적응하면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림 1] 분석당한 박병호 반격이 필요한 시점
(출저: 미네소트 트윈스 트위터)


위와 같이 빠른 공에 대한 승부가 박병호의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필자는 박병호가 빠른 공에 적응하여 점점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만, 박병호는 빠른 공에 오히려 공략당하고 있습니다. 박병호가 빠른공에 대해 약점이 있다는 것은 아래 글에서도 분석되어 있습니다. 



박병호는 예상보다 빠른 홈런 페이스를 보이며 메이저리그에서 파워가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박병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메이저리그 상대팀들은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하자 박병호를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특히 박병호에 대한 볼배합이 달라졌습니다. 패스트볼에 약점이 있던 박병호 상대로 패스트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구는 슬라이더가 아닌 패스트볼이었습니다. 슬라이더가 실투로 이어지면 박병호에게 홈런을 맞지만, 패스트볼은 실투가 되어도 파울이 되거나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을 잡을 수 있습니다. 투수들은 박병호를 상대할 때 패스트볼에 대한 부담감이 적습니다.


박병호는 패스트볼에 대해 시공간적으로 약점이 있습니다. 즉, 패스트볼의 코스와 구속에서 뚜렷하게 성적이 차이 납니다. 먼저 포심 패스트볼 구속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박병호의 시즌 최고 타율이었던 5월 7일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표 1] 박병호 구속별 포심 패스트볼 타율 (참조: 강정호)


박병호는 5월 7일(포함) 이전 경기에서 포심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333로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문제는 92마일 이상 포심 패스트볼에 대해서는 1할에 미치지 못하는 타율 .071을 기록했습니다. 상대팀이 박병호를 분석했다면 빠른볼 위주로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박병호 vs 포심 패스트볼 (베이스볼서번트 기준)

5월 7일(포함) 이전 피안타율 .333, (브룩스베이스볼 기준 .259)

5월 8일(포함) 이후 피안타율 .107, (브룩스베이스볼 기준 .111)


5월 8일(포함) 이후 경기에서 박병호는 90마일 이상 포심 패스트볼에 대해서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90마일 이상 포심 패스트볼 타율이 .083으로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박병호는 최근 한가운데 코스로 들어오는 93마일 포심 패스트볼도 공략을 못해내고 있습니다. 


[그래프 1] 박병호 구속별 포심 패스트볼 타율 비교


이번에는 패스트볼 코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박병호는 스트라이크존 상단 코스에 뚜렷한 약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 코스는 장타가 나와야할 코스입니다. 강정호, 마이크 트라웃 등 많은 타자들에게 위험한 실투 코스가 박병호에게 삼진을 유도하는 코스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래프 2] 패스트볼 코스별 타율, 박병호(좌), 강정호(중), 마이크 트라웃(우)


상대팀 투수들은 박병호에게 변화구나 패스트볼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결정구로 높은 코스 패스트볼을 던져 삼진을 잡아 냅니다. 게다가 몸쪽 패스트볼 공략 빈도가 높아졌습니다. 몸쪽 공은 바깥쪽 코스와 달리 타이밍이 더 빨라야 칠 수 있는데 패스트볼에 대한 타이밍이 늦다보니 상대팀에서 몸쪽 공을 유인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표 2] 박병호 포심, 싱커, 슬라이더 비교


5월 7일을 기준으로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비교해보면 포심 패스트볼이 33.2%에서 37.4%로 올랐고 슬라이더는 18.2%에서 12.7%로 낮아졌습니다. 박병호에게 슬라이더보다는 포심 패스트볼 비중을 더 늘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상대팀은 KBO 시절 박병호 상대로 공략하던 몸쪽 패스트볼과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승부하거나 하이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조합으로 박병호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상대 팀 투수들은 점점 더 많은 비율로 패스트볼을 던지고 있고 박병호는 더 많은 헛스윙(8.27%->15.09%)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림 1] 89마일 패스트볼 헛스윙 (좌), 90마일 패스트볼 헛스윙 (중), 87마일 패스트볼 홈런 (우)


박병호는 패스트볼에 대한 타이밍이 늦어 헛스윙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위 그림1에서 보면 패스트볼이 포수 미트 근처로 오고 있는데 박병호의 배트는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박병호는 구속이 느린 패스트볼에 대해서는 타이밍이 잘 맞는 편입니다. 위 우측 그림에서 박병호는 87마일 패스트볼을 홈런으로 만들어냈습니다. 


결국 박병호의 슬럼프는 패스트볼로 인해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대 투수들은 박병호가 패스트볼에 대한 약점을 보이자 계속해서 패스트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박병호는 패스트볼에 대해 자신감이 떨어지자 잘 공략했던 변화구마저 제대로 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병호가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패스트볼을 이겨내야합니다. 박병호는 구속이 빠른 패스트볼에 대해 타이밍을 맞추어내야 합니다. 


스윙을 빠르게 조정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레그킥 동작을 줄여 준비 동작을 빠르게 가져가는 방법, 배트를 약간 뒤로 눕히는 방법, 배트 무게를 조정하는 방법, 배트를 짧게 쥐는 방법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현재 장타를 생각하기보다는 삼진을 당하지 않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출저: 미네소타 트윈스 트위터


이런 문제들은 박병호가 제일 잘 알고 있고 타격 코치와 많은 상의를 하겠지만, 메이저리그에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빠른 볼에 대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반드시 조정해야 합니다. 


박병호는 몸쪽 공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추신수처럼 홈플레이트 가까이 접근해 투수가 몸쪽 공을 던지는 것에 부담을 느끼도록 유도할 수도 있고 애드리안 곤잘레스처럼 홈플레이트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몸쪽 공을 대응할 수도 있습니다. 박병호가 계속해서 몸쪽 공에 문제를 보인다면 고려해봐야할 문제입니다. 


박병호는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좋은 선구안을 유지해야하고 노림수가 분명해야 합니다. 너무나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볼에 방망이가 따라나가 불리한 볼카운트 상황이 된다면 실투나 좋은 코스의 공이 오지 않습니다. 모든 구종에 배트를 돌리는 것보다 자신있는 구종을 노려야합니다. 


박병호가 부진한 원인 중 하나는 심리적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박병호는 득점권 타율이 .105로 좋지 않습니다. 책임감이 강한 박병호는 팀에 많은 공헌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타석에서 생각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머리를 비워 단순하게 생각해야 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약점을 분석당한 박병호는 이제 반격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참고: MLB.com, ESPN, 팬그래프, 브룩스베이스볼, 베이스볼서번트, 베이스볼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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