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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지식

입문자를 위한 커맨드 vs 컨트롤 이야기

MLB 입문자를 위한 커맨드 vs 컨트롤 이야기 


이 글은 메이저리그에 입문한지 얼마 안되는 분들에게 해당되는 수준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커맨드와 컨트롤의 개념을 아신다면 지루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거의 대부분 참조한 문서에 링크를 달아 놓았으니 클릭하시면 됩니다. (글을 옮기다가 링크가 깨져버렸습니다.)

 

Introduction


호주에서 류현진 선수가 개막전을 승리로 이끌고 난 뒤 기사에 실린 인터뷰 내용입니다.

 “전반적으로 정말 만족스럽다. 패스트볼(빠른공) 커맨드가 좋았다. 운 좋게 팀동료들이 경기 초반 득점을 지원해준 덕에 많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실제 했던 말과는 좀 차이가 있는데요, 류현진의 인터뷰를 직접 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너무 좋았던 것 같고, 변화구라든지 직구라든지 제구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고 또 초반에 우리 선수들이 또 점수를 넉넉하게 뽑아주는 바람에 편하게 던졌던거 같아요.”


위 내용을 비교해보면 전체적인 맥락에서 크게 잘못된 부분이 없어 보입니다. 류현진은 "제구"라고 말했는데 왜 기사에서는 "커맨드"란 말로 바뀌었을까요? 커맨드가 제구와 같은 말이라면 왜 커맨드라는 단어로 바꾸어서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걸까요? 도데체 이 기자는 정말로 메뽕(메이저리그 신봉자)이라도 되는 것일까요? 과연 이 기자는 커맨드라는 야구 용어의 뜻을 정확하게 제대로 알고는 있는 걸까요? 아니면 커맨드, 제구력, 컨트롤 전부 같은 말이라서 아무거나 써도 되는 걸까요?

 

작년 201338일 ESPN 기사에  류현진 선수를  평가한 내용을 보면,

“확실한 커맨드와 컨트롤을 갖고 있다면 45점 정도의 패스트볼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커맨드와 컨트롤이 같은 말이라면 왜 두 번씩 썼을까요? 원문이 궁금해져서 구글링하여 찾아보았습니다.

“Lefties with 45 fastballs can succeed in the majors if they have outstanding command and control.” 


커맨드와 컨트롤 말고도 메이저리그 입문자들에게는 불편하게 하는 야구 용어가 꽤나 있습니다. 스터프, 무브먼트, 로케이션, 핀포인트, 딜리버리, 디셉션 등등 야구 용어 자체도 입문자에게 어려운데, 영어로 되어 있어 우리를 꽤나 불편하게 만듭니다. 불편하게 만드는 용어 중에서, 먼저 커맨드와 컨트롤에 대해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도대체 커맨드라는 말은 언제부터 썼을까요?



History


커맨드라는 말이 국내 언론매체에서 처음 다루어진 것은 2003년입니다. 2003년은 박찬호(TEX)부터 시작해서 김병현(ARI, BOS), 김선우(MON), 서재응(NYM), 봉중근(ATL), 최희섭(CHC)까지 한국 선수가 무려 6명이나 동시에 메이지리그를 호령(?)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커맨드가 등장하는 기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03-07-29, 투수의 생명 - 제구력 vs 스피드, 기사입력, [이봉기 기자]

투수의 커맨드(컨트롤을 포함한 공의 모든 통제력)는 다른 어떤 조건보다 투수에게 중요하다. 기본적인 컨트롤조차 안되는 투수는 투수가 아니라 단지 "던지는 사람"일 뿐이다.

 

2004-10-03, 찬호 4일 등판 확정 항명설 일축, 기사입력, [박선양 기자]

'스터프(구질)는 좋아졌다. 커맨드(컨트롤)만 잡으면 된다.

 

2004-10-05, 아쉬움만 남긴 MLB 코리언 빅리거 [정진구 기자]

성적은 7경기에서 24, 방어율 5.52에 그쳤지만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커맨드를 키운다면 내년엔 크게 상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5-09-26, 허들 감독 "선우 완봉승, 노모 노히트노런보다 낫다, [강필주 기자]

당시 노모의 커맨드는 그야말로 일관성 없이 이곳 저곳을 떠돌았다"고 폄하했다.


2006-02-27, 서재응, '빌링슬리 경계경보', [김홍식 기자]

간혹 커맨드가 흔들리기는 하지만 공의 위력이나 마운드에서의 자신감, 성실함 등 모든 것이 좋다

 

2006-05-22, [칼럼]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슬럼프, [박정환 기자]

84.1 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피안타율은 0.203 에 불과했고, 방어율은 2.67 을 기록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커맨드(Command)' 였다.


최근 류현진 관련 기사를 살펴보면,


2013-05-19, 미국 선수가 흉내 못 낼 ‘교과서 투구’로 우뚝, [김식 기자]

다저스 포수 A J 엘리스는 류현진은 (스피드가 아닌커맨드(command·구사 능력통제 능력)가 뛰어난 투수라고 표현했다.

 

2013-05-29, 소시아 LAA 감독, "류현진, 커맨드 소유한 선수", [이우찬 기자]

현진의 활약에 대해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은 류현진은 인상적인 커맨드(impressive commnad of all of his pitches)를 소유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2013-02-15, LA 다저스 깜짝 놀라게 한 류현진의 3가지 강점, [이상학 기자]

엘리스는 류현진의 이날 피칭에 대해 "패스트볼 커맨드가 안정적이었다"고 말했다

 

2013-07-23, 류현진 외신반응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송용준 기자]

커맨드란 흔히 특정 투구 패턴이나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2013-09-12,  美언론 "류현진 긴 휴식, '날카로운 피칭에 도움 안 돼' 판명", [정재호 기자]

이날 류현진의 커맨드는 날카롭지 못했다(his command wasn‘t sharp)”고 지적했다.


2014-03-21, [매거진S] 메이저리그 정복, 2차 원정대가 뜬다, [김형준 기자]

[뛰어난 체인지업. 스터프보다는 커맨드(제구)와 디셉션(속임 동작)에 의지하는 코리안 좌완]

이 기사에서 "커맨드"는 1회 나오고, "제구"는 8회 나온다. 



커맨드라는 말이 언론 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최근까지 기사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커맨드라는 말은 제구력이나 컨트롤보다는 덜 익숙하긴 하지만, 메이저리그를 다루는 기사에서는 커맨드가 우리말인양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습니다. 왜냐면 감독이나 선수들을 인터뷰 하면, 그들이 그렇게 커맨드라고 쓰니깐요, 스트라이크를 스트라이크라고 부르는 것처럼 커맨드라는 말도 자연스럽게 쓰여지고 있구요, 이제는 외국어가 아니라 외래어로 정착한 것 같습니다


야구 용어도 어려운데, 야구 용어가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다보니 더 어렵게 느껴질수 밖에 없습니다. 스트라이크를 우리말로 바꿔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좋은 공이 들어왔다는 의미로 好球라 불러보면 어떨까요好球는 국내 L팀의 감독이였던 분의 애칭이기도 하죠.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스트라이크를 파업으로 순화해서 부르라고 권고합니다.

 

앞서 류현진이 인터뷰로 제구라고 말한 것이 커맨드가 되어 기사화 된 이유는 마틴김이 영어로 통역하면서 커맨드라고 말했고, 그것을 미국 언론에서 기사화했고, 그 영문 뉴스를 보고 다시 한국 기자가 참조해서 기사를 쓰다 보니 제구커맨드로 변해버렸네요. 그들이 "커맨드"라고 말하고 쓰니깐 우리도 "커맨드"라고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Definition 


이제는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커맨드가 정확히 무슨 뜻일까요? 사전적 의미로는 명령하다, 지시하다, 지휘하다 이런 뜻인데요, 앞서 언급한 기사의 글 속에는 커맨드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1. 커맨드(command)는 투수가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의 커맨드(컨트롤을 포함한 공의 모든 통제력) [이봉기 기자]


2.  제구력(location)과 더불어 자신이 보유한 구질을 아무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강필주 기자]


3. 야구에서 사용되는 커맨드란 단어는 광의적인 개념으로, 타자와의 싸움에서 주도권을 갖고 얼마나 경기를 자신이 마음 먹은대로 이끌어 갈 수 있느냐를 의미한다. [박정환 기자]


4. 야구에서 '커맨드(command)'란 단순한 제구력 뿐만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위치로 공을 다룰 줄 아는 능력을 뜻한다. [이상학 기자]


5. 컨트롤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능력이 커맨드(Command)이다. 커맨드는 볼이건 스트라이크건 자신이 던지고자 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고급 컨트롤’을 의미한다. [송재우 위원]


6. 커맨드(command·구사 능력, 통제 능력) [김식 기자]


7. 커맨드(command)란 투수가 원하는 곳에 공을 찔러 넣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경기운영능력을 포함해 컨트롤보다 상위 개념이다. [이우찬 기자]


8. ‘커맨드’란 흔히 특정 투구 패턴이나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송용준 기자]


9. 커맨드(제구) [김형준 기자]


위에서 설명하는 커맨드 뜻을 종합해보면 단순히 제구를 지칭뿐더러 그 보다 높은 능력의 고급 컨트롤을 포함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8번에 기재된 내용은 커맨드라는 개념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컨트롤은 단순히 스트라익을 던질수 있는 능력입니다. 커맨드는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넣을 줄 아는 능력이고, 그 이상의 경기 운영 능력까지 포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커맨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만, 그나마 사회적 통념을 잘 반영하는 위키디피아의 정의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Command: The ability of a pitcher to throw a pitch where he intends to. More than just the ability to throw strikes, it is the ability to hit particular spots in or out of the strike zone. Also see location.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질 수 있는 능력. 스트라익크를 던지는 능력 이상, 스트라이크 존 안 밖에서 까다로운 곳을 치게 만드는 능력.


위키피다에어서 있는 커맨드의 정의가 기사에서 나왔던 커맨드의 개념과 거의 일치함을 알수 있습니다.  커맨드에 대해 살펴보았으니, 컨트롤에 대한 정의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소개될 컨트를의 정의는 마찬가지로 위키피디아에서 발췌했구요, 커맨드와 다르게 독립적인 섹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컨트롤 피쳐 섹션 안에서 컨트롤의 정의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Control is "The ability to deliver the ball to the plate with accuracy." The best control pitchers will walk as few as one batter per game. Control is also key to getting ahead in the count, and thus gaining the advantage over batters to keep them off base. Statistics used to measure control include:

  - Walks per nine innings

  - Strikeout-to-walk ratio


볼을 홈플레이트에 정확하게 던지는 능력입니다. 컨트롤이 좋은 투수는 게임당 볼넷을 적습니다. 컨트롤은 카운트를 앞설수 있는 키가 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타자가 주자에 가지 못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수 있습니다. 콘트롤을 측정하는데 필요한 스탯은 BB/9(9이닝당 볼넷수), SO/BB(볼삼비율)이 있습니다. 


컨트롤은 앞서 스트라이크를 잡는 능력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 컨트롤은 커맨드와 다르게 측정 가능한 스탯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커맨드는 수치화 할수 있는 스탯이 아직까지는 정의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컨트롤은 객관적인 수치바탕으로 정량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지만, 커맨드라는 부분은 그런 스탯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정성적인 평가를 할수 밖에 없습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요기베라의 명언은 야구인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데요, "커맨드"를 이야기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분이 바로 커트실링입니다. 한때 리그를 지배했던 위대한 투수 커트 실링은 다음과 같은 섹시한 말을 남깁니다.


커트 실링 커맨드

Control is the ability to throw strikes. 

In the big leagues, everybody has control.
Command is the ability to throw quality strikes.

컨트롤은 스트라이크을 잡는 능력이라네.

빅리그에서는 누구나 컨트롤을 가지고 있지.

커맨드는 질높은 스트라이크를 잡는 능력이야.


커트실링의 이야기가 야구계 전반에 커맨드의 정의로 굳혀져버립니다. 여기까지 내용이 이해되셨다면 커맨드가 무엇인지 충분히 알고 있다고 자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사에서 나오거나 인터뷰할때 말하는 커맨드가 지금까지 이야기 되었던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커맨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요, 메이저리그 감독, 선수, 외신들까지 다 같은 목소리로 투수를 평가할때 "커맨드가 좋았다, 안정적이였다, 날카로웠다, 인상적이였다, 뛰어났다"라며 컨트롤이라는 말 대신에 커맨드라는 말을 씁니다. 그럼 컨트롤이라는 말은 야구 현장에서 쓰지 않을까요? 


스타우트 현장에서는 커맨드라는 항목으로 투수를 평가할까요?  

스카우팅 역사를 기록해 놓은 DIAMOND MINES(Scouts.BaseballHall.org) 라는 곳에서 옛날에 작성된 스카우팅 레포트의 일부를 공개해 놓았습니다. 메이저리그 선구자인 박찬호와 현재 LA 다저스 소속인 채드 빌링슬리의 스카우팅 리포트가 눈에 띄는데요, 그들을 평가 해 놓은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박찬호 1995 스카우팅 리포트 by John CoxScouting Report, Player: Park, Chan Ho Scout: John Cox Year of Report: 1995

Scouting Report, Player: Park, Chan Ho Scout: John Cox Year of Report: 1995


위 자료는 '코리안 특급' 반찬호가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 앨버커키에서 뛸 때 그를 지켜본 존 콕스 스카우트(당시 볼티모어)의 평가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1995년 7월 2일 보고서에서 "그의 강속구를 최대 강점으로 꼽은 콕스는 "투구 템포가 너무 빨라 컨트롤에 문제가 있다. 또 체인지업과 커브를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썼다. 그가 본 박찬호는 커브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을 줄 모르는 투수였다."라고 합니다. 


Scouting Report, Player: Park, Chan Ho Scout: Gary Pellant Year of Report: 1995Scouting Report, Player: Park, Chan Ho Scout: Gary Pellant Year of Report: 1995

Scouting Report, Player: Park, Chan Ho Scout: Gary Pellant Year of Report1995 <원본 링크>


한 달이 지난 8월 3일 보고서 내용은 조금 달랐습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게리 펠런트 스카우트는 "폭발적인 속구는 물론이고 커브볼도 평균 이상"이라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펠런트는 "박찬호는 속구와 커브, 두 구종에 의존하는 투 피치(2 pitch) 투수"라면서 "그를 영입한 뒤 마무리 투수로 쓰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음에 소개할 자료는 채드 빌링슬리의 2003년도 스카우팅 리포트입니다. 이 당시 빌링슬리가 꼬꼬마였을땐데요, 빌링슬리는 2006년도에 메이저리그로 콜업되고 5선발이였던 그 당시 다저스에서 5선발을 뛰던 서재응은 템파베이로 트레이드 되고 그 5선발 자리를 빌링슬리가 꾀차게 됩니다. 빌링스리의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미래 항목 점수가 대한 부분이 정말 후한데요, 2006년도 BA(Baseball America) 랭킹에서도 전체 7위이자 오른손투수 1위에 올랐습니다. 그 당시 다저스의 미래를 짋어질 특급 유망주였습니다.


Scouting Report, Player: Billingsley, Chad Scout: Gib Bodet Year of Report: 2003Scouting Report, Player: Billingsley, Chad Scout: Gib Bodet Year of Report: 2003

Scouting Report, Player: Billingsley, Chad Scout: Gib Bodet Year of Report2003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2004년도 자료가 마지막인 것을 감안하면 빌링슬리의 2003년도 스카우팅 리포트 자료는 DIAMOND MINES(Scouts.BaseballHall.org) 에서 구할수 있는 최근 자료에 속합니다. 수치로 평가한 자료에는 컨트롤이라는 항목이 명시되어 있는데요, 커맨드라는 항목은 찾아볼수 없습니다. 다이아몬드 마인스 등재된 모든 문서를 뒤져보지는 못했지만, 스카우팅 레포트에 평가 항목 중 커맨드는 없었으며, 컨트롤은 평가 항목으로 존재했습니다.


그럼 스카우터들은 컨트롤이라는 항목만 평가하고 커맨드라는 말은 쓰지 않을까요? 스카우팅 리포트 자료를 조금만 유심히 관찰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Scouting Report, Player: Park, Chan Ho Scout: Gary Pellant Year of Report: 1995 Scouting Report, Player: Park, Chan Ho Scout: Gary Pellant Year of Report: 1995

Scouting Report, Player: Park, Chan Ho Scout: Gary Pellant Year of Report1995 


위 자료는 앞서 언급한 박찬호의 스카우팅 레포트인데요, 수치로된 평가 항목에서 찾아 볼수 없었지만, 약점을 써넣는 곳에 커맨드라는 말을 써서 박찬호 투수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Overall command of all is a little below. 모든 구종의 커맨드가 전체적으로 좀 아래에 있다."



Scouting Report, Player: Billingsley, Chad Scout: Gib Bodet Year of Report2003 


마찬가지로 빌링슬리의 스카우팅 레포트에서도 수치로된 평가항목에서 찾아 볼수 없었던 커맨드라는 말을 찾을 수가 있구요, 빌링슬리의 능력을  다음과 같이 평가합니다. "very encouraging command. 매우 유망한 커맨드를 가지고 있다." 


스카우팅 레포트 자료를 통해 커맨드와 컨트롤의 쓰임새를 살펴보았는데요, 정량적으로 투수를 평가 할때는 컨트롤이라는 말을 쓰고, 정성적으로 투수를 평가 할때는 커맨드라는 말을 쓴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커맨드와 컨트롤를 살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한글, 영문 가릴것 없이 찾아본 문서 중에서 커맨드와 컨트롤의 개념을 가장 명확하게 설명한 최고의 문서는 송재우 위원님이 2008년도에 쓰신 "[송재우의 필드오브드림] 투수는 커맨드가 중요해"라는 기사입니다. 이 명품 문서의 퀄러티는 올해 2014년 3월 23일 호주에서 펼져진 류현진 선발 경기와 같다라고 비유할수 있는데요, 이 문서는 짧고 명확하며 정확한 예시를 들어 감탄을 할수 밖에 없을 정도로 커맨드와 컨트롤을 아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읽어보신다면 아주 쉽게 그 의미를 파악하실수 있습니다. 그 중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어떤 유형의 투수건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자리를 꾸준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커맨드가 일정 수준에 안정적으로 올라있어야 가능하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백차승이나 국내에 복귀했지만 김선우의 경우 어느 누구도 컨트롤이 나쁘거나 구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성적은 아쉬움을 던져주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뿐 아니라 훌륭한 구위를 가지고 삼진/볼넷 비율도 좋은 투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경우를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투수들의 대부분이 커맨드에 문제를 안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커맨드와 컨트롤의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야구계에서 통용되는 개념입니다. 앞으로 할 이야기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Discussion 


앞서  미국 현지에서 커맨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고 이야기 했었는데요, 국내 야구 싸이트에서도 커맨드 vs 컨트롤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국내 야구 싸이트에서 커맨드 주제로 토론되었던 게시글을 링크 걸겠습니다. 링크를 건 이유는 아직까지도 커맨드와 컨트롤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입니다.


커맨드와 컨트롤 그리고 로케이션 구분


[질문] 커맨드와 제구력차이 ?


로케이션 커맨드 핀포인트 이게 무슨 뜻이에요?


미국에서 야구 분석가로 활동하는 스벤 젠킨스(Sven Jenkins)는 커트 실링 말한 커맨드의 개념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60ft6in.com이라는 스카우팅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블로그에는 다음과 같이 커맨드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CONTROL: ‘Control’ is the ability of a pitcher to locate his pitches. There are different levels of ‘control’. A pitcher may have poor ‘control’, like Bobby Parnell, which leads to a high walk rate. Or, there are excellent ‘control’ pitchers like Roy Halladay and Cliff Lee, who seem to dot the catcher’s mitt with every pitch. Then, of course, there is everyone else fitting somewhere in between


컨트롤은 공을 위치시키는 투수의 능력. 컨트롤에는 다른 단계가 있습니다. 바비 파넬처럼 형편없다면 높은 볼넷 비율을 초래합니다. 로이 할러데이나 클리프 리처럼 컨트럴이 뛰어난 투수라면 투구할때마다 포수가 원하는 곳에 집어 넣습니다.  그러고 나면 나머지 사람들이 그 사이에 끼겠죠.


COMMAND: ‘Command’ is the ability of the pitcher to make the ball move the way it is intended to move. For example, when a pitcher has good ‘command’, his curveball will always curve, his slider won’t “hang” and his 2-seamer will sink. ‘Command’ refers to the action of the pitch. There are different levels of ‘command’.


커맨드는 투수가 의도된 방법으로 공을 움직이게 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자면 투수의 커맨드가 좋았을때는 커브볼은 항상 커브를 그릴 것이고, 슬라이더는 행잉(각이 좋지 않은, 때리기 좋은) 슬라이더가 되지 않으며, 투심패스트볼은 직구처럼 오다 가라 앉을 것이다. 


젠킨스는  커맨드를 자동차 페달에, 컨트롤을 스티어링 휠(핸들)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페달은 커맨드 센터가 되는 것입니다. 정지할지 아니면  빨리 갈지 늦게 갈지 자동차에게 커맨드(명령)를 내리게 됩니다. 그러는 동안 스티어링 휠로 자동차의 위치를 컨트롤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젠킨스의 의견은 커맨드와 컨트롤의 역할을 분리 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수 있는 능력은 컨트롤이 담당하고, 커맨드는 그 개념에서 벗어나 공을 얼마나 빠르게 혹은 느리게 던지게 하는 능력과 자신이 선택한 구종을 제대로 던지는 능력으로 정의해야한다는 것입니다.




Cotrol, CommandCotrol은 스티어링 휠(핸들), 페달은 커맨드 센터Command/fxCommand/fx 는 커맨드를 수치화 시켜 평가할 수 있다.



Sportvision에서 투수의 커맨드를 수치화해서 보여줄수 있는 COMMANDf/x 기술을 CONTROLf/x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COMMANDf/x는 투수가 공을 던질때 포수의 글로브 위치에서 시작하여 볼을 캐치할때까지 위치를 추적합니다. 이렇게 추적하여 시작 위치와 끝 위치의 차이값으로 투수의 커맨드를 평가 할 수 있습니다. 시작 위치와 끝 위치가 동일하면 커맨드가 훌륭한 투수가 되는것이지요. 


젠킨스는 세이버메트릭스의 창시자인 빌 제임스가 커트실링보다 야구 용어를 더 잘 안다면서 커트실링가 내린 커맨드의 정의는 틀렸고, 빌 제임스가 내린 커맨드의 정의롤 옹호하며 자신의 말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젠킨스는 빌 제임스의 추종자로 보여지는데요, 빌 제임스가 쓴 "The Neyer / James Guide to Pitchers"라는 책에서 커맨드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잇습니다.


’Command’, to me, means that the pitcher can reliably make the pitch break the way it is supposed to break; the curve doesn’t hang, the fastball doesn’t straighten out. The slider doesn’t stray where it doesn’t belong. ‘Control’ means that the pitcher can put the pitch where he wants it.



 WikiAnswers에서 익명의 사용자들이 남긴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The pitchers ‘command’ means that his pitches are doing what he wants them to do. If his intent is to throw a curve ball, then the ball will curve. The pitcher has ‘control’ when the pitches he throws are staying in the strike zone like he wants. If he wants to throw a ball, then he is throwing balls.”

Command means “your curveball can curve, your breaking ball can break, your slider will slide, and your fastball is fast…. however if you can’t get it over the plate (or reasonably within range), you have no ‘control’.”



The Guide to Pitchers Neyer/James

The Neyer/James Guide to Pitchers: An Historical Compendium of Pitching, Pitchers, and Pitches

Bill James | Fireside Books | 2004년 06월


Conclusion


커맨드과 컨트롤의 정의와 그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컨트롤은 스트라이크를 던질줄 아는 능력, 즉 스탯으로 따지면 볼넷과 연관이 있습니다. 커맨드는 볼이건 스트라이크건 자신이 던지고자 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고급 컨트롤’을 의미한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통용되는 커맨드와 컨트롤의 일반적 의미입니다. 커맨드는 경기 운영 능력까지 확장해서 해석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야구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커맨드 의미가 틀렸다고 주장하는 젠킨스는 컨트롤의 의미를 고급 컨트롤의 의미까지 확장시키고, 커맨드 개념은 컨트롤의 개념에서 분리시켜 공을 얼마나 빠르게 혹은 느리게 던지게 하는 능력과 자신이 선택한 구종을 제대로 던지는 능력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커맨드와 컨트롤의 구분이 불명확하다 보니, 메이저리그를 다루는 국내기사에서 제구와 커맨드를 혼동에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의미를 굳이 따지지 않고 "제구 = 커맨드 = 컨트롤"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커맨드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컨트롤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컨트롤의 의미를 세분화 하면 되는데요, 예를 들어 스트라이크를 못던지는 투수는 나쁜 컨트롤을 가진것이고, 스트라이크를 던질줄 아는 투수는 컨트롤은 가졌다고 표현할수 있습니다. 심판마다 달라지는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할줄 알고 있으며 실투하지 않고 구석 구석 원하는 곳으로 찔러 넣는다면 그 투수는 훌륭한 컨트롤을 가진 투수라고 표현하면 됩니다. 


커맨드와 컨트롤의 의미가 중복되는 것이 많아 굳이 커맨드라는 말을 써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끝으로 젠킨스의 제안에 동의를 하며 컨트롤과 달리 커맨드라는 말이 독립적으로 사용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댜. 내용도 지루한데, 읽으신다고 수고 많으셨습니다.